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5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56화(457/547)
(456) 차르 내전에 모스크바가 불타다
분명, 어제까지 같은 군복을 입고 진군하던 병사들이 서로 총을 겨눈다.
-탕! 탕! 탕!
물론 러시아 제국군의 총은 구식 머스킷이다.
가끔 신식 영국제 브라운 뇌홍 전장식 머스킷이나 프랑스제 보아르네식 후장식 라이플을 장비한 이들도 있긴 하다.
허나 너무 비싼데다 영국이든 프랑스든 해외에 신병기를 수출하는 일은 드물었다.
해서, 대부분의 병사들은 쇠질로 화약을 장전하고, 부싯돌로 점화하는 전장식 소총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연발처럼 들리는 것은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투입되었는지 보여준다.
“대체, 언제 총격이 끝나는 거야!”
“어차피 머스킷의 성능은 같습니다. 적들이 너무 많은 겁니다.”
“무엇 때문에, 짐의 병력 대다수가 황태자에게 붙어 버린 건가!”
차르 파벨이 고함쳤다.
“짐은 군대와 농노들에게 잘못한 적이 없음에도!”
사실 차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파벨은 즉위 초기부터, 군대 처우 문제에 힘썼다.
구타를 금지시켰고 병사들의 봉급을 올리려 애썼으며 보급품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연히 파벨이 했던 모든 일이 그렇듯, 즉흥적으로 시작되고 지속되지 않았을 뿐이다.
농노 문제도 마찬가지다.
시대는 19세기 초, 아무리 후진국 러시아라도 농노가 국가적 문제라는 건 안다.
일단 농노의 수입은 모두 주인에게 가니 조세부터 문제다.
그래서 파벨은 농노 개혁을 위해 조사를 명했다.
나아가 농노를 함부로 학대하지 말 것을 포고하기도 했다.
당연히 그 명령을 들은 농노도 없고, 포고령이 시행된 농지도 없으며, 굳이 파벨도 확인하지 않았다.
톨리는 이 모든 것을 지적하는 대신 고개를 저었다.
“모스크바 수비군 3만, 이대로는 체사레비치의 군대를 막아내기 어렵습니다.”
아주 기계적으로 객관적인 사실만을 고한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둘로 갈라졌다.
북쪽 모스크바 남쪽을 경계로 하는 차르 지지 세력과 남쪽, 키예프 방면을 중심으로 하는 체사레비치의 지지 세력이다.
아니, 이미 체사레비치는 키예프 정교회 대주교에게 [대관식]을 받았으니, 두 명의 차르가 싸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차르 파벨이 대다수의 군대를 인도 원정군 명목으로 묶어놨다는 점이다.
그래도 폴란드 방면군, 핀란드 주둔군을 축으로 하는 국경 정예는 아직, 차르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20만이나 되는 원정군에 지휘자는 무려 바그라티온과 베니히센이다.
그러니 국경 방위군이 돌아오기도 전에 모스크바가 함락될 위기다.
“휴우, 폐하. 모스크바를 포기하심이 어떻겠습니까?”
문득 모스크바 크렘린 궁전의 한쪽, 외눈의 장군이 입을 열었다.
쿠투조프, 차르의 신임을 받아 전 러시아군의 총수로 임하던 자다.
다만 인도 원정에서는 후방을 맡아 직접 참전하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한데, 변덕스런 차르 파벨이 쿠투조프에게 폴란드 방어를 맡겼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바그라티온과 베니히센이 주도한 반란 속에서 쿠투조프는 무사하긴 했다.
허나 모스크바는 수비에 편리한 도시가 아니다.
무엇보다 키예프에서 모스크바까지는 실로 평탄한 평지만 있어서, 대군이 밀려오면 막기 어렵다.
아직은 알렉산드르도 원정군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전위대 5만을 먼저 파견했고, 정예라 하기 어려운 모스크바 수비군이 막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모스크바는 반드시 점령될 것이다.
파벨이 쿠투조프를 향해 외쳤다.
“그대의 폴란드 수비군은 어디에 있는가? 모두 불러오라!”
“시간이 급해 저만 달려왔습니다. 지금쯤 오고 있긴 하겠으나, 거리상 인도원정군보다 빨리 오긴 어렵습니다.”
“어째서 그리 느리단 말인가! 그대는 예전, 질풍의 진군 속도로 유명했던 수보로프에게 전술을 배우지 않았나!”
물론 본인이 수보로프를 싫어했다는 건, 이미 까맣게 잊은 차르다.
게다가 폴란드는 모스크바에서 훨씬 멀다.
중심부에서 직선거리로 약 1200킬로미터이고, 870킬로미터 남짓한 키예프에서 모스크바까지의 거리보다 길다.
비스와 강으로 대표되는 장애물도 있다.
이 모든 문제를 사실은 원역사의 나폴레옹이 뒤집어쓴다.
굳이 귀환 때가 아니라도 진군 자체가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니 쿠투조프가 아무리 폴란드 수비군을 정예로 만들었다 해도, 키예프 주둔 체사레비치군보다 빠를 수는 없다.
쿠투조프는 굳이 황제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대신 고개를 조아렸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쪽이, 수비에는 더 유리합니다. 폐하.”
파벨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다 고함쳤다.
“알렉산드르! 이 망할 사탄의 자식! 네 자손은 저주받을 것이다! 모두, 반란군에게 끌려가 죽으리라!”
물론 그 알렉산드르의 자손이 자신의 손주뻘이란 점은, 역시 기억하지 않는 파벨이었다.
***
러시아의 급변 사태를 서쪽에서 가장 빨리 알게 되는 곳은, 언제나 바르샤바다.
“차르가, 황태자와 싸워?”
바르샤바 대공 겸 작센 공작이 자리를 비운 바르샤바, 총책임자는 따로 있다.
실세이자 구 폴란드 왕실의 후예, 포니아토프스키다.
나폴레옹이 새로 만든 직위, 프랑스 제국 상급대장의 견장이 눈부시게 어깨 위에서 빛난다.
과거, 보헤미아 전역에서 수훈을 세워 모로를 탈출시킨 전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바르샤바 공국 주둔군 부사령관, 수우코프스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현재 키예프에서 구 인도원정군이 북진 중이라고 합니다.”
“황제는 모스크바에 있고?”
“예. 하지만 정보원들에 따르면, 곧 함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우코프스키가 눈을 빛냈다.
“차르가 황태자에게 잡히거나, 전사하거나, 아니면 상트 페테르부르크까지 달아나야 할 겁니다.”
차르가 인도 원정을 선언한 게 고작 3개월 전, 1809년 1월이다.
그 사이 파리로 수많은 전령을 보냈고, 또한 기묘한 훈령들을 받았다.
혹시 황제가 직접 친정을 할 수도 있으니, 준비를 갖춰놓으라는 훈령이다.
그것만으로도 벅차던 상황이었는데, 러시아가 내전을 일으켰다고 한다.
문득 옆에 시립해 있던 돔브로프스키 장군이 눈을 번뜩였다.
“이건, 기회입니다. 공작 각하.”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나?”
“당연하지요. 차르가 체사레비치와 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대체 언제 러시아로 진격할 수 있겠습니까?”
옛 폴란드의 독립운동을 하다 실패했던 남자, 돔브로프스키가 부르짖었다.
“폴란드가 당했던 것처럼, 러시아를 분할시켜 버릴 수 있는 기회가 올 겁니다!”
폴란드 분할이 시작된 것은 1772년의 일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폴란드가 멸망한 것은 대혁명이 한창이던 1795년이다.
그러니 고작 14년 전의 일.
독립의 시절을 기억하는 폴란드인들은 수백만에 달한다.
폴란드인들의 독립 열망을 대표하는 자, 구왕족 군인 포니아토프스키는 고심에 찬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러시아로 침공한 장군들은 모두 실패해 왔어. 백년 전, 스웨덴의 카를 12세도 그랬지.”
“이번엔 다릅니다. 유럽을 석권한 프랑스 제국, 나폴레옹 황제 폐하가 있지 않습니까? 나아가, 예나의 승장 에스파냐 유진 국왕 폐하도 함께 하실 테지요!”
“그분들은 동부의 전장을 몰라.”
문득 포니아토프스키가 침중한 얼굴로 반문했다.
“만약 그분들이 [라스푸티차]를 맞이한다면, 과연 극복할 수 있겠나?”
그러자 돔브로프스키도, 수우코프스키도 서로 쳐다볼 뿐, 말을 잃었다.
특히 나폴레옹의 보좌관 출신인 수우코프스키는 더욱 반박할 논리를 찾지 못했다.
일단 ‘라스푸티차’의 무서움은 둘째 문제다.
진짜 문제는 나폴레옹이 한 번 정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진격하는 남자란 거다.
설사 대자연의 장애물이 있다고 한들, 멈출 리 없다.
또한 폴란드인들 입장에서는 러시아로 진격한다면, 멈춰달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러시아가 정복되지 않는다면, 폴란드의 완전 부활은 영영 멀어질 테니까.
그때 바르샤바 공국 주둔군 사령부로 누군가 뛰어 들어왔다.
“상급대장 각하! 급보입니다!”
안제이 타데우시 보나벤투라 코시치우슈코, 옛 폴란드 왕국 최후의 수비사령관이다.
현재는 포니아토프스키 휘하에서, 폴란드의 완전 독립을 꿈꾸며 일하는 중이었다.
평소에 늘 침착한 군인인데, 전에 없이 당혹한 얼굴이다.
포니아토프스키가 황급히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오, 코시치우슈코 장군?”
코시치우슈코는 마른 침을 삼키다 고했다.
“차르가 모스크바를 버렸습니다. 아니, 불태웠답니다!”
슨긴. 포니아토프스키가 벌떡 일어났다.
“파리로 전령을! 아니, 내가 직접 가겠다. 이젠 전쟁이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알렉산드르가 이 사태를 끝낼 때, 누구도 러시아에 개입할 수 없다.
프랑스든 폴란드든, 그 어떤 나라든.
반대로 지금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
모스크바는 옛 수도이자, 부수도이며, 러시아의 시작과 같은 도시다.
-화르륵!
벌써 10일이 넘도록 타오르고 있는 불길이 장엄하기까지 하다.
모스크바 공국 시절부터 내려온 유서 깊은 성당도 이미 잿더미가 된 지 오래다.
한때는 모스크바 주지사를 지내기도 한 남자, 톨스토이 백작이 떨리는 목소리로 고했다.
“알렉산드르 폐하, 모스크바 시장이 항복해왔음을 알립니다.”
차르 자칭자, 알렉산드르는 피로한 눈으로 백작을 돌아보았다.
본래 재상의 보좌관이던 자다.
허나 군중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미처 몸을 빼지 못했다.
또한 차르 파벨이 미친 자라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황태자에게 굴복하는 것도 빨랐다.
그럼에도 모스크바가 불타는 모습에는 흔들리는 게 보인다.
“모든 장군과 병사들, 백성들도 그렇겠지.”
“폐하?”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알렉산드르는 고개를 저었다.
여기저기, 병사들이 흩어져 약탈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인도 원정군 병력은 대부분 농노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 군기가 엄정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득 베니히센이 알렉산드르 옆에 서 있다, 눈을 부라렸다.
“감히, 저놈들이! 모두 잡아서 처형하라!”
“됐다, 베니히센.”
“폐하, 감히 신성한 차르의 군대에서 군기를 어지럽히는 놈들입니다!”
이 순간에도 아첨하는 베니히센을 돌아보다, 알렉산드르는 씁쓸히 웃었다.
“갑자기 쿠투조프가 아쉽군.”
“예? 그 아첨꾼 말입니까?”
“그렇다네. 아첨꾼이지만 처형 대신 적정한 방법으로 군의 기강을 잡았겠지.”
당황한 베니히센, 그리고 말없이 뒤에 서 있던 바그라티온을 외면한 채, 알렉산드르는 말을 옮겨 나아갔다.
“폐하, 불이 뜨겁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직면할 현실은 더욱 뜨거울 것이다.”
“예?”
알렉산드르가 미간을 좁히며, 눈을 가늘게 떴다.
“짐은 영국과 손잡았다.”
“아니, 폐하, 그것은.”
“하면, 과연 궁지에 몰린 부황께선 누구와 손잡겠느냐?”
본래 원역사에서 알렉산드르는 무수한 전략적 실패를 범한다.
허나 나폴레옹과 싸워야 한다는 결단에서 볼 수 있듯, 대국적인 면에서 알렉산드르의 판단은 옳은 경우가 많다.
지금, 알렉산드르의 판단이 그렇다.
“프랑스와 우리는 싸워야 할 것이다.”
차르 참칭자, 알렉산드르의 예감이 허공을 울렸다.
불타오르는 제국의 상징, 모스크바의 잿더미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