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8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82화(483/547)
(482) 라인 연방이 배신하다
그렇다면 동맹국은 어떨까?
“달려라, 지금 당장! 바르샤바는 죽음의 땅이다!”
바르샤바에서 뮌헨까지는 무려 1천 킬로미터다.
그 거리를 실로 고속 행군으로 주파한 군대가 있었다.
바로 바이에른 왕국이 러시아 원정군에 차출한 8만 명의 병력이다.
라인동맹의 차출 병력이 총원 15만이란 점을 감안할 때, 거의 절반을 바이에른에서 감당한 셈이다.
그러나 도주에 바빠 대포는 버리고, 보급 마차도 흩어지고, 오직 병력만이 온존해 회군하는 중이었다.
보통은 이 정도면 쉬어갈 만한데, 선두에서 군주가 멈추지 않는다.
왕국의 재상직을 차지한 남자, 몽줄라 백작이 바삐 달려와 왕에게 물었다.
“대공 전하, 바르샤바 근교에서 상황을 살펴야 하지 않았을까요?”
“프랑스 측 인사들이 잡히거나 도망쳤다. 프로이센이 황제위를 선포했어! 그 상황에서 머무른다는 건 둘 중 하나다. 프랑스파로 몰려 죽거나, 프로이센의 꼭두각시가 되거나!”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국왕 막시밀리안 요제프는 고개를 저으며 말에 박차를 가했다.
“내가 묻고 싶은 말이군, 몽줄라 백작. 대체 유럽이 어떻게 될지, 정말 모르겠네.”
1809년 겨울, 유럽은 그야말로 혼돈이다.
일단 러시아 원정이 나폴레옹의 승전으로 끝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원역사에서 3년여 뒤에 벌어진 러시아 원정은 단연, 나폴레옹의 패주로 끝난다.
도주하는 나폴레옹을 러시아와 프로이센 연합군이 추격했고, 그랑다르메는 산산이 부서진다.
이후 파리로 홀로 도망쳐온 나폴레옹은 새로 강제징집령을 내려 결전에 나서게 된다.
본래 원역사에서 바이에른 왕국을 비롯한 독일계 제후들에게 시국은 명확했다.
바로 나폴레옹의 패망이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분명히 나폴레옹이 이겼는데, 그랑다르메는 겨울 진창길에 갇혀 버렸다.
본국인 프랑스에는 나폴레옹에 비견될만한 지휘관도, 카리스마를 지닌 정치가도, 하물며 정국을 이끌 재상도 없다.
그런데 동유럽에 남아 있던 러시아 원정군 절반을 프로이센이 차지해 버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나폴레옹 입장에서는 쿠데타, 프로이센 입장에서는 독립투쟁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에른 국왕은 본국 귀환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오직 직속 군대만을 이끌고서.
한데 모든 보급을 도외시하고 퇴각 강행군을 펼치던 국왕의 눈에 낯익은 얼굴이 멀리 보였다.
놀라 기마를 멈춘 국왕 앞에 왕비, 카롤리네 폰 바덴이 숄더를 입은 채 달려왔다.
“세상에, 국왕 폐하! 이게 다 무슨 일인가요?”
“오, 왕비. 우리 아말리아와 루트비히도 무탈하겠지?”
“당연하죠. 당신이 전사할까 봐 기도회 중이었답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황망히 돌아오신 건가요?”
뮌헨 외곽,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야외 기도회를 펼치던 중이었던 것이다.
그때서야 국왕 막시밀리안은 안심한 채 말에서 터덜거리며 내려섰다.
아직 바이에른 왕국은 무사한 모양이다.
그러면 외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일단 대처할 수 있다.
잠시, 귀환한 군대를 돌아보던 막시밀리안이 상황을 명료하게 고했다.
“황제가, 둘이 되었소. 그게 문제요. 왕비.”
카롤리네 왕비는 바덴 공국의 공녀 출신으로, 막시밀리안의 두 번째 부인이다.
본래 바덴 공국은 소공국이라, 국제 관계에 꽤 밝은 편이었다.
딱히 국정에 관심 없는 데다 개신교도라 더욱 왕국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은 왕비였지만, 국왕이 직면한 문제는 금방 알아들었다.
다시 황제가 부활했는데, 그 황제가 프로이센이다.
과연 오랫동안 프로이센과 경쟁해온 바이에른 왕국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프랑스나 프로이센, 둘 중 하나를 택해야겠군요.”
“맞소.”
“그럼 왜 고민하시죠? 프랑스는 러시아와 싸워 이기지 않았나요? 당연히, 프랑스를 택해야죠?”
카롤리네가 묻자, 막시밀리안은 고뇌에 찬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소. 러시아에 가는 것도 어렵지만, 돌아오는 건 더 어려울 테니까. 특히, 바르샤바와 헝가리가 모두 길을 틀어막은 이상.”
이게 전략적 모호성이 강해진 진짜 이유다.
그렇잖아도 라스푸티차로 귀환이 어려워진 프랑스 제국군이다.
한데 육로 귀환길을 보유한 폴란드와 헝가리가 모두 적성세력이 지배하는 상태로 변모했다.
만약에 아예 오스만 제국으로 한참 돌아서 온다면, 이 과정에서 병력 손실이 없으리란 법이 없다.
게다가 갈 때야 단기전인 데다, 우세가 명확해 오스만 제국의 도움을 받기 쉬웠다.
그러나 올 때는 본국에서 멀어진 상태로, 오스만 제국과 불리한 구도로 협상해야 한다.
때문에 막시밀리안을 비롯한 프랑스의 동맹 군주들은 똑같은 결론에 다다랐다.
나폴레옹은 돌아올 수 있을지 몰라도, 그랑다르메가 무사히 귀환하긴 어려울 거라고.
군대가 없는 프랑스 제국은 두렵지 않다.
다만 문제가 있다.
정말 나폴레옹이란 군신이, 무탈히 귀환할 수 없는 걸까?
그것도 마탄의 사수 에스파냐왕 유진까지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예나와 아우스터리츠에서 ‘보나파르트’ 일가의 전술에 프랑스의 적들이 격파되는 꼴을 막시밀리안도 이미 안다.
그때 왕비 카롤리네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그자가 이곳에 왔군요.”
“누구 말이오?”
“언제나 불길한 조언을 하고 다닌다는, 전직 헝가리의 재상 말이에요.”
카롤리네는 눈썹을 찌푸리며 일렀다.
“메테르니히가 지금 뮌헨 궁전에 와 있어요.”
그 순간, 막시밀리안은 다시 말 위에 올라탔다.
“아무래도, 헝가리가 이 판을 짠 것 같군. 만나봐야겠소.”
한시라도 빨리 메테르니히를 만나야 했으니까.
***
여기, 19세기 최고의 외교관으로 원역사에서 불렸을 남자가 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 이 메테르니히가 장담합니다. 바이에른 국왕이시여, 그대의 지위를 새로운 제국 체제에서도 인정받고 싶다면!”
물론 메테르니히는 아직, 놀라운 업적을 이루지 못 했다.
외교란 결국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협상으로 조정하는 일이다.
그런데 신성로마제국이든, 오스트리아든, 혹은 헝가리든 원역사보다 너무 무참하게 많이 깨졌다.
하지만 역량만은 역사와 다를 바 없어, 이런 혼란한 시국에서 오히려 메테르니히는 정력적으로 달려온 것이다.
아직 전략 목표조차 결정하지 못한 국왕, 막시밀리안이 되물었다.
“그 제국의 황제가 합스부르크가 아니라, 호엔촐레른이라고?”
“맞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프로이센을 황제로 모시기 위해, 나폴레옹에게 반역하란 거요?”
물론 바이에른 왕국은 사실 합스부르크와도 수 차례 싸운 역사가 있다.
한때 제위를 노렸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허나 대체로 신성로마제국 내에서 가장 높은 제후국을 노려왔고, 국왕의 지위를 먼저 차지했던 프로이센은 바이에른의 주된 경쟁자 중 하나였다.
후일 원역사에서 독일제국이 성립한 후에도, 바이에른은 독자성을 유지하며 통합을 택할 정도다.
그런데 아직 프로이센이 절대 우위를 가진 것도 아닌 1809년, 황제로 모시라니 반발할 수밖에 없다.
“오직, 그 선택만이 바이에른을 라인의 패권자로 만들어 줄 겁니다. 폐하.”
메테르니히의 엉뚱한 말이 아니었다면 말이다.
“지금 뭐라고 했나?”
“라인의 패권자. 다시 말씀드립니까?”
“프로이센이나 헝가리는 아무것도 안 할 거라는 말처럼 들리는군.”
잠시 마른침을 삼키며, 막시밀리안이 메테르니히를 노려보았다.
라인 동부는 이른바 도이치라 불리는 곳과 조금 다르다.
프랑스 문화가 강하게 젖어 있으면서도, 인종은 게르만이고, 그렇기에 신성로마제국과 프랑스 왕국 사이에서 시소게임 하듯 오간 역사가 있다.
탈레랑이 괜히 라인강 일대의 제후령들을 모아 라인동맹을 만든 게 아니다.
나아가 현재 라인동맹에서 바이에른 왕국이 가장 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바이에른이 지금까지 수 차례 제위를 노렸음에도 실패를 거듭한 이유가 있다.
도이치 지역의 다른 강국, 구 오스트리아 제국과 프로이센이 견제했기 때문이다.
메테르니히는 태연한 얼굴로 답했다.
“폐하, 헝가리는 옛 오스트리아의 영역을 복구하기에 벅찹니다. 또한, 프로이센은 폴란드와 북부 도이치의 땅을 차지하는 데도 바쁘겠지요.”
문득 메테르니히의 손이 뮌헨 왕궁 벽에 걸린 지도를 가리켰다.
“그렇게 되면, 라인은 누가 차지하게 되겠습니까?”
그 모든 것에는 하나의 전제가 필요하다.
프랑스 제국의 패망.
막시밀리안은 가만히 메테르니히를 보다 물었다.
“흥미롭군. 이건 헝가리 국왕이 보증하는 건가?”
“물론입니다.”
“프로이센의 신임 [카이저]와는 얘기가 안 된 거겠지?”
메테르니히는 천연덕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에서 이기면 그 모든 게 다시 협의될 겁니다. 폐하.”
카이저, 곧 자칭 황제 빌헬름과는 아무런 합의도 없다.
그러나 나폴레옹을 정말 쓰러뜨릴 수만 있다면, 분명 가능한 일이란 것도 확실하다.
구제국, 오스트리아가 패권을 잃은 이후, 프랑스의 분열책으로 도이치 지역에는 명확한 패권과 강력한 세력을 가진 나라가 없다.
막시밀리안이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보다 다시 물었다.
“명장으로 이름 높은 카를 국왕의 전략이 궁금하네.”
“나폴레옹은 봄이 된 뒤에나 움직일 겁니다. 그것도 늦봄이지요.”
“이유는?”
메테르니히의 답은 평범했다.
“그때가 돼서야, 비로소 진창길이 끝납니다.”
막시밀리안은 실망하다, 눈을 부릅떴다.
이건 메테르니히의 판단이 아니라 카를 국왕의 생각이다.
또한 늦봄이 되서 진창이 사라지면 더 이상 나폴레옹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럼 폴란드나 헝가리가 막고 있다고 생각했던 전제가 깨진다.
결국 나폴레옹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면, 대체 어떻게 이길 셈일까?
“늦봄까지 남은 시간, 군대라도 모으나?”
“총동원령을 내리셔야죠. 친프랑스 계열의 제후들을 무찌르고, 프랑스를 봉쇄해야 합니다.”
“파리 공략은 하지 않고?”
초조하게 막시밀리안이 묻자, 메테르니히가 히죽 웃었다.
“그건 두 가지 조건이 성립할 때만 가능합니다. 하나는 영국군이 상륙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프랑스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날 때지요.”
이미 막시밀리안이 반쯤 넘어왔음을 간파한 것이다.
허나 그런 기색을 알면서도 막시밀리안은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필승 조건 중 하나, 프랑스 제국의 본토가 나폴레옹의 손에서 벗어난다는 전제가 메테르니히의 암시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군 상륙은 이해했네. 하지만 프랑스 내부에 반란이 일어난다니?”
잠시, 말을 고르며 막시밀리안을 안달나게 만들다, 메테르니히가 고했다.
“이미 반 나폴레옹 세력이 움직이고 있지요.”
그렇다면, 이 도박에는 승산이 있다.
***
결국 막시밀리안은 결단했다.
“라인의 제후들에게 고하오. 짐, 라인의 맹주, 막시밀리안 요제프는 라인 동맹의 방향을 정하고자 하오!”
뮌헨 왕궁, 불안한 얼굴의 라인동맹 제후들이 서로 돌아보았다.
라인의 제후들은 대부분 늦게서야 바이에른 왕국에 다다랐다.
카이저가 일으킨 군중 쿠데타와 황제 자칭, 거기에 즉위식까지 강제로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겨우 귀환하고 보니, 동맹의 제일인자인 바이에른 국왕이 엉뚱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에른 국왕 폐하, 설마 황제를 배신하고자 하는 것입니까?”
“틀렸소.”
“그럼, 지금 우리를 모으신 이유가 뭡니까?”
마인츠 선제후, 카를 테오도르 폰 달베르그가 물었다.
본래는 신성로마제국이 멸망하기 전에는 대주교였고, 나폴레옹에 의해 강제로 선제후가 되었으며, 이제는 동맹의 상징적 의장인 자다.
그러나 동맹의 실질적 일인자인 바이에른 국왕이 강제한다면, 저항할 힘이 있는 제후들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바이에른 국왕 막시밀리안이 고했다.
“짐은 라인의 독립을 선언하고자 하오!”
라인동맹 제후들, 헤세 다름슈타트, 뷔르템베르크, 리히덴슈타인에 이르는 무수한 공작들이 서로 돌아보았다.
“도, 독립이라니. 우리가 언제는 예속되었나?”
“어, 그거야말로 프랑스에 대한 반기가 아닌지.”
“음, 아직 모스크바, 아니 상트 페테르부르크였나? 그곳에 황제가 있소만.”
그러나 막시밀리안은 재빨리 제후들을 설득했다.
“나폴레옹 황제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오. 또한 헝가리와 프로이센이 각기 대군을 일으켰소! 이 상황에서 우리가 살려면 뭉쳐야 하오. 나아가 라인의 독자적인 노선을 모색해야 하오!”
미처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 막시밀리안이 외쳤다.
“하여, 짐은 라인의 맹주로서, 동맹국과 함께 동맹군으로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고자 하오!”
분명, 헝가리가 나폴레옹에게 반기를 들었다.
또한 프로이센이 갑자기 카이저를 자칭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대처한다면 양국에 짓밟히거나, 돌아온 나폴레옹에게 짓밟히게 될 것이다.
결국 라인동맹 제후들은 혼란 속에서 동참했다.
“바이에른 맹주 만세!”
“맹주를 따르라!”
“라인의 독립과 자유를 위하여!”
스스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외치는 제후들을 보며, 막시밀리안이 검을 뽑아 들어 고했다.
“이제,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라인의 시대가 열릴 것이오!”
이 순간, 혼돈의 라인동맹 맹주, 막시밀리안이 탄생했다.
1809년 겨울.
아직 나폴레옹이 그 어떤 지침도 유럽에 내리지 않았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