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7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78화(479/547)
(478) 나폴레옹이 러시아의 폐허를 제압하다
이 순간, 마침내 황금 독수리 깃발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군, 마침내 [비예 가르드]가 움직일 때가 왔다!”
비예 가르드, 영어로는 올드 가드.
고참 근위병을 가리키는 말이다.
본래 이탈리아 원정 때부터 참전했고, 나폴레옹과 함께 전장을 누볐으며, 이제 비로소 보로디노의 벌판에 선 자들.
오래 명령을 기다려온 이들이 마침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척, 척, 쿵!
이제 포격은 멈췄고, 전선은 교착 상태지만,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니 아무리 올드 가드라 해도 진격하는 곳은 치열한 백병전이 펼쳐지는 전장이다.
하지만 20년이 넘도록 전장을 누벼온 숙련병들은 멈추지 않고 대열을 갖춰 진군하기 시작했다.
종대로, 다시 적군을 맞이하면 횡대로.
여기에 흉갑을 갖춘 중기병대도 양익으로 질주했다.
“달려라, 적들을 격파할 시간이다!”
우익 측면을 달려나가던 란이 외쳤다.
근위 기마척탄병 연대.
혁명 당시부터 창설되었다가 근위대로 편성된 이들로, 모체는 이탈리아 군단의 기병대다.
기마척탄병 연대를 지휘해 달리던 란은 문득, 우익 쪽에서 달려오던 베시에르와 마주쳤다.
“란 원수 각하, 어떻게 된 겁니까. 뭔가, 전장이 바뀌고 있습니다!”
“베시에르, 지금까지 잘 버텨줬다! 이제 마무리만, 완벽하게 해내면 돼!”
“이긴 겁니까, 설마?”
베시에르의 물음에 란이 단호히, 그러나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니야. 승리 선언하기에는 적들의 숫자도, 심지어 적군 총사령관조차도 살아 있지!”
분명 전장의 흐름은 완전히 프랑스 쪽으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러시아 제국은 이 전장에 물경 40만 대군을 집결시켰다.
게다가 러시아 병사들은 전투가 절망적인 상황이 되어도 딱 한 가지가 없다면 물러나지 않는다.
바로 퇴각 명령이다.
여전히 총탄이 날아다니는 전장 사이를, 대머리가 기병들과 함께 간신히 돌파 중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잇히이이잉!
대머리 장군이 떨어진 군모를 아깝게 쳐다보다 고함쳤다.
“마세나 원수 각하!”
우익 끝자락, 치열한 교전을 응시하던 마세나가 고개를 돌리다, 미간을 찌푸렸다.
“다부? 자네는 지금 제4군단 보좌 아닌가? 유진 국왕 폐하는 어쩌고 온 거야?”
“유진 폐하의 명령으로 왔습니다. 지금 당장 제2군단은 전력을 다해, 중앙부로 선회할 것!”
“아니, 우리 앞에 있는 적군은 어쩌라고?”
마세나는 어려운 접전 중이다.
특히 러시아 제국 좌익을 맡은 베니히센이 진군과 일시 후퇴를 교묘하게 하는 바람에, 돌파하지 못하고 애를 먹고 있었다.
오전에 베시에르를 불렀다가, 오히려 기병대를 말아먹은 상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중앙으로 오라?
아무리 유진 라인에 서기로 했다지만 무리한 요구라 생각할 찰나, 제4군단 부사령관 다부가 고했다.
“유진 폐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베니히센은 약삭빠른 자이니, 반드시 후퇴한다! 굳이 쫓아갈 필요 없고, 중앙군을 섬멸하는 데 집중하라!”
마세나가 제2군단 부사령관 쉬셰를 돌아보았다.
“저기 있는 게 베니히센이었어? 깃발이 없어서 몰랐군.”
“그것도 북방의 여우라는 별명에 어울리긴 하는군요. 각하, 정말 들으시겠습니까? 자칫, 측면으로 적군이 기습한다면.”
“쉬셰, 내가 다른 건 다 전장에서 유진 국왕보다 앞선다고 자부하는데, 딱 하나 모자란다고 인정하는 게 있어. 뭔지 아나?”
미처, 쉬셰가 대답하기도 전에, 마세나가 원수봉을 들어 휘둘렀다.
“위험 회피 능력이야. 그게, 유진 국왕은 위험한 곳만 골라 다니는 데도 그렇더라구. 이탈리아 군단 출신은 다 아는 얘기지! 전군, 중앙으로 진격!”
황금빛 원수봉이 허공으로 힘차게 움직이는 전장은 또 있다.
보로디노 정반대편.
프랑스군 좌익, 북단에서 싸우고 있는 제4군단이다.
제4군단 중심부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사단급 보병대의 진군을 주시하는 남자가 있었다.
문득 남자의 옆으로 삐뚤어진 군모를 쓴 노대위가 달려왔다.
“헉, 헉, 헉. 오주로 원수 각하!”
오주로는 노대위를 돌아보다 피를 닦아내며 눈썹을 치떴다.
“전령인가? 아까도 본 것 같은데, 또 보는군.”
“베르티에, 초, 총참모장 각하의 요청입니다. 주, 중앙으로 선회해 달라는!”
“어째서? 지금 우리 제3군단은 적군 박격포를 너무 맞아 엉망이다. 게다가 적군은 여전히 완고하게 버티고 있다.”
박격포탄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은 오주로를 향해, 노대위 쇼뱅이 거수경례를 취하며 말했다.
“차르가, 죽거나 잡힌 것 같습니다.”
오주로의 원수봉이 멈추고, 쇼뱅은 빠르게 보고했다.
“유진 국왕 폐하가 적군 본진을 관통했습니다. 여기에, 차르에게 총격을 가하는 게 목격되었다고, 총참모부에 급전이 돌아왔습니다.”
“거짓은 아니겠지?”
“확실합니다.”
물론 유진의 [돌격대]가 직접 전령을 보내온 것은 아니다.
사실 종심부 타격 후, 유진은 분노한 러시아 보병들을 피해 달아나느라 정신이 없다.
허나 로슈자클랭이 보낸 첩자들이 전장을 달리다, [참수공격]을 목격했고 다시 복귀해 보고한 것이다.
순간, 오주로가 말 위로 뛰어올랐다.
“전군! 모두, 중앙으로! 지금이 전력을 다할 때다!”
지금까지 프랑스군 좌익, 북단의 제2군단은 가장 어려운 전투를 치러왔다.
상대방 장군은 알렉산더 이바노비치 오스터만 톨스토이.
톨스토이 백작의 사촌이지만, 그것만으로 역사에 남은 자는 아니다.
본래 원역사에서, 아일라우 전투의 수훈으로 러시아 제국군의 괴멸을 막아내는 용장이다.
현재는 아일라우에서 싸운 적이 없기에, 프랑스 제국군은 오스터만 백작을 처음 만났다.
하지만 용맹분투하는 오스터만 백작의 용병술은 원역사든 현재든 같다.
덕분에 정석을 중시하는 오주로는 수 차례 죽을 뻔한 위기를 맞이했다.
이미 바로 옆까지 따라붙은 박격포 장군, 아니 모르티에 장군이 뒤따랐다.
“비바 보나파르트! 프랑스여, 영원하라!”
좌익 전체, 아니 보로디노 전역에서 울려 퍼지는 함성과 똑같은 외침을 토하면서.
***
외눈의 총사령관은 아직, 전장의 급변을 모른다.
“대포를, 대포를 준비하라! 남은 희망은 그것뿐이다!”
눈앞에 멈추지 않는 베르나도트의 증기자동차 부대가 있다.
멀리서 돌진을 거듭하는 뮈라의 후사르들이 보인다.
이대로 있다간 결국 중앙군도 견디지 못하고 대열이 뚫릴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연신 포병대를 지휘하는 쿠투조프에게 누군가 달려와 말했다.
“각하, 틀렸습니다.”
“자네는, 톨스토이? 뭘 하고 있지? 자네 사촌인 오스터만 백작을 불러오게. 우익에서 지원군이 온다면, 대포를 다시 정비할 여유가 생겨!”
“폐하께서, 바클레이 원수와 함께, 돌아가셨습니다.”
전령, 톨스토이 백작은 창백해진 얼굴로 고했다.
“이제, 우리는 반역자입니다. 총사령관 각하.”
사실 톨스토이 백작은 원해서 알렉산드르의 대열에 선 것이 아니다.
반란 당시, 약삭빠르지 못해 빠져나가지 못한 탓에 알렉산드르 편이 되었다.
허나 알렉산드르가 죽은 이상, 톨스토이도 결국 파벨의 입장에서는 반역자가 된 것이다.
외눈의 쿠투조프가 부들부들 떨다, 아직 식지 않은 대포를 부여잡았다.
“아직, 끝난 건 없어.”
“원수 각하.”
“나는! 광황 파벨을 배신하고 이곳에 왔어. 그런데, 뭐? 알렉산드르 폐하가 죽었다고? 그럼, 콘스탄틴 대공을 올리면 돼!”
문득 쿠투조프가 원수봉을 들어 서편, 나폴레옹의 군영을 가리키며 고함쳤다.
“이대로, 프랑스 놈들에게 질 수는 없단 말이다! 또 다시!”
물론 그곳에서 현재, 나폴레옹은 고참 근위대와 함께 달려오고 있는 중이다.
이곳에서 최후의 일전을 결의한다면, 자살 공격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쿠투조프의 의욕을 꺾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영국 전임 대사, 휘트워스가 말 위에 급히 올라타며 외쳤다.
“지금, 떠나지 않는다면 배를 놓칠 거요. 쿠투조프 원수!”
“대사, 우리를 버릴 거요?”
“다음 기회를 노리란 얘기요!”
휘트워스는 다급히 일렀다.
“아직, 우리 그레이트 브리튼은 패배하지 않았소.”
아주 잠시, 쿠투조프는 고심했다.
만약, 쿠투조프가 이곳에서 결사항전을 결의했다면, 프랑스 제국도 다시 고전에 휩싸였을 것이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보로디노 전투 막판에 쿠투조프는 아예 손을 뗀 채 전장을 방치한다.
보통 그런 경우에는 패망해야 하는데, 도리어 지휘체계가 엉망이 된 탓에 프랑스 제국은 엄청난 출혈 소모전을 겪게 된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대군의 격전과 러시아 군인 특유의 수동적인 명령복종이 낳은 기괴한 결과다.
과연, 쿠투조프는 나폴레옹의 심장을 찌를까?
쿠투조프가 이를 악물다 말 위로 뛰어 올랐다.
“두고 보자, 나폴레옹. 그리고, 프라이슈츠!”
예전, 아드리아노폴리스에서 잡혔던 기억이 쿠투조프의 도주를 결정지은 것이다.
-와아아!
저 멀리 프랑스 제국, 그랑다르메가 쇄도하고 있었다.
***
지금까지, 나폴레옹과 그랑다르메, 프랑스 제국은 이런 전쟁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아아악! 어머니, 저는 죽습니다!”
이겼음에도 곳곳에도 들려오는 비명은 프랑스어다.
특히 이번 원정에는 신병들이 많이 참가한 탓에 젊은 사상자가 많았다.
곳곳을 누비는 의료부대 군의관들과 위생병들이 고함쳤다.
“구급마차! 라레이 중장 각하, 마차가 필요합니다!”
“어서, 환자를 실어! 간호부대는 어디 있나?”
“곧, 구호기사단 간호부대가 올 겁니다. 아, 저기 폴린 소장 각하가 보이는군요!”
부관 알렉산드르 우르방 이반 군의관이 외칠 찰나, 폴린이 다가오다 비명을 질렀다.
“맙소사, 환자 이송해! 어서!”
다리가 박살난 환자가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보로디노 전투에서는 교전에 의한 사상자보다 초기, 포격전에서 발생한 사상자가 많았다.
비록 작열탄이 없는 러시아 제국이지만, 포탄의 충격력만으로도 엄청난 피해가 일어난 셈이다.
식은 땀을 닦으며 폴린은 라레이를 돌아 보았다.
라레이도 얼마나 많은 수술을 현장에서 했는지, 피로 범벅이다.
“정말 엄청나군요. 이겼는데도, 이 정도인가요?”
“그렇네. 사실 적군도 도와주고 싶어지는 광경이지만, 아군에도 손이 모자라지.”
“오라버니는, 아니, 황제 폐하는 무사하시겠죠?”
라레이는 죽어가는 러시아 장군 한 사람을 보며 혀를 차다, 시선을 돌렸다.
“이미 자축연을 열고 계신 것 같네만.”
저 멀리 환호성을 터뜨리는 나폴레옹과 원수들이 보인다.
란, 쥐노, 마세나, 오주로, 마르소, 여기에 심지어 평소 무표정한 베르티에까지도.
또, 다부, 술트, 쉬셰, 브륀, 마르몽, 뒤로크, 몽셰, 생 시르, 그루시, 모르티에, 여기에 포니아토프스키와 베르나도트까지 달려가 함성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최고 수훈자는 동떨어진 곳에 서 있다.
“유진?”
폴린은 자신도 모르게, 달렸다.
도중, 다리의 혈관이 찢겨져 죽어가던 러시아 장군을 밟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장군의 이름이 바그라티온이란 걸 알았어도 그랬을 것이다.
이 전장에서 폴린에게 유진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없었으니까.
남편인 루이 샤를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폴린이 유진의 앞에 섰다.
“여기, 있었구나.”
“이겼어. 내 생애, 아니 그 전부터 바라던 승리야. 폴린.”
“축하해. 그런데 표정이 왜 그래?”
유진은 형언할 수 없는 얼굴로 전장을 보다, 답했다.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거든.”
1809년 8월 15일 저녁.
해가 저물 무렵, 보로디노 전투가 끝났다.
러시아 원정도.
유진이 역사를 진실로 바꾼 순간이었다.
나폴레옹, 원수들, 그랑다르메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