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0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08화(509/547)
(508) 제국근위대가 대륙을 주파한다
19세기 초, 프랑스 제국군은 가장 뛰어난 행군 속도로 유명했다.
-끼이익!
그러나 1810년 7월, 여름의 북부 독일 지역을 마차와 함께 걷는 이들은 러시아인이다.
동부에 비하면 잘 정비된 편이지만, 그래도 비가 오면 진창이 되는 것은 똑같다.
마차가 앞으로 나가지 않을 때는 병사들이 달라붙어 밀어야 한다.
원래는 그랑다르메 병사들이 해야 할 일이었지만, 현재는 구 러시아 제국군이 맡고 있다.
문득 마차가 비틀리다, 병사 하나의 다리를 짓밟고 지나갔다.
“아악! 내 다리!”
러시아어로 지르는 비명이지만, 무슨 소리인지는 프랑스인들도 알아들을 정도다.
하지만 아무도 러시아 출신 병사를 돌보지 않았다.
심지어 같은 러시아인들조차도.
도로에 버려진 부상병을 챙긴 쪽은 엉뚱하게도 프랑스 제국군 원사였다.
노병, 선임원사 쇼뱅이 부상병을 살펴보다, 지나치는 의료부대 최고 군의관을 돌아보았다.
“뭐요. 부상병 안 챙기는 거요?”
“러시아인이잖아. 러시아 보조부대에서 알아서 하겠지.”
“그렇지만, 지금은 아군이잖소? 라레이 중장 각하!”
쇼뱅이 고함칠 찰나, 러시아 원정까지 참전한 노병을 알아본 라레이가 무심히 대꾸했다.
“우리 의료부대는 지금 아군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바쁘다네. 쇼뱅 선임원사.”
쇼뱅은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라레이는 엄연히 장군이다.
게다가 군의관은 원수들조차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전문 영역이기도 했다.
그런데 행군 대열을 가로지르던 또 다른 의료 관계자, 간호부대장 폴린이 그 모습을 보았다.
“뭐죠?”
“황녀 전하, 살펴 주십시오. 지금, 러시아 출신 병사들이 낙오하고 있습니다.”
“낙오한다구요? 어디.”
말 위에서 부상병을 살피던 폴린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간호부대 단독으로는 하기 어려워요. 자칫 러시아 병사들이 폭도로 변할 수 있으니까. 라인 동맹군에게 도움을 요청할게요.”
쇼뱅은 울먹거리며 자기 일처럼 고마워했다.
“감사합니다, 전하.”
그 모습을 멀찍이 마차 위에서 구경하던 라레이가 폴린이 말을 탄 채 다가오자,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봐, 공작부인. 쓸데없는 동정심은 집어치워.”
“간호부대 장군이라고 불러주시죠. 군의관 나으리. 부상병을 돌보는 건 우리 의무예요.”
“원래는 에스파냐 국왕을 노리느라 참전한 거 아니었나? 왜 이리 열심이야?”
폴린이 라레이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
“전사자야 어쩔 수 없지만, 부상병이 시체로 바뀌는 걸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요!”
사실 폴린은 정말 불순한 목적으로 원정에 참전했다.
일단 항상 몸을 노리고 있는 에스파냐 국왕 유진이 있다.
평소 몸을 탐하고 있는 남편, 루이 샤를 카페도 황제 수석 부관으로 참전했다.
허나 정작 폴린은 유진의 막사는커녕 루이 샤를과도 잠자리를 같이 한 게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그 사이 계속 발생하는 부상병과 병자들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차라리 파리에 남았다면 훨씬 많은 남자들과 즐겁게 연애하며 살았을 지경이다.
문득 라레이가 무심한 얼굴로 일렀다.
“그럼, 프랑스군에 집중해.”
“뭐라구요?”
“어쩔 수 없어. 모두를 살릴 수는 없지. 의료 구호물품에도 한계가 있어. 위생병과 군의관, 간호병은 더욱 그렇지! 우리 간호부대장께서도 군대에 수반되던 창녀들까지 돌보진 않았잖아?”
폴린은 낯을 붉히며 소리쳤다.
“그건! 병사들이 더 급하니까!”
아무리 그래도, 군대를 따라 다니는 여자들과 병사를 비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도 똑같이 말하겠네. 프랑스 군인이, 러시아 군인보다 더 급해.”
그러나 라레이는 똑같은 이치라 말했다.
아무리 의사에게 생명이 모두 고귀한 것이라도, 결국 군의관은 선택해야 한다.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절단하고, 누구를 죽일지.
자신이 탄 응급마차 위로 피로한 몸을 기대며, 라레이가 말했다.
“물론 가능하면 우리 응급마차는 누구든 태우지. 그게 여유가 된다면야.”
폴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전쟁은 진실로 빨리 끝나야 한다.
***
그러나 높으신 분들이라고 전쟁이 오래 계속되기를 바랄 리는 없다.
“아무래도, 늦습니다. 속도가.”
하루빨리 새로운 영지와 약혼녀를 보기 위해, 추운 북부로 가고 싶은 남자가 있다.
현실의 북부대공, 핀란드 대공 베르나도트가 마차에 올라탄 채 부사령관의 보고를 들었다.
대공의 손에 들린 것은 예의, 맛없는 통조림이다.
보급에 대해서는 러시아군에 맡겨 왔지만, 이제는 그랑다르메도 한계에 이른 것이다.
문득 베르나도트 군단 부사령관, 생 시르가 고했다.
“이대로 가면, 영국군이 먼저 [릴]에 도착할 겁니다.”
“릴까지 도달하면, 아미앵이 조만간 가시권이군.”
“파리도 그렇죠.”
생 시르는 심술궂은 얼굴로 일렀다.
“아무래도 파리에 영국군이 입성하는 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베르나도트도, 생 시르도, 모두 본래 모로 휘하의 라인 군단 출신이다.
반면 나폴레옹 군부의 주류는 이탈리아 군단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견제해줄 오슈를 비롯한 플랑드르 군단 장성들은 대부분 이집트나 신대륙에 가 있는 상태다.
하여, 온갖 공적과 영광을 얻었음에도, 라인 군단 출신들은 나폴레옹이 발목을 잡힐 때, 기꺼워하는 마음이 조금은 있다.
베르나도트가 지도를 짚어가며 물었다.
“황제 폐하가 영국의 파리 입성을 극도로 싫어한다고 했지, 생 시르?”
“예, 정치적으로 큰 일이 난다는군요.”
“난 왜 이리 황제 폐하가 한 번 골탕먹는 걸 보고 싶지? 흐흐. 어차피 전쟁이라면 우리가 ‘뱃놈’들에게 질 리가 없고.”
사실, 이것도 이길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시 질지도 모른다고 여기면, 아무리 비주류라도 프랑스 제국군인 라인 군단 장성들이 이런 마음을 가질 이유는 없다.
한데 바삐 행군을 감독하던 상급대장, 대머리 다부가 지나치다 그 말을 듣고 일렀다.
“네이는 그리 모자란 장군이 아닙니다. 완파 당했다면, 적장이 상상 이상의 실력을 가졌다는 겁니다.”
뒷담화를 들켰다는 당혹감보다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베르나도트가 고개를 내밀었다.
“다부, 자네는 패장까지 옹호하나?”
“객관적인 사실을 말씀드린 겁니다. 대공 전하.”
“그러니까 자네가 승진을 못 하는 거야. 경쟁자는 끌어 내리고, 모자란 놈은 제껴야지. 잘난 놈이 있으면?”
베르나도트는 두 손을 비비며 웃었다.
“그때는 따르고. 후후후!”
물론 그렇게 산 적이 없는 다부는 낯을 찌푸리며 떠날 뿐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약삭빠르게 산 베르나도트는 대공이고, 다부는 아직도 상급대장이다.
인생에서 승리한 남자, 베르나도트가 낄낄거리다 중얼거렸다.
“하여간, 황제 폐하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기대되는군.”
그때다.
“큰일 났습니다!”
바삐 직접 소식을 전하러 달려오는 장군, 그루시를 보며 베르나도트가 물었다.
“왜, 영국군이 드디어 파리에 들어갔대?”
“그게 아니라, 폐하가 단독 진격하신답니다!”
“무슨 헛소리야? 그루시, 제대로 말해!”
그루시는 숨을 헐떡이며, 모든 원수들과 상급대장에게 전파해야 할 급보를 외쳤다.
“정말입니다. 폐하가 근위대만 이끌고 단독 진군하기로 하셨습니다!”
이번에는 베르나도트도 그만 경악해 버렸다.
***
황제가 친정에 이어, 홀로 돌격함은 당연히 무모한 작전이다.
“폐하, 안 됩니다! 이건 너무 위험합니다!”
그러나 총참모장 베르티에의 반대에도, 황제는 단호했다.
“베르티에, 이건 말이야. 일종의 조커야.”
“예?”
“적장이 누구라고? 웰링턴 뭐시기? 하여간, 그놈은 우리가 늦으면, 그냥 파리로 갈 거라고.”
조커란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는 카드다.
그러니 나폴레옹은 이렇게 말한 것이다.
웰링턴 공작의 군대가 취하고 있는 포지션은 그야말로 조커 같다고.
“파리로 가면 영국의 정치적 승리라 좋고, 우리가 막으면 유인했으니 좋은 거라고. 뭐로든 변할 수 있는 카드를 내세운 거야!”
어느 쪽이 되든 웰링턴은 잃을 게 없다.
나폴레옹과 어차피 싸워야 했고, 파리를 점령하면 덤이다.
반면에 나폴레옹은 정치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그러나 정치가 아닌 군대의 문제라면, 또 다른 심각한 사안이 있다.
“폐하! 그럼 보급은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니까!”
전혀 보급에 대해 고려하지도 않은 황제, 나폴레옹이 눈을 껌벅였다.
“보급이라니? 그건 자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
“신에게도 한계란 게 있습니다! 폐하, 원래 이런 분이 아니셨잖습니까!”
“무슨 소리인가? 자네에게 만사 맡긴 게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이번에는 평소 무표정한 베르티에도 전에 없이 분노하며 고함쳤다.
“아직 제위에 오르시기 전만 해도! 모든 보급 계획서와 전령의 수발, 나아가 행군 계획서까지 모두 직접 지시하신 게 폐하셨습니다!”
실제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은 모든 행군을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운다.
다만 이런 계획이 대규모 원정에서는 부적합해, 러시아 원정의 실패 중 하나로 작용한다.
반면 현재는 총참모부가 훨씬 체계화, 혹은 관료화되어 아예 모두 맡겨놓은 상태다.
덕분에 훨씬 무책임해진 나폴레옹이 껄껄 웃었다.
“그래서 총참모부가 있는 거 아닌가. 늙었군, 거위.”
다시 베르티에가 발작하려는 순간, 나폴레옹이 손을 휘저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예?”
“다음은, 자네든 짐이든 파리에 앉아서 보고만 듣게 될 거라고.”
문득 나폴레옹이 유진이 있는 쪽을 쳐다보며 히죽 웃었다.
“이젠 저기 있는 청년들이 고생해야지. 안 그래?”
유진, 조미니, 클라우제비츠.
여기에 다부나 쉬셰, 그리고 마르몽과 같은 상대적으로 젊은 장성들이 보인다.
그때서야 베르티에는 벌써 20년이 지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혁명이 시작되고, 달려온 시간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결할지 마지막 보고나 들어볼까?”
“일단, 휴대용 [통조림]을 배낭에 10일 치 배급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잠은 전부 [비박(bivouac)]입니다. 또한, 탄환과 화약은 휴대용으로 제한합니다.”
나폴레옹이 눈썹을 치뜰 찰나, 베르티에가 단호히 말을 끊었다.
“나머지는 본진과 러시아 보급 부대가 도착하면, 보급될 겁니다. 폐하.”
결국 잠은 노숙에, 식사는 보아르네식 통조림으로 치우고, 심지어 탄약도 가져갈 수 있을만큼만 가져가란 소리다.
하지만 베르티에도 그 이상의 해법을 내놓을 수가 없었다.
그 순간 나폴레옹이 다시 크게 웃었다.
“푸하핫! 우리 거위가 화났군. 걱정 말게. 진군 도중 우리 충실한 라인 동맹의 전우들이 도와줄 테니. 안 그렇소, 바이에른 국왕?”
“마, 맞습니다. 황제 폐하.”
“잘해야 할 거요. 짐은 국왕의 장녀가 좋은 곳에 결혼하길 바라오. 물론, 아들도.”
바이에른 국왕 막시밀리안은 부들부들 떨다 고개를 조아렸다.
“물론입니다, 황제 폐하!”
어쨌든 배신의 대가는 참혹하다.
사실상 프랑스의 속국이 되는 것 말고는, 바이에른이 살 길이 없다.
심지어 아말리아를 나폴레옹이 애인으로 내놓으라는 폭압적 요구를 해도 피할 길이 없는 신세다.
다행히 나폴레옹은 그런 비상식적 요구를 하는 대신, 비상식적 진격을 명령했다.
“그럼, 진군이다. 란,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진격하라!”
그때 기마를 탄 채, 나폴레옹에게 유진이 다가왔다.
-철퍽, 철퍽, 철퍽.
나폴레옹은 그렇잖아도 키가 큰 유진을 올려다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뭐냐, 유진?”
“제가 수행하겠습니다.”
“허어, 넌 뒤에서 본진을 끌고 와야지.”
그러나 유진은 굳은 얼굴로 진언했다.
“그건 마세나 대공과 오주로 대공이 알아서 할 겁니다. 또한 제가 준비한 대책은 모두 모로 원수에게 맡겼습니다.”
“그래서?”
“하지만, 황제 폐하의 안위는 저 말고는 책임질 자가 없습니다.”
프랑스 제국군, 그랑다르메에서 유진이 위험 회피에 가장 능숙하다는 건, 이미 유명하다.
물론 일종의 미신이라고 다들 생각하긴 한다.
그렇지만 기왕이면 행운아와 함께 하는 게 좋다.
나폴레옹이 결국 유진의 어깨를 부여잡으며 흔들었다.
“이렇게 짐이 충성심이 깊은 아들을 갖고 있다네! 푸하핫! 그래, 가자! 유진!”
제국근위대, 그리고 제4군단 소속 에스파냐 국왕 근위대가 출진했다.
-두두두!
총원 기병과 보병을 합쳐, 2만.
바야흐로 군주들의 근위대가 먼저, 달리기 시작했다.
운명의 전장, 워털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