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5화(46/547)
(45) 로베스피에르가 시한부 전권을 주다
본래 좋은 소식은 늦고, 나쁜 소식은 극도로 빠르게 달려온다.
“마크 앙투안 줄리앙의 보고서를 모든 의원님들께 나눠드렸습니다. 의장님.”
로베스피에르의 오른팔, 생 쥐스트가 보고했다.
마크 앙투안 줄리앙.
국민공회가 방데로 보낸 ‘감시역’은 단연 파견의원 카리에다.
그러나 국민공회, 정확히는 국민공회의 무수한 위원회 중 최고위원회인 공안위원회는 카리에를 믿지 않았다.
때문에 공안위원회에서 파견한 감시위원이 바로 줄리앙이다.
하지만 [집단학살] 보고가 올라올 거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당통이 문득 보고서를 보다, 미간을 찡그렸다.
“이게 대체 뭐야! 집단 익사라니? 아무리 반역자들이라도, 누가 이렇게 죽이라 했나?”
집단익사.
곧 방데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극이다.
현재 혁명정부가 반란 진압 때문에 강경책을 표방한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파리에서도 당장 망명 귀족들은 궐석 재판으로, 외국 내통자로 의심받은 자는 감금 재판으로 사형에 처하는 중이다.
남프랑스 곳곳에서도 툴롱 진압을 정점으로 내전에 전쟁으로 응수해왔다.
그러니 반란자들을 가두고, 처형하고, 교전사살하는 일은 모두 예상했다.
당장 방데에 내려보낸 지침부터 그렇다.
도적, 그러니까 반란자들을 모두 처단하라.
그러나 어디까지나 전투에서 죽이거나, 재판을 거쳐 사형을 내리거나, 혹은 감옥에서 불가피하게 병사하는 것을 묵인하는 정도다.
집단익사라니 파리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때 공안위원회에 간만에 출석한 마라가 피부를 긁다 코웃음을 쳤다.
“이전부터 카리에가 실행해온 일입니다. 별로 놀랄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기가 막힌 얼굴로 당통이 항변했다.
“마라, 그리 간단히 말할 일이 아니오. 아무리 반란군이라도, 재판은 거쳐야지! 대체, 익사라니. 그게 법에 정해진 사형 방법이오?”
“거긴 전장이란 걸 잊으면 곤란하오. 현재 언제든 국경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빠른 반란 대처는 중요하오.”
“아니, 그렇다고 반란자인지 일반 시민인지도 모르는데 그냥 죽입니까!”
당통이 공안위원들을 돌아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잊었소! 이들도 유권자요. 방데 출신 국민공회 의원이 하나도 없소?”
물론 이 공안위원회에는 아무도 없다.
애초에 방데는 왕당파에 가까운 지역, 또한 그 인근은 혁명 온건파인 지롱드파 본거지다.
그러니 자코뱅, 그 중에서도 강경파인 산악파 중심의 공안위원 중에는 방데 유관자가 없다.
대부분 노르망디, 상파뉴, 일 드 프랑스처럼 북동부에서 왔다.
로베스피에르는 파리 북쪽 아라스, 당통은 북동부 상파뉴, 마라는 엉뚱하게 스위스 출신이다.
그러다 보니 방데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마음 깊이 생각하는 자가 하나도 없다.
사실 당통도 마찬가지다.
단지, 집단익사는 선을 넘었다.
양심 문제를 떠나서, 이게 파리와 프랑스 대중에게 알려질 경우 감당하기 어렵다.
촉이 좋은 당통은 이 관점에서 본 것이다.
반면 마라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서, 반란자들을 그냥 풀어주자고? 그러다 우리 병사들이 죽으면? 병사들은 유권자 아니오?”
공안위원회 모두가 헛기침을 하며 외면했다.
마라가 말한 바는 사실 공안위원회 다수의 의견이다.
아무리 잔혹한 혁명의 시대라도, 이들은 국민이 뽑은 의원이다.
그러니 학살을 명시적으로 지시할 리는 없다.
하지만 설사 현장에서 민간인 사형이 좀 거칠게 일어났다 해서, 말릴 상황은 아니다.
어쨌든 프랑스는 전방위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중이다.
일일이 합법을 따지고 있다간, 반란군이 언제 파리를 전복할지 모른다.
지금도 파리 시내는 물가 상승으로 민심이 나날이 나빠지는 상태다.
하루가 지나면 물가가 2배씩 뛴다.
만약에 연말까지 올해 작황이 흉년으로 판정되면, 그때는 또 다시 폭동이라도 일어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란을 최대한 빨리 종결짓는 것,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통도 그 이상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그때다.
“만약, 반란이 종결되기는커녕, 더 불붙고 있다면 어떻습니까?”
공안위원회의 말석, 오귀스트 로베스피에르가 입을 연 것이다
지금껏 한 번도 입을 열지 않던, 로베스피에르의 동생이.
***
오귀스트, 사실 본명은 오귀스탱인 이 남자는 형의 부속품으로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애칭으로 오귀스트라 불리는 이 남자는 다름 아닌 나폴레옹을 발굴해낸 장본인이다.
만약 오귀스트가 툴롱에서 나폴레옹을 발탁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나폴레옹이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한들, 펼쳐볼 기회를 영영 얻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혁명기 프랑스는 계속 전쟁이 터졌다.
꼭 오귀스트가 아니라도 누군가 나폴레옹을 발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폴레옹의 중앙 연줄이 바로 오귀스트고, 지금도 그렇다는 거다.
이를테면 나폴레옹의 부관, 유진이 밀서를 보낼 정도로.
오귀스트가 얼마 전 손에 들어온 문서를 꽉 쥔 채, 힘주어 말했다.
“카리에는 지금 방데 반란 진압에 완전히 실패하고 있습니다.”
당통이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말이오, 오귀스트 로베스피에르 의원?”
반면 마라는 낯을 찌푸렸다.
지금 이 상황은 공안위원회의 미묘한 균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공안위원회, 곧 국민공회의 최고기관이자 프랑스의 실권자 집단은 3분되어 있다.
마라 파, 당통 파, 그리고 로베스피에르 파다.
그런데 카리에 의원과 로시뇰 사령관은 마라가 추천한 인사였다.
줄리앙이 보낸 감시 보고서에 마라가 유독, 편향된 입장을 보인 진짜 이유다.
또한, 오귀스트의 발언에 당통이 반색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수천 명의 사람이 익사당하는 상황조차 정쟁의 재료로 사용되는 것.
그게 혁명기 정치의 비극일지도 모른다.
잠시 이를 악물다, 꾹 참으며 오귀스트가 말했다.
“지금 제가 보낸 정보원에 따르면 방데 반란군이 영국과 결탁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거의 사실에 가깝다는군요.”
“하! 그놈들, 역시 반역자답군! 나라를 팔아먹다니!”
“문제는 이걸 카리에가 전혀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방데 현지 사령부에서는 심지어 카리에가 영국과 결탁한 탓에, 손쓰지 못한다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입니다.”
그 순간 마라가 격분해 벌떡 일어났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카리에는 애국자요!”
“또한 오를레앙 공작의 후원을 받던 자기도 하지요. 마라.”
“맙소사, 그런 자가 한 둘이오? 게다가 오를레앙 공작이 도주한 이후로는 사형 결의안에도 찬성했소!”
마라의 눈이 번뜩였다.
오랜 도주생활로 인해, 마라는 피부병을 앓고 있다.
평소 건강에 영향을 미쳐, 마라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게 하는 약점이기도 하다.
허나 이 순간, 나쁜 피부와 형형한 눈빛이 합쳐지자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잠시 공안위원회 의원들이 모두 압도될 정도였다.
그러나 오귀스트는 이를 악물다 보고서를 꽉 쥔 채 외쳤다.
“그게 아니라면, 카리에가 왜 라 로셸을 빼앗겼는지, 설명이 안 된단 말이오!”
라 로셸, 유서 깊은 프랑스 서부의 항구 도시가 반란군의 손에 들어갔다?
모두 처음 듣는 보고에 공안위원회 의원들은 경악했다.
혁명 초기부터 참여한 시예예스, 법률 전문가이자 미식가 캉바세레스, 로베스피에르의 친구 데물랭이 부르짖었다.
“라 로셸을 빼앗기다니, 그게 무슨!”
“세상에 낭트를 막았다고 좋아했더니, 이젠 라 로셸이야? 그곳이 뚫리면 영국 해군이 놈들에게 보급을 할 수가 있어!”
“이건 중대 사태요!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건가, 카리에는!”
오귀스트는 이제 자신감을 얻고, 보고서를 펼쳐 들었다.
“여기, 툴롱 전투에도 참가한 프랑수아 마르소 소령의 보고서가 있소. 내가 읽어드리지요. 지금 방데 전장은 무능한 사령관과 파견의원으로 인해, 라 로셸을 빼앗기고 말았다!”
바로 유진의 우편 특수중대 배달부, 루이 투르네가 달려와 전한 보고서다.
그럼 왜 유진이 아니라 마르소가 썼을까?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유진이 본래 요주의 인물이란 점이 크다.
어쨌든 왕비를 구하면서, 산악파에 찍힌 상태니까.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마르소의 명의를 이용한 것이다.
과연, 마르소가 누군지 모르는 마라가 낯을 찡그리며 외쳤다.
“마르소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로시뇰만큼 공훈이라도 세웠단 말이오?”
“두 사람이 마르소의 능력을 인정했소.”
“그게 누구요!”
마른 침을 삼키며, 오귀스트가 대꾸했다.
“덩게르크 방어전의 영웅, 오슈 준장과 툴롱 탈환전의 영웅, 보나파르트 준장이오.”
오슈와 보나파르트.
현재 혁명 정부는 무수한 전쟁과 고속 승진 사례를 다량 배출 중이다.
그 중에는 카르토나 로시뇰처럼 의원과 친해서 승진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프랑스 북쪽 끝 최전선 요새인 덩게르크, 그리고 남쪽 끝 항구 툴롱을 막은 영웅들은 다르다.
지금 최소한 프랑스 군부 전체와 국방 관계자 모두가 알고 있는 이름이다.
공안위원회 의원들이라도 마찬가지다.
마라가 잠시 주춤거릴 찰나, 의장이 손을 들었다.
공안위원회의 의장,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였다.
“그만.”
오귀스트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형의 보조자,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막시밀리앙 로베스피에르가 입을 열자, 오귀스트는 자신의 주장을 거뒀으니까.
그러나 지금 입을 다문 사람은 오귀스트만이 아니다.
마라도, 당통도 입을 다문 채 로베스피에르를 주시했다.
누가 권력자인지, 실로 명백하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결론을 내립시다.”
공안위원회 의장, 혁명정부의 1인자 로베스피에르가 입을 열었다.
***
혁명기에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다.
결과, 오직 그것만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만약 아무리 진실에 근거한 판정을 내렸다 해도, 결과가 나쁘다면 모든 것이 뒤집어진다.
예를 들어 마르소의 뒤에 있을 유진만 해도 그렇다.
왕비 재판에서 유진은 거짓을 동원했지만, 결과가 좋았기에 살아 남았다.
어쨌든 툴롱을 탈환했으니까.
‘되바라진 꼬마, 뒤에서 또 뭔가 꾸몄군.’
로베스피에르는 오귀스트를 쏘아보며 낯을 살짝 안보이게 찌푸렸다.
마라는 모르지만, 로베스피에르는 안다.
프랑수아 마르소, 보아르네 은행의 전직 부행장.
요주의 인물이었는데, 유진과 함께 종군해 무사히 넘어간 자다.
그 종군의 결과는 툴롱 탈환과 지중해 함대의 생환.
너무 탁월한 성과인데다, 파리도 바빴기 때문에 결국 이 요주의 인물들은 넘어가게 된 것이다.
아직도 감시 대상인 왕비 일가와 함께.
한데, 마르소가 이런 보고서를 동생 오귀스트에게 보냈다.
틀림없이 [금융신동] 유진이 있는 게 분명하다.
보통은 이 음모를 밝혀 유진을 쫓아내고 카리에를 지켜주는 게 정의에 부합할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과연 방데 반란 진압으로 끝날 것인가?
라 로셸의 함락 소식.
로베스피에르가 결과를 낙관하게 만들 수 없는 중대한 정보다.
유진의 뜻대로 놀아나는 건 기분 나쁘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다.
로베스피에르가 좌중을 향해 말했다.
“자, 일단. 여기서 소문의 진위를 판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시민 살해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겠습니다.”
“올바른 판단이오, 무슈 로베스피에르!”
“하지만, 라 로셸을 빼앗겼다는 건 중대 사태요. 마라.”
마라도 그 말에는 답하지 못했다.
라 로셸, 그 자체는 중요한 도시는 아니다.
보르도나 낭트에 비하면 10분의 1도 안 되는 규모의 소도시다.
그러나 바다에 면한 항구라는 게 문제다.
영국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항구.
방데 지역에 툴롱처럼 영국이 직접 개입할지도 모를 상황이다.
로베스피에르는 차갑게 눈을 번뜩이며 의원들을 돌아보았다.
“카리에는 내버려둬도 누군가 책임은 져야겠지요? 사령관을 교체합시다. 후임자는 누가 좋겠습니까?”
그 자리에 있던 모든 공안위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마라의 직계 의원, 카리에는 살려준다.
그렇지만 로시뇰은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순간, 희생양으로 로시뇰이 정해진 것이다.
그 순간, 오귀스트가 급히 나섰다.
“여기, 보고서를 보낸 마르소 소령이 한 명을 추천해왔습니다.”
“누구지요? 무슈 오귀스트 로베스피에르?”
“장 바티스트 클레베르 소장입니다. 라인 전장 경험자죠.”
의원들은 다시, 서로 눈치를 살폈다.
클레베르, 처음 듣는 이름이다.
요컨대 누구의 파벌도 아니다.
심지어 로베스피에르도 처음 듣는 얼굴이다.
게다가 라인 전장에서 싸운 자라면, 전쟁 경험은 충분할 것이다.
로베스피에르가 냉정한 눈으로 의원들의 표정을 확인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단, 이번 교체에는 책임을 묻겠습니다. 3개월.”
“예? 형님, 아니 로베스피에르 의원님. 그건.”
“그 안에 방데를 제압하라고 하세요. 최소한 최고사령관의 목이라도 가져와야 합니다. 대신, 전권을 주겠습니다. 신임 사령관에게.”
만약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오귀스트와 신임 사령관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다.
오귀스트는 긴장한 채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 모습을 보던 로베스피에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의 마치죠. 내일은 라인 전역 보고가 있고, 해군 재건을 논의해야 합니다.”
이곳은 옛 왕궁, 퇼르리 궁전 옆, 플뢰르 저택.
파리 최고 권력집단 공안위원회가 열리는 곳.
그곳에서 방데의 운명을 바꿀 결정이 내려졌다.
사령관 교체, 전권 부여, 대신 3개월 내에 결과를 내라.
그러나 그 자리에 누구도 알지 못했다.
최고권력자,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의 결단으로 다시, 역사가 바뀌게 되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