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5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53화(454/547)
(453) 나폴레옹은 전쟁으로 스캔들을 덮는다
1809년 3월 현재, 퐁텐블로에는 유럽의 저명한 왕족과 대귀족들이 집결한 상태다.
“들었소? 황제가 우리를 불러놓고, 위세를 과시하려다 망신만 당한 거 같던데.”
궁전 곳곳에는 자연히 제후들이 외교관과 만나는 모임이 열리고 있다.
그중 하나, 바이에른 국왕 막시밀리안 요제프가 불러낸 외교관이 있었다.
바로 헝가리의 전직 재상으로 현재 프랑스 대사로 온 메테르니히다.
어떤 의미에서는 강등을 당했음에도, 오히려 기세 좋게 ‘침실’ 외교를 펼치고 있는 활달한 남자다.
메테르니히는 퐁텐블로 궁전에서 대접한 이집트산 커피를 마시다 웃었다.
“아주 재미있어 보이십니다. 바이에른 국왕 폐하.”
“설마. 난 단지 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을 뿐이오, 메테르니히 대사.”
“그럼 바이에른 대사나 아니면 다른 제후들과 논의하실 일이지, 왜 저를 부르셨습니까?”
막시밀리안 국왕은 주위를 둘러보다 목소리를 낮췄다.
“이 퐁텐블로의 숲에서, 아직 황제와 맞설 기개를 가진 자는 헝가리 대사밖에 없는 것 같아서 그렇소.”
숲이 잔뜩 우거진 궁전의 후원, 국왕과 외교관만 만나고 있는 게 아니다.
제후들도, 귀부인들도, 혹은 외교관들도 끼리끼리 모여 서로 열띤 토론을 진행 중이다.
어쨌든 나폴레옹이 모아놓고, 특별히 결정된 일도 없는데, 소문은 무성하니 떠들썩 할 수밖에 없다.
“자네, 얘기 들었나? 나폴레옹 황제 폐하가 바르샤바 공국에 서자를 뒀다던데?”
“서자를 두는 왕족은 한둘이 아니지. 어흠!”
“거, 혁명의 아들이니 어쩌니 해도, 왕실이 하는 건 다 하는군. 하하!”
라인 연방의 공작들이 낄낄대는 소리를 듣다, 막시밀리안 국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렇게 조롱은 하지만, 감히 대항할 생각은 아무도 못 해. 그게 현실이지.”
메테르니히가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제1차 대프랑스 동맹 때만 해도, [제국]이 건재했습니다. 프로이센은 막강했고, 에스파냐도 제 몫은 했죠. 이탈리아 반도에는 우리 동맹국들이 가득했구요.”
“그래. 지금은 제국이 해체됐고, 프로이센은 군비를 제약당했지. 밀라노와 베네치아, 나폴리가 멸망해 아예 프랑스의 직할령이나 다름없게 됐고. 에스파냐는, 양자의 땅이 됐군.”
“나폴레옹의 대외정책 중 최고의 사례죠. 사실상 신대륙이 프랑스 손아귀에 들어갔다 해도 과언만은 아닙니다. 벌써, 프랑스 금융가들이 신대륙에서 설치고 다닌다더군요.”
아주 심상한 태도로 프랑스의 신대륙 패권을 거론하던 메테르니히가 눈을 가늘게 떴다.
“유럽까지 그러면, 곤란하죠. 확실히.”
메테르니히도, 막시밀리안 국왕도 둘 다 유럽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지도로는 광활하기 그지없는 신대륙을 알지만, 실제로 간 적도 한 번도 없다.
그러니 신대륙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사건들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다.
하지만 유럽은 다르다.
이곳은 두 사람에게 태어난 땅이자, 이해관계가 집약된 곳이자, 죽게 될 장소다.
여기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두 사람에게는 인생 그 자체다.
고작 섬에서 태어난 하급귀족 따위에게 영광을 내어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문득 막시밀리안이 물었다.
“듣기로 프랑스는 [시민]이란 자들이 명목상 주권자라고 하더군. 맞나?”
“제게 프랑스 헌법을 물으신다면, 조언자를 잘못 찾으신 것 같습니다만, 맞습니다. 하지만 이번 스캔들이 프랑스 시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습니다.”
“왜지? 군주가 여색에 미쳐서 대외정책을 그르친 건데?”
메테르니히는 고개를 저었다.
“원래 프랑스는 군주가 여색을 즐기는 게, 오히려 [남자]다운 일로 여겨지는 나라입니다. 또한, 바르샤바 공국 건설이 프랑스 국익에 어긋날지는 의문이군요.”
루이 16세가 마리 앙투아네트에게만 충실했던 게, 비웃음거리가 되었던 게 파리다.
나폴레옹이 여자에 홀려 바르샤바 공국을 만들었다 해도, 프랑스인들이 비난할 가능성은 낮다.
게다가 프랑스에게 직접적 손해랄 것도 없다.
막시밀리안은 실망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그럼 이번 사태는 아무런 파장이 없다는 건가?”
“설마요. 파장은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국왕 폐하께서 예감하시는 대로 나폴레옹 체제 전체를 뒤흔들 수도 있죠.”
“쉿, 목소리가 너무 크네.”
메테르니히에게 주의를 주던 막시밀리안 국왕이 눈을 빛냈다.
“어떻게?”
본래 원역사라면 막시밀리안 국왕은 충실한 나폴레옹의 맹방이 된다.
다만 그건 유진과 막시밀리안의 딸, 아말리아가 결혼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비록 나폴레옹이 왕호를 주었다지만, 막시밀리안은 여전히 반프랑스 감정을 갖고 있다.
당연히 합스부르크의 신하인 메테르니히에게는 이용할 수 있는 요소다.
“제가 요 근래, 카롤린 보나파르트 나폴리 공작부인과 커피를 자주 마시고 있지요.”
“어쩐지 밤에도 그런 것 같더군. 가끔, 아침에 나오는 걸 본 적이 있네만.”
“아주 좋은 토론을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나폴리 공작부인의 말로는 황제가 러시아를 자주 거론한다고 합니다.”
일순, 막시밀리안의 눈이 커졌다.
“러시아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갑자기 왜?”
메테르니히는 묘하게 웃으며 답했다.
“어쩌면, 황제가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할 수도 있습니다. 저 거대하고, 춥고, 머나먼 동토의 땅으로.”
아직 러시아가 인도 침공을 한다는 것은 모두에게 공공연한 정보는 아니다.
허나 메테르니히는 알아낸 기밀, 그 이상의 진실을 꿰뚫어 보았다.
황제 나폴레옹이 러시아에 개입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실은 폴란드를 통해 오스트리아 제국도 시도하던 일이기에 더욱 잘 안다.
막시밀리안 국왕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낮게 말했다.
“확실히, 프랑스의 지배가 흔들릴 수 있는 사태로군.”
그러나, 황제가 진정 의도하는 바는 아직 두 반대자도 깨닫지 못했다.
***
본래는 파리를 지켜야 할 황제의 내각은 영문도 모른 채, 퐁텐블로로 불려왔다.
“탈레랑 장관, 대체 무슨 일로 황제 폐하가 우리를 불렀는지, 짐작이 가시오?”
대재상 캉바세레스가 탈레랑에게 물었다.
사실 대재상이라는 지위를 지닌 자가, 일개 외무장관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각 내부의 상하관계를 보여준다.
다만 내각에서는 실세라도, 탈레랑에게도 한 가지 약점이 있다.
군부 인맥이 거의 전무하다는 거다.
물론 탈레랑이 자신의 한계를 넘는 일을 하지 않는 탓이긴 하다.
허나 그 때문에 군에서 일어나는 일을 거의 모른다는 것은 문제다.
당장 지금도 탈레랑은 전혀 짐작도 못한 채 한가한 얘기를 꺼내고 있었다.
“글쎄요. 설마 에스파냐 국왕을 황태자에 책봉하겠다는 소리를 하시진 않겠지요.”
“아니, 샤를 나폴레옹 황자 전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데, 그런 소리를 하실 리가.”
“꼭 말이 안 되는 얘기는 아닙니다. 에스파냐 국왕은 자식을 얻음으로써, 후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탈레랑은 묘한 웃음을 머금은 채, 장관들을 돌아보았다.
“물론, 우리 프랑스 제국은 엄연히 시민제정이긴 합니다만.”
장관들은 서로 돌아보며 걸음을 바삐 옮겼다.
사실 장관들은 황제가 부른 이유가 후계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현재 파리에서 가장 시끄러운 사안은 단연, 바르샤바 공국과 서자 문제다.
한데 황태자를 선포한다면, 민심이 확고히 안정되지 않을까?
그때 장관들의 앞으로 흑색 제복의 위병들이 지나가는 게 보였다.
-척, 척, 척!
황실 근위대와는 또 다른 근위대, 에스파냐 왕의 근위대다.
장관들은 잠시 멈췄다가 분분히 예를 취했다.
유진이 나오고 있는 광경이 보인 탓이다.
대재상, 그리고 장관들과 마주 인사한 유진이 궁전 홀에 서자, 푸셰가 탈레랑에게 속삭였다.
“에스파냐 국왕이 왔군요.”
“난생 처음 보는 것 같지 않나, 푸셰. 프라이슈츠가 저렇게 창백해진 꼴은.”
“역시 황태자 결정을 발표하시려는 게 아닐까요? 지금처럼 스캔들이 떠들썩할 때는 다른 이벤트로 시선을 돌리는 게 좋긴 하죠.”
탈레랑은 잘 다듬어진 턱을 매만지다 빙그레 웃었다.
“흐음, 나이 어린 황태자라. 나쁘지 않지.”
결국 나폴레옹의 심중에는 친자 승계가 있다.
물론 55세인 탈레랑이 이제 40살이 된 나폴레옹보다 오래 살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전쟁에 직접 나서는 군주, 나폴레옹이 전장에서 먼저 죽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사실 아직 젊다면 젊은 나폴레옹의 후계 논의가 거론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문득 황제 나폴레옹이 홀로 걸어나오자, 모두가 둘로 갈라져 정중히 예를 취했다.
“오, 짐의 충성스런 장관들이 모두 모였군.”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폐하? 저희들에게 파리를 지키라는 엄명을 내리셨던 게, 엊그제 같습니다만.”
“심각한 문제가 생겨, 그대들을 불렀소. 짐의 재상, 캉바세레스여.”
나폴레옹은 빙그레 웃으며 ‘대재상’ 혹은 ‘대독재상’ 캉바세레스에게 일렀다.
“짐의 진실한 친구, 파벨이 짐에게 도움을 요청해 온 것을 잘 알 거요. 바로, 인도 정복의 문제요.”
너무 익숙하면서도 엉뚱한 말이다.
사실 본래 퐁텐블로에 내각 장관들이 아무도 오지 않은 이유가 있다.
애초에 나폴레옹이 이 퐁텐블로에 라인 연방 제후들을 모은 것 자체가 파벨, 그리고 그 배후에 있을 영국 때문이다.
그러니까 영국이 파벨을 이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나폴레옹은 라인 연방 제후들과 속국인 에스파냐 왕 유진을 불러 위세를 보여주는 [쇼]를 펼치려 한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황제가 스캔들에 휘말렸다.
파리를 황제 대신 지켜야 할 장관들을 모조리 퐁텐블로로 모은 것도, 스캔들 때문일 거라 짐작한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인도 정복을 거론하는 건 무슨 이유일까?
평소 나폴레옹의 엉뚱한 화법에 익숙한 탈레랑이 낯을 찌푸리며 나섰다.
“폐하, 그건 영국과 러시아간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끼어들 것은.”
“탈레랑, 그대가 영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은 잘 알지. 또한 덕분에 많은 상공업자들이 혜택을 봤어. 하지만, 언제까지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지.”
“지금, 혹시, 전쟁을 벌이시려는 겁니까?”
설마 나폴레옹이 인도 침공이란 정신 나간 대책을 취하진 않을 것이다.
그럼 당연히 러시아 지원책이란, 가까이 있는 영국 본토 침공이 된다.
하면, 지금까지 기껏 하노버까지 내주며 영국과 맺은 이면수교가 모두 엉망이 된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또 다시 엉둥한 대답을 내놓았다.
“천만에. 짐은 단지, 러시아를 지원할 생각이야. 단, 파벨이 납득 할 수 있게, 확실히!”
어쩐지 유진이 왜 창백해졌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탈레랑이 물었다.
“대체, 어떤 방식으로 말씀입니까?”
그러나 답을 들은 순간, 탈레랑은 깨달았다.
이건 탈레랑의 상상 이상이다.
***
드디어 퐁텐블로가 오랜 소란 끝에 한 달 만에 잠에서 깨어났다.
-빰, 빰빰, 빰빰빰!
그동안 황제는 라인의 제후들과 에스파냐의 왕을 모아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사실은 황후가 갑자기 달려오고,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모두가 모른 척했다.
이제야 비로소 황제가 제후들을 불러, 뭔가를 통지할 모양이다.
바이에른 국왕, 바르샤바 대공, 마인츠 선제후를 필두로, 제후들이 도열하다, 깜짝 놀랐다.
“어, 황후가 나오는군.”
“프랑스에서는 승리의 여신으로 불린다지?”
“흥, 듣기로 사교계에서 모두의 애인이었다던데. 당장 에스파냐 왕만 해도 전 남편의 아들 아닌가.”
황후 조세핀이 황제와 함께 걸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이 화해라도 한 걸까?
하지만 황후의 낯이 굳어져 있는 게, 엿보인다.
무엇보다도 그 뒤를 따르는 황제와 황후의 아들, 에스파냐 국왕도 썩 낯빛이 좋지 않다.
제후들이 야릇한 기분으로 프랑스 제국의 최고위 인사들을 볼 찰나, 황제가 돌아섰다.
-척!
그리 큰 키라고는 할 수 없지만, 눈빛만은 모두를 압도한다.
전장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는 프랑스 제국의 [전신]이 그들 앞에 있다.
라인의 제후들이 숨을 죽이자, 나폴레옹이 빙그레 웃었다.
“라인의 충실한 친구들에게, 한 가지 소식을 전할까 하오.”
황제 나폴레옹에게 가장 충성하는 남자, 작센 공작 겸 바르샤바 대공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가 물었다.
“무엇입니까, 폐하?”
“바르샤바의 대공이여, 그대가 좋아할 소식이오. 바로, 러시아 제국의 차르를 돕는 일이지.”
“예?”
아우구스트가 깜짝 놀랐지만, 나폴레옹은 개의치 않고 모든 제후들을 돌아보며 선언했다.
“차르가 페르시아와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진공한다 하오. 짐은 차르를 도울 생각이오. 그대들과 함께.”
여기서 핵심은 [함께]다.
라인의 제후들은 갑자기 황후와 에스파냐 국왕에 대한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떻게 인도 침공을 함께 하자고 한단 말인가?
일단 자국으로 돌아가, 대책을 논의해야겠다고 제후들이 저마다 생각할 찰나였다.
“아울러, 이는 짐의 [친정]이 될 것이오! 물론, 라인의 친구들도 함께 해야 할 것이오!”
요컨대, 황제와 라인 제후들, 모두의 [친정]이 선포된 것이다.
1809년 3월.
바르샤바 스캔들 따위는, 더 이상 유럽의 문제가 아니게 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