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9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97화(498/547)
(497) 라이프치히여, 유럽을 구하라
그러나 유럽 대륙은 북해의 소식 따위는, 아무도 모른다.
“나폴레옹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습니다. 폐하, 당장 결정해주셔야 합니다! 대전략을!”
브라운슈바이크, 본래 친 프로이센 왕국에 가까운 독립 공령.
이곳에 유럽의 운명을 건 군단이 집결했다.
헝가리 왕국의 총동원령으로 만들어진 대군, 27만 명과 프로이센 왕국 패잔병 5만, 그리고 라인 동맹 군단 11만.
보통은 프랑스 제국이라도 무너뜨릴 수 있는 대규모 병력이다.
그러나 지금 이 모든 병력을 조율할 총사령관, 헝가리 국왕 카를은 공국 궁전에 앉아 있을 뿐이다.
오히려 한때 프로이센 총사령관이었던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안달복달 못 할 정도였다.
한참을 자리에 앉아 지도만 보던 남자, 카를이 고개를 들었다.
카를은 옆에 시립해 있던 라데츠키 원수를 향해 물었다.
“하노페 왕국에서는 아무 소식도 없나?”
“군자금을 가져왔습니다. 캐슬레이 특사가 직접 말이죠.”
“그건 둘째 문제일세. 군대는? 영국이 전세계에서 모으고 있다는 병사들은!”
전직 재상 겸 프랑스 대사, 메테르니히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런던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무리 외교의 신이라도 물리적인 조건을 바꿀 수는 없다.
하물며 영국은 작정하고 독일인들을 희생양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에 영국이 정말 급하다면, 인도나 다른 식민지에서 병사가 오기를 기다릴까?
오히려 본국에서 총동원령을 내려서라도 맞섰을 것이다.
카를이 허탈한 웃음을 머금었다.
“결국, 우리 [도이칠란트]의 백성이 프랑스를 상대해야 한다는 소리로군.”
“처음부터 그런 거 아니었소, 헝가리의 국왕 폐하시여.”
“라인 동맹의 맹주가 오셨군. 어서 오시오, 바이에른 국왕.”
그러나 바이에른 국왕, 막시밀리안은 반가운 인사 대신 냉담한 태도로 말했다.
“아직, 우리 라인동맹은 결정한 게 아닙니다. 승산을 묻고 싶소. 저 무시무시한 [괴수]를 이길 승산을.”
이미 바이에른은 프랑스와 적대상황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막시밀리안은 여전히 친프랑스로 돌아설 여지가 있다고 확신했다.
단순히 군주로 살아온 남자의 망상이 아니다.
실제로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조차 더욱 심하게 배신한 오스트리아를 수 차례 용서한다.
18세기 말에 태어난 유럽인들이 가진 전쟁의 개념 때문이다.
아직 중세적 기사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탓에 이 시대 유럽인들은 이른바 절멸전쟁에 익숙하지 않다.
원역사에서 프랑스가 분할 소멸되지 않은 것도 그 덕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말하면, 라인동맹은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
그러나 헝가리는 아니다.
파리한 얼굴로 막시밀리안을 응시하던 카를이 말했다.
“만약, 영국이 도래했다면 우리가 이겼을 거요.”
“섬나라 쥐새끼 놈들은 잊으시오. 어차피 오지도 않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영국이 필요하오. 승리를 위해서는.”
일순, 카를이 회의장 책상 위에 또다른 지도를 펼쳤다.
-촤르륵!
지도를 힐끔 보다, 막시밀리안 국왕의 눈이 커졌다.
“이게, 대체 뭐요?”
“전술배치도. 이번 회전은 무조건, 나폴레옹을 끌어들여서 처리해야 하오. 우리가 끌려다니면 필패요.”
“그런데 영국이 필요하다는 게 무슨 소리요?”
막시밀리안 국왕은 홀린 듯, 지도를 훑어 보았다.
어째서 이런 식으로 카를이 군을 배치하고 적과 맞서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대로 적이 움직여 준다면 이길 거라는 확신이 든다.
카를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막시밀리안을 쏘아보며 일렀다.
“영국군이 움직인다는 소식을 들어야, 두 곳의 병력 분산이 일어날 수 있소. 하나는 프랑스 국내 병력, 다른 하나는 나폴레옹의 본진이오.”
먼저 프랑스 본국이 나폴레옹을 돕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나폴레옹의 본진 병력도 현재보다 훨씬 적어질 필요가 있다.
그랑다르메의 숫자는 20만 내외로 추정되지만 정예 베테랑들인데다, 러시아 지원군이 문제다.
아직 정확한 숫자가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수송부대와 산개 대형으로 밀고 오는 러시아군은 위협적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영국군이 양동으로 나서줘야 아군의 분할 없이 적을 유인할 수 있다는 거다.
“우리 군은 현재 헝가리 군을 주축으로 프로이센의 패잔병, 그리고 라인동맹군이 합세한 상황이오.”
“아니, 라인동맹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소만.”
“허나 그 상태로도 필승을 장담할 수 없지. 상대는 나폴레옹이니까. 그러니 반드시 적군을 둘로 쪼개야 하오.”
카를이 지도 북쪽, 하노버를 툭툭 치며 일렀다.
“그러자면, 영국이 대규모로 움직여줘야만 하는 거요. 설사, 전장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적군 병력 분산과 아군 병력 집중.
만약 조미니나 클라우제비츠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
바로 나폴레옹의 전술 그 자체였으니까.
멍하니 카를의 전략을 듣던 막시밀리안 국왕이 물었다.
“과연, 적군이 분산된다면 이길 수 있다는 거요?”
“내가 원하는 전장으로 와준다면.”
“대체 그곳이 어디요? 아니, 뭘 준비하길래?”
다시, 전술배치도를 돌아보며 카를은 눈을 가늘게 떴다.
“우선, 전장부터 이야기하지. 라이프치히. 과거, 30년 전쟁 때 브라이텐펠트 전투가 있었던 곳이오.”
그 전투는 합스부르크가 외국군, 곧 스웨덴 왕국에게 졌던 회전이다.
***
실로 조상 때부터 불길한 전장을 서슴없이 택한 남자, 카를이 마침내 영국 특사를 만났다.
“저를 꼭 보시자고 했다고요, 폐하?”
아주 거만한 태도로 캐슬레이 남작이 물었다.
헝가리 왕국 신하들이 이를 갈았지만, 카를의 표정은 미동도 없었다.
정확히는 표정을 바꿀 체력이 남아있지 않아서다.
카를이 캐슬레이를 응시하다 일렀다.
“긴 말 하지 않겠네. 영국의 파병을 요구하네. 최소한 하노페 왕국의 전력을 움직여줘야 해. 또한, 플랑드르 전체의 반란도.”
길다.
또한 요구도 무려 세 가지다.
직접 파병, 하노버 왕국의 군대 이동, 플랑드르 반란 조장.
만약 이곳이 하노버 왕국의 공관이 아니었다면, 캐슬레이가 자리를 파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캐슬레이가 아무리 오만한 외교관이라도 왕이 직접 하노버 왕국까지 찾아왔다.
그것도 적이 코앞에 밀어닥친 와중에 말이다.
쫓아낼 기세로 캐슬레이가 장광설을 떠들었다.
“말씀드렸다시피, 영국은 현재 총동원령이 불가능합니다. 이건 국가구조상 어쩔 수 없는 문제지요. 그래서, 전 세계에 흩어진 식민지로부터 병력을 수급하는 중입니다만.”
“나폴레옹이 런던에 불을 지르는 꼴을 보고 싶나?”
“폐하, 말씀이 지나치신 것 아닙니까?”
순간, 카를이 처음으로 고함쳤다.
“전혀 지나치지 않아! 나폴레옹이 빈을 정복할 거라고, 20년 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네! 러시아 제국을 사라지게 만들 거라고도! 한데, 지금 어떤가?”
20여년 전, 대혁명이 일어났다.
당시 유럽의 왕가들은 반란군이 결국 패배할 거라 여겼다.
허나 오히려 반란군의 수괴가 황제가 되더니, 유럽의 제국들을 모조리 무너뜨렸다.
이제 프랑스의 남은 적은 단 둘이다.
헝가리, 그리고 영국.
실은 미국도 어쩌면 적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누벨 프랑스부터 처리하고 와야 한다.
그러니까 딱 두 나라만 남은 상황이 맞다.
카를이 캐슬레이를 노려보았다.
“영국은 예외가 될 것 같나? 도버는 그리 먼 바다가 아니야!”
“로열 네이비를 너무 우습게 보시는군요.”
“하! 그 로열 네이비의 최고 장수, 아니 제독이라는 넬슨을 누가 죽였지? 나폴레옹의 아들이야!”
그 말에 캐슬레이는 다시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되었다.
“그 아들도, 지금 북해에서 우리 로열 네이비가 죽이려 하고 있습니다.”
“성공했나?”
“그건, 아직 아닙니다만, 결국 우리 해군이 이길 겁니다.”
객관적으로 맞는 판단이다.
영국 해군은 19세기 초, 세계 최강이다.
특히 프랑스 대서양 함대를 격파하며 다시 한 번 위력을 입증했다.
허나 바다는 아니지만 육지에서 유진과 싸워 본 카를은 콧방귀를 뀌었다.
유진을 잡았다?
시체가 눈앞에 있다면 모를까.
심지어 넬슨이 살아 돌아와도 마찬가지로 판단할 것이다.
“성공은 멀고, 나폴레옹은 가까워! 분명히 말해두지. 이번에 이 두 가지가 한달 내에 벌어지지 않으면, 전쟁은 하나마나야!”
캐슬레이는 눈을 굴렸다.
사실 카를이 요구한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단지 실행까지 난이도가 있을 뿐.
또한 유능한 외교관은 자국의 최소 손실로 이익을 끌어내는 자다.
그러나 여기서 더 뻗댄다면 카를이 전쟁을 포기할 거고, 그건 영국의 최대 손실로 이어진다.
“어렵지만, 가능한 최대치로군요. [맥시멈]이란 건, 요구하신 전부를 이뤄드릴 수는 없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상관없어. 나폴레옹이 군을 쪼개기만 하면 되니까.”
“승리를 자신하시는 겁니까? 어떻게 가능하지요? 저도 하노페 왕국의 군대를 동원하려면, 본국 정부와 나아가 왕실을 설득할 사유가 필요합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카를은 본심을 꺼냈다.
“아주, 간단하지. 나는 이번에 화력집중전을 펼칠 생각이네. 내가 만든 전장에서, 나폴레옹을 향해.”
애석하게도 전투 경험이 없는 정치인, 캐슬레이 남작은 카를의 야심작을 알아듣지 못했다.
“무슨 차이가 있는 겁니까?”
“자네는 군에 문외한이지? 쉽게 말해주지. 난 대포 5백 문을 집결시킬 걸세.”
“예? 5백 문이라구요? 그게 가능합니까?”
카를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도이치 전역의 대포를 강제 징발하면 가능해. 이번 단판에 모든 탄환을 털어 넣고, 또한 하노페 왕국에 있는 영국군 화약을 자네들이 준다면.”
물론 대포는 그저 모은다고 쏠 수 있는 게 아니다.
비록 작렬탄 대포가 아니라도 탄환이 필요하다.
당연하게도 화약은 필수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포수.
헝가리 왕국의 국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세 시대부터 도이칠란트라 불리웠던 도이치 인들의 영토, 전역에서 모은다면 어떨까?
화약은 당연히 인도에서 막대한 초석을 공수해온 영국의 몫이다.
캐슬레이가 눈을 부릅뜰 찰나, 카를이 다그쳤다.
“무슨 말인지, 알겠나? 난 나폴레옹을 포화의 불지옥 속으로 처넣을 걸세!”
결국 캐슬레이도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이거라면, 설득이 가능하죠. 폐하.”
설사,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나폴레옹에 타격을 줄 수 있다.
***
실로 서유럽에서 본 적 없는 대군이 집결했다.
“이곳, 라이프치히를 지켜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악마가 귀환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소!”
연합군, 반 나폴레옹의 깃발 아래 모인 자들.
대부분 독일인이지만 프랑스에 반대해 달려온 전 유럽의 병사들도 있다.
홀란드, 에스파냐, 포르투갈, 나폴리, 그리고 스웨덴.
영국의 동맹인 포르투갈을 제외하면 모두 프랑스가 지배하거나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들이다.
45만 병력이 집결한 라이프치히 군영에서 헝가리 국왕 카를이 외쳤다.
“나폴레옹을 이길 방법은 하나! 나폴레옹의 전술로 싸우는 거요!”
“그래서, 기병들을 준비한 거, 아니었습니까?”
“아니, 그 사이 악마는 더욱 발전했소! 블뤼허 원수! 러시아 원정을 생각해 보시오. 바르샤바 전투도! 저들은 대포를 집중시켜 쉽게 적군을 섬멸했소. 그렇다면!”
블뤼허에게 일갈하며, 카를이 포효했다.
“우리는 더 많은 대포와 포탄, 화약으로 응수해주면 되오. 그게 우리의 필승법이오!”
기책도, 기동력도, 기발한 작전도 아닌 오직 화력전.
그게 카를이 찾아낸 나폴레옹 필승법이다.
원역사에서 반 나폴레옹 군단이 모두 그랬듯이.
1810년 6월.
라이프치히에서 나폴레옹과 카를이 다시 격돌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