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9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92화(493/547)
(492) 그랑드 바트리, 천둥의 포효가 울리다
그랑드 바트리, 대포병대라고 불리는 전술이 있다.
“자, 이제. 황제의 포병대여. 천둥의 포효를 울려라!”
그랑다르메 포병 사령관, 마르몽이 명령했다.
-우르릉, 쾅!
마치 천둥이 울리는 듯, 웅장한 대포의 포효가 바우첸 평원을 울렸다.
물론 선두에서 적의 타격을 감수하고 대포를 쏘는 부대는 러시아 포병대다.
허나 그 뒤로 중앙 대열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는 [포수]는 어디까지나 프랑스 제국군이다.
이곳 바우첸까지 대포를 끌고 온 포병대는 다시, 러시아 군인들이지만.
한 마디로 힘든 일은 전부 러시아군에게, 직접 총격을 당하는 것도 러시아군에게, 그러나 멋지게 싸우는 것은 프랑스군이 맡은 셈이다.
그럼에도, 전장 한복판에서 [전위]에 도열해 대포를 쏜다는 건, 보통 간담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보로디노에서 살아남은 영광의 포병만이 감수할 수 있는 일이랄까.
문득 근위대장 란이 달려와 구경하다 휘파람을 불었다.
“이야, 이렇게 보니 장관이로군. 마르몽 상급대장.”
“우리가 당할 때는 그런 생각이 안 드셨을 겁니다. 란 원수 각하.”
“보로디노에선 그보다 여름인데도 너무 추웠어. 여긴 정말 따뜻해서 좋군.”
물론 프랑스에 비하면 여전히 추운 초봄의 독일 땅에서, 란이 좌우를 둘러보았다.
“그건 그렇고, 3백 문의 대포를 동시 집결시키다니,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하신 건가 모르겠군.”
대포의 숫자는 총 3백 문.
사실, 원역사에서는 1807년에 벌어진, 아일라우 전투 때 이미 수백 문의 대포가 전장에서 대결한다.
당시 프랑스가 동원한 대포는 2백문, 러시아와 프로이센 연합군이 동원한 대포는 4백 6십문.
이에 비하면 이 전장에 집결한 프랑스측 대포는 확연히 적다.
그러나 보로디노에서 밝혀졌듯, 대포의 집결은 그 자체로 힘이 된다.
그런데 서유럽 전장에서 주로 나폴레옹이 구사한 전법은 기병과 전열보병의 기동력을 극대화하는 우회전술이었다.
자연히 나폴레옹만 연구해온 헝가리, 프로이센, 라인동맹군 전부 대포는 등한시한 상태다.
그러다 보니, 대규모 포병대 운용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혹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기동력을 높이면서 포병을 운용하려면 [기마포병대]를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기마 대부분이 프랑스군에게 차출된 상태라, 남은 기마는 기병에 전부 써야 했다.
때문에 프로이센군은 총력을 집중시켰지만, 대포 수량이 50문 내외에 불과했다.
게다가 예르몰로프의 선제 포격이 적을 타격한 탓에, 반격 포화가 쏘아질 틈도 없었다.
망원경으로 연기 너머를 살펴보다, 마르몽이 일렀다.
“쿠투조프가 보로디노에서 보여준 게 있습니다.”
“뭐였지? 아군에게 포격하는 거 말인가?”
“음, 그것도 확실히, 러시아 제국만 선보일 수 있는 기술이긴 했군요. 하지만 그게 가능했던 건, 러시아 전체의 대포를 전장 하나에 몰았기 때문이었죠.”
애석하게도 잘 보이지 않는 전장을 보는 척하며, 마르몽은 단호히 란에게 대꾸했다.
“우리도 그 형국을 흉내내는 겁니다. 바로 이곳, 바우첸에서.”
사실 원역사에서 그랑드 바트리, 곧 대포병대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아우스터리츠다.
그러니까 포병 집중전술도 알고 보면 나폴레옹이 가장 먼저 써먹은 셈이다.
반면 나폴레옹은 아우스터리츠에서 기동 우회전술만을 주로 구사했고, 화력은 신식 라이플로 대신했다.
그래서 프로이센군의 라이플은 꽤 신식에 가까워졌지만, 대포는 확연히 뒤처진 상태다.
그럼 왜 지금껏 대포병대 전술이 구사되지 않았을까?
“기본적으로 대포는 사실, 부정확합니다. 오폭이 많다는 뜻이죠.”
“저기, 두들겨 맞고 있는 보병들은 잘못 터진 포탄에 달려가 죽는 바보들인가 보군.”
“아, 원수 각하! 제가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물량으로 대체하는 거죠!”
마르몽이 낯을 찡그리며 외쳤다.
“혁명 초기에 왜 포병 중심 전법을 못 쓴 줄 아십니까? 정확도, 발사속도, 이동속도! 모든 게 수치가 낮았습니다. 명중률도 낮고, 발사속도는 느리고! 이동속도는 더욱 개판이었죠!”
물론 대혁명 이전의 전쟁처럼 요새전이 펼쳐지면 상관없다.
고정된 요새를 두고 교전하게 되면, 대포의 명중률이 낮아도 화력전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대규모 보병을 투사했고, 나폴레옹이란 위대한 장군이 나오기 전에도 빨랐다.
그래서 대혁명 이후의 전쟁은 주로 기동전으로 치러졌다.
그때 설명을 듣던 란이 이의를 제기했다.
“기마포병대가 자네 장기 아니었나? 이탈리아에서 내가 본 건 아마, 신기루였나 보지?”
“그건, 솔직히 병사와 기마를 모두 갈아서 만든 겁니다. 여기, 당시에 기마포병대에서 뛰었던 포병이 몇이나 될 것 같습니까?”
“어, 그래도 30프로는 되지 않나? 내 부하만 해도, 당시 뛰던 가스코뉴 기병대가······.”
마르몽은 고개를 저었다.
“제로입니다. 단 하나도 없다구요! 그때 기마포병대를 뛰던 ‘베테랑’은 대부분 죽거나, 불구가 됐거나, 은퇴했습니다!”
기마포병대는 나폴레옹 군단만이 아니라, 프랑스군의 자랑이다.
또한 도보포병대보다 스스로 우월하다 여기며, 위험한 전장을 직접 넘나들기도 했다.
그 말은 손실율도 높았다는 뜻이다.
한데, 보로디노 회전을 치르던 나폴레옹은 반전시킬 묘수를 찾아냈다.
물론 원역사에서는 그냥 아우스터리츠에서 착안한 거였지만.
“그 모든 걸, 화력 물량으로 덮는 게 바로 [그랑드 바트리] 전술입니다.”
“흐음, 중앙에 대포를 모두 모은다는 거지? 간단히 말해서.”
“그것만이 아닙니다. 그래서야, 쿠투조프와 다를 게 없죠. 진짜 요체는 따로 있습니다.”
문득 마르몽이 전방을 지휘봉으로 가리키며 히죽 웃었다.
“일점집중포격.”
예전, 툴롱에서 나폴레옹이 구사했던 포병 전술이다.
“타점을 단 한 곳으로 몰아서 쏜다. 이게 바로 나폴레옹 황제 폐하의 포병, 임페리알 그랑드 바트리의 진짜 요체입니다!”
단 일점으로 수백 문의 대포를 쏴서, 포탄을 투사한다.
아무리 명중률이 낮고, 속도가 느리고, 전환 이동이 쉽지 않아도, 단 한 곳만 멈춰서 타격하면 그 위력은 배가된다.
전열이 전쟁의 기본인 시대에, 전열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쾅!
본래는 러시아군에게 프랑스가 당하는 대규모 포격전.
프로이센이 당하게 된 순간이었다.
***
프로이센의 노장, 안톤 빌헬름 폰 레스토크는 미친 듯, 말을 달렸다.
“이건, 악몽이야! 대포 3백문이라니!”
프리드리히 대왕 아래서 전장에 참가한지 벌써 50년이다.
무수한 비참한 전투에 참전했고 패배도 겪었다.
허나 이토록 무시무시한 전장은 처음이다.
용맹한 병사들이 미처 반항하지도 못하고 포탄에 죽어나간다.
조금만 틈이 벌어진다면 돌격해 저 악마의 포수들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불가능하다.
전방 지휘부로 들이닥친 노 기병대장 레스토크가 하얀 수염을 흩날리며 외쳤다.
“카이저 폐하께서는 어디 계신가!”
“지금 이 포화 속에서 폐하를 어떻게 찾소! 당장 후퇴나 합시다!”
“미친 소리!”
레스토크는 보병대장 요르크의 멱살을 쥐고 흔들었다.
“후퇴는 폐하께만 허락된 거야! 여기서 우리는 산화해야 해. 아니면, 프로이센은 끝이야! 요르크!”
그러니까 레스토크는 도망치러 온 게 아니다.
죽어야 한다고 알리러 온 거였다.
허나 총사령부에서는 다른 논의가 오가고 있었다.
외팔이 참모장, 샤른호스트를 돌아보며 블뤼허가 뇌까렸다.
“대체 바르샤바에서 어떻게 뵐로를 단숨에 깼나 했더니, 저게 비결이었군.”
“각하, 후퇴해야 합니다.”
“지금? 포병이 선제 사격을 하는 건 옛날엔 흔히 있었던 일일세. 그 후, 전열보병들이 포화 속을 진격하는 게 당연한 거야. 프리드리히 대왕 폐하 때 그랬지.”
블뤼허의 말에 샤른호스트는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우리 전술은 기병 급습이 핵심이었습니다. 지금, 기병들이라도 빼지 못하면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이는 방금 전, 먼저 내뺀 망명 객장 쿠투조프의 조언이기도 하다.
한 번 대규모 포병을 운용해본 쿠투조프는 대포 집결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수십 만 대군이라도 녹여버릴 수 있는 게, 수백 문의 대포다.
하지만 여기서 도망친다면, 프로이센의 미래가 없을지도 모른다.
“헝가리, 아니 합스부르크에게 도이치의 운명을 맡기자는 건가?”
“프로이센의 운명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카이저 폐하를 누가 설득하지?”
블뤼허의 질문에 샤른호스트가 단호히 말했다.
“강제로 끌고 가야죠. 어차피 베를린은 포기해야 합니다.”
국가는 여기서 포기한다.
오로지 살아남는 것은 군대 뿐.
그러나 군대가 살아 남는다면, 병영국가 프로이센의 미래가 끝난 것은 아니다.
결국 절망적인 상황을 직시한 블뤼허가 카이저가 숨어 있는 막사로 들어섰다.
“대포다! 포탄이다! 피해라!”
“카이저 폐하.”
“오, 블뤼허! 짐의 충성스런 원수여! 방법을 가져왔겠지? 비록 포화가 쏟아지고 있다곤 하나, 상대할 수 있겠지? 우리 용맹스런 프로이센 군이라면?”
아직 미치지는 않았지만, 패닉에 빠진 황제가 급히 물었다.
평소라면 오히려 패기 넘치는 소리를 내뱉었을 블뤼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방법은 없습니다.”
“뭐?”
“프로이센 군대는 기동전을 상정하고 구성되었습니다. 나폴레옹의 기병을 막고, 프로이센 기병으로 역습을 가하는 게 본래 작전이었지요. 허나, 놈들은 대포를 들고 왔습니다.”
블뤼허가 굳은 얼굴로 고했다.
“프랑스 놈들의 화력 물량공세는 현재 우리 군으로는 막지 못합니다.”
처음부터 화력 대결을 상정했다면, 차라리 달랐을지도 모른다.
조금 부족하나마 대포를 2백문 쯤 모아 쏟아부었다면, 프랑스 포병대에 타격을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적군이 먼저 선수를 쳤고, 수량은 압도적이며, 사실은 신식 후장식 대포와 작렬탄까지 있어 화력도 우월하다.
그럼에도 카이저 빌헬름은 절망적인 얼굴로 거절하려 했다.
“안돼. 루이제가 베를린에 있어.”
“포기하십시오.”
“나폴레옹이, 저 무도한 여색가가 루이제를 어떻게 대할 줄 알고!”
아내가 능욕당할지도 모른다.
지극히 현실적인 공포다.
사실은 나폴레옹은 그렇게 무도한 남자는 아니지만, 어쨌든 색욕이 넘치는 사람인 건 사실이니 꼭 억울한 평가는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그건 카이저의 아내지, 블뤼허의 아내는 아니다.
“모시고 가게.”
블뤼허가 근위병들에게 눈짓하고, 카이저는 비명을 지르며 끌려나갔다.
“안돼! 이곳에서, 저 악마를 막아야 해!”
그러나 그랑드 바트리의 포탄은 여전히 압도적이라,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
포화가 멈췄을 때, 전장은 단 하나의 깃발만이 남았다.
“황제 폐하, 축하드립니다. 이제 프로이센은 폐하의 것입니다.”
총참모장 베르티에가 축하했지만, 나폴레옹은 별로 기뻐하지 않았다.
“아니, 우리는 여기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그럼, 파리로 가시겠습니까?”
“허나, 그러기엔 카를이 걸리는군.”
나폴레옹의 황제 원수봉이 서쪽을 가리켰다.
“헝가리를 궤멸시키고, 라인을 넘기로 하지. 역시, 유진의 예상대로 라이프치히가 전장이 되겠어.”
이제 그랑다르메가 다시, 새로운 전장 라이프치히로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