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5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59화(460/547)
(459) 나폴레옹은 유일 황제를 꿈꾼다
우선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황제의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시작할 수는 없소. 군부, 의회, 그리고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오. 특히 시민제정인 프랑스 제국에서는 말이요.”
나아가 이 모든 것을 황제가 혼자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전제군주정이든 시민제정이든 황제의 대리인이 움직이기 마련이다.
보통은 황제의 총신이나 실세, 혹은 재상이 이런 일을 떠맡게 된다.
그런데 프랑스 제국에는 에스파냐의 고도이 같은 총신도, 영국의 피트 같은 실권을 가진 수상도 없다.
엉뚱하게도 실제 직함은 외무장관인 탈레랑이 움직이고 있는 이유다.
“동맹국과 사실상 속국인 라인 연방의 동의를 얻을 필요는 없어서 다행이군요.”
“마레 국무장관, 실은 명목상만 그렇다오. 실제로는 동의를 얻기 위해 물밑에서 많은 교섭이 있었지요.”
“고생하셨습니다, 외무장관. 그럼, 다음 수순은 역시 의회 설득입니까? 군부는 원수들이 모두 찬성했으니.”
위그 베르나르 마레, 원칙적으로는 대재상 캉바세레스 바로 아래 직함으로 내각의장이다.
허나 실상은 재정을 한손에 쥔 재무장관 몰리앙이나, 국토 전면 개발자인 내무장관 샤프탈보다도 권한이 약하다.
하여, 지금도 지팡이를 짚은 채 탈레랑의 ‘권고’를 ‘지시’처럼 듣는 중이다.
“글쎄, 의회가 설득이 될지 모르겠군. 특히 하원의 실력자인 데물랭이 황제와 아주 사이가 나빠졌지요.”
문득 탈레랑이 쓰게 웃었다.
사실, 하원에 데물랭만 있는 게 아니란 것도 문제다.
일단 전직으로 물러난 하원의장 데물랭을 대신해, 새로운 의장은 피에르 시몽 드 라플라스가 선임되었다.
허나 라플라스는 후세 원역사에서 그렇듯, 현재도 수학자로나 유능하지 정치인으로서 유능한 사람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하원의 또 다른 실력자들, 특히 시에예스와 바뵈프가 준동하는 중이다.
이 상황에서 과연 원정이 이뤄질까?
탈레랑은 확신할 수가 없었다.
특히 바뵈프는 반전론자로도 유명한 자이기 때문이다.
-덜컥!
문득 흥분한 얼굴로 푸셰가 들어섰다.
“뭔가, 푸셰 장관?”
“급보입니다. 무슈 탈레랑. 바뵈프가 영국 이방인국과 접촉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방인국? 영국의 정보 부서를 말하는 건가. 흐음.”
가볍게 턱을 쓰다듬는 탈레랑의 태도에 푸셰가 놀라 되물었다.
“아니, 비상사태 아닙니까? 하원의 핵심 야당 인사 중 하나가, 적국과 내통하고 있는데요!”
“무슨 소리인가. 무슈 위컴이라면 나도 가끔 보는데.”
“예? 잠깐, 그거야 외교의 일환 아닙니까!”
마레도 황망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이건, 반역 혐의로 체포해야 할 사안 아닐까요?”
그러나 탈레랑은 가만히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바뵈프가 제정 반대론자라는 것은 파리에서 모르는 자가 없다.
그것만으로도 본래 추방해야 할 자였지만, 지금까지는 나폴레옹이 내버려둔 상태다.
굳이 말하자면 일종의 관용을 보여주는 예시였달까.
그런데 영국의 정보국과 접촉했다는 사실만으로 체포하거나 감옥에 가둔다면, 모양새가 좋지 않다.
게다가 탈레랑은 어쩐지 묘한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수상이 바뀌었는데, 대외정책은 바뀌지 않은 면모를 보인다.
순간 탈레랑이 눈을 떴다.
“영국이 유도했군, 이 전쟁.”
“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갑자기 영국이, 전쟁을 유도해요? 설마 러시아 원정 말입니까?”
“맞네, 푸셰. 프리메이슨이 움직였든, 피트가 손을 쓴 것이든, 전쟁을 유도한 건 영국이야.”
물론 듣고 있는 푸셰나 마레 입장에서는 황당한 소리다.
애초에 러시아 원정은 차르 파벨의 광기 어린 결정으로 시작되었다.
인도원정이라는 미친 짓을 막겠다고 황태자가 반역을 저질렀다.
이 문제를 프랑스 패권을 위해 이용하겠다고 나선 게 나폴레옹의 원정 선포다.
제국 내각 장관들쯤 되면 이 정도는 상식이다.
한데 갑자기 영국 음모론이라니, 지나친 얘기가 아닐까?
허나 탈레랑은 더욱 기가 막힌 얘기를 입에 올렸다.
“우리도, 이걸 오히려 이용해야겠군. 영국 덕분에 러시아 원정 동의가 쉬워질 수도 있겠어.”
“예? 아니, 외무장관님. 물론 영국 탓이란 말은 믿기 어렵습니다만, 만약 음모라면 영국의 속셈부터 파헤쳐야죠?”
“러시아 원정을 막겠다고? 황제 폐하가 제후들과 원수들, 의원들과 대사들 앞에서 선포한 일을?”
문득 탈레랑이 푸셰를 응시하며 입가를 틀었다.
“이 원정은 못 막아. 그렇다면 황제와 영국과 심지어 러시아 차르까지 원하는 대로, 대원정을 하게 해줘야지!”
전쟁은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영국을 이용해서라도 훨씬 쉽게 의회 동의를 얻어낸다.
이게 탈레랑이 일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푸셰가 낯을 찌푸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일 찰나, 마레가 복잡한 얼굴로 물었다.
“외무장관님, 하지만 이 전쟁은 위험부담이 크지 않습니까? 영국이 촉발한 걸 보면, 더욱 그렇죠.”
“황제 폐하는 모든 전쟁에서 이겨왔소. 유진 에스파냐 국왕도 함께 하고, 역전의 칠원수도 동반할 거요. 게다가, 지금까지는 영국이 전쟁을 도발한 적이 없소?”
“설사 그렇다 해도 패배한다면.”
그 순간 탈레랑이 태연한 태도로 대꾸했다.
“대원정에서 패배한다면, 그때 일을 왜 걱정한단 말이오? 모든 게 끝장날 텐데.”
바로 나폴레옹 체제가 붕괴될 것이다.
푸셰도, 마레도 둘 다 낯이 얼어붙었다.
물론 두 사람 전부 권력을 추종하고, 정치적 위치를 바꿔가며 이 자리까지 왔다.
어쨌거나 여기 있는 모두는 한때는 자코뱅이든 지롱드든 혁명가들이었으니까.
그럼에도 군주의 파멸을 당연하다는 듯 얘기하는 탈레랑에게는 익숙해지지 않는다.
“혹시, 정말 혹시라도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마레가 자신도 모르게 묻자, 탈레랑은 지팡이를 짚으며 문을 나섰다.
“그야, 새로운 권력을 맞이하면 그뿐이오. 프랑스를 위해서.”
어차피 탈레랑이 충성하는 것은, 프랑스지 황제가 아니다.
***
전쟁을 모르는 이들에게도, 이번 원정은 너무나 무모해 보인다.
“마리, 정말 나폴레옹이 친정을 떠나야만 하는 거니? 그럼, 유진도 가니?”
황후 조세핀이 마리를 보자마자 달려와 붙잡고 물었다.
마리는 살짝 당황하다 조세핀의 손을 마주 잡았다.
요새 들어 딸이 신대륙으로 떠난 탓인지, 조세핀도 수심이 깊어 보인다.
“황후 폐하, 벌써 선포가 이뤄진 모양이에요. 너무 걱정 마세요. 그동안 황제 폐하도, 유진도 전장에서 항상 무사했잖아요?”
“지금까지 무사하다고 해서, 앞으로도 무사하단 법은 없어! 세상에, 러시아라니. 거긴 얼음의 땅 아니야? 그곳에 뭘 얻을 게 있다고, 수십만 명을 끌고 간대?”
“폐하의 논리는, 이번에 수십만을 끌고 가지 않으면, 프랑스인 수백만이 죽을 거라는 거예요.”
어쩐지 스스로 설득이 안 되는 논리를 마리는 입에 담았다.
“만약, 러시아를 이번 기회에 제압하지 못하면, 향후 러시아의 ‘이반’들이 프랑스로 쳐들어와 죽일 거래요.”
사실 유진이 있었다면 조금 놀랐을지도 모른다.
물론 실제 원역사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다.
허나 러시아는 결국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는 [서유럽]을 위협하는 세력이 된다.
정작 세계대전은 통일 독일이 일으키긴 했다.
그러나 지금은 나폴레옹이 독일을 완전히 분할한 상태다.
반대로 말하면 프랑스의 패권을 위협할 세력은 딱 두 개밖에 없다.
영국과 러시아, 바다와 육지의 대국.
그런데 영국을 당장 정복할 수는 없다.
왜냐면 프랑스 해군은 신대륙의 누벨 프랑스, 에스파냐 함대를 모두 합쳐도 영국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나폴레옹이 영국 상륙전을 시도한다면, 원역사 트라팔가에서 그랬듯, 결국 패전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러시아를 먼저 제압해야 한다는 게 나폴레옹의 대전략이다.
“말도 안 돼. 러시아인들이 언제 우리에게 쳐들어오기나 했니? 헛소리야!”
물론 황후 조세핀이 보기에는, 혹은 양식 있는 프랑스인이라면 누구나, 헛소리라 생각한다.
혹시 영국과 싸운다면 모를까.
또한 그렇게 된다면 나폴레옹이 굳이 전장에 나갈 필요도, 나갈 수도 없지 않은가?
마리가 한숨을 쉬었다.
“어쩔 수 없어요. 이미 황제 폐하는 결정하셨잖아요?”
“유진은 설득할 수 있지 않니? 내 말은 듣지 않아, 나폴레오네가.”
“저도, 나가지 말라고 얘기해 봤어요. 하지만.”
문득 마리는 퐁텐블로 궁전, 중심부의 집무실 쪽을 원망스레 보다 속삭였다.
“이건, 황제 폐하의 권좌를 지킬 수 있는지의 문제래요.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그렇기에 황제는 전쟁을 포기할 수 없다.
제위를 포기하려 한다면 모를까.
혹은, 생명을.
***
황제가 흡족한 얼굴로 웃으며 물었다.
“유진, 어떠냐.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유진은 눈을 깜박였다.
지금, 통과해야 할 안건은 한두 개가 아니다.
허나 전쟁 결의안의 통과라면, 탈레랑이 준비 중일 것이다.
혹시 데물랭이 문제라도 일으켰을까?
잠시 말을 고르다 유진은 간단히 답하기로 했다.
“하원이라면, 당연히 통과할 겁니다.”
“아니, 내가 묻는 건 러시아로 가는 길이다.”
“그 문제라면, 베르티에가 철저히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까?”
러시아 진군로는 총참모부의 몫이다.
게다가 사실 유진은 엄밀히 말해 외국왕이 아닌가?
하지만 나폴레옹은 이번 대원정에서 유진에게 ‘머리’를 의존하기로 한 모양이다.
나폴레옹이 피식 웃다 유진에게 되물었다.
“농담하지 말거라. 뤼시앵 말로는 누벨 프랑스에선 [철도]라는 걸 만든다던데. 혹시, 그거냐?”
유진은 눈을 크게 떴다.
누벨 프랑스에서 유진이 구대륙에서 진행이 어려운 실험적 계획을 실시한 것은 사실이다.
그중 하나가 전면적인 증기기관 도입이다.
사실 유럽에서는 빈 땅이 그렇게 많지 않아, 대규모 실험을 하기 어려운 점이 많기도 했다.
다만 아직 실용화까지는 먼 기술인데, 뤼시앵이 감탄했는지 귀국길에 들러 전한 모양이다.
“뤼시앵 숙부님이 쓸데없는 말을 하고 가셨군요.”
“왜지? 굉장히 쓸모 있을 것 같던데. 그저 석탄을 넣는 것만으로 움직인다니! 사람도, 물자도 기계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거 아니냐!”
“그거야 폐하께서 추후 10년에 걸쳐 유럽을 통치하시게 될 때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지금은 무리죠.”
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일렀다.
“증기자동차는 대규모로 동원할 생각이긴 합니다만, 그건 전투에 쓸 겁니다. 보급에 쓸 정도로 효율이 좋지는 않아요.”
이미 이집트 원정 당시 증기자동차 전법을 한 번 써본 적도 있다.
물론 추운 러시아에서 제대로 작동할지는 유진도 모르지만.
딱히 뾰족한 답을 내놓지 않은 유진을 응시하다 나폴레옹이 어깨를 으쓱였다.
유진이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총참모부의 기존 진군안을 시행하면 그뿐이니까.
“좋아. 그럼, 계획을 마련하는 대로 보고하도록.”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폐하.”
“뭐지?”
유진이 잠시 침묵을 지키다, 나폴레옹에게 말했다.
“원정만이라면, 꼭 친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굳이, 직접 가셔야 합니까?”
러시아 대원정은 원역사를 거론하지 않아도 위험부담이 크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직접 친정하지 않는다면, 패배 후 부담해야 할 위험이 절반은 줄어든다.
어쨌든 원역사에서도 원정 당시 일어난 참극 속에서, 나폴레옹이 본국에 없었기에 대처하기가 더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나폴레옹은 단호히 답했다.
“아니, 짐이 직접 가야 한다.”
“이유가 뭡니까?”
“너도 짐작할 텐데, 유진.”
문득 나폴레옹이 지구본을 돌아보며 원수봉을 들어 가리켰다.
“이 대전에서 짐이 직접 지휘하여 승리할 때, 비로소 짐은 유일한 황제가 될 것이다.”
그곳에 또 다른 황제, 차르가 다스리는 러시아가 있다.
이 전쟁이 끝난다면, 단 하나의 황제만이 남게 될 것이다.
누가 이기든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