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9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95화(496/547)
(495) 시드니 스미스가 북해로 왔다
지금껏 이 순간을 기다려온 제독은 포효한다.
“오늘, 에스파냐 왕을 북해에서 잡는다! 이거야말로 프랜시스 드레이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야!”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이다.
실상 영국 로열 네이비에서 유진과 직접 맞싸운 이들은 시드니 스미스 말고도 많다.
왜냐하면 알렉산드리아 해전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전열함으로 20척 단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드니는 단연 자신이야말로 유진의 숙적이라고 자부한다.
물론 그 말에 유진도 반쯤은 동의할 것이다.
육전에서는 사실 유진과 맞상대하여 이긴 상대가 없으니까.
반면에 시드니 앞에서는 유진이 내뺀 경력이 있다.
게다가 유진의 지위도 아주 묘하다.
“그냥 프랑스 황태자 아닙니까?”
부제독 에드워드 베리가 일침을 놓자, 시드니가 콧방귀를 뀌었다.
“아, 프랑스 황태자를 잡는 거면 더 큰 공적이겠지! 어디보자, 흑태자가 이루지 못한 업적이었나?”
“블랙 프린스라면 프랑스 왕도, 왕자도 잡았습니다. 하긴, 왕세자는 잡은 적이 없군요.”
“그렇군! 그럼, 나를 이제부터 블랙 애드머럴이라고 불러주게! 푸하핫!”
당연히 유진은 그냥 프랑스의 황자일 수는 있어도, 황태자는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유진의 정확한 신분이 아니다.
영국을 그동안 괴롭혀온 장본인이란 점이 중요하다.
캐나다 식민지, 지중해 제해권, 심지어 러시아 무역 독점권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중대 이권을 빼앗아간 자가 바로 유진이다.
무엇보다 시드니만 확연히 알고 있는 점도 있다.
“누구든, 저 마탄의 사수를 이 바다에 가라앉혀야 해. 그래야, 프랑스가 더 이상 바다를 노리지 못한다!”
굳이 선택하라면, 꼭 죽이고 싶지는 않다.
직접 유진과 만나본 시드니의 감상이다.
허나 전략적 측면에서 본다면, 나폴레옹보다 위험한 게 유진이다.
일단 나폴레옹은 육지에서만 기동 가능하니, 영국이 전력을 다한다면 런던 침공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진은 다르다.
여기서 프랑스가 가진 바다의 유일한 카드를 없앤다.
게다가 이 북해는 유진에게 익숙하지 않은 데다, 신대륙에서 골치 아팠던 [증기선]도 없지 않은가?
시드니 스미스가 승리를 직감하며 지휘봉을 힘차게 휘두를 때였다.
-키릭, 쾅!
깜짝 놀란 시드니가 포격이 쏘아진 소리에 고개를 홱 돌렸다.
“누가 먼저 포격하랬나! 사정거리도 아직 아닌데!”
“포격이 아니라, 로켓입니다.”
“로켓? 아, 인도에서 가져왔다는 그 싸구려 병기?”
베리가 옆을 지나치는 컨커러 호를 보다 고개를 까딱였다.
“싸구려일지는 몰라도, 사정거리는 훨씬 깁니다. 충분히 쏠 가치가 있죠. 아무래도 보올 제독이 먼저 쏘신 것 같습니다.”
기함, 인빈시블 호와 보올의 컨커러 호가 마주쳤다.
예전 넬슨 함대의 부제독이었던 보올은 시드니 입장에서는 꽤 까다로운 선배다.
굳이 질책하는 대신, 시드니는 베리에게 적 현황 보고부터 듣기 시작했다.
“일단 적함대는 전열함이 최소 21척입니다.”
“그래서, 프랑스 함선이 1척이라도 있나?”
“그야 전부 칼레 항구에 있겠죠. 지금쯤이면 반란군 손에 들어갔을 수도 있고.”
시드니는 흡족하게 웃었다.
“유진 프라이슈츠가 아무리 대단해도, 익숙지 않은 함선에 손발 안 맞는 선원들이야. 게다가 그놈의 증기선도 없잖아?”
기실 유진이 해상 전투에서 뛰어난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포격 속에서 위험 지대를 귀신같이 피한다는 점이다.
둘은 기함을 정확하게 찾아낸 후, 그곳으로 종심 돌파를 대담하게 해낸다는 거다.
넬슨과 맞부딪쳤던 알렉산드리아 해전이나 시드니와 붙었던 아크레 해전에서 보여줬던 바이기도 하다.
시드니는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이 전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안다.
돌파가 가능한 전열함이 필요하다.
과연 스웨덴, 러시아, 그리고 덴마크의 전열함으로 가능한 일일까?
그때 베리가 일침을 다시 놓았다.
“하지만 이곳이 덴마크 연안이란 걸 잊지 마십시오.”
“내가 지도도 볼 줄 몰랐군. 처음 알았어.”
“해안포가 있단 얘기입니다. 제독.”
베리는 후방을 망원경으로 슬쩍 보며 일렀다.
“만약 해안포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면, 우리의 패배입니다.”
이곳은 셀란 섬 앞바다, 곧 덴마크 해역이다.
해서, 덴마크 해안가에 수비용 해안포가 즐비했다.
만약 사정거리 안에 들어간다면, 영국 함대라도 무사하다고 보장하긴 어렵다.
물론 이 시대는 해안포의 사정거리도, 명중도도 낮기에 시드니는 그 말을 무시했다.
그때 옆을 지나치던 컨커러 호의 보올 제독도 고개를 저으며 동참했따.
“저게 가능했으면, 알렉산드리아에서 유진 프라이슈츠가 우리 함대를 전멸시켰을 것 같소만. 베리 부제독.”
“프랑스인들보다 덴마크인들이 연안 방어는 더 잘합니다. 저 친구들에겐 저곳이 수도이기도 하고.”
“차라리 우리 함포가 코펜하겐을 불태운다는 데, 내 1실링 걸겠소.”
그건 실제 원역사에서 일어났던 일이기도 하다.
다만 코펜하겐을 불태웠을 넬슨은 이 자리에 없지만.
문득 시드니가 활기차게 소리쳤다.
“자, 보울 제독, 베리 제독! 집중! 여기서 프라이슈츠를 잡으면, 이 전쟁은 우리 거야!”
무려 전열함 21척을 눈앞에 두고도, 영국 함대에는 여유가 넘쳤다.
일단 주요 함선 두 척이 서로 말을 건넬 정도로 가까이 붙었다는 것부터 그렇다.
보통 육지의 전열과 달리 해상의 전열을 함선을 세우는 것 자체가 일이다.
허나 영국 해군 장성들은 상대를 아주 얕본 채, 언제든 전열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거였다.
보올과 베리가 서로 눈을 마주쳤다.
“우선 함대를 셋으로 나누지.”
“잘 됐군요. 같이 움직이는 게 껄끄러웠는데.”
“흥, 베리 그대라고 내 눈에 차는 줄 아나?”
그때 시드니가 지휘봉을 휘두르며 명했다.
“저곳, 코펜하겐 앞바다에서 삼면 포위하는 거지. 그리고 포격을 퍼부어 바다에 침몰시킨다.”
이 함대의 최고 책임자는 어쨌든 시드니다.
보올은 고까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자신의 전열함을 움직여갔다.
그렇지만 명령을 듣고 해도를 살피던 베리는 미간을 좁혔다.
“이렇게 되면 해안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우익이 위험합니다.”
“내가 간다.”
“스미스 제독, 그렇게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있습니까?”
순간, 시드니가 껄껄 웃어 제쳤다.
“자네 같으면, 바다에서 내뺀 적수를 잡을 수 있다는데, 목숨을 걸지 않겠나? 그것도 상대는 왕이라고, 왕!”
시드니에게 유진은 한 번 놓친 물고기다.
굳이 비교하자면, 고래를 놓친 고래잡이와 흡사하달까.
유진이라는 고래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남자, 시드니를 물끄러미 보다 베리가 하선을 시작했다.
“잘 이해는 안 가지만, 마음대로 하시죠. 단, 나도 넬슨 제독의 원수는 갚아야겠습니다.”
한때 넬슨의 빅토리 호 선장이었던 베리도 유진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
영국의 노제독, 알렉산더 보올은 전방을 주시하며 나아가고 있었다.
-쏴아아!
파도가 확실히 거칠다.
북해가 완전히 처음인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 함대를 이끌고 온 것은 보올에게도 첫 경험이다.
여기서 과연 적들을 완파할 수 있을까?
게다가 날씨는 흐린 게 언제 급변할지 모를 상황이다.
망원경을 만지작거리던 보올이 편대 함장, 토마스 하디에게 물었다.
“파도가 거칠군. 날씨는 어떨 것 같나?”
한때 알렉산드리아 해전 참전자였던 넬슨의 밴드 오브 브라더스, 하디가 대꾸했다.
“시드니 스미스 말고는 북해 경험이 있는 함장이 이번 함대에는 없습니다. 어쨌든 스미스가 호언장담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
“그자를 믿나? 오히려 불안한데.”
“예?”
하디가 눈을 깜박일 찰나, 보올은 저 멀리 앞서가는 인빈시블 호를 보며 중얼거렸다.
“발트 해전에서 시드니 스미스는 영국 동료 장교들을 제물로, 기사가 됐어. 이번에도 충분히 그럴 수 있지.”
본래 시드니 스미스는 아주 어릴 적부터 배를 탔다.
1764년생으로 이제 46세지만, 무려 미국 독립전쟁에 참전한 경력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시드니가 명성을 떨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러시아-스웨덴 전쟁이었다.
그때 시드니는 스웨덴 해군으로 참전해, 러시아 해군을 격파했다.
문제는 러시아야말로 영국과 동맹국이라 영국 해군장교 다수가 러시아에서 싸웠다는 거다.
시드니는 상관하지 않고 영국 해군장교가 함장인 함선들을 침몰시켰다.
덕분에 스웨덴 왕은 시드니에게 기사 작위를 내렸지만, 영국에서는 무시받게 되었다.
만약에 넬슨이 알렉산드리아에서 죽지 않았다면, 시드니가 이토록 부각되는 일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올이 걱정하는 것은 따로 있다.
시드니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동료를 내던질 수 있는 자라는 거다.
“어쨌든, 곧 승부처가 올 겁니다. 적함대를 가르기 위해 진격합니다.”
하디가 입맛을 다시며 고하자, 보올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선단, 전부 종대 항해!”
보통 전열이란 횡대를 의미하는 시대다.
허나 오직 영국 함대만은 횡대를 향해 종대로 진격하는 해전 전술을 갖고 있다.
이런 과감한 전술을 가장 잘 썼던 게 넬슨이고, 또한 넬슨의 부하들이었던 밴드 오브 브라더스다.
컨커러, 곧 정복자호와 함께 보올 편대 전열함 8척이 앞으로 돌진했다.
-촤악, 촤악, 촤악!
북해 영국 함대는 전열함 24척, 프리깃 10척으로 구성된 상태다.
당연히 전열함 21척에 슬루프 21척인 유진 함대보다 객관적 전력상 우위에 있다.
도저히 패배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포술도 한 수 위다.
영국의 유명한 해군 포수들이 외쳤다.
“근접!”
“포격 개시!”
“쏴라!”
이 시기, 다른 어떤 유럽 국가들보다도 1초 빠르게 대포를 쏘는 영국 함포가 쏘아졌다.
-쾅! 쾅! 쾅!
적이 장전하고 있을 때, 영국 포수들은 이미 포탄을 쏜다.
정확도는 뒤쳐지더라도 속사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곧이어 유진 함대의 전열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대열이 깨졌습니다!”
“그대로 밀고 들어가! 여기엔, 속임수는 없다!”
“끝났어!”
보올 편대도 힘차게 진격하려던 찰나였다.
-덜컹!
갑자기 컨커러 호가 크게 흔들렸다.
“어억?”
눈을 깜박이던 보올이 뱃전 아래 바다를 보다 눈을 부릅떴다.
“이런, 썰물이 빨리 시작됐나!”
갑자기 물이 한쪽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
그러나 시드니 스미스는 히죽 웃었다.
“썰물? 아니야. 이건 북해 특유의 불안정한 날씨와 파도의 조합이다.”
마엘스트롬, 이른바 소용돌이 현상.
가장 유명한 것은 사실 노르웨이 앞바다의 모스크스트라우멘으로 바다 한복판에서 구덩이 같은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광경이다.
허나 이런 격렬한 바다의 변화는 북해 곳곳에 존재한다.
물론 덴마크 앞바다는 그래도 고요한 편이지만, 지금처럼 계절 변환기에는 자주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이 문제를 예측했던 시드니는 별로 놀라지 않은 채 전방만 주시했다.
“제독 각하, 이대로 가면, 폭풍이 올 겁니다.”
“그래, 봄의 폭풍이라. 내가 기다리던 바지!”
“그럼 다른 선단이 휘말릴 우려가 있습니다.”
함장 사무엘 후드가 보고하자, 시드니는 콧방귀를 뀌었다.
“상관없잖아. 유진 프라이슈츠만 잡을 수 있다면!”
곧 급변하는 북해의 폭풍이 몰려온다.
그러나 그거야말로 시드니가 기다리던 바다.
지금, 이 바다에서 북해를 아는 유일한 영국 제독으로서, 시드니는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와라, 폭풍이여. 유진 프라이슈츠를 잡아라!”
마치 기다렸다는 듯, 거센 바람이 뒤에서 몰아친다.
-부우웅!
인빈시블 호의 돛이 활짝 열렸다.
“이곳이, 네 무덤이 될 것이다. 프라이슈츠!”
이곳은 거친 북해.
범선은 바람을 받아 전진한다.
유진이 타고 있을 가장 큰 전열함이 눈앞에 보인다.
그때다.
-콰아앙!
시드니는 갑작스런 폭음에 시선을 돌리다, 눈을 크게 떴다.
“뭐야, 자폭선?”
헐크선.
과거, 툴롱 항구 공략전에서 시드니가 썼던 화공선 전법.
그런데 지금 눈앞에서 화공선이 시드니의 선단에 다가서고 있었다.
그 순간 시드니가 부르짖었다.
“설마, 유진 프라이슈츠! 툴롱에도 있었나!”
곧이어 헐크선이 다가오다 폭발했다.
아주, 화려한 불꽃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