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6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64화(465/547)
(464) 철공작은 그랑다르메를 추적한다
총원 60만 대군이 움직이는 대원정이 시작되었다.
-저벅, 저벅, 저벅!
라인강에서 볼가강까지 가려면, 지나치게 되는 필수 경로가 존재한다.
그중 하나, [하노페] 왕국이란 작은 나라가 있다.
본래 신성로마제국 시절에는 승계 경쟁에서 밀려버린 벨프 가문의 후예가 지배했던 나라다.
허나 혼인 외교의 성공으로, 하노페 왕가는 무려 영국 왕위를 얻게 되었다.
그것도 7년 전쟁으로 유럽 강대국의 반열에 오르게 된 이후의 일이다.
게다가 영국 사정을 몰랐던 탓에 하노페 왕가, 영어로는 하노버 왕가로 불리는 일족은 [수상]에게 전권을 맡기는 역사적 결단도 내린다.
하지만 왕가가 영국으로 모두 이주한 뒤에도 하노페 왕령은 남아 있었다.
물론 지금은 프랑스 제국이 러시아로 가는 길, [정러가도]를 열어주는 신세지만 말이다.
원역사에서는 아예 제롬 보나파르트의 영토가 되는 것에 비하면, 멀쩡한 편이라 할 것이다.
반대로 이 하노페 왕국은 프랑스 제국이 지배하는 서유럽 한복판에 있는, 영국의 거점이기도 하다.
프랑스 제국군이 지나가는 여정을 망원경으로 보던 한 남자가 낯을 찌푸렸다.
“정말 장대하군. 우리 영국에선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병력인데?”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인도에선 꽤 많이 봤으니까.”
“인도라고?”
하노페 외곽 언덕 위에서 아이언 제너럴, 아서 웰즐리가 고개를 까딱였다.
“그렇죠. 저 프랜치 놈들의 병력을 상대하려면, 아무래도 [힌두]들이 필요하겠어요. 원래 계획대로.”
웰즐리 옆에서 망원경을 들고 있는 남자는 캐슬레이 자작이다.
하노페 일대를 거점으로, 유럽에서 피트가 지시한 외교공작을 총괄 지휘한 자다.
러시아 대원정의 원인, 차르 내전을 유도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지간한 캐슬레이 자작도 웰즐리의 구상에는 입을 쩍 벌렸다.
인도에서 [힌두] 병사들을 끌고 온다는, 너무나 무모한 구상이니까.
“제너럴 웰즐리, 난 귀하의 형님을 존경하고 있네.”
“형님이 대단한 분이긴 하죠. 인도의 태반을 결국, 동인도회사의 통치하에 두었으니.”
“하지만 그것도 전부 자네의 전략과 전술, 승리에 의한 거란 것도 알고 있지. 단, 보고서로만.”
캐슬레이는 전임 에스파냐 대사이자, 동시에 동인도회사 총독이었던 리처드 웰즐리를 정말 존경한다.
뛰어난 외교관의 표상이자, 인도를 영국의 사실상 식민지로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영국은 신대륙 식민지를 잃고도 여전히 해상 패권자로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나아가 그 성과가 동생, 아서의 전략적 승리에 기인한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인도에서 군대를 끌고 온다는 발상은 너무 어처구니 없다.
“나로서는 장군의 실력을 완전히 확신하기도 어렵고, [희망봉]을 돌아서 군대를 수송하는 작전도 마음에 안 드네. 내가 너무 과민하게 생각하는 건가?”
바로 피트에게 아서 웰즐리가 진언한 [플랜]이 이거다.
희망봉 병력 공수작전.
영국이 지배하는 본토와 식민지 전역에서 최정예를 모은다.
이후에 프랑스 제국이 유럽 대륙에서 전쟁으로 병력을 소모했을 때, 플랑드르나 혹은 포르투갈로 상륙 작전을 펼친다.
그리하여, 나폴레옹을 끝장낸다.
일견 장대하지만 너무 무리수가 많다.
그런데 웰즐리가 고개를 저으며 여유롭게 답했다.
“그건 ‘플랜 B’입니다. 로드 캐슬레이. 플랜 A는 따로 있지요.”
“오, 그렇군. 좀 더 현실적인 계획이겠지? 우리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에서 징집병을 모으고, 훈련시켜서 군대를 만드는 식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시키는 겁니다.”
문득 웰즐리는 하노페에서 식량을 공급받기 위해 멈춘 대열을 보며, 입가를 틀었다.
“그게 가장 빠르고 현명한 길입니다. 또한, 유럽의 풍토에 힌두 병사들을 익숙하게 만들 시간도 가질 수 있죠.”
하지만, 수에즈 운하란 말에 캐슬레이 자작은 기가 막혀 고함쳤다.
“그건, 미친 계획이네. 제네럴 웰즐리!”
“저 행군을 보십시오. 프랑스 제국의 황제가 이끄는 대군을. 영국이 저 정도도 못합니까?”
“아니, 저건 육로 행군이고! 게다가, 수에즈는 프랑스 땅 아닌가!”
그러나 후일 원역사에서 철공작이라 불릴, 아이언 제너럴 웰즐리는 단호했다.
“프랑스가 파리에서 모스크바까지 60만 대군을 움직인다면, 우리는 인도에서 플랑드르까지 20만 힌두는 이동시켜야 합니다. 그게 아시아를 지배하는 그레이트 브리튼 [엠파이어]의 힘입니다.”
사실 눈앞에 보이는 대군은 대략 15만 명이다.
프랑스 본토에서 출진하는 란의 제국근위대와 브륀의 제1군단, 오주로의 제3군단, 그리고 쥐노가 지휘하는 제4군단이다.
여기에 에스파냐 주둔 마세나의 제2군단, 오스트리아에 진주 중인 모로의 제5군단, 바르샤바 공국에서 베르나도트의 제6군단이 참전 예정이다.
그러나 그 모든 병력을 합쳐도 대략 기병과 포병까지 합쳐 20만 내외다.
총 60만이라 호언한 대군 중 나머지 40만은 전부, 외국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20만은 라인 연방에서 합류할 병력, 5만은 프로이센에서 강제로 공출한 병력, 5만은 헝가리가 감당할 몫, 그리고 10만은 바르샤바 공국의 폴란드인들이다.
기병은 무려 10만 기에 마필은 15만 두에 달하고, 대포는 약 600문이라고 한다.
하노페 왕국에서 확보한 이 정보를 입수했을 때, 웰즐리는 확신했다.
아무리 러시아에서 나폴레옹이 꺾인다 해도, 영국이 이기려면 세계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그것도 인도에서 웰즐리가 이끌던 최정예 육군 병력이 필요하다.
캐슬레이는 낯을 잔뜩 찌푸리다 물었다.
“그래서, 대체 어떻게 프랑스의 운하로 20만 힌두를 운송시킬 셈인가?”
“간단합니다. 수송선을 병기 없이, 병력만 분할 운송하는 방식으로 무역선으로 위장하면 됩니다. 특히 포르투갈 영토인 [고아]를 이용하면 더욱 쉬워지죠.”
“고아에서, 아덴으로, 다시 수에즈로? 너무 무모한데.”
[고아]는 인도 동남부의 항구도시로 포르투갈의 오래된 영토다.후일 원역사에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까지 포르투갈이 지배할 정도다.
영국 식민지에서 오는 배가 아니라면, 수에즈 운하의 관리인들을 눈속임하기는 쉽다.
또한 프랑스의 모든 신경은 현재 영국이 아니라, 러시아에 쏠려 있다.
그러니 프랑스와 영국이 아직 완전히 전면전을 펼치기 전, 수송작전을 성공시켜야 한다.
당연히 이것은 도박이다.
하지만 도박 없이, 나폴레옹을 이길 수 있을까?
“로드 캐슬레이. 우리가 상대해야 할 자는 러시아를 정복하겠다고 60만을 동원하는 광인입니다. 그런 자를 이기려면, 우리도 도박을 걸어야 해요!”
웰즐리의 확언에 캐슬레이는 다시, 그랑다르메 군단 행렬을 보다 한숨을 쉬었다.
“본국에 돌아가, 수상 각하께 요청하겠네. 장군은 하노버에 더 머물러 있을 건가?”
“저 [그랜드 아미]가 어떤 루트를 택하는지는 확인해야죠. 소문에는 폴란드 루트가 유력하다는데, 그게 맞는지 제 눈으로 봐야겠습니다.”
“뜻대로 하게. 단, 장군의 도박은 수용되지 않을 수도 있어.”
캐슬레이 자작의 경고에 동갑내기 장군, 웰즐리가 껄껄 웃었다.
“하하하! 수용하실 겁니다. 피트 수상 각하도, 이번 전쟁에 모든 것을 걸었을 테니까. 저처럼.”
저 멀리 15만 대군이 다시 행군을 시작했다.
-척, 척, 척!
웰즐리는 그 대열이 사라질 때까지, 언덕 위에서 지켜보았다.
저 행렬 어딘가, 나폴레옹이 있을 것이다.
후일 상대하게 될 적수를 생각하며 웰즐리가 눈을 번뜩였다.
“그럼, 어디로 가는지 황제의 실력을, 좀 볼까?”
과연,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정복할 수 있을지도 행군에 달렸으니까.
***
베를린, 프로이센 왕국의 수도로 딱 2년 전까지는 반 나폴레옹의 핵심이었던 도시다.
“프랑스 제국군을 환영하오.”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는 참담한 얼굴로 15만의 대군을 맞이했다.
다만 빌헬름 3세는 홀로 서쪽에서 온 병력을 맞이한 게 아니다.
완전무장한 프로이센 보병 5만과 함께 나섰다.
황제의 명에 따라 동쪽으로 차출될 러시아 원정군 병력이다.
바이에른 국왕, 막시밀리안 요제프 1세가 말에서 내리며 빌헬름의 손을 붙잡았다.
“프로이센 국왕 폐하, 간만입니다.”
“바이에른 국왕 폐하시군. 왕위 승작을 축하드리는 게 너무 늦어서 미안하오.”
“별말씀을. 그보다 헝가리 국왕은 아직 오지 않은 겁니까?”
빌헬름 국왕은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뇌전증이 심각한 상태인 모양이오. 프랑스 제국에도 양해를 구하는 전령이 간 것으로 알고 있소. 다만, 우리 프로이센은 짐이 직접 참전할 거요.”
이번 러시아 원정에는 이른바 [독일인]이 20만 넘게 참전한다.
프랑스 제국 그랑다르메에 징집된 병사들 중에도 라인 일대의 구 독일인이 있다.
그러나 본체는 라인 연방으로 협약에 따라 15만의 병력을 참전시키게 되었다.
여기에 나폴레옹의 강요로 프로이센, 그리고 헝가리도 병력을 차출한 것이다.
다만 국왕이 직접 참전하는 것은 라인 연방에만 강요된 일인데, 프로이센은 굳이 국왕이 나서겠다고 한 셈이다.
막시밀리안은 묘한 표정이 되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사시 프로이센 군이 전장에서 독자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원정군 [부사령관]으로서 폐하의 친정 참전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한데, 황제 폐하는 어디 계시오? 척후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던데.”
“이런, 국내에서도 척후병을 동원하십니까? 역시 병영국가답군요.”
막시밀리안의 농담에 프로이센 군단 지휘관이 불쑥 격한 외침을 토로했다.
“이제는 그런 말도 어렵습니다, 폐하. 국가의 전군이 단 8만 밖에 없지요!”
삐쭉거리는 흰 수염과 뻗친 머리가 인상적인 남자, 블뤼허다.
블뤼허의 불평대로, 현재 프로이센은 군비를 제약당하고 있다.
협정에 따라 허락받은 병력은 고작 8만 명.
그중 5만을 차출당했으니, 국왕을 비롯해 장군과 병사들 모두가 참담한 얼굴인 것도 당연하다.
다만 그게 전부가 아님을 막시밀리안은 안다.
“이름 높은 [번개] 장군이시군. 반갑소.”
“하하! 죽지 못해 군에 남은 늙은이일 뿐입니다. 아우스터리츠에서 정말 신나게 깨졌지요. 그때 폐하께서도 보셨어야 했는데!”
“당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것을 늘 후회하고 있소. 그리 힐책할 필요는 없소.”
문득 막시밀리안이 목소리를 낮췄다.
“그대도, 기회를 아직 노리고 있겠지? 예비군이, 있다고 들었는데.”
순간 빌헬름 프로이센 국왕의 낯이 굳어졌다.
프로이센은 분명 현역 병사는 8만 밖에 없다.
허나 정식 군대가 아닌 지역방위대 개념의 예비군을 몰래 조직한 상태다.
유사시 동원 가능한 병력은 가히 20만 명에 달한다.
물론 실전을 경험하지 못한 신병들이 대부분이지만, 그건 잘 훈련된 장교 집단과 8만의 정예로 극복할 일이다.
다만 아무리 병력이 있어도, 프랑스 제국이 굳건하다면 기회는 없다.
국왕 빌헬름과 달리, 블뤼허는 여유롭게 대꾸했다.
“이번 원정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요. 그건 그렇고, 황제는 정말 안 옵니까?”
“달리 훈령을 듣지는 못했소. 우리가 지시받은 바는 라인동맹 군단 13만, 프로이센 군 5만, 헝가리군 3만, 그리고 동부에서 자원한 폴란드 병력 10만을 바르샤바까지 이동시키란 거요.”
“바르샤바가 기점이군요. 흐음.”
콧수염을 쓰다듬던 블뤼허가 입가를 일그러뜨렸다.
“최대한, 느리게 움직이면 전쟁 자체가 늦어지겠지요?”
막시밀리안은 고개를 끄덕이다 주위를 살폈다.
“아마도, 맞을 거요. 다만 서두르는 자도 있소.”
“누굽니까?”
“바르샤바 대공이오. 작센 공작이라고 해야 쉽게 알려나?”
이번 원정으로 국왕위를 노리는 남자, 작센 공작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다.
라인 연방에서 바이에른 왕국 다음 가는 실력자로, 차출한 군대도 바이에른 다음이다.
만약 러시아 원정이 실패할 때, 라인 연방군이 함부로 반프랑스로 돌아서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작센 공작 때문이다.
동맹 내부의 사정을 입수한 블뤼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자는 제가 윽박질러서라도 닥치게 만들겠습니다. 폐하.”
요컨대, 유사시 프로이센이 작센을 가로막겠다는 뜻이다.
***
그러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국왕도 장군도 당황해야 했다.
-푸르릉!
바르샤바, 본래는 아우구스트 대공이 지배해야 할 도시에 엉뚱한 사람이 나타났다.
“이곳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하하! 보헤미아 대공, 루이 보나파르트라고 합니다. 제가 직접 참전하시는 바르샤바 대공 전하 대신, 이번 전쟁 보급을 맡고 있습니다.”
바르샤바 대공,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가 마뜩찮은 얼굴로 나섰다.
그렇잖아도 포니아토프스키나 베르나도트가 주도권을 행사하던 곳이라, 대공으로서 면이 안 서던 상황이다.
한데 보급조차 보헤미아 대공이 맡는다니, 마음에 들지 않을 수밖에.
“간만이군, 보나파르트 대공. 한데, 황제 폐하는 어디 계신가?”
“형님 말씀이십니까? 이런, 아직 못 들으셨습니까?”
“뭘, 말인가?”
당황한 바르사뱌 대공을 향해 루이 보나파르트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형님께선, 크라쿠프로 진격하신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남쪽이죠.”
바에이른 국왕도, 프로이센 국왕도, 블뤼허도 모두 경악했다.
아니, 바르샤바까지 고생해서 행군해온 20만 [독일인] 군단 전체가 당혹했다.
황제는 그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
러시아로 가는 길을 오직, 그랑다르메로만 간다는 뜻이다.
같은 시각, 바르샤바 주재 영국 영사관에 한 남자가 들이닥쳤다.
“급보! 본국에 전하라. [악마]는 남쪽으로 러시아를 친다!”
아서 웰즐리, 후일 원역사에서 철공작으로 불리게 될 남자였다.
1809년 4월 말.
유럽의 허를 찌른 그랑다르메가 동유럽 남부로 진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