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6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61화(462/547)
(461) 어차피 갈 거라면 이겨야 한다
전쟁론을 쓴 작가는 과연 이 전쟁을 어떻게 생각할까?
“저, 전쟁은 결국 정치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이, 이번 전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클라우제비츠가 유진을 보며 말했다.
예전 유진이 신대륙으로 떠나기 전, 조치를 취한 일이 있다.
19세기 초, 프로이센의 군제 개혁을 실행하는 주요 인사 둘을 빼낸 일이다.
하나는 그나이제나우고, 다른 하나가 바로 원역사 〈전쟁론〉의 작가인 클라우제비츠다.
상대적으로 장성급 직전이었던 그나이제나우는 아직도 총참모부에서 겉돌고 있다고 한다.
허나 위관급 장교였던 클라우제비츠는 꽤 성공적으로 프랑스군에 적응했다.
지금도 러시아 대원정 작전계획 수립에서 중심축 중 하나다.
유진이 퐁텐블로 궁전까지 불려온 클라우제비츠를 응시하다 고개를 기울였다.
“그렇다면 바뵈프가 전쟁을 찬성한 것도, 그런 이유겠군.”
“저, 저야 외국인이니 프랑스의 복잡한 속사정까진 모릅니다. 하지만, 전쟁을 부추겼을 때 어, 얻을 게 많다고 느, 느꼈겠죠.”
“그래. 분명 얻을 게 많지. 이기면 전쟁에 찬성한 덕을 볼 거고, 지면 제정을 무너뜨릴 기회를 잡을 테니까.”
마치 바뵈프의 속내를 꿰뚫는 듯한 유진의 발언에 클라우제비츠가 오히려 놀랐다.
“그, 그걸, 알면서도, 내버려 두십니까?”
그 정도면 가히 반국가인사 아닌가?
만약 프로이센이라면 당장 감옥에 가거나 국외추방 되었을 일이다.
그러나 의외로 나폴레옹 제정 체제는 원역사에서도 반국가인사들을 쉽게 쫓아내지는 않는다.
물론 스탈 부인 같은 경우는 조금 다르다.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을 유혹하려 들어서, 나폴레옹이 비위가 거슬린 탓이 크다.
그러면 지금은 어떨까?
유진이 피식 웃다, 시선을 돌렸다.
“파리의 치안은 푸셰와 사바리의 몫이야. 그렇지, 로슈자클랭?”
“쉬르테는 대외정보만을 맡긴 합니다.”
“그럼 수집한 정보를 여기, 클라우제비츠 참모장에게 알려주게. 조미니는 이미 들었을 테니까.”
그러니까, 푸셰나 사바리가 제몫을 하면 상관없다고 답한 셈이다.
물론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유진은 바뵈프는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어차피 러시아 대원정이 실패한다면, 바뵈프 따위는 다른 의미로 문제가 아니게 될 것이다.
프랑스 대외정보국, 쉬르테의 총수 로슈자클랭이 아직도 검게 탄 얼굴로 보고했다.
“러시아는 현재 사실상 황태자 알렉산드르에게 장악되어 있습니다. 지휘 군대는 인도원정군 20만을 주력으로 합니다.”
“기병 3만 기, 대포 620문이지?”
“실제로는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각지의 국경수비군도 속속 알렉산드르에게 항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핀란드 주둔 사령관 북스회베덴 정도만이 차르에게 충성하는 모양입니다.”
사실상 러시아 전역이 알렉산드르 손아귀에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하지만 보고를 함께 듣던 유진은 조금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최우선 중요 인사가 빠졌다.
“쿠투조프의 폴란드 국경수비군은, 항복했나?”
로슈자클랭이 문서를 넘기다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닙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인근에서 결사 방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탈영병이 속출하는 모양입니다.”
“언제까지 버틸까?”
“그건, 프랑스가 언제 출병하냐에 달렸습니다.”
유진이 고개를 까딱였다.
아마도 바그라티온은 베니히센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차르 참칭자에게 넘어간 모양이다.
파벨이 얼마나 인망이 부족했는지 보여주는 거나 마찬가지인 사례다.
“자, 이렇다네. 클라우제비츠. 자네 생각은 어떻지?”
클라우제비츠는 로슈자클랭이 내민 보고서를 뚫어져라 보았다.
차르 파벨과 [찬탈자] 알렉산드르가 러시아에서 맞붙는 상황, 프랑스 그랑다르메의 준비, 그리고 무엇보다 클라우제비츠 본인이 짜고 있는 보급 계획.
세 가지 정보를 머릿 속에서 맞물리던 클라우제비츠가 고개를 들었다.
“전, 프로이센 출신이라, 이, 이, 근방의 도로 사정을 압니다.”
“진흙탕이겠지.”
“마, 맞습니다. 도로, 정비 상태가 프랑스나, 오스트리아, 중부 유럽 일대와 다릅니다.”
그런데 클라우제비츠는 지도 남부를 가리켰다.
“그렇지만, 남쪽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 원역사의 지리 개념으로는 우크라이나 북부 일대다.
반면 나폴레옹이 본래 진격하려던 경로는 원역사로 따지면 폴란드, 벨라루스, 러시아 서부라고 할 수 있다.
허나 클라우제비츠는 벨라루스든, 우크라이나든 둘 다 진흙탕이라 고한 셈이다.
유진은 눈에 이채를 띠었다.
“포니아토프스키 상급대장은, 남부 경로를 제안했지.”
“무슨 이유인지는 압니다. 그쪽은 비가 훨씬 적게 옵니다. 남쪽으로 갈수록. 하지만, 보급할 도시가 없습니다. 초원 일대라 코사크, 그러니까 그쪽 말로는 카사크들이나 기동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어떤 경로를 제안하고 싶나?”
클라우제비츠는 더 이상 말을 더듬지 않고, 명확히 되물었다.
“전쟁은 전략 목표와 수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전쟁의 목표와 수단은 무엇입니까? 그것을 듣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쟁론에서 클라우제비츠가 강조하는 바다.
정해진 답은 없다.
상황, 환경, 전술가, 병사, 시기에 따라 각기 다른 해법이 있을 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 그 자체의 목표와 수단이다.
유진이 그 기억을 헤아리다 대꾸했다.
“이 전쟁의 목표는 유럽의 황제를 하나로 만드는 거다. 수단은 그랑다르메, 지난 제3차 반프랑스 동맹 전쟁 때 싸웠던 프랑스 군단과 라인 동맹군, 그리고 헝가리와 바르샤바 공국군이다.”
총원 60만 대군.
그중 프랑스 정예는 20만에 불과하다.
되려 원역사에서는 30만이나 동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적은 숫자다.
군단 대다수가 외국군인 셈이다.
클라우제비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북로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이유는?”
“현 시기는 봄, 이제 라스푸티차가 사라졌을 시기입니다. 또한, 남로를 택할 경우,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제비츠의 시선이 유진을 정시했다.
“헝가리, 반드시 배신할 겁니다.”
바로 카를 국왕이 아직 제위하는 나라다.
***
본래 전술가는 국소 국면을, 전략가는 극대 국면을 본다고 한다.
“클라우제비츠인가 하는 말더듬이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폐하. 헝가리가 역공을 할 경우 위험은 아주 커지죠.”
그러나 〈전쟁술〉로 이름을 원역사에 남긴 조미니도 전쟁론의 저자와 똑같은 판단을 내렸다.
누구라도 사실 헝가리는 위험 요소라 볼 것이다.
물론 대육군 진군 과정에서야 여러 수단을 쓸 수 있다.
지휘관, 보급, 행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를 제약하면 된다.
본래 원역사에서 러시아 원정 당시 오스트리아 병사를 활용한 나폴레옹이 그랬듯이 말이다.
허나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에게 결국 당했듯, 본국에서 병사를 새로 출진시키면 통제할 재간이 없다.
하여, 헝가리의 배신은 변수로 생각해야만 한다.
유진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조미니에게 일렀다.
“총참모부에서 클라우제비츠를 우리 쪽, [제4군단]으로 배속시켜. 보급 계획과 진군 계획에 참여시키도록.”
“그럼, 북로를 선택하실 겁니까?”
“전쟁은 본래 기망이지. 우리 진군로를 그대로 드러낼 필요는 없어. 북쪽으로는 라인 동맹군을 진군시킨다.”
이번 원정에서 유진은 제4군단을 지휘한다.
본래 예나 전역에서 지휘했던 바로 그 군단이다.
다만 라살이 베르티에 때문에 빠졌고, 근위기병대 주력도 에스파냐에 남는다.
허나 조미니, 쥐노, 이폴리트를 주축으로 하는 참모진은 그대로다.
그런데 이 참모진들조차 예측하지 못한 결론을 유진이 내놓았다.
“하지만, 그랑다르메 주력은 남로를 택하게 될 거야.”
조미니는 눈썹을 치뜨다 반문했다.
“폐하, 클라우제비츠를 배속시키라 명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클라우제비츠의 결론을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건 클라우제비츠가 틀렸다고 보는 게 아닌가?
어째서 유진은 클라우제비츠를 기용하면서도, 동시에 정반대의 지시를 하는 걸까?
유진이 간명히 대꾸했다.
“기본적으로 클라우제비츠는 정석을 고집하는 자야.”
“예?”
“대전략을 세우는 데는 유능하지만, 실전에서 기책을 쓰는데 뛰어나진 않지. 헝가리? 그건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그리스가 맡으면 돼.”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유진은 클라우제비츠, 그리고 프랑스 제국군 전부의 우려를 해결했다.
뒤통수를 맞는 게 두려운가?
그럼, 상대의 뒤통수에 또 다른 적을 준비하면 된다.
원역사에서 아직 독립하지 않았던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그리스군이 헝가리 배후에 있다.
그러니 유진이 걱정하는 쪽은 다른 부분이다.
“문제는, 속도야. 우리 프랑스군 주력이, 과연 가을이 되기 전 도달할 수 있을까?”
본래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은 가을이 오기 전, 모스크바에 도착하겠다고 호언했다.
허나 비포장 도로, 예상치 못한 강우, 그리고 전염병으로 진군은 늦어졌다.
과연, 유진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옆에서 수행하던 로슈자클랭이 미간을 좁혔다.
“아슬아슬합니다. 현재, 전력으로 보급을 차출하고는 있지만.”
“통조림 생산은?”
“예? 아, 이탈리아 밀라노 공장에서 지금 긴급 공수 중입니다. 일단 베네치아 보급창에 있는데, 곧 바르샤바로 이송할 예정입니다.”
유진은 지도를 뚫어져라 보다 혀를 찼다.
“카르파티아 산맥 때문에 헝가리 통과 루트를 구사하기 어려운 게 아쉽군. 빈으로 수송하라고 해라. 빈, 크라쿠프, 리보프, 그리고 키예프 남쪽 일대로 우회한다.”
만약 그랑다르메를 헝가리로 진군시킬 수 있다면 일석이조다.
헝가리를 위압하면서, 보급을 헝가리에 전담시켜, 여력을 빼놓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헝가리와 러시아 사이에는 카르파티아 산맥이 있어서, 진군이 그렇게 용이하지는 않다.
그러니 빈을 축으로 폴란드 남부, 우크라이나 북부, 그리고 우크라이나 남부 초원을 우회해야 한다.
클라우제비츠가 말한 대로, 러시아의 유목민인 카자크들이나 기동하는 길이다.
이폴리트가 다급히 나섰다.
“어, 국왕 폐하. 밀라노에서 생산 중인 통조림만으로는, 완전한 보급이 어려울걸?”
“아니, 보급을 맡아줄 나라가 있어.”
“대체, 그게 어딘데?”
유진은 지도 위, 단 한 곳을 응시했다.
원역사, 우크라이나의 남쪽에 위치한 한 나라가 있는 곳을.
***
황제가 국왕을 보다, 다시 물었다.
“어떤 길을 가겠다고?”
유진은 심호흡을 했다.
지금, 유진이 내놓는 전략은 실로 무모하다.
러시아 대원정만큼 무모한 게 어딨겠냐만, 그 원정을 진행했던 대전략가의 생각을 뒤엎는 일이라 무모하다.
그렇지만 무모하지 않으면, 그 대전략가의 실패를 극복할 수 없다.
대전략가, 나폴레옹을 정시하며 유진이 말했다.
“라스푸티차를 피하는 길입니다.”
라스푸티차, 러시아의 성채나 마찬가지인 진흙의 바다.
직접 본 적이 없는 것은 유진도, 나폴레옹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군단이 가야 할 길을 방해할 것임은 분명하다.
나폴레옹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쓸 거냐?”
“남쪽 우크라이나, 아니, 흑해 연안으로 진격하는 루트를 선택하게 할 겁니다. 그곳은 초지라 진흙탕이 줄어들고, 나아가 추위와 강우가 덜하죠.”
“그럼 폴란드를 이용하는 보급 계획이 엉망이 될 텐데?”
순간, 유진이 눈을 빛냈다.
“오스만 제국이 우리 보급창이 될 겁니다. 폐하.”
본래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끝내 남로를 택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
오스만 제국이 친프랑스였다가, 이 시기에 친영국으로 돌아서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재는 마르소가 계속 주둔한 탓에, 여전히 오스만 제국은 친프랑스 동맹국이다.
나폴레옹이 무릎을 쳤다.
“과연! 마음에 드는군! 바로, 그거야!”
이로써, 그랑다르메의 행군로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실패한 북로가 아니라, 미지의 남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