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6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67화(468/547)
(467) 카자크는 러시아의 비밀병기다
그렇다면, 카자크란 무엇인가?
“카자크, 그중에서도 핵심인 [돈] 카자크는 돈 강 유역을 지배하는 유목집단이죠.”
이른바 카자크라 불리는 이들은 하나가 아니다.
허나 18세기 말부터 이미 서유럽에서도 카자크 경기병대라고 하면 유명하다.
왜냐하면 러시아가 군대를 파견할 때, 늘 선두에서 달리는 게 카자크 경기병대이기 때문이다.
본래는 주치 울루스가 지배하던 시절, 초원에 살던 슬라브인들이 유목화된 게 카자크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중 모스크바 남쪽에서 발원하는 [돈(Don)] 강 유역에 집결한 이들이 바로 돈 카자크다.
“최소한 15세기부터는 형성되기 시작했고, 한때는 타타르의 지배하에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독립적인 집단이었다고 하죠.”
“그들이 러시아 카자크 경기병대의 핵심이겠군.”
“러시아 제국이 기병을 보낸다고 하면, 보통 돈 카자크인들입니다. 특히 차르에게만 충성하는 집단으로 유명합니다.”
에스파냐 총참모장 겸 그랑다르메 제4군단 참모장, 조미니가 간단한 브리핑을 마쳤다.
“현재 돈 카자크의 수장, 마트베이 플라토프 휘하에 약 3만의 대군이 존재합니다.”
플라토프는 본래 원역사라면 이미 프랑스군과 격돌했어야 하는 자다.
돈 카자크의 수장 일족에서 태어나, 페르시아 전역에서 두각을 나타내 소장에 임명되었다.
또한 원역사에서는 아일라우, 쿠트슈타트, 프리틀란트 전투의 경기병 지휘관이기도 하다.
그러나 러시아가 프랑스와 격돌하지 않으면서, 플라토프는 투르크, 페르시아, 핀란드 전역에서만 활약하게 되었다.
유진이 보낸 주베르가 파벨의 집권을 연장시킨 탓이랄까.
그러니 그랑다르메 입장에서는 돈 카자크 경기병대 자체를 이번에 처음으로 만나는 셈이다.
예전에 수보로프가 이끌던 경기병대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였기 때문이다.
유진이 막사에서 보고를 듣다 고개를 기울였다.
“우리 제4군단에서 맞상대할 병력은?”
“샹포 장군의 후사르, 그리고 폐하의 부왕근위대 기병대입니다. 다만, 경기병 특유의 습격전에 대비한 훈련은 모자랍니다.”
“후사르 검기병대라면 상대할 만 하지 않나?”
그때 군복 차림이 아닌 예복 차림의 라살이 낄낄 웃으며 끼어들었다.
“에이, 어렵습니다. 폐하. 잊으셨습니까? 신대륙 ‘인디언’ 기병대의 습격을? 그 정도 습격전에 익숙한 기병이어야 약탈습격전에 상대할 수 있단 말입니다.”
라살은 예전, 유진 휘하에서 다양한 이방 문명 전투에 참여했다.
특히 신대륙에서 미시시피 강 일대를 개척하느라 원주민과도 싸운 바 있다.
당시 라살이 경험한 것은 에스파냐인들이 놓친 야생마를 획득한 원주민 기병대다.
후일 원역사에서 미국인들이 충돌하는 서부 대평원 기병 습격전을 미리 당한 것이다.
그런데 왜 라살은 군복을 입고 있지 않은 걸까?
“어이, 에스파냐 국왕 [비서관] 나으리. 지금 참모장이 브리핑 중이니 좀 닥쳐주지?”
“샹포, 네 실력으로는 무리라고 진실을 말해주니 떫냐?”
“닥쳐. 이번 전쟁에 참전도 못 하는 주제에.”
라살 대신 제4군단 사령관 근위기병대를 맡은 샹포의 말대로다.
이번 러시아 대원정에서 라살은 참전을 허락받지 못했다.
바로 총참모장 베르티에의 눈 밖에 난 탓이다.
본래 원역사라면, 사실 조미니야말로 베르티에 원수에게 찍혀서 아예, 이 시기에 러시아로 넘어가 버린다.
그 대신이라기엔 이상하지만, 에스파냐 국왕인 유진의 비서라는 직함으로 종군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나폴레옹에게 [전위]를 명 받은 제4군단이 가진 독특한 위치를 보여준다.
에스파냐 국왕 겸 누벨 프랑스 부왕인 유진처럼, 군단 상층부 대부분이 에스파냐 직함과 프랑스 직위를 동시에 갖고 있다.
당장 귀족 작위부터 에스파냐 작위인 다브란테스 공작, 군단장 쥐노 원수가 피식 웃었다.
“적당히들 해라. 어이, 조미니. 그래서 우리 척탄기병대도 안 된다는 거야?”
“맞습니다. 다브란테스 공작 각하. 척탄기병대가 수류탄 던지고 있는 사이, 적들은 멀리 달아날 겁니다.”
“이번 전쟁에서 간만에 수류탄 투척을 선보일까 했는데, 아쉽군.”
조미니가 피식 웃다, 브리핑용 전지 종이를 넘겼다.
“물론 이 [카자크]가 전부 단일 세력은 아닙니다. 세베르스키 카자크, 자포르지아 카자크는 폴란드 연방에 소속된 적도 있죠.”
그때 구석에 서 있던 포니아토프스키가 입을 열었다.
“이번 전쟁에선, 돈 카자크만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폐하.”
유진이 포니아토프스키를 돌아보며 되물었다.
“이유가 뭔가, 포니아토프스키?”
“자포르지아와 세베르스키의 카자크들은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있습니다. 또한, 차르끼리 싸우는 상황에서는 움직이기 어렵지요. 물론, 그 반감이 우리에게 귀속될 정도는 아닙니다.”
“이미 폴란드의 휘하를 떠난지 오래라 이거지? 그럼 돈 카자크는 다른가?”
이 카자크라는 명칭 자체가, 사실 단일 종족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일부는 타타르, 그러니까 몽골족 출신이 러시아화 되었다고도 하고, 일부는 슬라브가 유목민이 되었다고 하며, 일부는 리투아니아인이 일부 넘어갔다고도 한다.
하지만 19세기가 된 현재 확실한 것은 폴란드에 소속되어 있던 카자크는 박살났고, 러시아에 충성하는 돈 카자크만이 남았다는 거다.
그래도 폴란드인들이 카자크와 그나마 근접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나폴레옹은 원역사 우크라이나 방면으로 진입하면서, 폴란드 출신 장군들에게 교섭을 위임했다.
그러나 당연히 모든 교섭은 실패했다.
러시아 제국에 3백 년 이상 충성해온 돈 카자크 기병대는 이런 상황에서도, 차르에 대한 충성심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니아토프스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한때 러시아 군에서 복무한 적이 있어서, 친분은 있습니다. 허나 그들은 완전히 본인들을 러시아의 [군인]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차르 파벨에게 반감이 있지요. 특히, 플라토프는.”
그러니까, 플라토프와 돈 카자크 핵심이 파벨이란 개인에게 반감을 갖고 있단 얘기다.
이것은 파벨 즉위 초기, 어쩌면 선대 예카테리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문제다.
예전 돈 카자크의 하층 장교 출신이었던 푸가초프란 남자가 있었다.
푸가초프는 예카테리나 여제 시절, 강압적인 농노 정책과 카자크 탄압을 이유로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푸가초프의 난을 진압하는 데 앞장선 게 이반 플라토프, 곧 마트베이의 부친이다.
같은 돈 카자크라도 족장 계급이었던 플라토프 일족과 하층민이었던 푸가초프의 차이랄까.
하여, 플라토프 일족은 예카테리나 선제 시대에 크게 출세했다.
그런데 파벨은 예카테리나에게 중용 받던 이들을 모두 싫어했고, 특히 군대에서는 쫓아내기를 즐겼다.
플라토프도 마찬가지라, 파벨 때문에 지위를 박탈당했다가, 다시 이번 인도원정 때 겨우 복귀했다.
카자크 군인들은 오직 카자크 기병대만 지휘할 수 있다는 [차별]이 있기에, 더욱 뼈아픈 지위 박탈이었다.
그러니 알렉산드르가 사실상 [차르]로 군림하는 지금, 거리낌이야 있어도 알렉산드르를 따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차르에게 3백 년을 충성해온 집단이, 차르에게 칼을 디미는 상황을 달가워할까?
유진은 묘하게 웃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일단 시험용 부대를 먼저 행군시켜 보지.”
“어떻게 말입니까?”
“이건, 포니아토프스키, 그대가 도와줘야겠네.”
문득, 유진의 시선이 포니아토프스키와 그 휘하, 돔브르프스키를 비롯한 장군들을 향했다.
“폴란드의 이름 높은 후사르들 실력을 좀 보지.”
이들, 폴란드 출신 장군들이 입은 옷은 프랑스 군인들과 다르다.
은빛, 중갑이 램프 불빛에 비춰 빛나고 있다.
마치 중세 시대 기사들이 돌아오기라도 한 것처럼.
포니아토프스키가 눈썹을 떨다, 고개를 숙였다.
“기꺼이, 폐하를 위해 움직이겠습니다. 어떤 작전입니까?”
전위 제4군단에서도, 다시, 폴란드 기병들이 선두로 나서게 된 것이다.
***
레지온 폴스키, 곧 폴란드 군단은 대혁명 시대부터 프랑스 제국에 복무해왔다.
-두두두!
일견, 엉뚱하게 들리지만, 사실 폴란드는 머나먼 프랑스와 의외로 관계가 깊다.
옛날 루이 15세가 폴란드 공주를 왕비로 맞이한 이후로, 수많은 폴란드 인들이 프랑스로 출세길을 찾아 왔기 때문이다.
이후 폴란드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더욱 많은 폴란드인들이 파리로 향했다.
또한 대혁명 시기를 전후해 폴란드가 완전히 멸망하면서, 아예 폴란드 군인들이 프랑스군에 투신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현재 그랑다르메 러시아 원정군에 참전한 20만에 달하는 폴란드군의 중핵이 바로 레지온 폴스키다.
그중 그랑다르메와 함께 하는 10만의 총지휘관은 바로 포니아토프스키다.
또한 특히 핵심, 3만 기병의 총지휘자가 포니아토프스키의 최측근, 돔브르프스키다.
돔브르프스키 장군이 미간을 찌푸린 채 말을 달리다, 물었다.
“상급대장 각하, 이건 미끼 아닙니까?”
“아니, 만약 성공한다면 단번에 드네프르 강 일대로 진격이 가능하네.”
“하지만 돈 카자크와의 교섭은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포니아토프스키는 힐끗 돔브르프스키를 돌아보다, 대꾸했다.
“설사 그렇다 해도 우리는 이번 원정에서 가치를 입증해야 하네. 그래야만, [폴스카]의 진정한 통합과 독립을 이룰 수 있네.”
지금 레지온 폴스키 기병 1만이 달리는 지점은 드네프르 강 일대다.
원역사 현대로 따지면 우크라이나 동북부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을 돌파하면 원역사 현대의 드네프르, 19세기 현재 명칭으로는 예카테리노슬라프까지 진출하게 된다.
때문에 유진은 후세 이름 높은 폴란드 후사르를 [분산] 진군시킨 거였다.
그것도 보급마차와 함께.
“일단, 이 근방에는 적들이 없는 것으로, 정찰대가 확인했습니다. 응?”
보급마차를 신경쓰며, 부관격인 수우코프스키가 달려와 고할 찰나였다.
-쐐액!
갑자기 화살이 날아들어, 수우코프스키 옆에 있던 사령관 근위병이 낙마했다.
“컥!”
“화살이다! 카자크야!”
“경계! 전군 마차를 보호하라!”
드네프르 강 일대를 둘러싼 숲에서 일제히 경기병들이 밀어닥쳤다.
카자크, 가히 중세 시대의 투르크 유목민들을 방불케 하는 가죽갑주 차림의 기병대다.
도저히 19세기라고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경기병 수십, 수백, 수천이 파상공세를 펼치듯 밀어닥쳤다가 휘몰아친다.
그러나 돔브르프스키도 오랜 러시아와의 항쟁을 거친 노장이다.
“우완! 반격 태세를 취하라!”
우완, 혹은 독일어로 [울란]이라 불리는 경장 창기병대.
이미 역사의 유물로 변해버린 창기병대를 19세기에 갑자기 기병 주력으로 만든 장본인들.
경장 창기병들이 일제히 창을 들었다.
-척, 척, 척!
포니아토프스키도 긴급히 근위대를 불러댔다.
“모두 창 들어! 대열을 갖춰라! 억!”
“화살입니다, 각하!”
“야만인 놈들, 19세기에 무슨 화살이야!”
순간, 화살 하나가 포니아토프스키의 심장을 노리고 들어왔다.
-챙!
[갑주]에 부딪쳐 떨어지는 화살을 보다, 포니아토프스키가 대담하게 외쳤다.“우리는, 중갑기병이다! 큐레시어, 돌격!”
은빛 흉갑을 두른 중기병대가 일제히 돌격했다.
-두두두!
경기병은 중기병에게 접전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게 기병의 법칙 중 하나다.
마치 쐐기가 쏘아지듯 중장 큐레이서와 경장 우완, 혹은 울란이 돌격하자 쳐들어오던 가죽갑주의 카자크 경기병대도 흩어졌다.
그렇지만 패주처럼 보이는 카자크 경기병대의 쇄도는 무질서하지만, 따라잡기 힘든 질주다.
카자크 경기병대의 수법은 이런 식으로 유인 후, 반격으로 적을 섬멸하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아는 폴란드 기병군단은 일단 멈추고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일단, 격퇴했습니다!”
“보급품은?”
“예? 어! 이런!”
급히 사령관 포니아토프스키에게 보고하던 수우코프스키가 비명을 질렀다.
-화르륵!
어느새, [불화살]에 맞은 보급마차들이 불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병들이 말에서 뛰어내려 불을 끄려 애썼지만, 타버린 보급품이 너무 많다.
포니아토프스키는 치를 떨었다.
“정말 19세기 [현대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전법이군.”
습격, 궁시, 유인.
그야말로 중세 유목민의 수법이 아닌가?
화약병기가 전장에 등장한 이후, 사라졌다고 생각된 전술이다.
그러나 이미 사태는 벌어졌고, 돌이킬 수 없다.
“폐하께 고하라, 본군이 패배했다고!”
포니아토프스키의 명령에 노장 돔브르프스키가 울부짖었다.
“이럴 수가, 카자크 야만인들 따위에게!”
동유럽을 누벼온 폴란드 창기병에게는 그야말로 치욕적인 순간이었다.
***
물론 유진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10개 경로로 이동시킨 물자가 모두 약탈, 습격, 파괴당했습니다.”
조미니의 보고를 듣다, 유진이 고개를 기울였다.
“우리 쪽에서 정보가 샌 건가?”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적들은 이곳 드네프르 초원 지형을 정확히 압니다. 진군이 가능한 경로를 모두 알고 있는 겁니다.”
“그럼 우리, 그랑다르메에선 길잡이가 하나도 없나?”
그때 막사로 누군가가 들어오며 소리쳤다.
“왜 없어? 당연히, 이곳에 대대로 살아오던 친구들이 있지!”
지금까지 유진이 기다리던 손님이 이제야 온 셈이다.
바로,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온 마르소 원수였다.
유진은 마르소를 반기며 싱긋 웃었다.
“마르소, 직접 온 겁니까? 군대만 보내줘도 되는데요. 특히, 투르크 기병대로.”
“에스파냐 국왕 폐하께선 콘스탄티노폴리스까지 직접 왔는데, 나라고 가만있을 수 있나?”
“그런데 대대로 살아오던 친구들이란 게 누굽니까?”
마르소는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다.
“크림 칸국의 후예들. 어때, 움직여 볼 수 있겠어?”
이번에는 유진도 조금 놀랐다.
카자크는 러시아의 비밀병기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 그랑다르메의 진군을 카자크가 수백 차례의 기습으로 방해했다.
때문에 처음부터 직접 상대하는 게 무리라 여겼고, 오스만 제국의 원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마르소가 가져온 해법은 유진이 예상한 범위 밖이다.
“소개만 해준다면, [황금]을 써보죠.”
과거, 흑해 일대를 지배한 몽골제국의 후예들.
크림칸국의 경기병이라면, 카자크와 맞설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