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8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81화(482/547)
(481) 새로운 카이저가 신성로마제국을 외치다
한때 볼테르가 이렇게 비꼰 적이 있다.
「신성하지도, 로마도, 제국도 아닌, 스스로 신성로마제국이라 칭하는 나라가 있다.」
신성로마제국이 말기에 사실상 하나의 국가가 아니었음을 비꼬는 말이다.
물론 그건 볼테르가 살았던 시대가 프랑스 왕정 전성기라 가능한 소리였을 것이다.
만약 혁명기에 살았다면, 볼테르도 그런 말을 할 수 없었을 테니까.
허나 제국이 진실로 존재했음을 믿고, 부활시키고자 열망하는 이들이 아직 있다.
마지막 황제 프란츠 2세의 동생, 카를이 부다페스트 궁전에서 고함쳤다.
“황제가, 그 무섭던 나폴레옹이, 겨울에 갇혔어!”
최근 카를은 그야말로 숨 죽이며 살아왔다.
뇌전증이 심해졌던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아우스터리츠의 패배 탓이다.
패배한 이후로 카를은 왕위를 보전하는 것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국내 헝가리인들의 불만, 국외 프랑스의 압박,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의 자괴감과 질병.
한데 그 모든 것의 원인이었던 나폴레옹이 러시아에 갇혔다.
비록 스스로 머무는 듯한 외양을 취하고 있지만 진짜 이유가 군대 때문임을 카를은 안다.
무엇보다 파리에서 긴급히 달려온 전직 재상, 메테르니히가 함께 외치고 있었다.
“국왕 폐하, 지금이 바로 기회입니다!”
“허나 나폴레옹이 돌아온다면? 우리는 고립되어 멸망할 수도 있네. 오스트리아 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이미 러시아 원정군 자체가 해체되고 있지 않습니까?
메테르니히는 국왕집무실 옆, 벽에 걸린 지도를 가리키며 눈을 빛냈다.
“나폴레옹의 손아귀에 남은 군대는, 러시아에 남은 20만이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흩어지고 있지요!”
나폴레옹은 총 60만 대군을 일으켰다.
그중 최정예 20만과 폴란드 군대 10만이 러시아로 갔고, 5만을 상실했다.
또한 나머지 30만에 달하는 [북군]은 바르샤바에 멈춰 있다.
비록 프랑스 본국에 80만이 넘는 예비군이 있다지만, 총사령관 없는 군대일 뿐이다.
그러니 나폴레옹이 직접 지휘하는 군대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주둔군이 전부다.
25만은 남았다고 하지만 외지 주둔과 장거리 행군은 다시 손실을 야기할 것이다.
따라서 귀환할 수 있는 병력은 20만 남짓이라 보는 게 맞다.
오랜 군 경험으로 이 사실을 아는 카를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메테르니히, 자네가 생각하는 구도는 무엇인가? 말해보게.”
메테르니히가 목청을 가다듬으며 설명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길을 막는 겁니다.”
“길? 퇴각로 말인가? 그건 벌써 라스푸티차인지 진흙탕인지 하는 것 때문에 막혔지 않나.”
“전술적인 건, 저는 모릅니다. 제가 아는 것은 국제적인 봉쇄입니다.”
외교 전문가, 메테르니히가 지도 위를 펜으로 그으며 일렀다.
“프랑스와 러시아 사이를, 전부 [반] 나폴레옹으로 만들어 버리는 겁니다. 아니면, 적어도 반 나폴레옹 세력의 봉기로 들쑤셔놔야지요.”
구 신성로마제국령, 스위스, 여기에 이탈리아까지.
모두 군사력으로 정복되거나 제압되거나 통합된 영역이다.
아직도 마음 깊숙이 프랑스 제국의 패권을 인정하는 이들은 드물다.
나폴레옹이 러시아에 갇혔다?
그러면 반심을 품을 자들이 적지 않다.
당장 나폴리 왕국부터 반란의 온상이 될 것이다.
카를은 그럴 듯 하다 생각하다 되물었다.
“다음은?”
“해체되고 있는 러시아 원정군, 곧 바르샤바 주둔군을 손에 넣어야 합니다.”
“어떻게? 그들은 모두 독립 세력일세. 또한 나에겐 그들을 총괄할 권위가 없어.”
이번에도 메테르니히의 답은 명쾌했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프로이센 국왕을 추대하십시오. 그리고, 대신 연합군의 총사령관직을 국왕 폐하께서 손에 넣으시는 겁니다.”
그러나 너무 과격한 답변이라 카를은 미처 답하지 못했다.
황제를 자칭하는 게 아니라, 프로이센 국왕을 추대하라?
그동안 합스부르크 가문이 온갖 방식으로 유지해온 황위를 포기하란 뜻이다.
카를 대신, 이제 헝가리 총사령관직에 올라 있는 라데츠키가 기가 막혀 외쳤다.
“재상, 미쳤소?”
“난 아직 멀쩡하오. 라데츠키 원수.”
“어떻게 신성한 황제위를 합스부르크가 아니라, 호엔촐레른에게 넘겨준단 말이오!”
그러나 메테르니히는 라데츠키를 향해 오히려 당당히 고함쳤다.
“제위가 중요한 게 아니오! 지금 중요한 건 패권이오! 이번에 나폴레옹을 잡을 연합군을 만들고, 다시 나폴레옹을 이긴다면, 그때는 제위 따위는 폐하의 발아래 그냥 굴러 들어올 거요!”
그 순간 카를은 깨달았다.
명목상의 제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
승리.
오직 그것만이 신성로마제국을 부활시키고, 다시 제위를 합스부르크로 가져올 것이다.
“그래, 어차피 미국에 가신 형님께서도, 오스트리아 제국을 창건하셨지.”
“국왕 폐하!”
“라데츠키, 충성스런 신하여, 그대의 충의는 잘 알겠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하나다.”
카를은 살짝 뇌전증으로 떨리는 뺨을 누르며 눈을 빛냈다.
“나폴레옹이 프랑스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고, 발목을 잡아 죽여야 한다는 거다!”
사람이 발로 행군해야 하는 시대다.
혹시 배를 타고 가기라도 한다면 모를까.
프랑스군이 본국으로 돌아가려면 무려 2700킬로미터를 걸어야 한다.
반 프랑스 세력이 전력을 다한다면, 분명 나폴레옹의 발목은 잡을 수 있다.
그때 메테르니히가 덧붙였다.
“폐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말씀하신 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 조건이 필요합니다.”
“뭔가?”
“라인 연방이 돌아서야 합니다.”
메테르니히는 의아한 표정이 된 카를에게 웃으며 설명했다.
“그러자면 바이에른 국왕을 흔드셔야 하지요.”
바이에른 국왕 막시밀리안은 일견 프랑스에 충실해 보인다.
그러나 아우스터리츠 회전 이전까지는 몇 차례나 이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런 바이에른을 돌아서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군대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짐이 출병해야겠군. 마자르 전역에 총동원령을 내려라! 빈을 다시 본가의 영역으로 만든다!”
카를의 명령에 라데츠키를 비롯한 헝가리 장군들이 일제히 경례를 취했다.
-척!
이제 헝가리의 카를이 다시 움직일 때가 왔다.
***
바르샤바는 아무 움직임도 없이 바쁘다.
“뭐? 지금 빈에서 구원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루이 보나파르트, 보헤미아 대공이 펄쩍 뛰었다.
30만 원정군에 10만 감시군까지, 실상 40만 대군의 감시관 역할을 해왔다.
허나 정작 원정군은 너무 느려 러시아에 가기도 전에 전쟁은 끝나 버렸다.
길이 험악해지면서 일단 바르샤바로 후퇴했는데, 정국이 급변하니 루이는 정신이 없었다.
아르망 콜랭쿠르, 전임 러시아 주재 영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고했다.
“그렇습니다. 루이 보헤미아 대공 전하. 빈에 주재하는 프랑스 군사들이 모두 쫓겨나고 있답니다.”
“헝가리가 갑자기, 왜!”
“아무래도, 황제 폐하가 귀환하실 수 없다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자 루이가 기가 막혀 고개를 저으며, 주위에 있던 군주들을 돌아보았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형님은 그저 러시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뿐인데! 안 그렇소, 바르샤바 대공?”
마침 눈에 띈 사람이 작센 공작 겸 바르샤바 대공, 아우구스트다.
허나 아우구스트는 썩 우호적인 얼굴이 아니었다.
문득 루이를 보며 아우구스트가 반문했다.
“허, 내가 바르샤바 대공이긴 한 거요?”
“무, 무슨 소리시오?”
“나, 아우구스트는 지금껏 나폴레옹 황제 폐하에게 충성을 다해왔다 자부하오.”
아우구스트 바르샤바 대공이 눈썹을 푸들푸들 떨며 외쳤다.
“그런데, 듣자 하니 러시아의 찬탈자를 처단할 때, 폐하께서 폴란드 인들에게 약조하셨다고 하더군. 폴란드 왕국의 왕으로, 포니아토프스키를 세우겠다나?”
이 모든 게 사실이라 콜랭쿠르도 미처 반박하지 못했다.
러시아를 떠나 루이의 보좌관으로 부임한 지 벌써 3개월 째.
나폴레옹은 폴란드 왕국을 부활시키겠다는 약속을 철회하지 않았다.
그런데 부활 왕국의 왕은 포니아토프스키라고 한다.
그러면 이미 바르샤바 대공위를 차지한 작센 공작은 어떻게 된단 말인가?
루이가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니, 대공 전하. 그건 어디까지나 오해요. 러시아 측 영토를 분할시키신다는 것으로.”
“그것도! 바르샤바 대공인 나의 영토 아니오! 원래는!”
“그야, 전공을 세웠어야 배분이.”
순간, 아우구스트 대공은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 버렸다.
“정말로 섭섭한 일이오! 난 도저히 납득할 수 없소!”
바르샤바 대공이 바르샤바 공국 궁전에서 나가 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렇잖아도 바르샤바에 주둔하고 있는 원정군은 동요하는 중이다.
분명 원정은 끝났는데 귀환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유럽의 정세가 나날이 불온해져 가니, 작위를 빼앗길 염려가 없어도 군주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거다.
루이는 한숨을 쉬며 주위를 둘러보다, 또 다른 군인에게 물었다.
“큰일이군. 형님이 돌아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이걸 어쩌면 좋소? 라하르페 상급대장?”
역시, 러시아 원정군에서 루이의 보좌역으로 돌아온 라하르페가 쓰게 웃으며 답했다.
“폐하께선 대공 전하께 전권을 위임하셨습니다.”
“말이 쉬워 전권이지, 결국 떠넘긴 거 아닌가?”
“유진 국왕 폐하께선 조금 다른 얘기를 하시긴 했지요.”
일순, 라하르페가 낮게 속삭였다.
“여차하면, 대공 전하만 빼돌려서 탈주하라고.”
루이는 기가 막혀 반문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그때다.
-탕!
갑자기 총격이 메아리치고, 밖에서 격투를 벌이다, 피투성이가 된 장군 미셸 네이가 뛰어 들어왔다.
“대공 전하, 큰일났습니다!”
“무, 무, 무슨 일인가! 네이!”
“지금, 프로이센군이 아군을 공격 중입니다!”
찰나, 라하르페가 전에 없이 빠르게 움직였다.
“지금이 그때인 것 같군요. 전하, 저를 따라오십시오!”
루이는 온몸을 떨다, 어쩔 수 없이 뒤따랐다.
“어, 이, 이대로 도망가면, 워, 원정군이 모두 박살 날 텐데!”
어쨌든 30만 러시아 원정군 북군의 통솔 책임은 루이에게 있다.
그런데 적전 도주해버린다면, 황제는 뭐라 책임을 물을까?
남에게 책임 돌리기 좋아하는 나폴레옹의 성정을 생각하며, 루이는 공황상태로 달렸다.
-쾅!
하지만 남아 있었다면 요란한 포격과 함께 죽었을 것이다.
***
어제까지 러시아 원정군 지휘부가 있었던 바르샤바 궁전에 새로운 깃발이 섰다.
“오늘, 우리는 무도한 나폴레옹에게 저항하기 위해 일어났다!”
단상에서 외치는 자는 다름 아닌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이다.
그 주위는 프로이센 장군들이 둘러싸고 있다.
따지고 보면 원정군의 주력도 아님에도, 먼저 움직인 탓에 프로이센이 주도권을 차지한 형국이다.
프리드리히 빌헬름이 좌중을 둘러보며 외쳤다.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프랑스군에 죽었나? 얼마나 많은 식량과 자금을 프랑스에 빼앗겼나? 얼마나 많은 영토가 프랑스의 말발굽 아래 짓밟혔나?”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다. 허나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악마는 저 멀리 동토에 갇혀 있다.”
잠시, 숨을 고르던 빌헬름이 눈을 번뜩이며 검을 뽑아 들었다.
“이제, 나 프리드리히 빌헬름이 프랑스에 저항하는 기수가 되리라. 옛, 신성로마제국의 부활과 함께!”
이 모든 것은 헝가리 국왕 카를의 특사와 약조한 바다.
하지만 프로이센 인들도, 러시아 원정군에 참여한 독일인들도 그 사실은 모른다.
단지 황제 나폴레옹에게 대항할 새로운 깃발이 섰다는 것을 알 뿐이다.
믄득 블뤼허가 외쳤다.
“카이저 프리드리히!”
그러자 함성이 궁전 전체를 메우기 시작했다.
-하일 카이저!
이제, 새로운 [카이저]가 제국의 부활을 꿈꾸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