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0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03화(504/547)
(503) 바타비아로 영국의 힌두 군단이 오다
헬데르, 노르트 홀란트 반도에 위치한 곳이다.
“믿을 수가 없군. 영국군이 이곳에 상륙하다니.”
피테르 브리데, 현재 바타비아 연방 공화국 수상이 암스테르담 수상 관저에서 머리를 감싸쥐었다.
현재 수상이라는 것은 사실 미래에는 수상이 아니란 뜻이다.
실은 얼마 전 치러진 선거에서 브리데는 졌다.
패배 사유는 간단하다.
친프랑스 파벌에 대한 국민적 반감.
본래 네덜란드는 12개 주가 연합해 만들어진 나라로 중앙집권과는 거리가 멀다.
예전에 사실상 군주처럼 군림하던 오라녜 가문도 종신 세습 통치를 할 뿐, 전 지역을 한 나라처럼 다스리지는 못했다.
그런데 자코뱅 혁명이 일어나고, 친프랑스 파벌이 정계 주류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연방제, 곧 각자 제멋대로 살아가던 주, 프로빈스들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시도가 이뤄진 것이다.
당연히 자치를 자유라 여기는 네덜란드의 시민들은 난리가 났다.
하지만 프랑스가 이기고, 제국이 들어서면서 네덜란드 전체가 강제로 연방제 공화국이 되었다.
바타비아, 로마 시대의 지역 이름을 부과 받으면서.
비록 위성공화국 신세였지만 브리데는 이게 네덜란드를 프랑스처럼 국민국가로 만들 기회라 여겼다.
오판이었다.
네덜란드인의 독립심과 자유 지상 지향은 브리데의 생각보다도 강고했다.
게다가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이 러시아로 떠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프랑스 본국이 내전에 휩싸이는 가운데, 바타비아 공화국도 친프랑스파가 선거에 졌다.
이로써 모든 게 끝났을까?
천만에.
수상 브리데가 머리를 감싸쥐었다.
“조금만 버티면, 황제가 돌아와 재선거가 가능해질 텐데!”
마침내 황제가 돌아왔다.
그것도 라이프치히에서 반프랑스 동맹군을 완파했다.
지금껏 전쟁을 이유로 지난 선거의 결과를 이행하는 걸 미뤄온 덕을 본 셈이다.
국내의 반프랑스파도 모두 라이프치히 회전의 결과에 숨 죽이고 있다.
그런데, 영국이 와버린 것이다.
도저히 바타비아 공화국으로서는 상대할 수 없는 대군과 함께.
브리데 수상이 문득 고개를 쳐들었다.
“덴델스 장군, 어떻게 하면 좋겠소?”
“영국군이 온다면 우리 홀란드 군대만으론 이길 수 없소. 브리데 수상 각하.”
“그럼?”
수상 집무실 중심, 브리데 앞에 서 있던 중년 장군이 단호히 말했다.
“프랑스 플랑드르 군단의 도움이 필요하오. ‘베르티에’ 장군과 ‘네이’ 장군을 부르십시요.”
헤르만 빌렘 덴델스, 네덜란드의 동인도 식민지를 영국으로부터 지켜낸 영웅이다.
대혁명 이후 전쟁은 유럽과 신대륙에서만 벌어진 것처럼 생각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도양과 대서양, 인도 아대륙을 넘나드는 세계 전역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원역사 현대로 따지면 인도네시아라 일컬어질 네덜란드 동인도 영토도 마찬가지다.
덴델스는 동인도령에서 영국 해군의 파상공세를 육전으로 막는데 성공했다.
이 공적을 인정받아 귀국 후 육군 총사령관으로 임명받았다.
또한 연방제 지지자로 브리데 수상의 강력한 지지자다.
하지만 바타비아 공화국의 국력이든 군사력이든, 작정하고 상륙한 영국군을 이길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적장은 아서 웰즐리, 유럽에서는 잘 모르지만 아시아권 유럽사회에서는 이미 유명인사였다.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덴델스는 판단했다.
반면 수상 브리데는 다른 점에서 난감한 얼굴이 되었다.
“장군도 알겠지만, 이 베르티에는 빅토르 레오폴드요. 루이 알렉상드르 베르티에가 아니고.”
“그게 중요합니까? 프랑스 플랑드르 군단 10개 사단을 장악하고 있다는 게 중요하지요.”
“무엇보다 지금 아직도 프랑스는 내전 중이지 않소?”
우선 프랑스군 사령관이 이른바 2진급이다.
또한 본국부터 내전중이다.
과연 위성공화국이라곤 하지만 타국을 돕기 위해 군을 진주시킬까?
“우리를 위해 쉽게 움직여 주지 않을 거요.”
그러나 수상의 회의적인 발언에도 덴델스 총사령관은 단호히 답했다.
“그렇다 해도, 플랑드르 군단 없이는 이길 수 없습니다.”
“장군은 동인도 식민지 전쟁의 영웅 아니오? 거기서도, 영국을 상대로 식민지를 지켜냈잖소?”
“식민지 전쟁과 유럽의 전쟁은 다릅니다. 수상 각하!”
덴델스는 결국 진실을, 바타비아 공화국의 현실을 입에 담았다.
“게다가 지금 영국군은 최소 10만 이상의 대군으로 평가됩니다. 우리 바타비아 ‘연방’의 동원력으로는 상대가 불가능해요!”
과거 네덜란드 ‘연합’ 공화국이라면 차라리 영국에 항전할 힘은 갖췄을지도 모른다.
허나 바타비아 공화국은 대혁명기에 프랑스의 온갖 간섭으로 경제가 파탄나고 군대는 거듭 해체됐으며 내부는 분열됐다.
되려 프랑스가 제국 체제가 된 이후에는 간섭이 줄어 살만해졌지만, 여전히 옛날 국력은 되찾지 못했다.
수상 브리데가 한탄했다.
“한때는 우리도 영국과 패권을 다투던 시절이 있었건만.”
“옛날 추억은 집어 치우십시오. 지금 중요한 건 현재입니다!”
“알겠소.”
브리데는 비서관에게 애써 힘차게 명령했다.
“서기! 지금 당장, 플랑드르 주둔군 사령관에게 급전을!”
그때 밖에서 갑자기 비명 같은 함성이 들려왔다.
-으아아!
당혹한 브리데가 덴델스를 돌아보았다.
암스테르담은 본래 항구 도시라 소란스럽긴 하다.
허나 지금은 한밤중이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덴델스는 황급히 창가로 갔다가 돌아와 고함쳤다.
“암스테르담, 시가지가 불타오릅니다!”
“뭐?”
“저, 저, 저기, 시민들이!”
문득 바람에 창문이 열리고 고함이 들려왔다.
“압제자를 몰아내고, 괴뢰정부를 무너뜨리고, 통령을 되찾자!”
압제자, 프랑스.
괴뢰정부, 브리데 내각.
그리고 통령은 당연히 오라녜 가문이다.
한때 오라녜 가문을 독재자라 몰아냈던 암스테르담 시민들, 그중에서도 네덜란드 연합의 핵심인 홀란드 주의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오히려 프랑스 제국을 압제자라고 타도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은 나폴레옹이 이긴 상황이란 거다.
덴델스가 사태를 규정했다.
“폭도입니다!”
“당장, 저들부터 진압하게!”
“아, 알겠습니다. 공화국 근위대! 출진 준비하라!”
그러나 곧이어 공화국 근위대 병사들이 달려와 부르짖었다.
“맙소사, 수도 외곽에 영국군, 아니, 정체 모를 외국인들이 나타났습니다!”
깃발은 영국이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병력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상륙했다는 보고를 1시간 전에 받았는데, 벌써 암스테르담까지 밀어닥쳤다.
브리데 수상은 절규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물론 웰즐리에게는 인도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옆집을 달려온 일이긴 했지만.
***
플랑드르, 원역사 현대 기준으로 벨기에 지역, 얀트베르펜 주둔군 사령관 ‘베르티에’는 고민 중이다.
“지금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지? 암스테르담? 아니면, 파리?”
“노르망디도 반란의 온상입니다, ‘베르티에’ 상급대장 각하.”
“빌어먹을! 차라리 빅토르라고 불러! 난 형이 아니야!”
빅토르 베르티에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부르짖었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라살에게 부인을 빼앗긴 남자, 빅토르도 결코 무능한 군인은 아니다.
당연히 프랑스 전군을 책임지고 있는 총참모장, 루이 알렉상드르 베르티에하고는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빅토르도 대혁명 때부터 20년 간, 프랑스군에 복무하며 준수한 실적을 쌓아왔다.
문제는 그게 전부 총참모장인 루이 알렉상드르 아래서 세운 공적이란 거다.
임무는 철저히 수행하지만, 한 번도 독자적인 사령권을 행사해본 적이 없는 군인.
그게 빅토르 베르티에의 약점이다.
평소라면 빅토르가 사령관이 될 일이 없으니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현재는 프랑스의 즐비한 별들이 거의 전부 러시아로 가버린 상태다.
게다가 파리를 중심으로 북부 프랑스에서 자코뱅 반란이 일어났다.
때문에 빅토르도 긴급히 황후의 명으로 플랑드르 사령관으로 부임한 것이다.
그래도, 플랑드르 인근의 반란은 모두 진압했다.
그런데 영국의 대륙 침공이라는 대형 사건이 터진 것이다.
도저히 빅토르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다.
그때 부사령관 중장 네이가 이를 갈다 외쳤다.
“계속 고민만 하고 있으시오. 난 갈 테니!”
“어딜?”
“적이 있는 곳으로!”
네이는 멈추지 않고 기병대가 주둔하고 있는 숙영지로 달려갔다.
“영국군을 격파하고, 돌아오겠소!”
본래 원역사라면 나폴레옹의 근위대 지휘관으로 활약할 네이다.
그러나 현재는 북방군 출신인 탓에 피슈그뤼 반란에 휘말렸고, 신대륙으로 추방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다행히 유진을 만난 덕에 누벨 프랑스 확장과 캐나다 정복이라는 공훈을 세우고 돌아왔다.
예나의 회전에서는 유진 휘하에서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다만 유진이 에스파냐 국왕이 되면서, 네이는 프랑스군에 남은 탓에 러시아 원정에는 참전하지 못했다.
대신 북방군의 후신인 플랑드르 군단에 복무하게 되었는데, 이런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항상 열혈남아인 네이는 이도저도 아닌 상황을 가장 혐오한다.
플랑드르 군단 기병사단이 출격했다.
-두두두!
빅토르는 놀라 다급히 부관과 전령을 불렀다.
“기, 기, 기다려! 플랑드르 군단 전원, 출진 준비하라!”
만약 네이 혼자 가서 패배하면, 빅토르의 책임이 된다.
반면 홀로 출격한 네이가 암스테르담을 구원한다면, 역시 빅토르는 책임을 져야 한다.
하여 결국 졸속으로 빅토르도 출격하게 되었다.
물론 이런 갑작스런 출격에 불안해 하는 상식적인 장교도 있다.
진격 후 3일, 기병사단 대대장 마르셀린 마르보가 물었다.
“네이 상급대장 각하! 이렇게 멋대로 가도 됩니까?”
“마르보 대령, 어차피 우리는 파리를 지키러 간 적도 없어. 국경을 지킨다는 핑계로.”
“그, 그렇지만.”
후일 원역사에서 나폴레옹 시대 회고록으로 유명해지는 부하에게, 사형당해서 유명해진 네이가 외쳤다.
“중요한 건 황제 폐하가 귀국 중이시란 거야. 부왕 전하와 함께! 그럼, 그때까지 공적을 세워야 할 게 아닌가!”
정치적인 판단으로는 옳다.
일단 국내 반란군도 전부 진압하지 못한 상황인데, 영국군의 상륙도 제대로 막지 못했다?
나폴레옹이 반드시 책임을 물을 사안이다.
그러니 네이는 최소한 교전의 공적 정도는 세워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아가 네이의 부하들도 여유가 넘쳤다.
“가자, 영국의 물개들을 격파하자!”
“땅은 자기들 영역이 아니란 걸 알려주죠! 하하핫!”
“어서 갑시다! 응?”
상대는 영국군, 그것도 하노버 왕국군도 아니고 영국 본토에서 온 군대다.
해전도 아니고 육전에서 진다는 게 말이 될까?
오히려 패배라도 한다면 프랑스 제국군이 부끄러워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마로보 대령이 긴급히 보고했다.
“전방, 적군 출현!”
얀트베르펜에서 암스테르담까지는 160킬로미터다.
당연히 네이도 3일을 달려오긴 했지만, 아직 절반 정도 왔을 뿐이다.
그런데 벌써 적군이 다다랐단 말일까?
게다가 병사들의 외모가 뭔가 이상하다.
인종주의가 심한 19세기, 유럽인들이 우습게 보는 ‘유색인종’이다.
“뭐야, 피부가 왜 저리 검어?”
“아무래도 식민지 병사들을 동원한 것 같습니다.”
“어이가 없군. 자국의 전쟁은 당연히 자국민을 동원해서 치러야지. 저놈들은 설마 전쟁도 용병을 쓰나?”
비록 신대륙에서 싸웠지만, 역시 인종에 대한 편견이 있는 네이가 명령을 내렸다.
“기병대 사열! 일단, 전열보병이 있는지 살핀다. 또한, 적들의 무장 상태도.”
그때였다.
-삐이익!
허공을 날아 쏘아지는 막대기 같은 불꽃이 보인다.
“뭐야, 저게?”
그 순간, 네이의 기병사단에 [로켓] 다발이 꽂혔다.
-쾅! 쾅! 쾅!
기마들의 폭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군 혹은 인도군이 노도처럼 밀려들었다.
***
사실, 원역사에서도 웰즐리는 인도 정복이 유럽 공략보다 훨씬 어려웠다고 회고한다.
“보고드립니다. 네덜란드, 전역 해방!”
브레다, 얀트베르펜과 암스테르담 사이의 도시 앞 전장에서, 웰즐리는 승전 보고를 들었다.
물론 영국군이 네덜란드 전역으로 진주했다는 소리는 아니다.
이미 사전에 약조되어 있던 내부 [연합파] 정치인들이 일제 봉기한 것이다.
다만 성공적인 상륙작전과 전격적인 진격이 없었다면 봉기는 실패했겠지만 말이다.
문득 부사령관 클린턴이 너스레를 떨었다.
“와! 이렇게 쉬운 전쟁은 처음이군요!”
“쉽기는. 사전에 이방인국에서 온갖 공작을 해뒀으니 가능한 거지.”
“그렇지만 프랑스군도 격파했잖습니까?”
웰즐리는 굳은 얼굴로 냉담하게 대꾸했다.
“그거야, 프랑스인들이 미쳐서 기병대로 전열보병에 들이박고, 다시 전열보병은 포병도 없이 진군해왔으니 그런 거지.”
나폴레옹의 본진은 결코 이렇게 쉽지 않다.
게다가 웰즐리는 나폴레옹과 마주친 적은 없지만 그 아들과 싸워본 적은 있다.
바로 토레스 베드라스 방어선에서.
“확실히, 유진 프라이슈츠와 싸울 때와는 엄청난 차이로군.”
“포르투갈에선 힘들었죠.”
“곧, 진짜가 온다.”
방금 전까지 싸웠던 적수들의 시체를 보다, 웰즐리가 말에 올라탔다.
“그 전에, 해놓을 수 있는 건 다 해놔야겠지. 자, 회군한다! 암스테르담으로!”
영국 인도 세포이 군단이 대열을 맞춰 돌아서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 저벅!
네이와 빅토르의 시체, 나아가 플랑드르 군단이 궤멸했다는 소식과 함께.
바타비아 공화국이 멸망하고, 힌두 세포이 군단이 유럽에 발 디딘 날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