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5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52화(453/547)
(452) 황제 스캔들이 터지다
본래 프랑스 신문은 나폴레옹의 절대적인 통제하에 있다.
“그런데, 어떻게 르 코르델리에는 감히 이런 뉴스를!”
하지만 모든 신문이 나폴레옹의 입맛대로 기사를 쓰는 것은 아니다.
특히 혁명의 원훈이자 나폴레옹 집권의 공신 중 하나, 카미유 데물랭 하원의원이 이끄는 <르 코르델리에>는 다르다.
아무래도 황제의 눈치를 보긴 하지만, 가끔 과감한 기사가 나온다.
이를테면 지금 황제가 퐁텐블로 궁전의 집무실에서 흔들고 있는 신문처럼.
-〈퇼르리 궁전, 새로운 여배우들이 안주인이 되나?〉
그러나 데물랭은 나폴레옹을 초연하게 보다 답했다.
“폐하, 이 신문 기사는 사실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뭐라고? 데물랭, 지금 짐을 모독하는 건가!”
“여배우들이 퇼르리 궁전에 자주 출입하는 건 사실입니다. 이미 두 개 이상의 다른 경로로 확인했습니다. 또한.”
이제 하원의장에서 쫓겨나 평의원인 데물랭이 단 한 마디, 말 더듬도 없이 일렀다.
“그 여배우들의 출입 시간이 새벽이나 밤인 것도 기자들이 확인했지요.”
나폴레옹은 당장 데물랭의 뺨을 후려치고 싶은 얼굴로 노려보았다.
사실 원역사에서 부하들을 자주 구타하는 게 나폴레옹이기도 하다.
허나 지금은 나폴레옹이 원역사보다 건강이 좋은데다, 폭언이나 폭행도 조금 덜하는 편이다.
나름 유진이 조세핀의 성격을 교정한 것과 관련이 있는 사실인데, 애석하게도 아무도 몰라주는 공적 중 하나다.
게다가 데물랭에게는 나름 빚진 것도 있어서, 나폴레옹은 두들겨 패는 대신, 이를 앙다문 채 다그쳤다.
“데물랭 의원, 짐은 그대에게 실망했네.”
“저야말로 폐하께 실망했습니다.”
“왜, 내가 여배우와 친밀하게 굴어서?”
문득 데물랭이 눈을 부릅떴다.
“아니오. 구왕실의 왕들처럼 굴기 때문입니다. 영국 모닝 포스트에서 말한, 이 서자에 대한 이야기는 뭡니까!”
어느새 데물랭의 손에도 신문이 하나 들려 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데물랭이 발행하는 코르델리에가 아니다.
영어로 적혀 있는 신문의 이름은 모닝 포스트.
나폴레옹이 아직, 영어를 몰라 직접 읽지는 못하는 신문 내용을 데물랭이 힘차게 외쳤다.
“프랑스의 독재자, 나폴레옹이 왜 바르샤바에 집착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마리아 발레프스카라는 한 폴란드 귀족과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감히 황제를 독재자 운운하는 것도 대담한 일이긴 하다.
비록 영국 신문을 그대로 읽었다지만, 보통 때라면 이것만으로도 결국 나폴레옹이 데물랭을 후려쳤을 것이다.
허나 이번만은 나폴레옹도 당혹해 화를 내지 못했다.
우선 마리아 발레프스카라는 이름이 문제다.
나폴레옹이 당황한 얼굴로 변명했다.
“데물랭, 이건, 사실이 아니네.”
“발레프스카라는 바르샤바 공국의 귀족부인을 모르신단 말씀입니까?”
“아니, 알기야 하지! 아우스터리츠 이후, 바르샤바 공국을 세울 때 수많은 귀족들이 짐에게 청원하러 왔어. 그 귀부인도 그중 하나고.”
문득 나폴레옹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
“짐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건! 바르샤바 공국은 이 여자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거야! 당연히, 이 여자가 낳았다는, 그 알렉산드르인가 하는 아이와도!”
2년 전, 1807년에 아우스터리츠에서 이긴 후, 나폴레옹은 한동안 프라하에서 머물렀다.
당시 유진은 다른 일로 바빠 나폴레옹의 여자 문제까지 단속하지는 못했다.
한데 그때 나폴레옹에게 폴란드 귀족들이 접근했다.
바로 원역사에서 그랬듯, 마리아 발레프스카 백작부인이 나폴레옹과 만난 게 그때다.
그런데 발레프스카 백작 부인이 아이를 낳고, 영국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해버린 것이다.
“짐이 바르샤바 공국을 세운 이유는, 전적으로 동부 유럽의 세력 균형을 위해서야!”
물론 나폴레옹의 외침이 정말 변명처럼 들리는 것은, 꼭 데물랭이 비판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만약 이 자리에 유진이 있었다 해도 비겁한 변명이라 생각했을 테니까.
전혀 믿지 않는 얼굴로 데물랭이 고개를 까딱였다.
“아, 네. 폐하.”
“믿어주게! 그리고 저 기사 당장 철회하게! 안주인이라니! 짐의 침실에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여자는 오직, 조세핀 뿐이라네!”
“물론 [마담 빅투아르]를 설마, 여배우들과 바꾸시진 않을 거라고, 당연히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마리아 발레프스카 백작 부인이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 그리고 그 부인이 엄연히 유부녀긴 하지만, 남편이 무능하단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마담 빅투아르, 곧 승리의 부인.
바로 조세핀을 프랑스의 군인과 시민들이 부르는 별명이다.
본래 원역사라면, 결국 나폴레옹은 마리아 발레프스카가 서자를 낳은 직후, 조세핀과 이혼을 결심한다.
허나 지금은 뚜렷한 친자가 있는 상태니, 당연히 이혼 따위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황제가 이 문제로 비난받는 이유가 있다.
“또한, 바르샤바 공국에서 발레스프스카 백작이 실세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이른바 베갯머리 송사로 국제 사안을 정했다는 게 문제다.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
왜냐면 나폴레옹의 서자가 태어나 버렸으니까.
황제가 낯을 울그락푸르락 물들일 찰나, 문득 집무실로 이번에는 근위대장 란이 들어왔다.
“폐하, 나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또 무슨 일인가, 란? 혹시 근위대나 제국 방위에 긴급 사태라도 터졌나?”
“황실에는 긴급한 사태가 터진 듯합니다.”
란은 떨떠름한 얼굴로 고했다.
“황후 폐하께서 퐁텐블로로 찾아오셨습니다.”
이번에는 황제의 낯이 다시 하얗게 변했다.
***
바람을 피운 남편에게 분노를 토로하는 것은 프랑스 여자들도 사실, 비슷하다.
“어떻게! 내 얼굴에 잉크칠을 해! 나폴레오네!”
아무리 프랑스가 자유연애로 유럽에 이름 높다지만, 그래도 선이란 게 있다.
예컨대 애인을 둔다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든가, 소문이 번지면 곤란하다.
그래도 원역사에서는 조세핀이 무척 많이 참았다.
하지만 지금은 참을 이유가 없다.
특출난 양아들과 소중한 친아들을 낳은 황후, 조세핀의 지위는 그야말로 확고부동 그 자체다.
다만 조세핀이 황제를 찾아왔음에도, 황제는 어디로 도망갔는지 코배기도 보이지 않았다.
그 때문에 오히려 더욱 화가 나서 퐁텐블로 궁전 홀에서 펄펄 뛰는 황후를 말릴 사람도 아무도 없다.
오직, 황후를 수행하러 따라온 구왕실 왕비이자 사돈인 마리 앙투아네트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이런, 황후 폐하. 진정 좀 하세요. 이곳에는 제후들과 그 배우자들이 많아요. 유럽 사교계 전체에 소문을 퍼뜨리실 셈인가요?”
“이미 퍼질 대로 퍼졌죠, 왕비 폐하!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요? 나폴레옹이 바람을 피는 걸, 내가 몰랐던 게 아니에요. 하지만 참고, 또 참았는데!”
“원래 남자들은 다 그래요. 샤를 ‘황태자’와 플로랑스 황녀를 생각해서라도 참으셔야죠.”
일부러 7살 어린애, 샤를 나폴레옹을 황태자로 언급하는 마리 앙투아네트다.
속셈은 당연히, 딸이 프랑스의 복잡한 제위 계승문제에 끼어들지 않기를 바래서다.
그러나 정치적 사안에는 전혀 관심 없는 조세핀은 다른 문제로 화가 나 소리쳤다.
“루이 폐하는, 오직 왕비 폐하만 바라보셨어요. 폐하가 날 이해하실 수가 있겠어요?”
루이 16세가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는 건 유명한 얘기다.
물론 반대로 앙투아네트가 바람을 피웠지만 말이다.
살짝 양심이 찔려 앙투아네트는 입을 다물었다.
그때 궁전이 소란스러워 나오게 된 또 다른 황실의 고위인사가 깜짝 놀라 다가왔다.
다름 아닌 에스파냐 여왕, 마리 테레즈다.
“어머니, 세상에. 스톡홀름에 가 계신 게 아니었나요? 황후 폐하까지?”
“마리, 아니 에스파냐 여왕 폐하.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에요. 샤를, 아니 ‘카를’은 잘 있죠?”
“건강해요. 제가 오히려 아이를 못 봐서 잘 지내지 못한답니다. 그런데, 어째서 황후 폐하께서.”
마리 여왕이 모친 마리와 잠시 안부를 나눌 찰나, 황후 조세핀이 여왕을 붙들었다.
“마리, 넌 유진을 똑바로 단속해야 한다.”
“예?”
“나처럼 멍청하게 뒤통수를 맞아선 안 돼! 세상에, 서자를 낳은 데다, 서자 때문에 나라까지 독립시켜주다니. 이런 일이 세상에 어딨니?”
그러니까, 조세핀이 정말 화가 난 이유는 따로 있다.
망신 문제다.
나폴레옹이 바람을 피운 것도 문제고, 서자를 낳은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파리 사교계에서 황후 얼굴에 먹칠을 당했다는 거다.
이게 단순히 기분이 나쁜 문제라면, 조세핀도 나폴레옹이 파리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을 것이다.
허나 프랑스는 왕실의 위신 추락이 혁명원인 중 하나였던 나라다.
만약 경제가 나빠지는 상황이 돌아오면, 이 문제는 시민봉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문득 여기까지 생각한 마리가 눈을 크게 뜨고는, 조세핀을 마주 손잡았다.
“이건, 음모예요. 폐하.”
“무슨 소리니, 갑자기? 황제 폐하께서 아랫도리를 잘못 놀린 탓이지.”
“아니, 그렇지 않아요. 폐하가 서자에게 제국을 물려주겠다는 미친 소리를 하시는 게 아닌 이상, 이렇게 떠들썩하게 난리가 날 일이 아니에요.”
마리는 왕궁의 홀 바깥 쪽에서, 이쪽을 구경 중인 유럽의 왕공귀족들을 흘겨보며 속삭였다.
“그것도, 이렇게 제후들이 모인 상태에서 말이죠.”
어느새 궁전의 안팎으로 소문이 퍼졌는지, 제후들과 대사들이 엿보인다.
아마도 나폴레옹의 서자에 대한 소식만이 아니라, 황후가 난리를 피웠다는 가십이 전유럽에 퍼질 것이다.
그러니 나폴레옹의 체면은 바닥을 칠 게 뻔하다.
황후 조세핀이 놀라 물었다.
“그, 그럼, 내가, 함정에 빠진 거니?”
“함정에 빠진 건 황후 폐하가 아닐 거예요. 그러니, 너무 마음 쓰지 마셔요.”
“누가 함정에 빠졌다는 거니, 대체?”
문득 마리가 콧방귀를 뀌었다.
“아마도, 아랫도리를 잘못 놀린 황제 폐하겠죠. 유진도, 이번에 보고 배우는 바가 있을 거예요. 폐하.”
바람을 잘못 피우면 왕위도 날아갈 수 있다는 교훈 말이다.
***
물론 조세핀이 난리통일 때, 마리가 나간 게 우연만은 아니다.
“조세핀은 잠잠한 거냐? 유진?”
퐁텐블로 궁전 구석 방, 남이 쉽게 찾기 어려운 밀실에서 나폴레옹이 초조하게 물었다.
일단 마누라가 화가 났을 때, 피하고 보는 건 나폴레옹의 나쁜 버릇 중 하나다.
유진은 한심한 기색을 애써 숨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황 폐하, 솔직히 말해서 마리가 건강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출산한 지 반년이 지나지 않았거든요. 이런 일에 쓰실 거면 세비야로 돌려보내고 싶은데요.”
“퐁텐블로는 원래 부르봉 왕가의 휴양지였어! 고향에 온 기분 들고 좋을 거다!”
“오히려 구왕실 비극이나 안 떠올리면 다행일 거 같은데요.”
마리는 아이를 낳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에스파냐에서 이곳까지 오는 것만으로도 고되었는데, 이런 문제에 휘말리니 유진도 달갑지 않다.
게다가 폴린이 퐁텐블로 궁전에서 도사리는 중이라, 더욱 불안한 상황이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오히려 적반하장 격으로 화를 냈다.
“남 말하듯 말하지 마라! 부르봉의 운명이 언제든 보나파르트의 운명이 될 수 있다. 이건, 영국 놈들이 저지른 음모야!”
물론 모닝 포스트가 그냥 놀라운 취재력으로 보도를 했을 리는 없다.
굳이 조사해보지 않아도 보나마나 에일리언 오피스가 개입했을 게 뻔하다.
허나 애초에 나폴레옹이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면 간단한 일 아닌가.
유진은 진실을 지적하는 대신,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폐하, 음모란 걸 아신다니 다행입니다. 그럼.”
“이렇게 된 이상, 판을 엎는 수밖에 없다.”
“예?”
유진이 눈을 깜박일 찰나, 나폴레옹이 눈을 번뜩였다.
“영국 놈들은 짐이 꼼짝도 못 하거나, 분노한 시민들에게 쫓겨나거나, 아니면 영국과 전쟁 중인 러시아를 돕지 못 할 걸 바랄 거다. 그렇다면.”
문득 나폴레옹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짐이 아예 러시아를 정복한다면, 어떨까?”
그 순간, 유진은 대체 어떻게 나폴레옹을 말려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러시아 대원정.
본래 원역사에서 막을 수 없었던 나폴레옹 일가와 프랑스 제국 최대의 비극.
지금, 나폴레옹이 또 다른 형태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