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9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98화(499/547)
(498) 유럽의 운명을 건 포격전이 시작되다
사실, 꼭 라이프치히여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사실 없다.
“영국군이 움직여? 그놈들이 육군이 있나? 처음 알았는데.”
드레스덴, 작센 공국의 수도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던 나폴레옹이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 나폴레옹은 다른 대안 전략을 검토하던 중이었다.
하나는 프로이센 공략으로 수비군이 모두 궤멸하거나 도주했으니 당연한 대안이다.
또 다른 하나는 파리 직행으로 본국으로 돌아가 재정비를 꾀하는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영국군이 움직인다는 보고를 총참모장 베르티에가 들고 온 거였다.
“있습니다. 하노버 연대라 불리는 유서 깊은 부대죠. 하노버 선제후 시절부터 왕실에서 직접 통제한 군대입니다.”
“그래서 연대 단위 군대 때문에, 우리가 경계를 취해야 한다는 건가?”
“연대 단위가 아닙니다. 군단급입니다.”
베르티에는 무표정한 태도로 보고했다.
“지금 영국인들은 자기네 나라에서 못하는 [총동원령]을 하노버 왕국령에서는 기꺼이 지시하고 있습니다. 아주 이기적인 자들이죠.”
이제 베르티에도 뇌샤텔 대공위를 받은 상태다.
또한 군대에서의 모습과 달리 사생활은 꽤 화려해, 아직도 이탈리아 귀부인을 애인으로 삼고 있다.
허나 나폴레옹 앞에서는 여전히 기계적인 참모장의 태도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급보를 전할 때, 나폴레옹이 침착함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폴레옹은 옆에서 마주하며 커피를 마시던 수석부관 루이 샤를 카페를 돌아보며 투덜댔다.
“역시 도이치 인들이 병사로 부리기 좋아. 우리 군대에도 도이치 인들이 꽤 많지?”
“충성심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만, 일부러 분할해서 배치한 상태입니다.”
“흥, 라인 동맹 놈들이 우리를 배신한 탓이지. 바이에른 국왕이야 그렇다 치고, 작센 대공이 짐을 배신하다니. 배은망덕하군!”
그러자 멀찍이 다른 보고를 위해 와 있던 마세나가 베르나도트를 돌아보며 속삭였다.
“작센 대공이라면 바르샤바 대공위를 빼앗겨서 그런 거 아닐까? 어때, 베르나도트? 자네는 원래 동유럽에서 주둔했잖아? 작센 대공 잘 알지?”
“사실 빼앗기진 않았지요. 마세나 대공. 엄밀히 말하면 폴란드 왕국이 부활한 겁니다. 크라쿠프를 수도로 변경한다면, 바르샤바 대공위 정도는 유지할 수 있었을지도.”
“따지고 보면 크라쿠프도 원래 갈리치아 공령이니, 그 친구도 반란을 일으켜야 할 판이군.”
갈리치아 공작, 프리드리히 잘름 키르부르크는 물론 반란을 일으킬 깜냥이 안 된다.
현재 그랑다르메에 종군 중인 포니아토프스키는 차기 폴란드 왕으로 내정된 상태다.
또한 바르샤바를 나폴레옹이 재점령하면서, 작센 대공의 지위는 사실상 박탈되었다.
결국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을 치르기 위해 던진 무리수가 모든 문제의 원인이다.
덕분에 러시아 제국이 분할되긴 했지만.
“그래서, 하노버 군단인지 연대인지 하는 놈들의 병력은 몇이지?”
아주 뻔뻔한 남자, 나폴레옹이 묻자 무표정한 남자, 베르티에가 보고서를 건넸다.
“말씀드렸듯 1개 군단입니다. 총원 7만 명, 그중 2만은 기병대입니다. 영국이 보유한 유일한 정예기병대죠.”
본래 원역사에서도 웰링턴은 영국 육군에서 기병을 가장 믿지 않는다.
하여 웰링턴이 의존한 기병대는 모두 하노버 왕국 출신이었다.
현재 캐슬레이의 요청에 따라, 영국 본국의 훈령으로 기동 중인 군대가 바로 하노버 왕국의 기병대다.
나폴레옹도 하노버 왕국의 군비 상태는 알기에, 낯을 찌푸렸다.
“무시할 병력이 아니군. 이런, 빌어먹을. 하필 라인 코앞까지 와서!”
“어차피 유진 국왕 때문에라도 라이프치히 인근에서 멈추실 생각 아니었습니까?”
“그래도 가능하면 라인까지 돌파하고 싶었지! 그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니까.”
보고서를 내던지며 나폴레옹이 다시 투덜댔다.
“결국 유진 녀석 말대로 되는군. 어쩔 수 없지.”
전쟁은 계획대로 되는 법이 없다.
이번에도 유진이 대전략을 제안하긴 했지만, 나폴레옹은 변경의 여지가 크다고 생각했다.
프로이센을 쉽게 이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헝가리 왕국이 영국을 양동부대로 구사하면서 상황이 다시 달라진 것이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영국이 프로이센군을 양동으로 이용하니, 유진이 보았다면 아이러니라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 유진 국왕과 제4군단은 오긴 오는 거요? 로슈자클랭 총수?”
문득 마세나가 침묵을 지키던 쉬르테 수장, 로슈자클랭을 호명했다.
현재 상황에선 유진이 오든 말든 라이프치히로 진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유진이 정말 올지 궁금했던 것이다.
로슈자클랭은 요새는 슬슬 하얗게 변하고 있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실 겁니다.”
“그건 믿음이오, 아니면 정보요?”
“란 원수 각하께서 불안해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것 같군요. 다만, 북해에서 승리했다는 첩보는 입수되었습니다.”
그때 란 대신 나폴레옹이 벌떡 일어났다.
“뭐? 북해에서 유진이 승리했다고? 그런 정보를 왜 늦게 알리나!”
베르티에의 총참모부도, 마세나와 같은 원수들도, 루이 샤를을 위시한 부관들도 당황했다.
지금껏 입수되지 않았던 정보였기 때문이다.
잠시, 로슈자클랭이 눈을 깜박이다 고개를 조아렸다.
“폐하께서 바쁘신 듯하여. 제가 알기로 프로이센 왕비 루이제를 어떻게 요리할지 고민하고 계셨습니다.”
“시끄럽다! 승전보를 울려라. 전군에! 짐의 아들이 바다에서 영국을 이겼다고!”
“폐하, 오히려 비밀로 해두는 게 낫습니다.”
알고 보면 루이제 왕비를 공략할 계획으로 진군을 늦추던 나폴레옹에게, 로슈자클랭이 낮게 일렀다.
“영국 스파이들이 수뇌부까지 들어와 있을 리는 없지만, 사병 단위에선 어떨지 모릅니다.”
이 자리는 그야말로 프랑스 그랑다르메 수뇌부들의 차담회 자리다.
그러나 사병 단위에선 영국 에일리언 오피스 요원들이 들어와 있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데 과연 유진이 이겼다는 소식을 알리는 게, 유리할까?
나폴레옹은 고개를 끄덕이다 미간을 좁혔다.
“그럼, 묻지. 어떻게 온다던가?”
“거기까진 아직, 정보가 입수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정말 비밀주의군.”
물론 이건 나폴레옹의 농담이다.
아무리 로슈자클랭이 정보원을 퍼뜨려 놨어도, 전보가 있는 시대가 아니다.
승전보를 전달하는 것 정도가 고작이었을 것이다.
나폴레옹은 조금 아쉬운 얼굴로 남은 커피를 보다, 미련없이 바닥에 쏟았다.
“좋아. 유진의 깜짝 쇼를 기대해 보지. 그럼, 우리는 라이프치히로 간다! 영국군은 오주로 군단이 상대하라!”
모든 제장이 일제히 화답했다.
“예, 폐하!”
이제 그랑다르메도 라이프치히로 달려가게 된 순간이었다.
***
그러나 라이프치히에 와서 나폴레옹이 본 것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탕! 탕탕! 탕탕탕!
아직 총격이 닿을 사정거리는 아니다.
그러나 라이프치히 성벽 인근에 설치된 [진지]에서는 일제 사격이 이뤄지고 있었다.
본래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로 이어지는 전열보병의 시대에는 이런 사격전이 벌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머스킷 특성상 입식 사격이 이뤄져야 하는데다, 화약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폴레옹이 예상하지 못한 구조물까지 보였다.
“저게 대체 뭐지?”
나폴레옹이 망원경으로 보다 입을 쩍 벌렸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토대라면,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보로디노 전투 때 실컷 보고 겪었기 때문이다.
총참모장 베르티에가 기계적으로 고했다.
“대포로 만들어진 포대입니다. 폐하.”
“누가 몰라서 묻나! 라이프치히에 저런 게 만들어져 있다고, 왜 보고가 안 들어온 거야!”
“척후가 근접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베르티에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그러나 눈빛만은 흔들리는 기색으로 답했다.
“우리 쪽 산병들을 모조리 저격병이 죽이는 바람에.”
모든 첩보를 사람이 직접 보고 입수해야 하는 시대다.
당연히 정찰도 경보병이 산개 대형으로 접근해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라이프치히 인근은 널찍한 평원이라 숨어서 근접 관찰을 하기 어렵다.
때문에 정찰병 대부분이 죽고 만 거였다.
하지만 저격병의 사격이라면 숨어서 쐈다는 뜻이다.
나폴레옹이 눈썹을 치켜떴다.
입식사격으로는 저격이 지극히 어렵다.
“헝가리군은 후장식 총을 갖고 있다고? 어떻게!”
“라인동맹에서 받아 간 폴리 병기창의 보아르네식 라이플이 있습니다. 거기에, 원래 구 오스트리아는 지란도니 공기총을 갖고 있었지요. 이번에 저격부대를 편성해 운용한 모양입니다.”
“왜 이런 첩보가 입수가 안 된 건가, 로슈자클랭!”
로슈자클랭이 러시아에 체류하느라 창백해진 얼굴로 고개를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폐하. 미처 주의하지 못했습니다.”
너무 승리만 거듭한 탓이다.
평소 철저히 정보를 수집하는 로슈자클랭조차, 실수를 한 셈이다.
물론 사전에 알고 있었다 해도, 대비할 방법은 없긴 하지만 말이다.
지금 카를은 도저히 접근 불가능한 대진지를 구축했다.
이런 요새 같은 곳을 점령하는 일은 나폴레옹에게는 거의 20년 만에 벌어지는 전투다.
“어쩔 수 없지. 우리도 있는 대포는 다 끌고 왔지?”
“예, 폐하.”
“그렇다면 대포병대의 위력을 보여주지. 여긴 내게는 툴롱 같은 곳인가?”
툴롱 전투를 떠올리며, 나폴레옹이 포병장을 불렀다.
“마르몽! 그랑드 바트리를 집결시켜라!”
이번에야말로 [대포병대]의 위력을 선보일 시간이다.
***
양측 대군, 총합 75만 명, 대포 수 1000문이 집결했다.
-쾅! 쾅! 쾅!
따지고 보면 연합군이야말로 압도적인 전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라이프치히 성벽과 대진지에 주둔하며 꼼짝하지 않는다.
그래서 포병대로 진지를 허물 기세로 쏘아댔는데, 문제는 상대방도 똑같은 전술로 맞섰다는 거였다.
요컨대 연속 포격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으아악! 물러나! 도저히 돌파할 수가 없다!”
“위생병! 붕대를! 아악!”
“이대로 가다간 전열이 깨진다!”
화약 연기가 자욱한 전장을 노려보는 나폴레옹에게, 시종장 뒤로크가 다가와 고했다.
“폐하, 일단 포병대를 뒤로 물리시는 게.”
그러나 나폴레옹은 퇴각 명령을 내리는 대신 분통을 터뜨렸다.
“어이가 없군. 헝가리가, 아니 오스트리아가 이토록 정예포병대를 갖고 있었단 말인가? 그런데, 왜 이전까지는 엉망이었던 거지?”
“총사령관이 바뀐 탓이 아닐까 합니다.”
“역시, 카를이 지휘하니 다르다, 이건가?”
물론 나폴레옹과 뒤로크의 편견일 뿐이다.
사실 구 오스트리아야말로 대혁명 이전에는 유럽 최고의 포병대를 갖고 있는 걸로 유명했다.
되려 프랑스가 대혁명 때 승승장구한 것도, 대규모 동원력과 나폴레옹식 기동전 덕이지 포병 덕이라고 하긴 어렵다.
단지 카를은 기존에 갖고 있던 포병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어쨌거나 나폴레옹이 마주한 상대는 전에 없는 막강한 화력부대인 셈이다.
“이건, 정말로 답이 없군. 대체 어떻게 돌파를 해야 하는 건가?”
인생, 처음으로 난관에 부딪친 황제가 전방을 정시했다.
라이프치히, 원역사에서 황제가 패배했던 전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