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7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70화(471/547)
(470) 쿠투조프가 전면에 나서다
패전은 늘 인적 교체를 수반하기 마련이다.
-뚜벅, 뚜벅, 뚜벅.
모스크바 남부, 툴라에 주둔 중인 러시아 제국군 사령부 막사로 한 남자가 들어섰다.
톨스토이 백작, 차르 알렉산드르가 전령으로 보낸 자다.
그렇지만 이런 시기에 전령으로 오는 자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리는 없다.
막사 안, 지도를 뚫어져라 보고 있던 베니히센이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일인가, 알렉산더 이바노비치 톨스토이 백작?”
“알렉산드르 ‘차르’ 폐하의 명령입니다. 지금부터 베니히센 원수 각하의 통수권을 박탈합니다.”
“그럼, 누가 내 뒤를 잇지? 바클레이? 아니면 바그라티온?”
베니히센은 허탈한 얼굴로 물었다.
군 통수권 박탈, 예상했던 바다.
비록 바클레이 드 톨리의 책략이었다고는 하지만, 작전을 결정해 차르에게 고한 자는 베니히센이다.
하지만 남부 방위를 돈 카자크에게 맡긴 결과는 아주 참담한 형태로 나왔다.
거의 이반 대제 때부터 따지면 3백 년, 푸가초프 난 이후로 따져도 50년 이상 제국에 복무해온 [유목기마병]들이 전부 프랑스로 넘어갔다.
모스크바, 실은 그 남쪽 포돌스크에 거하는 중인 ‘차르’ 알렉산드르가 진노할 만하다.
그러나 톨스토이가 전한 말에 이번에는 베니히센이 경악했다.
“쿠투조프 원수 각하십니다.”
베니히센은 톨스토이를 노려보았다.
“미친 소리! 쿠투조프는 차르, 아니 ‘폐제’ 파벨의 신하야!”
“오늘부터는 아닙니다.”
“뭐라고?”
분명, 쿠투조프는 러시아령 폴란드 주둔군 사령관으로, 파벨의 편에 섰다.
모스크바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파벨을 후퇴시킨 것도 쿠투조프다.
그런데 이제와서 왜 알렉산드르의 편으로 돌아섰단 말인가?
톨스토이 백작은 아주 간단한 답을 내놓았다.
“알렉산드르 ‘차르’ 폐하께서, 쿠투조프에게 [핀란드 대공]직을 약속하셨습니다.”
본래 핀란드 대공위는 스웨덴 국왕이 겸임하던 작위다.
또한 러시아 제국령이 된 이후로는 원역사에서 황태자가 주로 역임하던 직위기도 하다.
그만큼 수도 상트 페테르부르크 코앞에 있는 핀란드가 중시되었다는 뜻이다.
비록 쿠투조프가 귀족 출신이라고는 해도, 대공 작위를 얻을 정도의 혈통은 아니니 실로 영광된 승작이라 할 것이다.
물론 베니히센은 기가 막혀 막사의 이동식 탁자를 후려쳤다.
-쾅!
움찔 놀라는 톨스토이를 향해, 베니히센이 이를 갈며 말했다.
“미친 소리야.”
“각하, 지금 러시아의 당면한 위기를 해결하려면, 그보다 더 한 것도 약속해야······.”
“그게 아니라! 쿠투조프에게 그렇게까지 하며 군사 전권을 맡기는 게 미친 짓이라고!”
물론 베니히센도 핀란드 대공위는 배가 아플 정도로 질투난다.
허나 프랑스 제국군이 코앞에 다가온 마당에, 대공위가 대체 무슨 소용일까?
지금 중요한 것은 그랑다르메를 막아설 전략가다.
“쿠투조프는 수보로프가 아니야! 한 번도 프랑스군을 제대로 이겨본 적도 없어! 전쟁이 터지면 내빼기에 바쁘고, 무엇보다 느려!”
베니히센이 보기에 쿠투조프는 결코 뛰어난 장군이라 할 수 없다.
사실 원역사에서도 쿠투조프가 맹활약한 전장은 주로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터다.
또한 러시아 제국이 나폴레옹과 원역사에서 수 차례 싸울 때도, 베니히센과 바클레이, 바그라티온은 실적을 쌓았지만, 쿠투조프는 아니었다.
한데 오히려 현재는 유진에게 아드리아노폴리스 전투에서 뒷덜미를 잡힌 적이 있을 정도다.
그러니 베니히센 입장에서 쿠투조프는 최악의 카드다.
“톨스토이 백작, 자네는 알겠지? 프랑스군이 얼마나 빠른지!”
“예? 아니, 저야 프랑스에 사촌도 가 있고, 유학 가본 적도 있긴 합니다만. 군대는, 잘 모르지요.”
“그럼, 지금 봐서 알겠지! 놈들은 벌써 폴타바와 쿠르스크를 지났어! 곧 [오룔]이 놈들의 말발굽 아래 놓일 거야!”
베니히센은 방금 전까지 뚫어져라 보던 지도를 가리키며 울부짖었다.
“이젠 시베리아 방면의 [카잔]까지 후퇴해야 해! 오직 그것만이 러시아 제국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일세! 바클레이가 말했듯이!”
청야, 그리고 배후지로의 퇴각.
이 시대는 아직 사람과 짐승의 힘으로만 이동이 가능하다.
물론 유진이 증기자동차와 증기선을 만들었고, 영국에서는 슬슬 증기기관차를 실험할 시기이긴 하다.
그러나 아직 증기기관 이동수단이 보편화되지 않은 데다, 러시아 같은 광역 지대를 포괄할 상황은 아니다.
때문에 차르가 황실과 군대를 이끌고 러시아의 변방으로 도주하면, 나폴레옹이 따라잡기 어렵다.
이것은 원역사에서 러시아 제국이 나폴레옹을 상대로 펼친 대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고개를 저었다.
“쿠투조프 원수 각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체 무슨 방법!”
“총력화력전입니다.”
베니히센의 눈이 커지자, 톨스토이가 소상히 들은 바를 읊었다.
“러시아 제국 전체의 귀족, 평민, 농노를 모두 모아 평원에 집결시키고, 다시 제국 전역의 화력을 모아 단판 승부를 벌인다.”
이것도 원역사 러시아 제국이 선택했던 해법이다.
사실 러시아 제국은 생각보다 원역사에서 체계적으로 나폴레옹에게 맞섰던 게 아니다.
스몰렌스크에서 분투하긴 했지만 깨졌고, 폴로츠크에서도 물러났으며, 마침내 모스크바 앞에서 한 판, 대전을 벌였다.
그야말로 동원 가능한 전력과 화력을 전부 쏟아부어서.
다만 그때까지 그랑다르메의 식량이 모두 떨어진 탓에, 나폴레옹이 이기고도 버틸 수가 없었다.
굳이 선해하자면 러시아의 광대한 공간을 극적으로 활용한 승리랄까.
허나 지금은 러시아의 남부, 오스만 투르크가 프랑스의 보급을 전적으로 책임진 상태다.
역사는 몰라도 형국은 아는 베니히센의 낯빛이 새파랗게 변할 때, 톨스토이가 말했다.
“그게, 쿠투조프 원수 각하의 해법입니다.”
그러나 베니히센은 탁자를 걷어찼다.
“정말, 이번 전쟁에 나라 전체를 판돈으로 걸 셈인가! 그 아첨쟁이 애꾸눈 새끼가!”
이러다, 패배하면 대체 러시아는 어떻게 될까?
***
물론 쿠투조프는 두통에 시달리긴 하지만, 바보가 아니다.
“당연히, 아닙니다. 폐하.”
살짝 아파오는 머리를 지그시 누르며 쿠투조프가 유들유들하게 말했다.
옛날 애꾸눈이 되었을 때, 쿠투조프는 두뇌가 관통당하는 총상을 입었다.
당시 전두엽을 관통당했음에도 살아남은 것은, 쿠투조프가 행운의 여신이 총애하는 자라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허나 그 때문에 쿠투조프는 늘 두통에 시달렸고, 상대적으로 뚱뚱해졌으며, 전쟁터를 열심히 시찰하지 않는 게으름뱅이가 되었다.
나름 영국과 네덜란드를 오가며 [선진] 전술을 익혔음에도, 러시아 장군들이 쿠투조프를 느려터진 구시대 장군이라 생각하는 주된 이유다.
다만 수보로프 아래서 전술과 전략을 배운 쿠투조프는 다른 러시아 장군들이 갖지 못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바로 난마처럼 얽힌 복잡한 상황에서 [해법]을 찾아내는 힘이다.
마뜩찮은 얼굴로, 얼마 전까지 [부황]의 신하였던 쿠투조프를 보다 알렉산드르가 물었다.
“단판 전투에 모든 것을 건다는 데, 그게 도박이 아니란 말인가?”
“혹시 이번 전투에서 러시아군이 패한다 해도, 나폴레옹은 제국을 정복할 수 없습니다.”
“그게 말이 되나?”
사실 핀란드 대공위는 알렉산드르가 그간 아껴왔던 카드다.
본래 알렉산드르가 쓰려던 상대는 북스회베덴이었다.
현재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수비를 맡고 있는 장군으로, 핀란드 총독을 지낸 대공위가 어울리는 대귀족이다.
또한 파벨을 쓰러뜨리고 러시아를 재통일하는데도 큰 힘이 될 터였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부득불 러시아 최고위 장군인 쿠투조프가 필요해졌다.
어쨌든 베니히센은 배신자 출신이고, 바그라티온은 외국 왕족이며, 바클레이는 신망이 없다.
군부를 모두 총괄할 수 있는 자는 쿠투조프밖에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쿠투조프는 아주 명료한 대응책도 갖고 있었다.
“물론, 말이 됩니다. 폐하. 나폴레옹은 러시아에 오래 머물 수 없습니다. 설사 이긴다 해도, 제 전략대로 싸우신다면 적의 소모율은 커집니다. 폐하께선 후방에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문득 쿠투조프가 외눈을 빛내며 웃었다.
“나폴레옹이 눈더미에 쌓여, [겨울]에 패배하는 모습을.”
승패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대포를 집중 구사하는 화력전은 기동전의 상극이다.
러시아 제국은 서유럽 각국과 달리, 이 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왜냐면 경기병이 강한 오스만 투르크와 페르시아를 상대로 시험했던 바이기 때문이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알렉산드르의 동생이자 군부 장군이기도 한 콘스탄틴 대공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맞습니다, 형님. 러시아의 겨울은 프랑스인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바일 겁니다. 그러니, 카잔으로 우선 퇴각하셔서 기다리심이.”
“콘스탄틴, 짐의 지위가 탐나느냐?”
“예? 혀, 형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콘스탄틴 대공이 기겁할 찰나, 알렉산드르가 이를 갈며 외쳤다.
“아니면, 전군이 국운을 걸고 싸우는데, 어찌 짐만 도망쳐 있으라고 말하는 거냐?”
사실 원역사에서 러시아 원정, 혹은 러시아식으로는 [조국전쟁]의 총사령관은 콘스탄틴 대공이다.
다만 명목상의 총사령관인 데다, 당시에는 내전 상태도 아니었으며, 무엇보다 모스크바가 멀
쩡했다.
허나 지금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또 다른 차르 파벨이 있다.
또한 부수도 모스크바는 불타서 제국의 구심점이 되기 어려운 상태다.
그런데 스스로 차르임을 주장하는 알렉산드르가 혼자 도망간다?
군사적으로는 어찌 됐든, 정치적으로는 자살이다.
차르 알렉산드르의 최측근인 스트로가노프, 노보실체프, 코추베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군사적으로는 최악의 결정이라, 쿠투조프가 당황해 손사래를 쳤다.
“폐하, 전쟁은 군인의 일입니다. 폐하는 마땅히 나라의 근본이시며, 그러니 후방에서 기다리심이.”
“헛소리! 짐은 친정하겠노라.”
“예?”
이젠 아예 전쟁터까지 나서겠다는 소리에 쿠투조프가 입을 쩍 벌릴 찰나였다.
“들으라, 귀족들이여, 성직자들이여, 그리고 군인들이여!”
차르 자칭자, 알렉산드르가 포돌스크의 임시 궁정에서 목청을 높였다.
“짐은 러시아의 차르로, 가장 높이 나는 독수리로다! 신께서 짐에게 이 땅과 신앙을 지키라 명하셨나니, [무신론자]들과 맞서 싸워, 이기리라!”
물론, 나폴레옹은 무신론자라기보다 이신론자다.
사실 프랑스 제국은 대혁명 때와 달리 교황청과 가톨릭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 제국 입장에서는 무신론이나 다름없는 이들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국가와 제위, 신앙을 한 몸에 걸머진 젊은 [차르]가 외쳤다.
“하여, 짐은 러시아를 수호하는 군과 함께하리라!”
그 순간 감격한 러시아 귀족들, 군인들, 그리고 소수의 종군 성직자들이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
허나 최종 결정권자가 전쟁터에 나온다는 게 꼭 좋은 일은 아니다.
특히 이번 전쟁처럼 단판에 많은 것이 사라질 수 있는 [화력집중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직 재상 자리를 지키고 있던 로스토프친이 슬쩍 쿠투조프 옆에 섰다.
“쿠투조프, 좀 말려보시오.”
그렇지만 로스토프친이 그렇듯, 쿠투조프도 이 궁정에서 발언권이 그리 강하진 않다.
본래는 차르 파벨의 신하였던 데다, 알렉산드르와 썩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쿠투조프는 쓴웃음을 머금다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그냥 콘스탄틴 대공이나 후방으로 치웁시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전장의 [시어머니]는 뺄수록 낫겠지요. 로스토프친 재상.”
그것만으로도, 일단 쿠투조프는 전술 지휘의 부담은 더는 셈이니까.
***
전국에서 강제징집된 병사들이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척, 척, 척!
주로 러시아 북부와 서부 일대에서 온 병사들이다.
그간 제국의 모병 산실이었던 남부는 이미 프랑스의 손에 넘어간 뒤다.
하여 본래는 최소 60만에 달하는 예비병을 동원할 수 있음에도, 현재는 그 절반 정도만이 소집에 응했다.
다만 이미 집결한 인도원정군까지 합하여 대략 40만에 달하는 수비군을 편성할 수 있었다.
북쪽, 상트 페테르부르크 방면에 배치한 5만을 제외하고, 35만이 남하하는 중이다.
프랑스 제국 그랑다르메에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는 숫자가 아니다.
망원경으로 행군을 언덕 위에서 바라보던 쿠투조프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기병 전력이 조금 부족해 보이는군, 바클레이.”
“중기병은 모자라지 않습니다. 문제는 경기병이죠. 카자크 놈들이 전부 프랑스에 넘어가 버리는 바람에.”
“물론 이번 전쟁을 결정할 건 포병이야. 대포 숫자는?”
바클레이가 조심스럽게 보고했다.
“총 1천 문이 집결 중입니다.”
본래 원역사라면 바클레이는 전쟁장관으로 임용되어, 쿠투조프 윗자리에 선다.
허나 쿠투조프를 중용하고 바클레이를 괄시한 파벨이 오래 집권한 탓에, 아직도 쿠투조프가 바클레이보다 상급자다.
잠시 망원경을 내린 후, 향후 전략을 구상하던 쿠투조프가 왼편을 돌아보았다.
“유사시, 알렉산드르 폐하를 도주시킬 준비를 해주게. 바그라티온.”
“뭡니까. 전쟁을 시작하기도 전에 패배부터 준비하시는 겁니까?”
“상대는 나폴레옹만 있는 게 아니야.”
쿠투조프가 외눈을 징그렸다.
“마탄의 사수가 무슨 짓을 할 수 있는지, 우리 둘 다 보지 않았나?”
과거, 바그라티온은 수보로프 휘하에서 프랑스군과 부딪친 적이 있다.
아직 그랑다르메라 불리기 전, [혁명군]이라 불리던 나폴레옹의 군대와 맞싸운 전투다.
당시 오리엔트에서 달려와 거침없이 쏘던, 한 소년을 바그라티온은 기억한다.
문득 바그라티온이 이를 갈며 말머리를 돌렸다.
“마렝고에서 뼈저리게 봤죠. 알겠소. 하지만, 전쟁은 이길 거요!”
쿠투조프는 다시, 외눈을 돌렸다.
“그게, 말처럼 쉬운 얘기는 아니지. 물론, 나폴레옹에게도.”
마치 화답하듯, 행군하는 무표정한 러시아 병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우라!
이제 러시아 제국도 전력으로 그랑다르메와 격돌할 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