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7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75화(476/547)
(475) 쿠투조프의 유니콘이 불을 뿜다
지금, 러시아 제국군이 유리한 것은 단 하나다.
“대포의 숫자다! 그러니, 전력을 다해 쏴라!”
무려 1천 문의 대포가 이 전장에 집결했다.
본래 원역사에서 보로디노 전투에 러시아 제국이 동원하는 대포는 640문 내외다.
허나 러시아 제국이 전쟁을 벌인 회차 자체가 적다 보니 대포의 수량도 훨씬 많이 남았다.
또한 인도 원정을 준비하면서 파벨이 대포를 모은 점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비록 구형이긴 하지만 엄청난 물량의 대포가 전장에 집결했다.
화약을 밀어넣고, 포탄을 포구 앞으로 흘려 넣은 후, 격발한다.
단순한 메커니즘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효율적이다.
-쾅! 쾅! 쾅!
외눈의 쿠투조프는 포탄이 쏘아지는 광경을 보며 히죽 웃었다.
사실 나폴레옹이 본래 원역사에서도 전쟁을 치를수록 실적이 나빠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대포의 숫자가 급증하는 문제다.
만약 단순히 군대 숫자가 늘어나거나, 상대가 나폴레옹의 전술을 배우는 문제만 있었다면, 그랑다르메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스트리아도, 프로이센도, 러시아도 모두 대포의 수량을 급증시키면서, 전쟁 양상이 달라졌다.
변칙적 기동을 통해 승부를 내는 나폴레옹의 전술보다, 화력집중으로 적군을 절멸시키는 전법이 유행하게 된 것이다.
한데 지금은 나폴레옹이 유진과 함께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을 해체하거나 조기에 패배시킨 탓에 [화력전]이 치러질 겨를이 없었다.
그러니까, 러시아에서 나폴레옹도 집중 화력전을 처음 경험하는 셈이다.
물론 러시아는 다르다.
지금껏 오스만 투르크와 싸우며 쌓은 전쟁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때 쿠투조프의 뒤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대포 숫자가 총 몇 문인 거요? 맙소사!”
쿠투조프는 깜짝 놀라 돌아서다, 고개를 조아렸다.
“전방 2백 문, 좌익 1백 문, 우익 3백 문, 그리고 중앙은, 4백 50문이옵니다. 폐하.”
“정말 놀랍군. 내가, 아니 짐이 알기로 지금껏 대회전에서도 양측 군대가 2백 문 내지, 3백 문 정도만 쏠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우리 제국군은 국가 전체의 대포를 이곳에 모았으니까요.”
차르 알렉산드르가 감탄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쿠투조프는 조금 마뜩찮은 표정으로 주위를 살폈다.
전장에서 군주가 솔선하는 것은 병사의 사기를 진작시키지만, 또한 명령체계를 흐트리는 원인이 된다.
어서 후방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외눈을 굴리며 쿠투조프가 이어 설명했다.
“놀라셔야 할 건 따로 있습니다. 비가 왔음에도, 우리 군이 대포 전체를 동원할 수 있다는 거지요.”
알렉산드르는 눈을 깜박이다, 다시 감탄했다.
보로디노에는 전투 직전, 비가 왔다.
그 말은 습기가 가득해 화약이 젖어 있을 거라는 얘기다.
비록 코닝 작업을 거친다 해도, 상대적으로 불순물이 많은 러시아의 흑색화약은 습기에 더욱 취약하다.
대체 어떻게 이토록 포격이 원활할 수 있을까?
“과연, 그렇군. 어떻게 된 거요?”
“영국입니다.”
“응? 갑자기, 영국이라니?”
그런데 군중에서 녹색 군복을 입은 신사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폐하.”
아주 낯익은 얼굴에 알렉산드르가 또 다시 놀랐다.
“찰스 휘트워스 대사, 그대가 왔군! 대체, 어떻게?”
“영국 외교관이 뚫지 못하는 곳은 없지요.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아직 [광황]의 손아귀에 있다지만, 또한 밀무역은 여전히 성행 중입니다.”
“광황이라, 흠. 잠깐.”
본래 광황, 곧 ‘미친’ 황제 파벨을 암살하려고 했던 영국 외교관.
찰스 휘트워스가 이곳까지 온 것이다.
한데, 왜 영국 외교관이 보로디노 전장에 있을까?
“그대가 영국산 화약을 갖고 왔다는 건가?”
비록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봉쇄된 상태지만 근처 해안으로 밀무역선이 드나드는 점을 이용해, 영국제 화약을 싣고 온 것이다.
영국은 인도산 초석을 활용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가장 순도 높은 화약을 자랑한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포격이 이뤄질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휘트워스 전임 대사가 흡족하게 웃었다.
“맞습니다, 폐하.”
“비에도 강한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군! 얼마나 갖고 온 건가?”
“아주 많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최소한 오늘 전투에는 충분합니다. 또한.”
문득 휘트워스가 눈을 번뜩이며 남서쪽 전장을 노려보았다.
“저 무도한 코르시카의 [난쟁이]를 죽일 수 있을 정도로는 말이지요.”
콜로차 강 너머, 남서쪽에 펼쳐진 얕은 구릉지대.
그곳에 황금으로 아로새겨진, 독수리와 꿀벌의 깃발이 펄럭이는 게 보인다.
프랑스 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문양이다.
알렉산드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히 웃었다.
“좋아. 그렇다면 포격이 끝나는 대로 전력을 집중시키게. 쿠투조프 원수!”
“무슨 말씀이신지요, 폐하?”
“원수! 설마 모르는 건 아니겠지? 이번 단판에서 이겨야 하는 건 나폴레옹만이 아니야. 짐도 마찬가지일세!”
문득 당황한 쿠투조프에게 알렉산드르가 다그쳤다.
“집중 포격으로 전열이 깨졌을 때, 전력을 투입해서 나폴레옹을 잡아! 오직 그것만이, 짐을 이 러시아의 진정한 차르로 만들어줄 걸세!”
사실 원역사에서도, 보로디노 전투가 결국 벌어진 이유는 알렉산드르 때문이다.
본래 바클레이를 비롯한 러시아 제국군 수뇌부는 끝까지 청야전술로 일관하려 했다.
허나 귀족과 군부 내부 강경파의 반발에 못 이긴 알렉산드르가 결전을 요구했던 것이다.
물론 전투 이후 모스크바가 [사고]로 불타는 바람에, 러시아가 이기긴 했지만 상당히 위험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지금도 알렉산드르는 결전을 요구하고 있다.
역사는 몰라도 결전이 위험하다는 것, 쿠투조프가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이럴 때, 차르를 거역하기보다 이용하는 게 쿠투조프의 방식이다.
쿠투조프는 잠시 눈을 깜박이다 역제안을 건넸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폐하의 친위대를 잠시 빌려주십시오.”
“응? 그건 무슨 소리지?”
“애석하게도, 현재 본대에는 예비대가 없습니다.”
쿠투조프가 지휘봉을 휘둘러, 전장을 겨누며 일렀다.
“딱 한 번, 적진을 뚫을 기회가 올 때, 전력을 다 투입해야 합니다. 폐하.”
이것은 거짓말이 아니라 진실이다.
쿠투조프는 일부러 포격과 난전을 유도했고, 덕분에 40만이나 되는 병력 중 대부분이 전선에 투입된 상태다.
또한 1천 문의 대포를 운용하는 포병대도 그냥 움직이는 게 아니라 전열보병의 호위가 필요하다.
그런데 나폴레옹을 잡아야 한다?
그럼 당연히 예비대가 필요하다.
현재 러시아 제국군에서 남아도는 전력은 딱 하나다.
황제 경호를 맡은 친위대, 레이브 그바르디야 병력이다.
순간, 임시 근위대장을 맡고 있던 차르의 최측근, 스트로가노프가 놀라 고함쳤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요!”
“됐어, 스트로가노프.”
“폐하, 아무리 전장이 유리해져도, 친위대는 폐하를 지켜야 합니다!”
그러나 차르 알렉산드르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천만에! 짐의 친위대는 나폴레옹을 잡아야 한다. 아니, 죽여야 한다! 그대가 판단하여 투입하라!”
파벨보다는 좀 더 이성적이지만, 알렉산드르도 파벨의 아들이다.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자신의 직감을 믿는다는 점은 동일했다.
원역사에선 그렇기에 알렉산드르가 승리했다.
쿠투조프가 경례를 취할 찰나, 포성이 창공을 울렸다.
-쾅!
1천 문의 구식, 혹은 원조 러시아제 유니콘 대포가 프랑스 군영을 때리는 소리였다.
***
지금껏 여유롭던 또 다른 황제는 당황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대포 숫자가, 왜 저렇게 많아! 분명, 비가 왔는데!”
본래 나폴레옹은 포병 출신이다.
그렇기에 대포에 관해서는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했다.
한데 포격에 프랑스 제국이 당하고 있다.
그것도 분명 비가 와서 불발탄이 많아야 할 러시아 군영에서 집중 포격이 이뤄진다.
프랑스보다도 더욱 빠르고, 강하게.
나폴레옹이 공황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베르티에 원수가 급히 말을 타고 뛰쳐나갈 기세인 황제를 말렸다.
“폐하, 일단 고정하십시오.”
“고정하게 생겼나! 짐의 그랑다르메가! 짐의 병사들이 죽고 있어! 맙소사, 당장 후퇴시켜!”
“아직 예비대가 남아 있습니다, 폐하.”
베르티에는 단호한 어조로 고했다.
“근위대, 제6군단, 그리고 카자크!”
란의 근위대, 베르나도트의 제6군단, 그리고 후방으로 빼놓은 플라토프의 카자크 경기병대.
아직 프랑스 제국에는 여력이 있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이 너무나 엄청난 소모전에 질려, 미처 근위대를 투입하지 못한다.
허나 지금은 근위대 외에도 예비대가 존재하는 거다.
나폴레옹이 간신히 흥분을 가라앉히며 중얼거렸다.
“카자크는 믿을 수 없어. 특히, 불리한 형국이라면.”
“베르나도트에게 전령을 보내겠습니다.”
“빠르게 오라고 해! 지금 당장! 전열이 깨지기 전에!”
그때 중앙 보루가 다시 돌파당하는 형국이 도래했다.
-쾅! 두두두, 쾅!
집중 포격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러시아 제국군이 돌격을 개시한 것이다.
“미친놈들! 저 상황에서 돌격한다고?”
“놈들은 작렬탄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피해가 생각보다 크진 않지요.”
“그렇다고 아군이 있는 곳에 포격을 해? 저건, 정말 병사들보고 죽으란 소리가 아닌가!”
어지간한 수라장을 겪은 나폴레옹도 몸서리를 치며 고함쳤다.
“이건, 전쟁이 아니야. 학살이지!”
그러나 고함친다고 갑자기 러시아 제국이 인도주의를 깨달을 리는 없다.
포격이 연신 이뤄지는 가운데, 프랑스 그랑다르메는 러시아 제국 병사들을 맞이해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용맹한 병사라도 포탄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본래 원역사에서 역시 포탄에 죽은 란이 뛰쳐나왔다.
“맙소사, 폐하! 전열이 붕괴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나폴레옹은 주위를 살폈다.
근위대를 투입해야 할까?
그러나 베시에르는 이미 투입된 이후다.
란은 분명 용맹하지만 이런 국면에서 돌파력을 발휘하기에는 조금 모자라다.
일순, 나폴레옹의 눈에 적임자가 들어왔다.
“아니, 그대는 안 돼! 못 해! 뮈라!”
곱슬머리 장군, 뮈라가 달려올 찰나, 나폴레옹이 쏜살처럼 쏘아붙였다.
“중앙 보루 측 전열이 붕괴한다. 적들은 포격과 함께 진군하고 있다. 어떤가, 막을 수 있나?”
뮈라가 눈을 크게 뜨다 히죽 웃었다.
가히 기병이 버텨낼 수 없는 전장이다.
아니 전열보병, 그중에서도 유명한 나폴레옹의 고참근위대라 해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이런 곳에 투입하라는 사령관이 있다면 항명해도,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뮈라는 기꺼이 말 위에 올라탔다.
“죽으란 말이시군요. 큭! 어차피 사나이 목숨 하나! 이런 전장을 기다렸습니다. 가자!”
일생, 전쟁에서만큼은 물러난 적이 없는 남자, 오직 해전만 무서워하는 뮈라가 달렸다.
-두두두!
뮈라의 [후사르]가 사브르를 휘두르며 전장 중앙으로 쇄도했다.
***
광역 전장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돌진 정도는 보인다.
“열렸다!”
외눈의 쿠투조프가 부르짖었다.
비로소 상대방의 철통 같던 근위대의 방비가 열렸다.
뮈라의 기병대가 돌진하느라 생긴 소란과 빈틈이다.
“포격을 모두 멈춰라!”
“예, 포격 정지. 전령을 보내!”
“레이브 그바르디야, 출격!”
쿠투조프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황제 친위대가 돌진하기 시작했다.
“지금이 비로소, 코르시카의 난쟁이를 잡을 때다!”
레이브 그바르디야의 근위보병연대장, 안톤 라친스키가 돌진했다.
차르의 후사르 연대장, 표트르 페트로비치 우바로프도 말 위로 올라탔다.
하늘을 뒤덮던 포성이 멈추고, 차르의 친위대가 전쟁 중앙의 빈틈을 달리기 시작했다.
-두두두!
쿠투조프는 외눈을 빛내며 포효했다.
“이제, 유럽의 역사가 내 손에 바뀐다!”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모든 병력을 소모하고, 화력을 쏟아붓고, 기동력을 희생해가며 소모전을 펼쳤다.
프랑스가 결국 참지 못하고 황제로 가는 길을 열어줄 때까지.
여기서 나폴레옹을 죽이거나 잡는다면, 러시아가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다.
그때다.
-쿠르릉.
기이한 굉음이 포성이 멎은 보로디노를 울렸다.
“이게 무슨 소리야?”
외눈을 깜박이는 쿠투조프에게 황제 전령, 톨스토이 백작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총사령관 각하, 저쪽을 보십시오.”
“연기?”
“그, 그게, 연기 뒤에.”
톨스토이 백작은 마른침을 삼키다 고함쳤다.
“가, 강철 마차가, 옵니다!”
흑색화약이 빚어낸 자욱한 연기의 전장.
그곳에 강철 마차, 혹은 [증기자동차] 1백 대가 달려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