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6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62화(463/547)
(462) 라스푸티차를 막을 수 없다면 우회하자
라스푸티차, 러시아로 가는 길에 피할 수 없는 재난이다.
“이 재난과 맞서는 건, 무의미합니다. 폐하.”
멋들어진 콧수염을 기른 남자, 포니아토프스키가 고했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포니아토프스키는 프랑스군이 북로를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나폴레옹은 당연히 자신의 계획을 과신했고, 나아가 남로를 선택했을 때 빚어질 보급 차질도 우려해 거부했다.
다만 포니아토프스키의 폴란드 군단은 남쪽을 택해도 좋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 모스크바에서 돌아오는 길에 궤멸했다.
지금은 전혀 다른 대안을 들은 나폴레옹이 여유롭게 웃으며 묻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포니아토프스키 상급대장?”
“당연히 우회해야 합니다. 저는 흑해 북안, [헤트만시치나]의 영역을 통과할 것을 제안합니다.”
“헤트만시치나?”
처음 듣는 용어에 나폴레옹이 고개를 갸웃거릴 찰나, 포니아토프스키가 급히 설명했다.
“예, 자포로지아 카자크들이 지배하던 땅으로, 아직도 불온한 곳이지요.”
오히려 설명하지 않느니만 못한 얘기다.
일단 카자크, 영어로는 코사크라 불리는 유목민들이 뭔지 나폴레옹이 알게 뭐란 말인가?
그렇지만 사전에 유진의 설명을 들은 탓에, 나폴레옹도 대강은 안다.
러시아 남부 초원을 누비는 유목민 연합체로 본래는 폴란드에 귀속되어 있던 집단이다.
폴란드가 해체된 이래, 러시아에 자치국으로 귀속되었다가, 이제는 완전히 정치체로서는 분해된 상태다.
또한 러시아의 경기병 상당수가 카자크에서 충당된다.
연전에 나폴레옹도 수보로프와 싸울 때 잠시 부딪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도 자치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으며, 반러시아 감정도 크다.
“하지만 보급 문제는 어떻게 처리한단 말인가?”
“그건, 일단 헝가리를 통해, 수송하시면.”
“헝가리가 우리 프랑스 제국에 순순히 굴복하겠나? 진작에 없애 버렸어야 했는데! 아니면 정략결혼이라도 하든가!”
진작 준비하지 않았던 것에 화를 내는 소리다.
허나 그 준비는 사실 나폴레옹이 했어야 할 일이 아닌가?
잠시 당황한 포니아토프스키가 말을 잇지 못할 찰나, 나폴레옹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그럼, 오스만 제국은 어떤가, 포니아토프스키 상급대장?”
순간, 포니아토프스키가 입을 쩍 벌렸다.
“폐하, 대체 어떻게 이슬람을 믿는 야만인들을 신뢰할 수 있단 말입니까?”
사람을 쥐었다 폈다 하며, 정신없이 만든 후 본심을 토하게 하는 것은 권력자들의 장기다.
게다가 나폴레옹은 원래 변덕스러운 탓에,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쉽게 남을 쥐고 흔들 수 있다.
흡족한 얼굴로 나폴레옹이 옆에서 구경하던 유진을 돌아보았다.
“이럴 거라 했지 않느냐, 유진.”
“폐하께서 예상하신 대로군요.”
“전략적으로 아무리 효율적이라도, 정치적으로 안 되는 일이 있는 거야. 넌 좀 더 배워야 한다. 후후.”
아주 잘난 척을 하는 나폴레옹에게 유진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오스만 제국을 이용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폐하.”
이교도, 이종족, 이문명.
오스만 제국은 유럽인들이 보기에 이 모든 이질감을 갖추고 있다.
그러니 원역사에서도 결국 나폴레옹이 오스만 제국을 파트너로 선택하지 못한 게 당연하다.
게다가 프랑스 제국군을 지휘하는 군부 수뇌부는 나폴레옹보다 더욱 완강한 [혁명]의 자녀들이다.
차라리 나폴레옹은 원역사 이집트 원정 당시, 개종을 고려했을 정도다.
그러나 계몽주의 세례의 화신들인 혁명군 장군들은 전근대적 사회인 오스만 제국을 경멸한다.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나폴레옹이 고개를 기울이다 입가를 틀었다.
“우선, 원수들과 상급대장, 군단장, 그리고 참모들을 모두 모아 회의를 열지.”
“회의라구요?”
“그래. 이름하여, 제국 총사령부 합동회의라고 해볼까.”
멋들어진 이름 붙이기를 좋아하는 나폴레옹이 껄껄 웃다,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모두에게서, 뛰어난 작전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설득하기 위한 자리다. 유진.”
유진은 이게 나폴레옹 전략의 문제점이란 걸 알고 있다.
나폴레옹이 독단적으로 전쟁을 치렀다는 것은 물론, 후세의 오해다.
군단장들에게 자율 작전권을 부여했고, 나폴레옹의 실패는 대부분 군단장들이 제멋대로 군을 움직이다 실패한 데서 비롯되었다.
다만 총참모부가 있었음에도 자율적인 작전안이 나오지 못한 것은, 나폴레옹이 독단을 저질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아이디어를 듣기보다, 결론을 관철시킬 필요가 있다.
“거기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던져라.”
특히, 그랑다르메 전체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
프랑스 제국군을 이끄는 별들이 모였다.
“견인 포병 마차? 그게 뭔가?”
바르샤바 공국군 사령관, 베르나도트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마르몽이 열띤 어조로 설명했다.
“현재 포병대는 도보포병대와 기마포병대로 나뉘어 있죠. 황제 폐하는 기마포병대로 그 자리까지 오르셨고.”
“그건 좀 과장이지만, 기마포병대가 그랑다르메 작전의 핵심이긴 하지. 그런데?”
“숫자가 너무 적습니다. 비용도, 포화 소리에 숙련된 기마도, 숙련 포병도.”
현재 귀족 작위로는 마르몽은 공작이다.
허나 군부의 지위로는 상급대장으로서 해외 주둔군 사령관인 베르나도트보다 아래다.
당장 새로운 종류의 포병대를 설명할 필요가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도보포병대를 이끄는 마차 전문 병력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견인포병마차 부대입니다. 현재, 헬베티아 방면 군단이 주로 이용하고 있죠.”
요컨대 도보 포병대의 기동성을 강화한 버전이다.
실제 원역사에서는 전장의 주역을 기병에서 포병으로 바꾸는 원인이기도 하다.
아직은 포병들이 집중 포격을 하는 광경은 그리 많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베르나도트가 웃으며 물었다.
“재미있군, 마르몽 나폴리 공작. 그럼 자네도 참전하는 건가? 나폴리에 남지 않고?”
“후후, 저도 이번에 왕이 한 번 돼 보고 싶어서 말입니다.”
“정말로 꿈이 크군. 좋겠어, 보나파르트 가문 일원이라서.”
슬쩍 빈정거리던 베르나도트가 눈을 번뜩였다.
“이 베르나도트도, 이번에야말로 공적을 세워봐야 하는데!”
반대편, 야심보다는 이제 막 만난 전우들이 반가운 장군들도 있다.
“여, 다부! 자네를 여기서 다 보는군. 그간 라인 연방에 주둔했었나?”
“오랜만이오, 브륀. 파리에서 편하게 지냈겠군. 부왕 전하, 아니 에스파냐 국왕 폐하가 소환하셔서 왔소.”
“제4군단 인사들도 다 모이겠군. 오, 술트도 왔나 본데?”
황제 직속 근위대의 군단장인 브륀이 껄껄 웃을 찰나, 술트가 다가와 경례를 취했다.
“간만에 뵙습니다. 브륀 상급대장 각하.”
“에스파냐로 갔던 거 아니었나? 언제 다시 귀국했나? 쉬셰는 안 오나?”
“유진 국왕 폐하, 수행원으로 따라왔습니다. 어째 원정군에 못 박힌 신세가 됐습니다만. 쉬셰 소장은 아마 마세나 원수 각하와 함께 올 겁니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이른바 26원수 중 하나인 이들이다.
허나 지금은 제국원수가 더욱 귀한 지위가 된 탓에, 대부분 상급대장이란 신설 직위에 머무르고 있다.
모두 이번 대원정을 원수직 승진과 귀족 작위 획득의 기회로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모두 최고 등급으로 받아놓은 상태니까.
반대쪽에서는 기병 지휘관들이 서로 다투는 모습도 보였다.
“베시에르! 이번에 선두는 내 차지야. 절대로 빼앗을 생각 하지 말라고.”
“뮈라 중장,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소만. 이번 행군은 초장거리 여정이오. 선두에서 행군한다고, 전투에서도 전위대가 되는 건 아닐 거요.”
“흥, 잘난 척하긴! 구시대식 헤어스타일이나 바꾸라고! 돌진할 때 흰 가루가 휘날릴 테니까!”
이건 베시에르가 앙시앵 레짐 시대, 귀족들이 하던 석회가루 헤어 스타일을 고수하는 걸 비꼰 것이다.
어쨌거나 이 자리에서 머리에 흰 칠을 하고 있는 사람은 베시에르 뿐이니 말이다.
뮈라의 고성을 듣다, 원수 한 사람이 눈을 찌푸렸다.
“시끄럽군, 쯧.”
그때 원수 앞에 건실하게 생긴 한 장군이 거수경례를 취하며 섰다.
“간만에 뵙습니다. 오주로 원수 각하. 아니, 이제는 [몬테노테] 공작 각하라 불러드려야겠지요?”
“라하르페? 오랜만이군. 요새 하도 얼굴을 비추지 않아 죽은 줄 알았네.”
“걱정 마십시오. 제가 각하보다는 오래 살 테니까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반가운 얼굴로, 무뚝뚝한 원수 오주로가 덥썩 손을 잡았다.
“자네도 참전하나? 마세나도 올 테니, 세뤼르에 할아범만 오면, 완벽하게 이탈리아 원정 때 멤버로군.”
오주로에게도, 라하르페에게도 이탈리아 원정은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전역이다.
그때 원정에 함께 했기에, 오늘날 제국 구원수로 불리는 오주로가 있다.
또한 스위스에서 실패하고 혁명에 뛰어들었다가 절망한 라하르페도 구원받았다.
물론 당시 전역에서 가장 수혜자라면, 당연히 황제지만.
라하르페가 감회에 젖은 눈으로 답했다.
“그때가 좋았지요. 하지만 세뤼르에 상급대장은 아마 파리를 지키게 될 겁니다.”
“노친네에게 영광 한 번 주는 게 어때서. 황제 폐하도 박하시군.”
“오히려 배려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번 원정은 어려울 거라는 얘기가 자자합니다.”
문득 라하르페는 난처한 얼굴로 웃으며 농담을 전졌다.
“황제 폐하가 폴란드 여자와 미국 대사관 주재 무관 장교의 아내에게서, 서자를 얻어서 전쟁을 벌이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더군요.”
문제는 그게 절반은 사실이란 거다.
그러나 전쟁을 스캔들 때문에 일으키는 자가 황제일 리는 없다.
오주로 원수도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저었다.
“설마. 하지만 서자든 서녀든 시끄러운 일이 조용해져서 좋아하긴 하겠지.”
“공작 각하는 설마 서자녀를 두시진 않겠지요?”
“나야 아내에게 충실하지. 이제 막 결혼했는데 전쟁을 떠나게 되니 연일 운다네. 쯧.”
하필 1809년 현재, 오주로는 막 결혼한 상태다.
전처 가브리엘이 1805년 사망한 후, 최근 만나 결혼한 후처 아델라이데다.
고작 19살밖에 안 된 소녀라, 오주로가 전장에 나가는 것 자체가 두려운 모양이다.
라하르페가 피식 웃다 눈에 이채를 띠었다.
“오, 황제 폐하, 그리고 국왕 폐하가 오시는군요.”
퐁텐블로 궁전, 중심 홀로 프랑스 황제, 그리고 에스파냐 국왕이 들어섰다.
“일동 기립. 황제 폐하와 국왕 폐하께, 경례!”
총참모장, 원수 베르티에의 호명과 함께 제국원수, 상급대장, 그리고 참모장급 장성들이 일제히 일어나 예를 취했다.
-척!
프랑스 제국 육군, 그랑다르메를 대표하는 장군들 앞에서 베르티에가 선언했다.
“프랑스 제국 총사령부 [전략합동회의]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회의가 일방적인 통보가 될 거라고는 장군들 중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
당연히, 오스만 제국은 그랑다르메 장군들에게 협력 대상으로 상정된 적이 없다.
“오스만 제국이라니, 그자들을 믿을 수가 있습니까?”
오주로가 가장 먼저 반발하자, 다른 장군들도 저마다 외쳤다.
“세상에, 말도 안 돼! 투르크 놈들이 배신하면 우리는 흑해에서 모두 끝장이야!”
“키예프 남부라면, 도시가 없는 걸로 아는데요? 폴란드 방면 루트보다 가혹합니다!”
“이건 재난이 될 거요. 모두 얼어 죽거나, 굶어 죽거나, 기습으로 죽거나!”
란, 다부, 베르나도트가 펄쩍 뛰었다.
사실 뮈라가 뛰지 않는 이유는 애초에 지형이나 전략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원수, 군단장, 참모장 전부가 반대를 외칠 찰나다.
유진이 원수봉을 휘둘러 기둥을 후려쳤다.
-캉!
소음에 모두가 잠시 입을 다물 찰나, 유진이 모두를 내려다보며 일렀다.
“제국의 원수, 군단장, 그리고 참모장들이여. 그대들은 동료를 믿지 못하는군.”
가장 선임자라 할 수 있는 오주로가 벌떡 일어났다.
“동료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오주로 몬테노테 공작, 이미 오스만 제국에는 아홉 원수의 일원인 마르소가 가 있다.”
“마르소 혼자서 오스만 제국의 신뢰를 담보할 수는 없습니다. 전쟁은 단순히 개인의 신뢰로 진행하는 일이 아닙니다. 유진 폐하.”
오주로는 언제나 정석을 말한다.
또한 정석은 성공 확률이 높은 정답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진은 정석으로 러시아 대원정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안다.
유진은 심호흡을 하다, 입을 열었다.
“그건, 짐이 직접 가서 해결하겠다.”
오주로가 눈을 깜박였다.
“폐하,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짐이 직접 오스만 제국에 가서, 이 문제를 확답받겠다. 대신 황제 폐하께는 청원을, 그대들에게는 요구할 일이 있다.”
“너무 위험합니다!”
다른 원수들, 군단장들, 참모장들도 반대하려던 찰나, 나폴레옹이 손을 들었다.
“이야기나 들어보지. 내게 뭘 청원하려는 거냐?”
유진은 나폴레옹을 정시했다.
“이번 전쟁은 속도와 일정이 최우선입니다. 내년으로 넘길 게 아니라면, 이달 중 진군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오스만의 확답을 받아냈을 때, 저와 폐하는 흑해에서 만나야 한다는 겁니다.”
유진이 눈을 번뜩였다.
“제가 출발하는 즉시, 전군을 출병시켜 주십시오.”
이것이, 나폴레옹과 제국원수들 모두가 거부할 수 없는 유진의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