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9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99화(500/547)
(499) 영광의 6일 전투가 펼쳐지다
가히 돌파의 연속이다.
“가자, 적진을 돌파하라! 적군을 고립시키고, 다시 포격하라!”
란이 선두에 서서 포효했다.
가스코뉴, 프랑스 남부 출신의 기병들이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의 말을 타고 달린다.
과거 본래는 프랑스인들을 죽이는 자들의 기병으로 달렸어야 할 전투마들이 콧김을 뿜는다.
기마가 달려 향하는 곳은 본래 마필의 주인이었을 합스부르크 가문의 병사들이 있는 곳.
일순, 근위기병대가 적진을 돌파할 찰나다.
-쾅!
포탄이 바로 앞에서 터지는 순간, 용맹한 질주가 무색하리만큼, 빠르게 선회하며 란이 외쳤다.
“후퇴, 후퇴하라! 다시 적군 포병대가 몰려왔다!”
그야말로 기러기가 움직이듯 삼각대형의 기병대가 빠르게 선회한다.
보통 선형진이라고 불리는 공격 대형인데, 지금은 도주하는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도망치는 기병 누구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측면 방면에도 무려 50문이 배치되어 연신 포격을 해댄다.
옛날 이탈리아 원정 때 프랑스군이 동원했던 대포 전체와 흡사한 규모다.
일단 포격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면 남아날 기병이 없을 상황이다.
그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던 제2군단 사령관, 마세나가 미간을 찌푸렸다.
“믿을 수가 없군. 적군 포탄은 작렬탄도 아니잖아.”
“우리도 대포 대부분이 러시아제고, 포탄도 마찬가지라서 작렬탄은 거의 없습니다. 마세나 원수 각하.”
“그런데 어째서 적군 전열을 뚫지 못하는 거지? 러시아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
제2군단 참모장 세르보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러시아 패잔병들이 합류한 게 아닐까요?”
마세나는 세르보니를 뜨악한 얼굴로 쳐다보았고, 세르보니는 겸연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바보 같은 생각이군요.”
“그랬으면, 더 어려웠겠지? 자살 공격을 시작했을 테니까.”
“혹시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아니, 이 전투 자체가 자살 전쟁일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쿠투조프와 베니히센을 비롯해, 보로디노 전투에서 탈주한 러시아 장군들은 있다.
게다가 아직 그랑다르메는 모르지만, 쿠투조프는 프로이센군에 합류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유의미한 수준의 러시아 군대 합류는 당연히 없었다.
만약에 그랬다면 마세나 말대로, 돌격과 포격을 병진하는 진격이 펼쳐졌을 것이다.
반프랑스동맹 연합군이 프랑스군의 2배나 되는 상황이다.
인해전술로 나오면 걷잡을 수 없는 전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소모전 형국인 것은 다를 바 없다.
마세나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대로 가면, 우리가 져.”
“예? 왜 그렇습니까? 팽팽한데요?”
“적군은 지금 자기네 땅에서 싸우고 있잖아? 포탄도, 화약 공급도 자유롭다고. 우리가 그런가? 러시아에서 과연 우리 군이 불리해져도 보급이 되겠어? 바르샤바나 보헤미아는?”
옆에서 멀뚱히 묻는 부군단장 쉬셰를 향해 마세나가 심각한 얼굴로 대꾸했다.
그랑다르메 장군들은 사실 보급 걱정은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배후에 폴란드, 러시아, 그리고 오스만이라는 우호국을 거느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세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모두 승리를 거듭하는 그랑다르메를 보고 굴복한 세력들이다.
특히 러시아와 오스만은 프랑스와 전쟁까지 치렀다.
만약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인다면 언제든 돌아설 수 있다.
게다가 화약이라면 영국처럼 화수분으로 퍼담을 수 있는 군수품이 아니다.
“결국 소모전으로 가면, 필패야. 카를, 정말 죽음의 수를 갖고 왔군.”
그저 물자만 소모하는 것만으로도, 프랑스군이 극도로 불리해진다.
이 모든 게 러시아 원정이 일으킨 여파다.
어쨌든 러시아에서 대전쟁을 치른 후, 대군이 빠르게 귀국할 길은 없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될 바에는 차라리 나폴레옹이나 유진이라도 먼저 귀국시켰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러시아 제국을 분할하기 위해서는 둘 다 러시아에 남아있긴 해야 했다.
나폴레옹의 권위, 그리고 유진의 기책이 합쳐져 제국 분할이란 커다란 사업이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소모전을 보니, 마세나부터 후회가 된다.
문득 쉬셰도 똑같은 생각인지 낯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프로이센을 정복하고 왔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뒷덜미를 잡혔으면, 오히려 불리하다고. 쉬셰.”
“지금 카를이 보여주는 건, 아니, 러시아에서 우리가 봤던 건 전쟁의 문법이 달라지는 겁니다. 원수 각하.”
쉬셰는 상급대장 지휘봉을 휘두르며 이를 악물었다.
“기책이나 전술이 아니라, 압도적 화력이 전장을 결정하는 거죠.”
마세나는 눈을 크게 뜨다 미간을 좁혔다.
확실히 쉬셰의 말에 일리가 있다.
혁명이 시작되기 전, 전쟁은 요새를 둘러싸고 전개되었다.
당시에 군대가 하는 일이란 대포를 쏘고, 총으로 전열을 겨루며, 화약을 소모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대혁명이 일어나고 나폴레옹이 기동전을 선보이면서, 전쟁 양상이 달라졌다.
군대가 상대를 파괴하는 게 전쟁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전쟁의 양상이 바뀐 지 20여 년.
이제 러시아의 보로디노 전투를 필두로, 전쟁은 화력전으로 바뀌고 있다.
“오주로가 돌아와야 해.”
“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제 하노버 왕국의 군단은 둘째 문제야. 진짜는 저 대포대라고.”
문득 마세나가 원수봉으로 전방의 대포대, 곧 대포 350문이 집중된 적군 중심축을 가리켰다.
“한데, 오주로라면 충분히 이럴 때 돌아올 수 있지.”
만약 그렇게만 되어 준다면, 요새 같은 진지 안에 처박힌 카를을 깨부술 수 있다.
설사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대라 해도.
***
이건 나폴레옹도 똑같이 생각하는 바다.
“왜 오주로가 소식이 없는 거야!”
발로 애꿎은 아군 진지 포대를 걷어차며, 나폴레옹이 고함쳤다.
물론 오주로를 보낸 장본인은 나폴레옹이다.
허나 나폴레옹은 이럴 때 오주로가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지 간절했다.
설사 기습을 할 수 없더라도, 우직한 진격이 특기인 오주로라면, 아군을 희생시키면서 진지를 돌파했을 터다.
다른 장군들은, 같은 전법을 써도 진지까지 가지도 못한다.
평소라면 느리다고 놀려댔을 오주로가 진실로 간절하다.
조세핀이나 수많은 애인보다도 애타게 목놓아 오주로를 그리워하는 나폴레옹에게 총참모부 참모, 클라우제비츠가 보고했다.
“그, 그게, 이 근방은 평원입니다. 기병이 추격전을 펼치기 조, 좋죠. 저, 적군 기병들이 우리 쪽 전령들을 전부 잡아 죽이는 걸로 화, 확인됩니다.”
“우리도 기병을 보내서 돌파해! 뮈라, 베시에르! 대체 뭘하고 있는 건가!”
“어, 폐, 폐하께서 기병장군들은 만일을 대비해 주, 준비하라 하셨습니다. 명령을 바, 바꾸실 겁니까?”
나폴레옹은 말 끝마다 잡아채는 클라우제비츠를 죽일 듯 노려보았다.
허나 클라우제비츠는 목을 움츠리면서도, 명령을 순순히 따르겠다는 답은 하지 않았다.
만약 저 밀집 포대의 포화 속으로 기병을 처넣으면 어떻게 될까?
란이 괜히 깔짝대듯 외곽만 치고 있는 게 아니다.
결국 나폴레옹도 두 손을 들었다.
“빌어먹을! 이건 짐이 바라는 전쟁이 아니야. 아니, 전쟁 자체가 아니야! 그냥 포격놀음이지!”
사실 그 말에는 후일 원역사의 화력 전성시대 장군들이라도, 동의할 것이다.
어쨌거나 대포만 쏴댄다고 전쟁을 이길 수는 없다.
카를도 결국 움직여야 승패를 가릴 수 있다고 판단할 터다.
대체 어떻게 하면 카를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을까?
베르티에가 옆에서 전방을 살피다 고개를 저었다.
“그 놀음에 지금 벌써 수천 명이 죽어 나갔습니다. 폐하.”
“카를이 우리 배후로 우회하는 움직임은 없나? 충분히 그럴 수 있을 텐데?”
“되치기라도 하시고 싶겠지만, 없습니다. 카를은 아주 정직합니다.”
클라우제비츠도 고개를 주억거렸다.
“오직, 화력만으로 우, 우리 프, 프랑스군을 착실히 죽여가고 있습니다. 물론 적들도 죽어가고 있습니다만.”
클라우제비츠가 프랑스를 ‘우리’라 부르는 것만으로도, 나폴레옹은 사실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원역사에서 그토록 막으려 했던 ‘하나’의 도이칠란트가 깨진 상징이니까.
그렇지만 라이프치히에서 패배하면 그것도 끝이다.
오히려 나폴레옹의 그랑다르메가 제물이 되어, 새로운 도이칠란트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나폴레옹이 이를 갈다 성큼 나섰다.
“이대로는 안 돼. 다른 대응책이 필요하네. 짐이 나서야겠어.”
“폐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적들의 시선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그래야, 전열이 뚫려. 또한, 짐이 움직여야 적들의 시선이 쏠리지!”
문득 총참모장의 질문에 나폴레옹이 고집스레 대꾸한 직후, 시종 콩스탕에게 외쳤다.
“근위대는 준비하라! 마렝고를 데려와, 콩스탕!”
“맙소사, 폐하! 말도 안 됩니다!”
“그럼, 여기서 모두 죽자고?”
나폴레옹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만류하는 마세나를 노려보며 다그쳤다.
“라이프치히에서 우리 군이 패배하면, 프랑스 제국에 미래는 없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 살겠나, 아니면 그냥 기다리다 죽겠나!”
분명 패배는 나폴레옹의 종말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프랑스 제국이라고 하는 체제 자체의 종말이다.
대혁명이 변질되고, 다시 군주정이 되어, 혁명을 꿈꾸던 군인들은 귀족이 되어 이 자리에 있다.
허나 설사 그렇다 해도, 왕정에 패배하기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을까?
순간 이제 막 돌아와 숨을 돌리던 란이 외쳤다.
“이런 미친 소리가 바로, 우리 황제 폐하지! 난 간다!”
“란, 자네까지 미쳤나?”
“어차피 뒤는 없소, 마세나 대공 나으리. 난 척탄병으로 입신했고, 척탄병으로 죽겠소!”
다시, 말에 박차를 가하며 란이 고함쳤다.
“뭣들 하냐! 황제 폐하께서 죽으러 가시잔다!”
그러자 가드 임페리알, 곧 제국근위대의 고참병들이 일제히 뛰쳐 나왔다.
“폐하와 함께 죽자!”
정해진 순서도, 질서도, 지휘도 없다.
오로지 몸에 익숙한 구보로 고참병들이 달려나간다.
그러나 그 대열은 실로 정예병답게 체계적이다.
곧이어 명마, [마렝고]에 올라탄 나폴레옹이 외쳤다.
“마세나, 뒤를 부탁하네!”
뒤에 남은 원수들이 기가 막혀 서로 돌아보다, 마세나가 황급히 뛰쳐 나갔다.
“어이가 없군. 제5군단과 제6군단, 좌익을 준비하라! 그리고 예비대 전부 투입! 마르몽에게 포격을 일단 중지하라 일러!”
어차피 황제는 돌진했다.
그런데 후속 준비를 하지 않는다?
황제가 개죽음당할 판이다.
일단 급한 명령을 마친 마세나가 달려나간 황제를 보다 고함쳤다.
“대체, 6일도 못 기다리다니! 인내심이 바닥이군. 우리 황제 폐하는!”
6일.
라이프치히 전투가 시작된 이후 걸린 시간.
결국, 나폴레옹이 카를보다 먼저 움직였다.
***
당연히 나폴레옹은 무대책으로 돌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두두두!
기병의 선두에서 달리는 황제를 보며, 뮈라가 눈치를 살폈다.
보통, 나폴레옹 군단에서 무지성 돌격은 뮈라의 몫이다.
한데 갑자기 황제가 직접 나섰다.
대체 무슨 생각일까?
뮈라가 조심스레 란과 베시에르가 멀찍이 떨어진 걸 확인하고 물었다.
“폐하, 정말로 자살하실 건 아니오?”
“당연하지. 적진 바로 앞에서 우회한다!”
“적들의 포격 사정거리는 저쪽 언덕까지인뎁쇼?”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언덕을 보다 나폴레옹이 피식 웃었다.
“바로 앞에서 선회한다!”
곧이어 나폴레옹의 근위기병대가 예각으로 꺾어 적진을 파고 들었다.
-탕! 탕! 탕!
보아르네식 신형 라이플이 마상에서 쏘아지고 적군이 흩어졌다.
“뚫렸다!”
빈틈, 아주 작은 틈이다.
갑자기 쏟아져나온 근위기병대의 기세에 미처 대포를 쏠 겨를도 없었다.
연합군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기습이 벌어진 것이다.
나폴레옹은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명령했다.
“선회하라! 응?”
그때 나폴레옹의 마렝고가 멈췄다.
“뭐야, 왜 유니언 잭이.”
라이프치히는 굴곡이 적은 평원 지대다.
-펄럭!
그래서 지평선이 보인다.
지평선 너머로 펄럭이는 깃발 하나.
유니언 잭.
영국의 표식이다.
“폐하, 영국 하노버 연대가 왔습니다!”
베시에르의 다급한 보고를 듣다, 나폴레옹이 웃음을 터뜨렸다.
“실로 짐이 죽거나, 유럽이 손안에 들어 오거나 둘 중 하나로다! 뮈라! 돌격하라!”
지금이야말로, 부득불 돌격이 필요한 시간이 왔다.
그랑다르메 임페리알 가드 에퀴테스.
이 마지막 기병의 시대를 불태울 최강의 기동병력.
-두두두!
제국의 근위기병들이 돌격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