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0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07화(508/547)
(507) 운명은 결국 워털루로 간다
결국 플랑드르가 영국의 손에 들어갔다.
“이젠, 파리가 위험해!”
물론 사실 얀트베르펜은 여전히 친프랑스파 시장이 사수하는 중이다.
허나 요새를 쓸모없게 만드는 것에는 100가지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경계 부대만 요새 옆에 주둔시킨 채 진격하는 것도 해법이다.
마세나는 포츠담 전방에 펼쳐진 숙영지를 걷다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가 베를린에 발이 묶여 있는 사이에, 영국이 정말 기상천외한 작전을 썼군.”
“그냥 제국군 플랑드르 방면 군단이 모두 무능했던 것 같은데, 마세나.”
“쉿, 총참모장이 들으면 어쩌려고? 어디에나 참모부의 눈과 귀가 부대 곳곳에 널려 있어.”
아주 심각한 얘기를 농담처럼 하던 마세나가 문득 손을 흔들었다.
“오, 저기도 한 명 지나가는군. 어이, 그나이제나우 장군! 건강한가?”
총참모부 소속 참모 겸 전직 프로이센 군 대령, 그나이제나우는 고개만 숙인 채 지나쳤다.
물론 무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대가 대공위를 지녔으며 제국 9원수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례한 짓이다.
마세나가 휘파람을 불자, 엄격한 오주로가 미간을 찡그렸다.
그렇잖아도 프로이센 출신이라는 게 걸리는 자인데, 태도는 더욱 마음에 안 든다.
“기분 나쁜 녀석이군. 대답을 왜 안 해? 한 번 군화발로 걷어차 줘야 답이 나올까?”
“됐어, 오주로. 저 친구는 프로이센 출신 아닌가. 프로이센이 박살나는 상황에서 기분이 좋을 리가 없지.”
“그럼 프랑스군에서 나가라고 해. 이제야말로, 더욱 충성스런 군인이 필요하니까.”
오주로가 이를 갈다, 마세나에게 다짐하며 자신의 군단 쪽으로 향했다.
“자네도 러시아 출신 장군들은 작전 회의에서 일절 배제하게. 언제 쿠투조프와 내응할지 몰라.”
어쩐지 전에 없이 신경을 곤두세운 오주로를 보다, 마세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파리가 위험해도, 그랑다르메는 아직 멀쩡하다.
그런데 어째서 저렇게 초조해하는 걸까?
마세나는 함께 말을 탄 채 순시 중일던 근위대장 쪽을 돌아보았다.
“저렇게 완고해서야. 이제 국제적인 제국이 될 프랑스의 원수답지 않군.”
“오주로가 신중한 게 어제오늘 일이야? 게다가 일리야 있지. 지금 스파이들이 각 군영에서 온갖 방식으로 오갈 텐데.”
“그걸 막는 게 근위대장 역할 아닌가, 란? 어때, 첩자 좀 잡았어?”
란은 멋들어진 근위대 제복을 툭툭 마상에서 털다 대꾸했다.
“아니, 하지만 다른 형태로 스파이들의 뒤통수를 칠 모양이더군. 우리 황제 폐하와 국왕 폐하께서는 말이지.”
마세나는 눈을 빛내며 다가섰다.
“어떻게? 나한테만 좀 알려줘봐.”
“안 돼. 자네는 입이 싸잖아. 내일쯤 세르보니나 쉬셰에게 내가 오늘 말해준 얘기를 듣는다고 해도, 놀라지 않겠네.”
“마치 자기 입은 자물쇠라는 듯 얘기하는군. 쯧. 오, 레유! 잠깐 이야기 좀 하자고!”
후일 원역사에서 본인의 사위가 되는 레유 장군을 향해 마세나가 바삐 달려갔다.
아마 못다 한 수다라도 떨고 싶은 모양이다.
란이 혀를 차고 있을 때, 이번에는 또 다른 대공이 기마를 탄 채 오다 예를 표했다.
“정말 마당발이시군요, 마세나 대공 전하는 말입니다.”
“오, 이게 누구요. 무려 핀란드 대공위를 얻으신 분 아니오?”
“놀리지 마시죠. 슐레지엔 대공 전하.”
핀란드 대공 내정자, 베르나도트가 거드름을 피우며 대꾸했다.
사실 본래 원역사에서도 란은 슐레지엔 공국을 봉지로 받는다.
물론 봉지에서 편히 즐길 틈도 없이 전쟁에 끌려다니다, 전사하지만 말이다.
현재 나폴레옹에게 끌려다니느라 작위명이 유래한 영지를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란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때 베르나도트가 슬쩍 란에게 다가와 물었다.
“이번 전쟁, 쉽게 이기겠죠?”
아무래도 나폴레옹의 지휘를 받아본 경험이 적어 불안했던 모양이다.
“모르지. 영국이 전에 없는 대군을, 그것도 전세계에서 동원했다고 하던데.”
“손발이 안 맞는단 소리 아닙니까? 아니면, 풍토가 안 맞아 금방 무너질 수도 있고.”
“그렇게 간단하다면 좋겠지만, 유진 국왕이 아주 신경 쓰고 있더군.”
란은 묘한 웃음을 머금은 채 ‘신참’ 베르나도트에게 말했다.
“적군 총사령관 웰즐리를.”
사실 란은 영국군 전부보다 유진의 말이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반면 신참인 베르나도트는 정반대인 모양이었다.
되려 콧방귀를 뀌며 베르나도트가 대꾸했다.
“유진 국왕이야 원래 조심성이 지나친 사람 아닙니까? 그렇게 들었습니다만.”
“위험을 극도로 피하는 걸로 유명하지. 나도 몇 번이나 봤고. 반대로 말하면, 이번에도 유진 국왕이 위험하다고 보는 건, 위험한 거요.”
“무슨 점쟁이라도 된답니까?”
베르나도트의 낯이 일그러질 찰나, 란이 껄껄 웃으며 자신이 가던 시찰지로 향했다.
“하하하! 그럴지도, 원래 카드 게임으로 경력을 시작한 분이니, 카드점이라도 칠지도 모르지!”
뒤에 남은 베르나도트가 지나가던 대머리, 다부를 붙잡고 물었다.
“무슨 소리야, 저거?”
“어, 모르십니까? 원래 유진 국왕 폐하는 구왕실의 시종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카드 게임 천재로 유명했죠.”
“뭐라고? 그런데 어떻게 혁명의 총아인 황제의 아들이 된 거야? 아, 그래서 공주와 만났던 건가?”
다부는 잠시 회상하는 눈으로 옛일을 떠올렸다.
“글쎄요. 유진 국왕 폐하의 부친을 제가 모셨던 기억이 새삼 나는군요. 그때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과거, 다부는 본래 유진의 친부 알렉상드르의 부하였다.
당시 만약 다부가 알렉상드르를 붙잡았다면, 거리로 뛰쳐나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허나 그랬다면 유진이 무탈히 나폴레옹의 양자가 될 수 있었을까?
혁명이 바꾼 인생이 참 많다고 다부가 감상에 빠질 찰나였다.
“이보게! 베르나도트! 다부! 총참모장이 회의를 소집했다! 당장 돌아와!”
저 멀리 원수들을 찾으러 나온 원수를 보다, 베르나도트가 낮게 물었다.
“모로 원수는 이번에 무슨 작위를 얻었지?”
“드레스덴 대공입니다. 라이프치히 회전 때, 후방을 튼튼히 지킨 공적을 인정받았죠.”
“정치적 배려군. 하긴, 내가 남 말할 처지가 아닌가?”
그야말로 군부 내 정치적 배려로 대공위를 받은 남자, 베르나도트가 말고삐를 거머쥐며 옛 상관에게 화답했다.
“갑니다! 원수 각하!”
본래 원역사든 현재든 그랑다르메를 대표하는 원수와 상급대장들이 모였다 흩어지고, 다시 모이는 순간이었다.
어울리지 않게도 아주 평화롭게.
***
물론 평화는 그랑다르메의 운명이 아니다.
“로슈자클랭, 확실한가? 영국군이 파리로 진격하고 있다고?”
나폴레옹이 심각하게 정보부 수장을 향해 다그쳤다.
파리 진격.
지금까지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황후가 퐁텐블로로 도망쳤다고 해도, 나폴레옹은 동요하지 않았다.
당연히 애인이 많았기 때문은 아니다.
조세핀이나 샤를 나폴레옹, 플로랑스가 안전하기만 하다면, 별 문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군이 파리를 진공한다면 상황이 다르다.
로슈자클랭도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고했다.
“예, 폐하. 파리로 프랑스 왕당파 망명군단이 진입했다는 첩보도 입수되어 있습니다.”
“빌어먹을, 그러면 공성전조차도 아니잖아. 정말 파리가 영국 놈들에게 넘어갈 판이군.”
“백년전쟁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 될 겁니다.”
낯을 찡그리던 나폴레옹이 주위를 휙 돌아보다, 유진을 향해 외쳤다.
“이 자리에 탈레랑이 있어야 하는데! 유진, 어떠냐. 파리가 영국군에게 짓밟힌다면, 파장이 어마어마하겠지?”
마세나, 오주로, 란, 베르티에, 그리고 모로.
누구든 프랑스 대혁명이 베출한 최고의 장군들이다.
하지만 파리의 정치적 함의를 생각할 정도로 정략에 능한 인물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이 자리에서 파리 진공 문제를 논할 사람은 유진밖에 없는 셈이다.
유진이 미간을 좁힌 채 답했다.
“단순 반란이라면 구왕실 시절에도 몇 차례나 있었습니다. 별일 아니죠. 하지만 외국군 점령은, 수백 년간 없었던 일입니다.”
“그건 나도 알아! 정치적 파장을 예측해 보라는 거야!”
“물론 엄청날 겁니다.”
나폴레옹을 향해 유진이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지만, 폐하의 안위보다 중요하진 않습니다.”
설사 파리 진공을 영국군이 시도한다 해도, 나폴레옹이 움직여서는 안 된다.
지난 라이프치히 회전 때 유진이 느낀 바다.
만약 전장에 보낼 경우 적들은 무조건 나폴레옹을 노린다.
나폴레옹이 눈썹을 치뜨다 폭소했다.
“풉! 유진, 뭐냐. 설마 네가 총사령관이 되고 싶은 거냐?”
“일단 라인으로 우회해서 귀국하거나, 아니면 이곳에서 기다리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제가 제4군단만 이끌고 상대하는 것도.”
“집어치워! 영광을 독차지할 생각은 버려라, 유진.”
문득 나폴레옹이 이를 갈며 유진을 노려보았다.
“이건 짐을 부르는 거야. 그런데 외면하고 도망칠 수 있겠느냐? 너라면?”
웰즐리가 파리로 진공하는 진짜 이유.
나폴레옹을 끌어내는 것.
그건, 이 자리 누구라도 알 수 있다.
군사적 해법이니까.
그런데 나폴레옹이 적 앞에서 도망친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유진조차도.
나폴레옹은 황제 지휘봉을 휘두르며 총참모장 베르티에를 향해 명했다.
“놈들을 따라간다. 그랑다르메, 전군 출격 준비하라. 그리고, 러시아군은 전원 보급으로 돌려라. 모로!”
“예, 폐하.”
“이번에도 그대에게 뒤를 맡기겠다. 이건, 보급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
모로가 가만히 한때의 라이벌, 나폴레옹을 보다 예를 표했다.
“명심하겠습니다. 멀리, ‘동쪽에서 서쪽까지’ 폐하의 위엄이 닿는 곳. 전부 오롯이 할 겁니다.”
이로써 나폴레옹의 친정이 다시 결정되었다.
***
숙영지에서 떠나는 길, 에스파냐 국왕 수석 보좌관 이폴리트가 입맛을 다셨다.
“유진, 아까 모로 원수가 말한 게, 어째 심상찮은데?”
동쪽에서 서쪽까지, 황제의 위엄이 닿는 곳 전부를 아우른다.
대체 그게 무슨 뜻일까?
유진은 답하는 대신, 제4군단이 정비하는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결국 웰링턴과 만나는군.”
“응? 아, 이번에 웰링턴 공작이 됐다고 했지. 웰즐리인가 하는 친구.”
“인도의 정복자야. 나도, 부황 폐하도 이루지 못했던 일이지.”
이폴리트가 어이없는 얼굴로 되물었다.
“그거야 인도에 안 갔으니까 그런 거지. 뭘 그런 걸 갖고 신경 써?”
그러나 본래 나폴레옹이 원역사에서 정말 하려던 게 인도 정복이란 사실을 유진은 안다.
나아가 웰링턴이야말로 원역사 최후의 승자라는 것도.
사실은 진작에 웰링턴을 암살이라도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동안 너무 바쁘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세계 식민지 전역에서 병사를 끌어모으다니, 실로 발상의 천재다.
“작렬탄을 갖고 싸웠으면 좋았을 텐데.”
기왕 만든 [신기술]을 못 쓰는 걸 아쉬워하다, 유진은 말고삐를 잡아챘다.
“오슈가 늦지 않기를 바래야겠군.”
“뭐? 무슨 소리야?”
“가자, 행군에 너무 늦으면 안 되지.”
문득 제4군단의 행렬에 동참하다, 유진이 창공을 보았다.
“결국, 워털루인가?”
서쪽으로 그랑다르메가 다시 출발했다.
최후의 전장, 워털루를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