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7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73화(474/547)
(473) 바그라티온이 대평원을 질주한다
지금까지, 유럽의 전장을 바라만 보아야 했던 독수리가 있다.
-쾅! 쾅! 쾅!
서전의 수류탄에 이어 포격이 쏘아진다.
문제는 이 포성이 상대방, 곧 프랑스 제국 쪽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히 러시아 제국 측이 먼저 자리를 잡아 보루까지 만든 전장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아직도 윗선에서는 반격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다.
중앙 전위, 초조하게 상황을 지켜보던 바그라티온이 이를 갈았다.
“어처구니가 없군. 선수를 빼앗겼어!”
“기다리라는 엄명입니다. 각하.”
“빌어먹을, 쿠투조프는 대체 뭘 하는 거야! 게다가!”
바그라티온은 이제 총참모장이 된 바클레이를 돌아보며 고함쳤다.
“황제 폐하도 독촉하고 계시잖나!”
그 말대로 저 멀리 배후에서는 차르 주장자, 알렉산드르가 보낸 전령이 달려오고 있었다.
바로 톨스토이 백작이다.
톨스토이는 지휘관들을 찾다, 말을 잡아채며 내렸다.
“누가 책임자입니까? 폐하께서 명하십니다. 적들에게 반격을!”
“총사령관이 대기하라고 했소.”
“그럼, 대체 언제까지 기다리실 건지도 여쭈십니다, 바클레이 참모장!”
바클레이는 난처한 얼굴로 총사령관, 쿠투조프에게 들은 바를 읊었다.
“적들의 병력이 소모되고, 아군의 대포가 준비되어, 마침내 적들의 황제가 우리 포문에 들어올 때까지요.”
물론 이 작전은 바클레이도 동의한 바다.
비록 숫자나 화력은 러시아가 우세하다지만, 적군은 서유럽을 제패한 그랑다르메다.
또한 기병 전력도 돈 카자크가 프랑스에 넘어가면서, 경기병이 크게 줄었다.
해서, 속공보다 소모전을 택하기로 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적군 전열보병이 돌격할 때 어떻게 될지 모른다.
차르의 전령도, 총참모장도 사라지자, 바그라티온은 말 위에 올라탔다.
당혹한 부관,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라예프스키를 향해, 바그라티온이 고함쳤다.
“안 되겠어. 내가 직접 간다!”
“예? 설마 항명입니까?”
“그게 아니라! 쿠투조프에게 전령으로 간다고! 라예프스키 장군, 자네가 [바그라티온 보루]를 지켜!”
미처 답하기도 전에, 바그라티온이 홀로 중앙으로 달려가 버렸다.
“아니, 본인 이름을 딴 보루를 버리고 가시면 어쩝니까!”
부관, 라예프스키가 혀를 찼다.
바그라티온 보루란 중앙 돌출부, 특히 바그라티온이 힘써 쌓아올린 토대다.
워낙 높이 쌓은 탓에 이곳을 점령하려면 전열보병이 직접 총검돌격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방어전에 치중하는 것은 바그라티온의 성미에 맞지 않는다.
본래 기병으로 입신해, 외국 왕가의 후손으로 원수에 오른 바그라티온이 40만 대군의 진영을 주파했다.
-잇히이이잉!
중앙 숙영지, 사령관 막사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던 쿠투조프가 외눈을 깜박였다.
“흐음, 굳이 후사르라는 걸 자랑하고 다닐 필요는 없지 않소? 장군이 되서, 이렇게 직접 오다니.”
“쿠투조프 원수! 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란 거요! 적들이, 먼저 대포를 쏘고 있소!”
“우리도 곧 포격을 가할 거요. 슬슬 [전위]의 포병들이 자리를 잡았군.”
쿠투조프는 망원경을 건네며 일렀다.
“보시구료.”
바그라티온은 망원경을 들려다 깜짝 놀랐다.
어느새 러시아 제국의 구식 대포, 곧 리코르네 2백 문이 인마의 힘으로 전진하는 게 보인다.
한데 문제가 있다.
“잠깐, 저곳은 적들의 포화가 쏟아지는 중앙 지점인데.”
“사정거리 상, 그래야 적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소.”
“아니, 그러다 포병들이 전멸할 수도 있잖소?”
황당한 얼굴로 바그라티온이 반문하자, 쿠투조프가 퉁퉁한 얼굴을 흔들며 웃었다.
“어차피 우리는 전국의 대포를 모두 집결시켰소. 1천 문의 대포가 이 전장에 투입됐지. 2백 문 정도 못 쓰게 된다고, 전쟁에 지장이 생기진 않소.”
찰나, 포탄이 전진하는 포병대 옆에 떨어졌다.
-쾅!
파편에 맞아 병사들이 튕겨 나갔다.
그러나 포탄을 보고도 포병들은 잠시, 시선을 돌릴 뿐이다.
멈추지 않고, 다시 움직이는 포병들을 보며 바그라티온은 입을 쩍 벌렸다.
곧이어 리코르네 대포가 설치되더니 포화를 뿜기 시작했다.
-화륵, 쾅!
바그라티온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중얼거렸다.
“정말, 쏘는군.”
“아직 러시아 군대가 가진 진짜 강점을 잘 모르는 모양이오. 우리 바그라티온 원수는.”
“그게, 대체 뭐요?”
수십 년을 러시아 제국군에서 복무해온 숙장, 쿠투조프가 외눈을 번뜩였다.
“명령에 대한 절대복종이오. 거기에 술까지 마시게 하면, 무적의 용맹을 자랑하지.”
엄밀히 말하면 항명을 생각하지 못하는 순수한 굴종이라 할 것이다.
러시아 제국군 병사들은 대부분 농민이다.
평민과 농노를 가릴 것 없이 순박하고, 교육받지 못했고, 상전을 하늘처럼 안다.
게다가 걸핏하면 채찍과 구타로 의지를 꺾어 버리기 때문에, 한 번 내려진 명령은 절대적으로 수행한다.
예전, 마렝고에서 나폴레옹이 부딪쳤던 후퇴하지 않는 병사들이 탄생한 이유다.
물론 수보로프 휘하에서 정예로 길러진 병력에 비할 바는 아니다.
허나 이 전장에 차르가 나와 있다는 게, 병사들에게도 더욱 강한 복종 효과를 불어넣고 있었다.
문득 쿠투조프가 바그라티온에게 물었다.
“그럼, 이제 돌격할 준비는 됐소?”
바그라티온은 눈을 부릅뜨다, 히죽 웃었다.
“당연하오. 지금, 역공을 가하러 가지! 이, [그루지야]의 독수리가!”
그루지야, 곧 조지아 왕국을 러시아어로 가리키는 말.
한때 독립국이었지만 이제는 그저 러시아의 영토일 뿐인 망국의 왕자가 말에 박차를 가했다.
이 전쟁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잇히이이잉!
드디어, 러시아의 독수리가 날아오를 기회를 얻은 것이다.
***
본래 바그라티온은 아우스터리츠, 아일라우, 프리틀란트에서 용맹무쌍하게 싸웠어야 한다.
“달려라, 전군! 오늘, 우리 러시아 군대의 기동전을 보여준다!”
그러나 유진이 파벨과 친교 동맹을 맺은 탓에 바그라티온의 인생도 달라졌다.
일단 아우스터리츠에 러시아 제국이 참전하지 못했다.
나아가 아일라우와 프리틀란트는 전장조차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마렝고에서 싸웠고, 핀란드를 정복했으며, 이제 보로디노에 왔다.
당대 최강 욱군, 그랑다르메를 상대로 싸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장군이다.
-두두두!
특히 바그라티온은 기병 연대에 가장 큰 강점을 지니고 있었다.
수보로프 휘하에서도 총기병대를 이끌어 폴란드 정복에 수훈을 세웠을 정도다.
지금도 바그라티온이 지휘하는 병력은 기병 중심의 전위다.
문득 기마를 몰아치며 달리다 바그라티온이 말했다.
“이번 전쟁에서, 난 반드시 이긴다. 라예프스키.”
바로 옆에서 따라붙던 라예프스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조국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파리로 나의 아내, 예카테리나를 찾으러 간다.”
“예?”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에 라예프스키가 입을 쩍 벌렸지만, 바그라티온은 당연하다는 듯 외쳤다.
“나폴레옹을 잡는다면, 프랑스 제국도 끝이야! 그럼, 결국 예카테리나도 돌아오겠지!”
물론 완전히 틀린 얘기도 아니다.
현재 바그라티온의 부인, 예카테리나는 파리에 머물고 있다.
러시아 제국이 프랑스와 명목상으로는 여전히 동맹 상태라 가능한 일이랄까.
그렇지만 문제는 예카테리나가 메테르니히를 비롯한 온갖 외교관과 놀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아기까지 낳았다는 소문이 도는데, 바그라티온이 아무리 아내를 사랑해도 선을 넘은 지 오래다.
이 정도면 그냥 이혼하는 게 낫겠지만, 바그라티온은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사랑의 장애물인 프랑스 제국을 멸망시키고, 아내를 되찾겠다고.
차라리 프랑스에 항복하는 게 빠르지 않겠냐는 말을 라예프스키가 집어삼킬 찰나, 바그라티온의 명령이 떨어졌다.
“다비도프! 산병들을 흩어! 라예프스키, 척탄병들을 이끌어라! 후사르는 내가 직접 이끌고 간다!”
“알겠습니다! 산병 전개!”
“척탄병, 종대 돌격한다!”
보병 지휘관 다비도프가 뒤로 빠지면서, 산병들을 내보냈다.
반면 라예프스키는 재빨리 전열보병들을 앞으로 전진시켰다.
또한 엽기병들이 바그라티온의 지휘 하에 선회하기 시작했다.
-척, 척, 척!
산병이 전초를 맡아 흩어지고, 전열보병이 진군하며, 기병이 보조로 회선한다.
19세기 초, 아직 전열보병이 전장을 지배하는 시대다.
기병은 어디까지나 보조 전력, 그러나 사용하기에 따라선 적을 궤멸시킬 수 있는 병종이다.
단순히 성미만 급한 애처가가 아니라, 수보로프 휘하에서 제대로 용병을 배운 바그라티온은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문득, 저 멀리 진군해 오는 프랑스군이 보였다.
“막아라! 보루를 선점하고, 지켜야 한다!”
바로 술트가 지휘하는 제4군단 전열보병대다.
이미 수 차례 후방 포격이 퍼부어진 탓에 중앙 보루는 부서지기 직전이었다.
허나 바그라티온은 태연히 달려가며 웃었다.
“저 프랑스 장군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헛된 일이다. 왜냐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굉음이 울렸다.
-쾅!
술트가 깜짝 놀라 멈췄다.
대포가 쏘아진 것이다.
그것도 러시아 제국군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
바그라티온이 그 모습을 보며 포효했다.
“우리 러시아 제국군은 아군이 있는 곳에도, 대포를 쏘기 때문이지. 푸하핫!”
중앙군 바그라티온 군단의 배후에서 톨 대령이 지휘하는 포병대가 일제히 대포를 쏘아댔다.
-쾅! 쾅! 쾅!
기병도, 보병도, 산병도 포격 앞에 죽어간다.
문제는 이게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이가 없어 프랑스 군인들이 멈출 찰나, 바그라티온이 기병 돌격을 시작했다.
“보루를 넘어, 적의 전열을 파괴한다! 가자!”
이 순간, 제4군단 전열보병대의 대열이 깨졌다.
***
본대, 언덕 위에서 황제는 망원경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폐하, 일단 후퇴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황제 나폴레옹에게 황급히 란이 달려와 외쳤다.
본래 원역사라면 나폴레옹은 한참 후방에 있기 때문에 전위가 밀렸다고 해도,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허나 지금은 나폴레옹이 전방에 나온 상태다.
그럼에도, 나폴레옹은 태연히 상황을 주시하다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유진이 상대방 전위를 충분히 꺾지 못했군. 안 그래, 늙은 거위?”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대략 예비대까지 합하면 40만에 달할 겁니다.”
“아니면, 달리 노리는 바가 있나?”
거위, 곧 베르티에의 설명에도 나폴레옹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간 유진이 직접 지휘한 전투 중, 나폴레옹이 경험한 전장은 리볼리, 마렝고, 아우스터리츠다.
그때 나폴레옹이 유진의 지휘를 보면서 가장 감탄한 것은 전술의 묘수나 기동, 혹은 속공이 아니다.
위험 회피 기동.
기이하게도 유진은 위험한 상황에 몸을 던지면서도, 위험을 피하는 데 놀라운 능력을 보인다.
아끼는 아들을 전위로 기꺼이 내보낸 것도 그 능력을 믿어서다.
한데 묘하게도 바그라티온의 돌격에 꺾이는 모습이 엿보인다.
과연, 실력일까, 아니면 노림수가 있을까?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 양익을 움직여야겠다. 마세나, 그리고 오주로에게 전령을 보내라. 루이.”
나폴레옹은 어깨를 으쓱이며 수석 부관에게 일렀다.
이번 전투는 사단이나 군단 규모가 아니라 집단군이 충돌하는 대회전이다.
만약 유진이 깨졌다면 받쳐주면 그뿐이다.
또한 노리는 바가 있다면, 알아서 움직일 테니 나폴레옹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조마조마한 얼굴로 유진의 처남인 루이 샤를이 황급히 물었다.
“뭐라고 보낼까요, 폐하?”
마세나, 우익.
오주로, 좌익.
프랑스 제국군의 양익을 맡고 있는 원수들이다.
나폴레옹은 입가를 틀며 일렀다.
“전권을 주겠다. 전진도, 후퇴도, 모두 그대들의 영예가 되리.”
너무, 모호한 명령이라 루이 샤를은 당혹한 표정이 되었다가 답했다.
“아, 알겠습니다. 폐하!”
어쨌든 황명이니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모호한 명령으로 어떻게 군이 움직일까?
의문을 품은 채 루이 샤를이 전령을 보내기 위해 떠난 직후, 란이 혀를 찼다.
“너무 멋 부리시는 거 아닙니까, 폐하?”
“아니, 마세나와 오주로에게는 굳이 지침을 내리는 게 쓸데없는 짓이다. 게다가 아직 결정적인 국면은 오지 않았어.”
“그게 제가 진군할 때군요. 언제입니까?”
나폴레옹은 보루 너머 러시아의 본진을 응시하다 눈을 가늘게 떴다.
“러시아의 총사령관이, 일부러 자신들의 전열을 꺾어 유인할 때다.”
러시아 총사령관, 쿠투조프가 노리는 바, 곧 나폴레옹의 돌격이다.
아울러, 나폴레옹이 노리는 순간도 같다.
수십만 대군이 격돌하는 전장, 힘이 격돌하다 깨지는 순간.
그때 보로디노의 승자가 결정될 것이다.
-쾅!
2백 문의 포성이 전장 위를 메아리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