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6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65화(466/547)
(465) 그랑다르메가 투르크 우회루트로 진군한다
크라쿠프, 갈리치아 공국의 도시이며 폴란드 왕국의 옛 수도다.
“후후, 이곳으로 올 줄은 러시아도, 영국도, 그리고 우리 동맹군도 몰랐겠지!”
바르샤바에서 크라쿠프까지는 약 3백 킬로미터다.
본래 크라쿠프는 중세 시대에 폴란드의 수도였던 곳이고, 근세에 비로소 바르샤바가 중심으로 떠올랐다.
하여 19세기에는 이미 쇠락한 도시다.
또한 이른바 폴란드 분할 때 오스트리아 제국의 영토로 귀속되었던 곳이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분할의 결과, 크라쿠프의 지배자는 엉뚱한 남자다.
유진의 개입으로 대공이 된 자, 프리드리히 잘름 키르부르크다.
프리드리히는 연신 손을 비비며 고개를 조아렸다.
바로, 황제 나폴레옹에게.
“아이고, 제가 폐하를 대접하게 되다니, 실로 영광이옵니다!”
“됐네, 프리드리히. 어차피 전쟁 중인데 의례 같은 건 지키지 않아도 좋아. 중요한 건 식량, 병기, 그리고 숙영지야. 모두 깨끗하겠지?”
“물론입니다. 크라쿠프에 갈리치아와 보헤미아 전체의 물자를 총동원했습니다. 루이 대공도 원래는 이곳에 마중 나와야 하는데, 라인동맹군을 맞이하러 가느라, 미처 오지 못했지요.”
대공의 호들갑을 듣다, 오주로가 황제의 옆에서 입을 열었다.
“이번 전쟁에서 구 폴란드 왕국인들이 엄청난 희생을 하고 있군요, 폐하.”
“그래. 우리 그랑다르메의 보조 병력으로 10만, 북쪽 동맹군 감시병으로 10만이 차출됐지?”
“완전한 폴란드 독립만이, 그들의 열망을 채워줄 겁니다. 과연, 그걸 이뤄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랑다르메, 숙영지 곳곳에 폴란드 출신 병사들이 보인다.
이른바 60만 대군이라지만, 실제로 나폴레옹이 정예라 여기는 이들은 프랑스군 20만 뿐이다.
그러나 정예만으로 군대가 움직일 수는 없는 법.
보급과 보조, 보충을 위한 병사들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나폴레옹은 폴란드인들에게 떠넘겼다.
또한 북로로 향하는 충성심 없는 라인 연방과 헝가리, 프로이센 연합군의 감시 역할도.
덕분에 폴란드인들은 무려 20만이나 차출되어 이번 전쟁에 참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얼굴로 대꾸했다.
“오주로, 그게 왜 어렵나? 어차피 폴란드는 바르샤바 공국이 세워졌을 때, 절반은 독립한 거야. 그럼, 러시아 영토를 합병해서, 바르샤바 공국에 붙여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때 에스파냐에서 달려와 크라쿠프에서 합류한 남자, 마세나가 이죽거렸다.
“이런, 황제 폐하. 바르샤바 대공을 바꾸실 생각이군요.”
“그래. 이번 대원정에서 공훈을 세운 자에게 대공직을 하사할 생각이다. 혹시, 모르지? 작센 공작이 엄청난 군공을 세울지도?”
“그거, 저희 원수들에게도 적용되는 겁니까?”
눈치 빠른 마세나를 돌아보다, 나폴레옹이 껄껄 웃어 제쳤다.
“물론이다. 그대들, 제국원수들과 상급대장이야말로 대공이 되기에 합당한 자들! 공적을 세워라, 그럼 대공이 대수겠나!”
그랑다르메와 함께 하는 마세나, 오주로, 베르티에, 쥐노, 란, 모로.
펜서콜라의 드제, 콘스탄티노플의 마르소, 카이로의 오슈를 제외한 육원수가 현재 이곳에 있다.
나아가 다부, 술트, 마르몽, 베르나도트, 쉬셰, 베시에르, 뮈라, 그루시, 라하르페도 함께 한다.
역사에 남을 나폴레옹의 장군들이 눈을 빛낸다.
바르샤바 대공직 때문이 아니다.
이 대원정이 성공하면, 러시아 전체가 원수와 상급대장들의 작위와 영지가 될 거라는 걸, 직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직 오주로만은 냉정하게 일렀다.
“폐하, 다 좋습니다만, 행군 속도를 마차가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정신을 차린 원수들이 나섰다.
“태반이 배후에 남은 상태입니다. 이러다, 보급도 받지 못한 채 러시아 국경 지대로 돌입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강제징발]은 아주 어려운 지역입니다. 이탈리아라면, 하루만 병력을 내보내도 보급이 채워질 텐데 말이죠.”
“이러다, 진군에 차질이 생기겠는데요? 곧 여름입니다. 폐하.”
베르티에, 마세나, 란의 지적에 황제는 여유롭게 대꾸했다.
“그건, 곧 해결이 될 걸세. 응?”
문득 군영을 돌파해 크라쿠프 외곽에서 질풍과 같은 기마가 밀어닥쳤다.
-타다닥!
뮈라와 그루시가 막아서다 멈췄다.
“라살?”
베르티에가 미간을 찡그릴 찰나, 라살이 말에서 뛰어내리며 외쳤다.
“히-호! 영광스러운 그랑다르메 제국원수들 각하! 간만입니다. 응? 오, 폐하도 계셨군요!”
“유진의 건방진 기수로군. 자네가 우리 늙은 거위의 제수씨를 건드렸다고?”
“이젠 제 아내입니다. 폐하. 후후.”
라살은 낄낄거리다 눈을 번뜩였다.
“곧, 약속된 보급 행렬이 루마니아 방면에서 옵니다. 황제 폐하.”
나폴레옹은 호탕하게 웃으며 전 군단을 향해 외쳤다.
“역시, 유진이 약속을 지켰군. 다시 행군 준비를 하라!”
선 행군 후 보급.
나폴레옹이 일생 관철한 전격전의 근본 원칙이다.
본래 원역사라면 러시아 대원정에서는 처참한 실패로 끝났을 전략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순간 [제국] 차원에서 보급전에 뛰어든 국가가 있다.
바로 오스만 투르크다.
***
대군의 행군은 그 자체로 소도시의 이동과 같다.
“어이! 거기, [이]를 모두 죽여야 해! 해충이 발견되면 모두 태워!”
“아니, 아까운 군복을 태우란 말입니까?”
“닥치고 명령을 들어! 어차피 보아르네 카르텔과 동맹국에서 군수품은 책임지기로 했다! 다음 보급창고에서 새 군복을 나눠줄 거다!”
리보프, 원역사 현대에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의 국경 지대에 있는 도시, 리비우다.
이곳에 무려 30만이라는 대군이 득실거리는 숙영지가 설치되었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흰색 군복을 입은 위생병과 간호장교들이 날뛰고 있다.
[이]라고 불리는 해충을 박멸해야 한다는 이유로.본래 야영과 야전, 야생에 익숙한 남자, 황실근위대장 란은 그 모습을 보다 투덜거렸다.
“왜 이렇게 위생병들이 난리람? 라레이가 아주 신나서 설치는군!”
위생사단 사령관, 라레이가 고함치는 모습을 란이 냉소적으로 볼 찰나다.
“그야, 대군이 모이면 반드시 전염병이 발생하니 그렇죠. 특히 티푸스!”
“누구, 히이익! 황녀 전하!”
“파르마 공작 부인이라고 불러요, 란. 제국근위대 위생 상태를 점검하러 왔는데, 당신 꼬락서니를 보니 말이 아니군요?”
파르마 공작 부인, 곧 폴린이 란의 앞에서 마땅찮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반면 란이 보기에는 백색 군복을 입은 폴린이야말로 어이가 없다.
물론 폴린은 누벨 프랑스에서 하던 대로 움직이는 것뿐이지만.
당장 뒤에서 움직이는 [간호병]들부터 연대 규모다.
잠시, 입을 쩍 벌리던 란이 폴린을 보며 물었다.
“설마 직접 이번 전쟁에 참전하십니까?”
“안 될 게 뭐 있죠? 난 구호 기사단 파리지부장이고, 간호부대장이에요. 프랑스 제국의 원정에 구호기사단과 교황청도 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구요. 뭐라더라, 모스크바 정교회를 통합시키는 게 조건이래죠?”
“그런 건 제가 모르겠습니다만, 여자들이 함께 해서 좋을 전장은 아닌데요.”
정교협약이니, 교황청의 국제적 지원이니, 간호부대니 하는 일은, 란은 모른다.
일단 위생의 중요성부터 잘 모르니 당연한 일이다.
허나 전쟁터에 여자가 끼어들어 좋은 꼴을 못 본다는 것 정도는 안다.
만약 욕정에 미친 병사들이 사고라도 치면, 그때 대체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그렇지만 대담한 폴린은 비웃음을 터뜨렸다.
“좀 씻기나 하고 그런 소리를 하죠? 게다가 어차피 군부대와 함께 하는 ‘여자’들이라면 넘쳐나지 않나요?”
란은 폴린이 말하는 쪽을 보다, 입맛을 다셨다.
이른바 비방디에르, 혹은 캉티니에르라 불리는 여자들이 세탁물을 걷는 게 보인다.
비방디에르는 병사의 아내, 캉티니에르는 캠프의 여자란 뜻이다.
중세 시대부터 유럽에는 군대를 따라다니는 여성 상인 집단이 있는데, 근세와 대혁명 이후에도 사실 계속 이어졌다.
보통 세탁이나 병사들의 군것질거리, 가발 가루, 편지지, 잉크 등을 판매하는 잡화상인데, 실상 [창부] 노릇도 했다는 게 정설이다.
물론 유진이 지휘하는 군대는 이런 문제를 근절했지만, 모두가 유진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장거리 원정이 된 러시아 대원정에서는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된 것이다.
란은 변명하듯 어깨를 으쓱였다.
“뭐, 지금까지는 단기 원정이 대부분이라, 필요 없었던 이들이죠.”
“내 남편과 폐하와 유진의 정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꼭 참전해야겠군요.”
“유진 폐하의 정조는 전하가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만. 흠.”
그러자 폴린이 입가를 틀며 묘한 웃음을 머금었다.
“란, 당신이 이곳에서도 내 간호사들과 놀아난다는 걸, 집에 편지로 써줘요? 재혼한 부인이 아주 좋아할 것 같은데.”
물론 간호병들이 있는 곳에는 늘 연애사가 벌어지는 것도 전장에서 흔한 일이다.
단지 연애 대상이 되는 장군, 장교, 사병들 중 유부남이 많은 게 문제일 뿐.
당장 란이 부동자세로 고했다.
“혹시 에스파냐 국왕이 혼자 있을 때, 반드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좋은 자세에요. 그건 그렇고 유진은 언제 합류하나요?”
“그건 아마 [헤르손]일 겁니다. 그곳에서 최종 보급품을 받고, 모스크바로 직행하자고 하더군요.”
문득 란은 지난번 크라쿠프 작전회의에서 나온 얘기를 떠올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오는 마지막 보급품입니다.”
시선을 돌리던 폴린이 눈에 이채를 띠었다.
“마지막은 모르겠지만, 첫 보급품은 저거군요. 위생 검사부터 해야겠는데요?”
멀리 남쪽에서 터번을 쓴 병사들과 짐꾼, 그리고 마차가 다가오고 있었다.
남쪽 루트를 택한 프랑스 제국군이 지금까지 보급 문제를 겪지 않은 이유다.
일순, 다가오던 마차의 아라비아산 말이 콧김을 토했다.
-푸르릉!
당연히 저 말은 기병대의 예비마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
헤르손, 흑해 북쪽의 크림반도 바로 북쪽에 위치한 유서 깊은 도시다.
“이곳이, 로마인들이 지배하던 곳인가. 후후.”
나폴레옹이 헤르손의 해안가, 검은 바다를 바라보다 웃었다.
물론 헤르손은 로마인이 세운 도시가 아니라, 예카테리나 여제가 세운 요새다.
그리스인들이 크림반도에 세웠던 식민지, 케르소네소스의 이름을 따긴 했지만.
그래도 로마인들이 지배했던 영역인 것만은 확실하다.
유진이 터번을 쓴 채로 싱긋 웃으며 고했다.
“폐하께선 로마인들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이미 이루셨습니다.”
“뭐냐, 유진. 이런 데서 아첨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배를 타고 온 유진이 거대한 [대군영]을 보며 외쳤다.
“60만 대군, 15만 두의 말, 1만에 달하는 마차. 여기까지, 단 2개월 만에 주파하신 것은, 그 어떤 로마인도 달성하지 못한 일입니다. 카이사르조차도!”
물론, 사실 이곳에는 딱 절반만 있다.
30만 대군, 8만 두의 말, 5천 대의 마차.
이중 마필과 마차는 원역사에서는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 폴란드에서 공출하지만, 현재는 대부분 오스만 제국에서 공출한 것이다.
또한 2개월 만에 러시아 국경까지 다다른 것은 원역사와 흡사하지만, 지금은 좀 더 쉽게 왔다.
왜냐하면 러시아 제국이 내전 중이라, 방해할 카자크 경기병대가 없었던 탓이다.
그렇다 해도 나폴레옹이 놀라운 업적을 이룬 것만은 맞다.
철도조차 없이, 19세기 후반에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초장거리 행군을 해낸 것이니 말이다.
나폴레옹이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이기지 못하면 의미없는 소리지. 자, 이제 어떻게 가야 하지?”
“보급과 이동은 드네프르 강을 따라 진행됩니다. 예카테리노슬라프, 하리코프, 그리고 벨고르트, 쿠르스크, 오롤, 툴라와 포돌스크로 진격하게 될 겁니다.”
“저 유명한 볼가 강을 만나는 건가? 아니, 지류인 오카 강이군. 흐음.”
잠시 지도를 살펴보던 나폴레옹은 고개를 돌렸다.
“포니아토프스키, [돈 카자크] 부대의 총지휘관과는 연락이 됐나?”
돈 카자크, 곧 원역사 우크라이나 일대를 지배하는 카자크 종족 군단이다.
현재 카자크 자치정부였던 헤트만 카자크가 해체된 이래, 러시아 차르가 임명한 자가 군단을 다룬다.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의 서부 러시아 진격을 막았던 장군이다.
포니아토프스키가 고개를 조아렸다.
“아직, 망설이는 것 같습니다.”
“그자 이름이 마트베이 이바노비치 플라토프라고?”
“예, 카자크 일대를 총괄 지휘하는 자로, 카자크 유목민들에게 신망이 높습니다.”
잠시, 나폴레옹이 잘 면도된 턱을 쓰다듬다 묘하게 웃었다.
“유진, 터번은 버려라. 너의 제4군단을 돌려주마. 길을 열 수 있겠나?”
유진은 터번을 벗어 던지며 싱긋 웃었다.
“기꺼이, 임무를 맡겠습니다. 부황 폐하.”
마침내 그랑다르메가 러시아에 왔다.
이제, 유진도 군을 움직일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