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8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85화(486/547)
(485) 제도에서 유진은 해방령을 진언한다
이 모든 소란은 사실, 유럽 서부의 사건들일 뿐이다.
“하하하! 짐의 친우 나폴레옹 황제여. 걱정 마시오! 겨울이 지나고 봄이 가면, 라스푸티차도 끝날 거요. 그때 그대는 대군을 이끌고 반란을 평정하면 되오. 짐도 도우리다!”
오늘도 차르 파벨은 호언장담을 그치지 않는다.
본인의 불안감을 감추기 위함이 더욱 클 것이다.
외부의 소식은 사실상 두절된 상태.
국경은 ‘반란’을 일으킨 프랑스 제국의 제후들 탓에 막혔고, 해양은 영국이 막아 버렸다.
그나마 들어오는 소식은 대부분 오스만 제국과 이집트, 시리아를 통한 것이다.
게다가 프랑스 제국 본토마저 반란이 일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실권하게 되면, 파벨은 좋을까?
그럴 리가 없다.
자연히 나폴레옹을 안심시키기 위해 난리를 피우는 것이다.
물론 정작 나폴레옹 본인은 태연하기 그지없지만 말이다.
겨울궁전에서 나폴레옹이 건성으로 파벨의 말을 듣는 모습을 구경하다, 원수 쥐노가 어깨를 움츠렸다.
“아주 태평성대의 황제처럼 보이는군. 파벨은.”
“대책 없는 사람이잖아요.”
“그럼 우리도 대책 없이 여기 묶여 있어야 하나? 국왕 폐하? 에스파냐 사정도 썩 좋지 않은 모양이던데.”
그러나 유진도 피식 웃으며 대꾸할 뿐이었다.
“겨울이 지나면, 회군해야죠. 쥐노.”
어쩐지 이런 대담한 점은 나폴레옹과 ‘아들’인 것처럼 흡사하다고, 쥐노는 혀를 찼다.
물론 러시아에서 프랑스 제국군이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병력 보존을 위해 임시 숙영지를 건설하고, 위생에 최선을 다했다.
또한 손실한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동맹]인 러시아, 그리고 스웨덴에서 모병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유럽 전역이 반프랑스로 돌아선 상황이다.
러시아 주둔 중인 그랑다르메 사이에서, 불안한 목소리가 높아져 가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
황제와 국왕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감상을 떨쳐 버리며, 쥐노가 복도로 나올 때였다.
“러시아 분할안은 어떻게 하기로 하셨습니까?”
이번에는 원수 마세나다.
현재 겨울궁전은 마치 프랑스 제국 퇼르리 궁전이라도 되는양, 곳곳에 프랑스 인사들이 널려 있다.
특히 원수와 상급대장들이 가득한데, 마세나도 제집처럼 드나드는 중이다.
물론, 이 러시아에서 얻을 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만.
유진은 마세나를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일단 황후 마리아 표도르브나와 협상 중입니다. 다른 것보다 알렉산드르의 딸에게 왕위를 물려줄 수 있다는 게 관심 가는 모양이더군요.”
“그래도 가장 사랑한 아들이라, 이겁니까?”
“정확히 말하면, 콘스탄틴 대공이 너무 모자라다 생각하는 거겠죠. 니콜라이나 미하일 황자는 너무 어리고.”
차르 파벨이 정상 상태가 아니란 것, 러시아 제국 궁정이 가장 잘 안다.
또한 본인의 운명을 결정할 힘이, 러시아에 없다는 것도.
궁정 대표격인 황후도 그 사실을 알기에, 유진에게 끌려다니는 중이다.
문득 쥐노도 궁금해져 끼어들었다.
“큰 그림은 어떤 거야? 황후야 결국 우리 국왕 폐하의 설득을 받을 거고.”
“아직 확정은 아니에요. 다만 옛날 키예프 공국 시절을 기본으로 분할 하려고 합니다.”
“키예프 공국?”
러시아 역사에 썩 밝지 않은 쥐노와 마세나가 서로 돌아보자, 유진이 피식 웃으며 설명했따.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차르가 키예프 대공 위치를 차지하고, 나머지 영역을 국왕과 여왕들이 차지하는 거죠.”
물론 차르를 대공으로 격하시키겠다는 말은 아니다.
러시아 제국이 출범하기 전, 키예프 공국의 대공을 중심으로 공작들이 병립하던 시대가 있었다.
당시 러시아는 외부에 하나로 보였지만, 또한 내부적으로는 분립된 상태였다.
유진이 지금 러시아에 도입하려는 체제가 그때와 같다.
마세나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이다 되물었다.
“그럼, 우리 원정군 장군들의 작위와 영지, 보상은 어떻게 됩니까?”
이게 마세나가 겨울궁전에서 유진을 발견하자마자 달려온 진짜 이유인 모양이다.
“신대륙보다 러시아가 좋은가 보죠, 마세나?”
“이런, 에스파냐의 국왕 폐하. 왕께서도 신대륙보다 구대륙이 좋아 귀국하신 거 아닙니까? 게다가 누에바 에스파냐 땅은 이미 주인들이 다 있지 않소?”
“남부에 있는 라 플라타는 좀 다르죠. 미개척지도 많고.”
사실 유진은 마세나에게 본인의 라인에 설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 유진이 에스파냐 국왕인 이상, 마세나에게 주어질 보상은 주로 에스파냐 영지가 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미 대부분 주인이 정해져 있는 에스파냐 본국보다는 신대륙 영지가 더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유럽인인데다 나이가 많은 마세나는 구대륙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게다가 마세나만의 다른 이유가 있었다.
“어차피 난 프랑스가 좋소. 러시아 영지가 있더라도 부재영주가 되겠지요. 어디요?”
영주로 군림하기보다, 프랑스가 더 좋다는 마세나를 응시하다 유진이 대꾸했다.
“키예프.”
“응? 잠깐, 그건 그냥 모델이라고 하지 않았소?”
“그곳도 대공은 필요하죠. 마세나, 대신 당신 사위를 아마 러시아 대공 중에 하나로 뽑아야 할 겁니다.”
2남 2녀, 마세나의 자녀 관계다.
장녀는 벌써 결혼했으니, 차녀나 장남의 혼사를 거론하는 셈이다.
러시아의 귀족이 되고자 한다면, 당연히 외부인은 러시아 귀족 사회와 정략결혼을 해야만 한다.
마세나가 입을 쩍 벌리다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되면 편히 부재영주 노릇을 하기 어려운데, 이런!”
따지고 보면 행복한 고민은 하는 남자, 마세나를 남겨둔 채 유진은 그 자리를 떠났다.
오늘, 만나야 할 사람을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
상트 페테르부르크 주재 프랑스 대사, 당통은 미간을 찌푸렸다.
“베르나도트가 핀란드 대공? 이거, 폐하의 재가가 가능한 거요?”
“그곳이 아주 좋은 자리는 아닙니다. 당통 대사.”
“글쎄, 누가 봐도 한눈에 띄는 자리인데. 오주로 원수는 리보니아 공작위를 준다고 하지 않았소?”
유진은 인선안을 내밀며 커피잔을 들었다.
“대신, 오주로와 마세나는 둘 다 부재영주직이 가능하죠. 핀란드 대공은 그게 어려워요.”
실상 러시아 제국에서 유진이 가장 신경 쓴 문제는 그랑다르메의 보존도, 시시각각 돌아가는 유럽의 정국도, 심지어 프랑스나 에스파냐의 일도 아니다.
바로 제국의 분할과 [인선]이었다.
물론 유진만 그런 게 아니라, 나폴레옹을 비롯한 프랑스 제국 수뇌부 전부가 그렇긴 했지만.
이 거대한 러시아 제국을 분할해야만, 프랑스 제국이 머나먼 동쪽까지 원정을 온 명분이 선다.
또한 막대한 이권 분할도 가능해진다.
장군들도, 병사들도, 나아가 프랑스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핀란드 대공위가 군단장이긴 하지만, 베르나도트에게 돌아간다니 당통은 떨떠름한 얼굴이었다.
다만 유진에게는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보로디노 전투 당시, 베르나도트가 움직여준 덕에 알렉산드르를 죽일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 공적은 결코 다른 장군과 바꾸기 어려운 것이다.
“이렇게 되면 스웨덴 국왕 조세프 폐하께서 아주 싫어하실 것 같소만.”
“핀란드 대공이 조세프 폐하의 사위가 되면 됩니다.”
“뭐라고, 하셨소?”
유진이 현임 스웨덴 국왕, 조세프의 문제를 지적했다.
“어차피 조세프 폐하는 딸밖에 없지 않습니까? 베르나도트는 미혼이구요. 딱, 맞습니다.”
물론 다른 원수나 장군들을 선임하는 것도 검토했다.
허나 고위직 장군들 중 [미혼]인 게 어이없게도 둘 뿐이다.
바로 베르나도트, 그리고 바람둥이 이폴리트다.
아무리 최측근이라도 대공위를 이폴리트에게 줄 만큼 공적이 있는 건 아니다 보니, 결국 베르나도트가 선정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원역사와 흡사한 결과랄까.
그런데 듣고 있던 주베르가 입을 열었다.
“그럼, 모로 원수는 어떻게 됩니까?”
유진은 주 러시아 프랑스 대사관의 의자에 앉은 채, 주베르를 돌아보다 웃었다.
“주베르, 자네가 왜 그걸 걱정하나? 자네는 자네 작위나 걱정해.”
“제가 원하는 자리는, 폐하의 근위대 병사입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말고. 알래스카에 있는 앵커리지를 영지로 주지. 그곳의 공작위가 그대 것이 될 거다.”
유진의 말에 주베르는 고마워하기는커녕 어이없는 표정이 되었다.
“앵커리지요? 그게 어딥니까?”
사실 알래스카의 핵심 도시, 앵커리지는 19세기 말에나 미국인들이 만드는 도시다.
현재 시점에서는 그저 작은 항구 정도랄까.
슬쩍 벽에 걸린 지도를 보며 유진이 앵커리지가 될 곳의 위치를 가리켰다.
“이제 만들어져야 할 신도시지. 지도상, 알래스카의 최남단이야.”
“가, 감사하긴 합니다만. 또 다시 신대륙 개척을 하라고 하시는 겁니까?”
“잘 아는군. 물론 금전적 보상은 충분히 따로 주어질 거다. 수에즈 운하 주식으로.”
물론 주베르는 기가 막혀 얼어 붙어 버렸다.
시베리아를 넘기 전, 이미 알래스카를 횡단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 미개척지로 다시 돌아가야 한단 말인가?
그때 유진의 옆에 수행원으로 따라온 라살이 코웃음을 쳤다.
“불쌍한 주베르 그만 놀리시죠. 캘리포니아에 작위를 주기로 이미 정하셨잖습니까.”
“휴, 다, 다행이군.”
“자네만 받는 건 아냐. 샹포랑 나도 받아. 낄낄! 잘 지내보자고.”
그때 본인은 작위를 받지 못 해 심통이 난, 당통이 물었다.
“그보다, 국왕 폐하. 어쩔 거요?”
“뭘 말입니까? 대사님의 작위라면, 황제 폐하가 아마 조만간 확보하실 텐데.”
“그, 그렇지, 역시? 하,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대로 러시아인들이 쉽게 굴복하진 않을 거란 거요. 귀족도, 군인도, 나아가 농민들조차 반프랑스 감정이 치솟고 있소.”
당통은 흡족함 절반, 우려 절반을 담은 얼굴로 일렀다.
“듣기로, 심지어 식량을 조달하러 간 프랑스 병사를 폭행하는 사건도 있었다던데. 물론 대농장주인 귀족인 모양이지만.”
아무래도 슬슬 장기 외국주둔의 폐해가 나타나는 모양이다.
비록 보급에 만전을 기했다지만, 프랑스 제국군은 약탈과 징발에 익숙한 군대다.
러시아 현지민들과 충돌이 일어나는 건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유진이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건 내부 분열이죠. 혹시, 좋은 아이디어라도?”
“있긴 하지.”
“뭡니까, 당통?”
당통은 히죽 웃었다.
“우리는 해방군이니, 해방자가 됩시다. 폐하.”
혁명의 기수긴 했지만 황제의 아들, 유진은 미처 생각지 못한 해법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물론, 해방이라는 게 황제 나폴레옹에게는 꼭 달가운 소리는 아니다.
“뭘, 해방하자고?”
아주 떨떠름한 얼굴로 나폴레옹이 유진에게 묻자, 유진이 가볍게 답했다.
“농노입니다.”
“유진, 짐도 19세기에 농노라니, 시대착오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러시아의 근간이라고 알고 있는데?”
“지금 우리는 어차피 통일제국을 분할 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근간 자체를 부수는 일이죠.”
문득 유진이 눈을 빛냈다.
“농노를 해방해, 귀족과 평민, 농노가 모두 싸우게 만들어야 합니다. 당연히, 토지분할령도 함께.”
사실 농노해방은 러시아 제국이 예카테리나 여제부터 검토했던 방안이다.
허나 많은 어려움이 있어 실제 시행되지는 못했다.
한데 외국인들이 들어와, 일방적으로 선포한다고 진행될까?
그럴 리가 없다.
하지만 농노해방을 빌미로 서로 싸우게 만들 수는 있다.
귀족, 평민, 농노가 서로의 권리를 탐하게 만드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혁명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나폴레옹의 눈빛이 달라졌다.
“러시아에 영주로 남으려는 원수들이 없겠군.”
“그야 자유선택 아니겠습니까?”
“이 나라는 계속 내전에 휩싸일 수도 있다.”
유진이 태연히 대꾸했다.
“대신, 프랑스의 세계가 평화로워질 겁니다.”
유진은 러시아의 원역사를 안다.
어차피 모순이 누적된 끝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그러니 여기서 조금 작은 내전이 벌어진다 한들 크게 달라질 것도 없을 것이다.
가만히 생각에 잠겨 있던 나폴레옹이 입가를 틀어 웃었다.
“좋아. 어디, 농노해방자가 되어볼까!”
물론 해방의 결과는 러시아인들이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평화로워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