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7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76화(477/547)
(476) 베르나도트가 증기자동차로 돌격하다
19세기는 증기기관의 시대다.
“그렇지만, 전장에서 이걸 볼 줄은 정말 몰랐군.”
베르나도트는 앞에서 달려가는 [강철]의 증기기관을 보다, 중얼거렸다.
-삐이익!
크기는 2미터, 길이는 4미터로 실로 거대한 강철의 마차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진정 무시무시하게 보이는 것은 강철로 된 방호막이다.
총탄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운전수 보호대와 삐쭉 튀어나온 소총구는 묘하게 으스스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증기의 굉음 때문에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조차 빼앗아 버리지만.
이런 물건을 처음 보는 베르나도트로서는 얼이 빠질 정도였다.
그때 마르소가 여유롭게 기마를 타고 다가오다 말을 다독이며 대꾸했다.
“나도 설마 러시아에서 이걸 쓸 줄은 몰랐는걸.”
“투르크인들과 이런 일을 실험하고 있었소, 마르소 원수? 정말 재미있게 살았나 보군.”
“꽤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지만, 이건 아닙니다. 베르나도트 상급대장. 이건, 이집트에서 온 거요.”
콘스탄티노플 공작, 마르소가 입가를 비틀며 코웃음을 쳤다.
“어처구니없게도, 이집트가 지금 프랑스 제국령에서 가장 [실험]이 많이 이뤄지는 곳일 거요. 누벨 프랑스를 제외한다면.”
본래 유진은 이집트 원정 당시, 세계 최초로 전장에 증기자동차를 선보인 바 있다.
그렇지만 유럽에서는 너무 전쟁터인 데다, 실험적으로 선보인 물건이라서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이후로 유진과 보아르네 카르텔은 누벨 프랑스에서 주로 증기자동차를 연구하거나 사용해왔다.
그런데 이집트에서도 오슈가 독자적으로 증기자동차를 지속적으로 개량해 왔던 것이다.
바로 그 증기자동차가 흑해를 통해 공수되어, 이곳까지 도래했다.
운반하느라 고생했던 일을 마르소가 떠올리며 고개를 저을 때, 외양에만 감탄하던 베르나도트가 급히 물었다.
“그럼, 저 전쟁용 자동차, 줄여서 [전차]의 성능은 어느 정도요?”
“시속 20킬로미터? 물론 최대 속력이고, 보통은 시속 10킬로미터를 내면 다행이지요. 게다가 옛날 진짜 [전차]처럼 ‘전차수’가 따로 필요하오.”
“흐음, 그렇지만 [피탄방지막]을 설치했으니, 돌격에선 더 유리한 거 같소만.”
군침을 삼키는 베르나도트에게 마르소가 손을 내저었다.
“보병의 집중사격은 못 막지요. 오직, [대기병용]으로만 쓸모가 있소.”
비록 강철로 방호막을 씌웠다지만, 근접 사격을 막을 정도는 아니다.
만약 그게 이 시대 기술로 가능했다면 애초에 흉갑기병이 피탄당해 죽을 이유가 없다.
다만 기병들이 기총사격을 가할 때는 단발성이니, 그 정도는 막을 수 있다.
-쿠르릉!
앞에서 달리며, 적군과 아군 기병 모두를 놀라게 만드는 자동차를 보다, 베르나도트가 부관을 향해 말했다.
“좋아, 뒤파 소장! 진격 준비는 완료됐나!”
“물론입니다, 군단장 각하! 오늘, 이 보로디노의 전장에서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목숨은 지켜야지. 그래야 살아서 영광을 얻지!”
피에르 루이 뒤파, 곧 괄괄한 돌격장으로 러시아 전장에서 이름을 남긴 남자와 함께, 베르나도트가 달려가며 소리쳤다.
“이번 돌격으로 우리 제6군단은 불멸의 명성을 갖게 될 것이다!”
분명, 증기자동차 돌격은 실패하든 성공하든 역사에 남긴 할 것이다.
허나 마르소는 시큰둥한 얼굴로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온, 수송부대와 함께 그 광경을 볼 뿐이었다.
문득 옆에서 상황을 주시하던 한 남자가 물었다.
“원수 각하, 이건 각하께서 직접 돌격시켰어야 하지 않을까요?”
“로슈자클랭 총수, 무슨 병사로 말인가? 설마 크림 칸국의 패잔병들이라도 불러오라고?”
“그렇지만, 유럽에서 사상 최초로 증기자동차 돌격을 감행하는 일입니다. 위험부담은 있지만, 그렇다 해도 정말 역사에 남을 텐데요?”
쉬르테 총수, 로슈자클랭은 그동안 무수한 전장을 보았다.
하지만 인마가 아닌 기계가 전장을 달리는 광경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신대륙 전장에서 원주민을 위협하던 때를 제외하면.
그런데 정작 증기자동차를 전쟁터까지 가져온 마르소가, 이 영광을 누리지 못한단 말인가?
마르소가 코웃음을 쳤다.
“이런, 로슈자클랭. 자네도 많이 늙었는걸. 난 이미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정복자야. 굳이 저런 기괴한 영광까지 탐해야 하나? 게다가.”
사실, 정작 증기자동차를 만든 것은 오슈기도 하다.
허나 만약 오슈가 이곳에 왔다 해도, 마르소와 똑같이 반응했을 것이다.
굳이 이상한 [강철괴물]을 처음 돌격시켰다는 명성 따위는 필요 없다고.
무엇보다, 마르소가 전공을 탐한다면, 아직 기회는 많다.
“정말 이번 단판으로 전쟁이 끝날 거 같아?”
그러나 로슈자클랭은 의아하다는 듯 반응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황제 폐하도 그렇지만, 유진 국왕 폐하도 이번 회전으로 끝을 내실 계획입니다.”
“아, 나도 알지. 유진은 이럴 때 기가 막힌 솜씨를 발휘했거든. 지금은 오히려 기량이 절정에 올랐겠지? 하지만, 적은 러시아의 찬탈자만이 아니야.”
“누가 또 있습니까? 프로이센의 블뤼허?”
반대로 프랑스 제국 대외정보를 총괄해온 로슈자클랭은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만약 러시아 제국이 거꾸러진다면, 유럽 대륙에서 프랑스를 상대할 적수는 없지 않을까?
프로이센이 독립국으로 남아 있다지만, 그랑다르메의 적수는 아니다.
그런데 마르소가 고개를 저었다.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선, 유럽에서 들을 수 없는 정보가 들어오지. 바로 무슬림들의 세계야.”
“무슬림이라구요? 아, 이슬람 교도 말입니까?”
“지금, 인도에도 무슬림들이 있는 걸 알지? 오랫동안 무슬림들이 지배해오다, 최근 힌두인들이 주도권을 잡았지. 물론, 그것도 과거형이지만.”
잠시, 무굴제국의 역사를 극도로 축약시켜 설명하던 마르소가 목소리를 낮췄다.
“영국, 인도의 정복자가 있어. 그자가 유럽에 올 거야.”
그 순간 증기자동차에서 총격이 쏘아졌다.
-쿠르릉, 탕!
기병대와 증기자동차, 혹은 [원시전차]의 최초 대결이 처음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
이 기괴한 광경은 당연히, 상대적 고지대에 있던 황제에게도 보였다.
“베르나도트? 아니, 유진인가!”
나폴레옹이 펄쩍 뛰었다.
사실 베르나도트는 예비대로 남겨두었던 군대다.
비록 나폴레옹이 소환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빨리 온 걸 보면 미리 준비했던 게 분명하다.
한데 전쟁 시작 전에 나폴레옹과 전혀 협의되지 않은 물건이 나타난 것이다.
총참모장 베르티에도 당혹해 고개를 휘저었다.
“폐하, 지금 저건, 하여간, 기괴한 물건이 적군 흉갑기병대를 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포니아토프스키를 불러!”
“예?”
나폴레옹은 반짝거리는 눈으로 베르티에를 돌아보며 외쳤다.
“뮈라의 뒤를 받치라고 해! 뮈라야 돌파는 잘하지만 공방과 접전은 능숙하지 못해! 지금이 폴란드의 [울란]이 활약할 때다!”
증기자동차가 역사적으로 어떤 의의가 있는지는 둘 문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증기자동차의 돌격이 러시아 제국 친위기병대를 막아섰다는 점이다.
게다가 전열보병 연대까지 당황해 주춤거리는 상황이다.
이럴 때가 우완, 혹은 울란, 곧 폴란드 창기병대가 활약해야 할 순간이다.
“폐하, 제가 가겠습니다!”
란이 펄쩍 뛰었지만, 나폴레옹은 이번에도 거절했다.
“아니, 란 자네는 짐과 함께 간다.”
“예?”
“기다려. 아직 결정적인 한 순간이 나오지 않았어. 러시아가 저 공세를 버텨낸다면, 오히려 역공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나폴레옹은 중앙을 주시했다.
이 전쟁은 소규모 군대가 아니라 그야말로 대군이 격돌하는 전장이다.
갑자기 기세가 뒤집히면 일시에 모든 게 무너질 수도 있다.
그건 러시아군만이 아니라 프랑스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문득 허공을 올려다보다, 나폴레옹이 재차 명령했다.
“뒤로크! 근위포병대를 준비해라. 마르몽에게도 중앙에 기마포병대를 집결시키라 전해!”
포성이 멎은 것을 나폴레옹이 깨달은 것이다.
그러나 대포를 준비한다는 것은 난전이 벌어지는 전장과 어울리지 않는 지시다.
시종장 뒤로크가 놀라 고했다.
“폐하, 아직 아군이 돌격 중입니다.”
“설마 짐이 러시아 ‘이반’ 놈들처럼 아군의 뒤에 포격이라도 할 거 같나? 그랬다간, 짐이 폐위당하겠지!”
“그럼, 무엇을 기다리시는 겁니까?”
나폴레옹은 다시 중앙 전선을 돌아보았다.
“베르나도트는 돌파하지 못해. 하지만 뮈라와 포니아토프스키라면, 혹은.”
아직, 우익의 마세나도, 좌익의 오주로도 별다른 소식을 보내오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회전에서는 라 모브 쉬르 데 레리에르, 곧 전략적 배후 돌파 기동을 펼치기 어렵다는 뜻이다.
중앙돌파가 답이다.
뮈라가 돌파해준다면 그것으로 회전을 결정지을 수도 있다.
만약, 그게 안 된다면.
“유진이라면, 적의 종심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찰나, 폴란드 기병들이 달려가는 말울음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잇히이이잉!
중앙에서 기병들의 혈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
외눈의 쿠투조프도 이런 전장은 처음 본다.
“정면은 괴상한 철제 괴물! 측면은 프랑스 후사르, 아니 폴란드 울란입니다!”
전쟁터에 뛰어든 게 1760년이니, 딱 50년이 되었다.
그간 전쟁의 원리가 바뀌는 광경을 수도 없이 보았다.
하지만 인간이나 마필이 아닌 강철마차가 스스로 달려오는 광경은 쿠투조프에게도 처음이다.
잠시 입을 쩍 벌리고 있던 쿠투조프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철제괴물들 앞으로 친위대의 척탄병 연대를 보내라!”
“예? 총사령관 각하, 그럼 전멸합니다!”
“시간만 지연시키면 돼! 뭔지는 모르겠지만, 석탄으로 움직이는 거겠지! 그렇다면 연료가 떨어지면 멈출 거다!”
쿠투조프의 판단은 정확하다.
다만 적군이 오히려 러시아 제국의 빈틈을 뚤고 들어오는 상황은 변함이 없다.
이 상황을 막으려면 결국 인간, 곧 병사를 보내야 한다.
남아 있는 병력을 훑어 본 쿠투조프가 부관 미하일 안드레예비치 밀로라도비치 백작에게 명했다.
“친위기병대는 적군 후사르를 막아라! 전열보병 연대가 폴란드 울란을 모두 죽여버릴 때까지!”
밀로라도비치가 급히 명령 수행을 위해 달려갔다.
곧이어 마지막 남아 있던 경기병들이 재차 출격해 돌진했다.
중앙 전선에서 기병들의 혈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챙, 챙, 챙!
사브르가 격돌하는 전장을 보다, 쿠투조프가 이를 갈았다.
“카자크만 있었다면, 여기서 놈들을 끝낼 수 있었을 것을!”
평소, 그리 높이 평가한 병종은 아니다.
허나 이 상황이라면 카자크의 기동력이 전쟁을 결정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한데 쿠투조프 옆에 서 있던 황제의 전령관, 톨스토이가 아연한 얼굴로 답했다.
“각하, 카자크입니다.”
“무슨 헛소리야? 우리 군에 카자크 기병대라곤 후위를 지키는 연대 단위급밖에 없네.”
“아니, 사단급인 것 같습니다.”
톨스토이는 손을 들어 북쪽, 좌익 측면 방향을 가리켰다.
“저, 저기, 카자크가 보입니다.”
쿠투조프는 낯을 찡그리며 외눈을 돌리다, 부릅떴다.
-와아아!
그곳에 전직 러시아 제국군 경기병, 카자크 1만 기병대가 쇄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