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5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57화(458/547)
(457) 해외의 영주 원수들도 움직인다
시민제정은 군주정이 [평등]한 시민에 의해 움직인다는 모순적인 체제다.
“반대로 말하면, 귀족이나 영주가 있을 수 없는 체제란 얘기지. 존재 자체로 내 지위는 모순일세.”
빈의 여름궁전, 쇤브룬을 거닐던 청색 군복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이곳 쇤브룬의 주인은 대대로 합스부르크 가문이었다.
허나 신성로마제국도, 오스트리아 왕국도 해체된 지금, 쇤브룬에 주인처럼 주둔한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프랑스 제국의 아홉 명 밖에 없다는 제국원수 중 하나, 모로다.
문득 남자, 모로를 향해 옆에서 수행하듯 따르던 장군이 피식 웃었다.
“그래서 [호엔로에] 공작위가 마음에 안 드십니까, 모로 원수 각하?”
호엔로에, 모로에게 가장 영광의 전장이었던 장소다.
헝가리 국왕 카를이 아직 오스트리아의 사령관이던 시절, 모로가 유일하게 이겨본 전쟁터기도 하다.
때문에 승전 장소를 작위로 만드는 나폴레옹의 방식에 따라, 모로의 작위도 호엔로에 공작이 되었다.
모로는 쓴웃음을 머금다 대꾸했다.
“베르나도트 사령관, 내가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애초에 작위를 거절했겠지.”
“누가 작위를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에스파냐 국왕 유진을 보십시오. 혁명의 기수니 마탄의 사수니 불렸지만, 왕위가 주어지니 냉큼 달려가지 않았습니까?”
“그거야 부인이 구왕실 공주이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닐세. 또한, 나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야.”
문득 모로가 눈을 가늘게 떴다.
“황제를 정점으로 하는 현재의 프랑스 제국 체제가 굉장히 불안정하다는 걸 말하는 걸세.”
모든 시민은 평등하다.
프랑스 제국 헌법에 명시된 바다.
이것은 대혁명 정신, 특히 평등을 강조한 것으로 혁명을 겪은 프랑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항이다.
그런데 군주와 귀족은 존재한다.
이 모순을 황제는 두 가지로 해결하고 있다.
하나는 황제는 시민 중 선출된 통치자로, 시민들에게 권력을 위임받았다는 제권주민론이다.
다른 하나는 귀족과 기사를 비롯한 작위는 명예직으로 특권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때문에 현재 귀족과 기사 명칭은 ‘영지’가 아니라 ‘전공’의 명칭을 따른다.
나아가 작위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이 그렇듯, 연금과 영예는 따르지만 면책특권 같은 권리는 하나도 없다.
요컨대 특권 대신 [황금]으로 귀족의 광휘를 대신한달까.
그러나 모로는 이 체제가 굉장히 불안정하다고 보는 것이다.
“뭐, 저는 불안정한 체제라도, 작위를 받았으면 좋겠군요. 또한 쥐노처럼 외국 작위를 받으면 세습 가능하지 않습니까?”
“그게 바로 불안정의 원인이지. 프랑스 국내에선 세습이 안 되는데, 프랑스 국적의 군인이 타국에서 받은 작위는 세습 가능하다? 모순일세.”
“어차피 그 모든 건 우리가 죽은 다음에나 터질 겁니다. 각하.”
바르샤바 공국 총사령관, 베르나도트가 눈을 번뜩였다.
“나아가 이번에 러시아가 황제의 발아래로 들어온다면, 영원히 이어질지도 모르죠. 보나파르트가 지배하는 시민제정 체제가.”
모로는 쓰게 웃었다.
“다시, 전쟁이란 건가.”
2년 전, 1807년에 오스트리아 왕국은 해체되었다.
빈을 둘러싼 이곳은 오스트리아 [공국]으로 전임 국왕 프란츠의 동생, 루돌프 공작이 지배한다.
허나 실권은 사실상 주둔군 사령관인 원수, 모로에게 있다.
또한 오히려 분할된 구 오스트리아 왕령을 통제하는 모로의 권력이 더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나폴레옹이 군부 내 비주류인 [라인 군단] 파벌을 달래기 위해, 모로에게 공작위까지 수여했다.
하여 빈에서는 모로를 이렇게 부른다.
오스트리아 대영주 모로라고.
모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여간, 자네는 이번에 거론되는 러시아 [지원군]을 찬성하는 모양이군.”
“아니, 지원군이 아닙니다. 러시아 원정군입니다. 각하.”
“러시아 제국이 내전을 벌인다지? 그럼 차르끼리 싸우게 내버려두면 되지, 우리 프랑스군이 참전할 이유가 있나?”
문득 베르나도트가 껄껄 웃었다.
“핫핫핫! 각하, 제 말을 뭘로 들으신 겁니까? 작위를, 영광을, 승리를 원하는 게 저뿐이겠습니까? 프랑스 제국군 전부가 원하고 있습니다. 이건, 군부가 원하는 전쟁입니다!”
본래 원역사라면 베르나도트는 이 시기를 전후해 스웨덴 국왕이 된다.
물론 데지레를 오슈에게 선점당한 상황에서, 베르나도트에게 돌아갈 왕위 따위는 없다.
허나 야심만은 이미 국왕위를 차지한 이들만큼이나 들끓는 베르나도트다.
또한 자신과 똑같은 야심을 품고 있는 무수한 군인들을 안다.
유진, 마세나와 오주로, 그리고 쥐노가 다다른 지위를 꿈꾸는 자들을 말이다.
“게다가 그들 중 가장 야심이 넘쳐나는 분은, 바로 황제 폐하죠.”
모로가 한숨을 내쉬었다.
“시대의 대세라면, 나도 따르지 않을 수 없군. 알겠네. 파리 총참모부에서 오는 이번 전쟁에 대한 의견 질의에 찬성을 표하지.”
베르나도트가 거수경례를 취하며, 회심의 미소를 머금었다.
“가능하시면 원수 각하께서도 참전하시면 좋을 겁니다. 후후. 이번 대원정의 승자는 프랑스 제국 역사에 길이 남겠지요!”
물론 그 모든 것은 전쟁에 이겼을 때 얘기라는 것을, 모로는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
할리치, 영어로는 골든 혼, 곧 금각만이라 불리는 해안은 석양이 물들 때 가장 아름답다.
“그렇지만, 이 경치도 하루 이틀이지. 이젠 더러운 세느강 물을 보고 싶다고!”
안젤리크는 옆에서 투덜대는 남편의 철딱서니 없는 말에 낯을 찌푸렸다.
간만에 ‘아이들’에게서 벗어나 경치를 즐기던 중이다.
어째서 남편은 이렇게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소리만 할까?
게다가 이 거대한 ‘요트’에는 프랑스인만 있는 게 아니다.
문득 대제독, 후세인 파샤가 느긋하게 일렀다.
“곤란하오,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작. 그대가 프랑스로 귀국해 버리면, 우리 제국의 [현대화]는 누가 이룬단 말이오.”
“그 괴상한 작위는 제발 부르지 말아 주시지요. 대제독! 게다가, 원래 제국 현대화는 투르크인이 해야죠. 왜 제가 합니까?”
“글쎄, 영토도 잃고, 내부에서 반란이 빈발하는 제국이오. 현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그대가 알려준대로 오직 하나, [현대화]뿐!”
후세인 파샤는 요트에 기댄 채 눈을 빛냈다.
“그러자면 외부 자금과 투자가 필수고, 그건 전부 프랑스에서 들어오고 있소. 덕분에 지난 10년, 우리 제국은 외국을 정복할 때보다 더욱 발전하고 있고!”
이른바 유진의 [오리엔트 원정]이 있었던 게, 1798년의 일이다.
당시 유진은 오리엔트를 강제로 재편했다.
건국 후 오백년이 넘었던 오스만 제국은 발칸 반도는 독립 당했고, 시리아는 보호령이란 명목으로 이탈했고, 이집트는 아예 프랑스 영토로 변모했다.
허나 10년이 지난 지금, 오스만 제국의 남은 영토인 아나톨리아와 발칸 서부는 그야말로 번영의 길에 접어드는 중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원역사에서 동지중해를 자기네 바다처럼 누비며, 제국주의적 약탈을 시행할 영국이 지중해에서 사라졌다.
다음으로 영국 다음 가는 약탈을 진행할 러시아가 파벨의 지배가 길어지면서, 페르시아에만 신경썼다.
마지막으로 역시, 시리아를 중심으로 약탈을 해야하는 프랑스가 전혀 다른 접근을 하는 중이다.
수에즈 운하를 만들고, 운하의 통행권을 동맹국인 오스만 제국에도 분배하며, 나아가 프랑스 상인들이 막대한 잉여자금을 재투자하는 중이다.
물론 프랑스 상인들은 본인들의 이익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유진의 보아르네 카르텔이 가장 큰 기득권을 갖고 있고, 보아르네 카르텔은 유진의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중이다.
그런데 유진은 19세기 사람들과 달리,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단순히 ‘야만적’인 오리엔트를 수탈하는 게 아니라, [하위] 경제파트너로 만드는 게 더 유리하다는 것도 말이다.
그래서 오스만 제국은 전에 없이 프랑스의 지중해 [하위] 파트너가 되어,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아무리 그래도 결국 ‘하위’ 파트너는 ‘상위’ 파트너의 종속되긴 하겠지만 말이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을 마르소가 주도해 조율해야 했다는 것이다.
본래 임무는 어디까지나 이스탄불 주둔군 사령관임에도 말이다.
“아이고, 난 싫습니다. 차라리, 러시아 원정에 참가하겠소!”
안젤리크가 결국 참지 못하고 외쳤다.
“마르소! 정신 차려요! 애들 놔두고 어딜, 전쟁터에 가겠다는 거예요?”
“아니, 안젤리크. 나도 군인이란 말이오. 이렇게 정치질하며 이권 조율하는 건 신물이 난다오. 게다가 정말 세느강이 그립소!”
“파리 출신도 아니면서 무슨 헛소리예요! 금각만 감상이나 해요!”
부부가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다, 대제독 후세인 파샤가 껄껄 웃었다.
“보기 좋구료. 자, 슬슬 톱카피 궁전으로 돌아갑시다. 노를 저어라!”
요트가 다시, 아름다운 금각만의 바다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아직, 마르소에 대한 본국 소환령이 도착하기 전, 평화로운 하루였다.
***
유유히 흐르는 물 위로 배가 올라오는 게 보인다.
-철썩, 철썩, 철썩!
딱히 바람이 세게 부는 것도 아니다.
증기 동력선은 이제 막 신대륙과 파리에서 시험 단계일 뿐.
배를 움직이는 것은 단연 앞에서 끄는 노다.
하여, 물길이 열린 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배들만이 움직이는 중이었다.
그럼에도 그 모습을 보는 참관인들은 기쁨에 넘쳐 흐른다.
“카이로 공작 각하, 성공입니다. 구자라트로 보냈던 상선단이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머리가 희끗해진 56세의 뚱보 장군, 클레베르가 환호를 터뜨렸다.
언뜻 영국과 교역했다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현재 인도 북서부인 구자라트는 아직 영국의 영토가 아니다.
후일 잠나가르로 불리게 될 나와나가르 항구를 중심으로, 영국에 대항하는 힌두 라자들이 버티고 있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마라타 전쟁이 벌어지면서, 결국 영국에게 무릎을 꿇게 된다.
허나 지금은 아직 영국이 인도 전역을 장악하지는 못한 상태다.
바로 이 틈을 이용해 프랑스 이집트 총독부는 수에즈 운하로 해운선단을 인도에 보낸 것이다.
다시 귀환한 선단을 보다 [카이로 공작]이 콧수염을 쓰다듬었다.
“과연, 이번 성공으로 수에즈 운하도 완전히 자리를 잡았군요.”
“그렇습니다! ‘우리’ 이집트 총독부도 더 이상 본국에서 돈을 끌어다 쓸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제국의 핵심이 될 기회를 잡은 겁니다!”
“하하! 이젠 제국이란 말도 익숙해지셨습니다. 부총독.”
카이로 공작의 농담에 부총독 클레베르는 입맛을 다셨다.
“벌써 10년 아닙니까. 이젠, 현실을 받아들여야죠. 오슈 각하.”
어떤 의미에서는 모로나 라인 군단보다 더욱 완강한 공화파들이 모인 곳이, 바로 이집트다.
부총독 클레베르는 심지어 이집트에 프리메이슨을 차려놓고 공화주의 정신을 강의하는 교습소까지 만들었다.
허나 제국이 탄생한지도 거의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본국에서 멀어져 이집트에 남은 프랑스인들이 제국을 받아들일만큼의 세월이다.
문득 카이로 공작, 오슈가 운하를 돌아보다 서신 하나를 접었다.
“유진 녀석, 5년을 얘기하더니 10년이 넘었군. 슬슬 [제국]에 나도 귀환할 때가 됐나.”
프랑스 해외, 영주 원수들의 일인자.
이집트 총독이자 대운하의 지배자.
구원수 중 필두, 오슈가 본국에서 훈령을 받아든 날이었다.
-〈카이로 공작 각하 친전. 러시아 내전 개입에 대한 의견 요망. 프랑스 제국 총참모부.〉
바로, 러시아 대원정에 대한 의견을 담은 훈령이었다.
1809년, 프랑스 제국 전체가 러시아로 들끓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