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0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09화(510/547)
(509) 블뤼허가 그랑다르메를 분산시킨다
오랫동안 전장을 누벼왔지만, 빛을 본 적이 없는 노장군이 있다.
“크흐흐! 나폴레옹이, 미쳤구나!”
이곳은 하노버, 독일어로는 하노페라 불린다.
본래 영국 하노버 왕령의 수도로 영국이 대륙에 힘을 투사하는 기지로 자주 활용되어 왔다.
최근 프랑스 제국과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면서, 최전선이 되어버린 곳이기도 하다.
허나 그랑다르메는 하노버를 무시한 채, 아예 플랑드르로 달려가는 중이다.
특히 총사령관격인 황제 나폴레옹이 말이다.
이 상황을 하노버에서 기다리고 있던 패잔병 집단이 있다.
프로이센 ‘해방군단’ 사령관 블뤼허가 지휘하는 군단이다.
블뤼허의 폭소를 뒤로 한 채, 부사령관 격인 요르크가 황급히 물었다.
“이 정보, 확실한 겁니까? 샤른호스트 참모장?”
“확실합니다. 요르크 장군. 프랑스 총참모부에서 나온 첩보니까요.”
“대체, 어떻게? 이런 정보를 우리가 입수할만한 조직이 남아 있단 말이오?”
외팔이 참모장, 샤른호스트가 파리한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아직 카이저 폐하께 충성하는 프로이센 출신 군인들이 있지요.”
이것은 그랑다르메가 국제적 군대가 된 것의 반작용이다.
본래 프랑스 제국은 플랑드르와 이탈리아만이 아니라 라인 동맹 영역도 사실상 간접 영토로 삼았다.
라인 동맹에서 직접 군대를 동원하기도 했지만, 모병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하여 제국군에는 이른바 도이치 출신이 꽤 많은 상태다.
다만 샤른호스트에게 첩보를 주는 군인은 분명 고위층에 숨어 있을 것이다.
요르크는 좀 더 캐묻고 싶었지만, 알려주지 않을 듯한 태도였다.
게다가 샤른호스트의 첩보조직을 알아내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있다.
요르크가 총사령관, 블뤼허를 돌아보았다.
“그럼, 우리가 황제를 잡을까요?”
“기각.”
“각하! 이건 모든 전세를 역전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평소 블뤼허의 명령에 충실한 요르크도 이번에는 참지 못했다.
“프랑스 제국군은 나폴레옹의 카리스마, 그리고 유진이라는 잠정 후계자에 의해 움직입니다. 이 둘이 함께 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19세기, 근대의 여명기다.
국가가 일인의 절대군주가 아닌 체계적인 내각으로 움직인다.
군대도 명장보다 참모조직이 두각되는 시대다.
하지만 그랑다르메의 병사들이 [불패]를 자랑하는 것은, 결국 나폴레옹 때문이라는 걸 모두가 안다.
그럼에도 지금껏 반프랑스 동맹군이 나폴레옹을 죽이는 걸 꺼렸던 이유가 있다.
유진 프라이슈츠 보나파르트.
프랑스 내부 사정이야 어찌됐든 외부에서는 유진을 나폴레옹의 ‘스페어’로 간주한다.
때문에 죽일 거라면 둘 다 노려야 했다.
그런데 마침 두 사람이 함께 움직인다는 ‘고급’ 첩보가 입수되었다.
복수가 아니라도, 전세를 역전할 절호의 기회다.
그렇지만 블뤼허는 번개처럼 뻗친 수염을 쓰다듬으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서, 완전한 프로이센군으로도 잡지 못했던 황제와 국왕이야.”
“하지만, 지금은 고작 2만입니다!”
“불완전 상태의 우리 군으로는 오히려 놓치겠지. 이 기회를.”
아주 간단히 블뤼허는 결단을 내렸다.
“황제를 잡는 건, 영국인들에게 넘기게. 샤른호스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네.”
실로 결단의 화신과 같은 면모다.
본래 원역사에서 블뤼허는 그나이제나우가 갈피를 못 잡을 때, 간단히 명령한다.
워털루로 가자고.
그 결정이 역사를 바꿨다.
지금도 블뤼허는 굳이 나폴레옹을 잡겠다고 헛수고를 하는 대신, 다른 결단을 내렸다.
현재의 프로이센 패잔병 전력으로 할 수 있는 전술이다.
그것도 하노버 왕국이라는 ‘보급창’이 있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방법이기도 하다.
샤른호스트가 심상찮음을 느끼며 물었다.
“그게 뭡니까, 총사령관 각하.”
“집어치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총사령관? 난 패잔병의 지휘관일 뿐이지. 하지만 패잔병이라도, 배후를 후려칠 수는 있겠지?”
“예? 배후라구요? 그랑다르메의 후방을 노리시는 겁니까?”
그러자 블뤼허가 눈을 부릅뜨며 호통쳤다.
“자네는 정말 전쟁을 이론서로만 배웠나? 당연히 속임수지! 놈들을 유인할 걸세!”
이 시대, 군대가 적군을 발견하려면 사람의 눈이 필요하다.
반대로 말하면 보지 못한 적은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증기기관이 공장을 돌리는 시대임에도, 갑자기 나타난 군대의 공격을 받고 전장이 결정되는 이유다.
그러니 그랑다르메의 배후를 칠 수만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상황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나폴레옹을 잡겠다고 설치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
문제는 현재 너덜너덜해진 프로이센 패잔병들로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거다.
하지만 적들에게 배후가 위협받고 있다고 속일 수는 있다.
요르크가 손뼉을 쳤다.
“유인책! 그렇군요. 프랑스군은 우리와 싸울 때도 일부 군단을 영국군 대응을 위해 뺀 적이 있지요!”
“아주 간단한 이치야. 나폴레옹의 주특기잖아? 뒤통수 치기!”
“그러니 본인들도 뒤통수를 맞을 걸 가장 두려워하는 거군요!”
샤른호스트도 눈을 부릅뜨다 고개를 끄덕였다.
“단지 유인이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지금 전력으로도!”
비록 복수는 직접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폴레옹이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국과 격돌하도록 만들 수 있다.
게다가 혹시 기회가 된다면, 배후 공격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물론 프로이센 패잔병들은 모르지만, 원역사에서 그랬듯이.
그때 샤른호스트가 다시 가장 중요한 문제를 물었다.
“저기, 보급은 어떻게 합니까?”
“약탈해. 하노페에서 받을 수 있다면 좋지만, 그게 안 되면 털어야지.”
“각하, 우리 프로이센군은 명예로운 군대지, 도적집단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블뤼허는 콧방귀를 뀌며 단호히 결단했다.
“나라가 망했는데, 도적과 무슨 차이가 있어? 나중에 우리 카이저께서 다 배상해주신다고 해!”
이로써 동맹국인 영국의 왕령을 터는 프로이센 군단이 출진하게 되었다.
***
이 정보는 아직 드레스덴에서 라인을 향해 행군 중인 그랑다르메 본진에도 입수되었다.
“전방 탐색 중인 정찰병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같은 보고가 들어오고 있소. 프로이센 군이 우리 외곽으로 접근중이라고 하오!”
이것은 하노버의 절묘한 위치 때문이다.
하노버는 도이치 지역 서부 중앙에 위치한다.
그래서 라인에도, 플랑드르에도, 나아가 본래 작센 공국의 영토인 드레스덴에도 군사력 투사가 가능하다.
물론 반대로 말하면 어느 쪽에서든 공격당할 수 있다는 뜻이지만, 현재는 프랑스군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만약 나폴레옹이 정치적 고려에 쫓기지 않았다면, 프로이센 정복 완수 후에 하노버를 공략했을 것이다.
허나 황제가 플랑드르로 달려가 버린 지금, 그랑다르메도 행군 시간표에 쫓기고 있다.
또한 그랑다르메는 나폴레옹을 대신할 부사령관이 부재한 상태다.
알고 보면 최선임 원수, 마세나가 미간을 찡그리며 황제가 지휘를 맡긴 베르티에를 향해 물었따.
“숫자가 몇 명인데?”
“대략 6개 사단쯤 되는 것 같소.”
“크, 무시하기엔 너무 많고 상대하기엔 너무 적군.”
그때 이제 곧 원수로 임명될 게 거의 확실한 베르나도트가 비꼬듯 말했다.
“황제 폐하의 훈령을 기다리지 그래?”
모두가 쳐다보았지만, 베르나도트의 표정은 태연하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나폴레옹의 악명 높은 습관 문제 때문이다.
자신의 명령을 어겨서 실패하면 그야말로 묵사발을 만드는 버릇이랄까.
당연히 이기면 상관없지만, 누가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여기에 또 다른 문제가 겹쳤다.
책임을 맡은 남자, 베르티에가 참모 타입이지 사령관 타입이 아니란 거다.
베르티에는 무표정하던 낯을 살짝 일그러뜨리며 반문했다.
“지금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모르는 거요?”
“그렇다고 적군이 다가오는데 무시하고 가자고? 그건 우리 그랑다르메 운용 원칙이 아니야.”
“가장 중요한 상대는 단연 영국군이오!”
그렇다고 베르티에가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혹시라도 이번에 프로이센을 정말 무시했다가, 배후에서 일격을 맞는다면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그때 오주로가 입을 열었다.
“분산 기동하는 건 어떻소?”
제국원수, 상급대장, 총참모부.
이곳 그랑다르메 총사령부에 집결한 프랑스 제국군 최고위 인사들이 모두 오주로를 본다.
평소에 작전 회의에서 별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시선을 끌었다.
오주로는 천천히 말했다.
“어차피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건 근위대를 빨리 따라잡는 거요.”
“그거야 그렇지요.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오만.”
“그러면 군단 하나라도 먼저 도착하면 될 거 아니오? 우리에게 최악의 상황은 뒤통수를 맞는 게 아니라, 황제 폐하가 근위대만 갖고 적군과 맞닥뜨리는 거요.”
오주로가 가장 위험한 상황을 언급하자, 마세나가 히죽 웃었다.
“모로 원수에게 프로이센을 맡기는 건 무리지?”
“당연한 거 아닌가, 마세나. 자넨 모로를 믿나?”
“후방을 맡긴 것 자체가 오금이 저리는군. 이렇게 하지.”
확실히 그랑다르메는 이탈리아 군단 출신이 주류다.
그런데 라인 군단 출신의 영수 격인 모로는 꽤나 골치 아픈 존재다.
명성이 있으니 함부로 낙마시킬 수도 없고, 임무를 주면 곧잘 해치운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실각할 경우, 반대파가 모인다면 누구를 중심축으로 삼을까?
모로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
“모로 원수에게 이 사안을 보내시오, 베르티에 총참모장. 그리고 오주로와 내가 프로이센 군을 단기간에 격파하고, 다시 본군에 합류하겠소.”
마세나가 결국 결단을 내렸다.
일단 최선임 원수이자 최선임 대공으로서 마세나에게는 그나마 권위가 있다.
또한 이보다 더 나은 방책이 베르티에의 손에도 없었다.
다만 계획처럼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다는 게 문제다.
한참을 숙고하던 베르티에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총참모장의 권한으로 승인하지.”
이 상황을 지켜보던 생 시르가 베르나도트에게 슬쩍 붙었다.
“내버려 두실 겁니까, 베르나도트 대공 전하?”
“안 내버려 두면? 마세나와 오주로, 둘 다 대공인 데다, 이탈리아 군단 출신 아닌가. 자기들끼리 알아서 하라 해.”
“혹시 문제라도 생기면요?”
그러자 베르나도트가 히죽 웃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차기 황제를 논해야겠지?”
물론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여전히 대세를 따르면 그뿐이다.
***
도르트문트, 오늘날 원역사에서는 축구팀 때문에 더 유명한 도시다.
-탕! 탕! 탕!
그러나 지금 라인강 유역의 도시, 도르트문트는 총격 소음으로 가득했다.
“격파된 것 같습니다!”
적군이 도주하는 광경을 보며, 마세나의 참모장 세르보니가 고했다.
하지만 마세나는 전혀 만족한 얼굴이 아니다.
완전히 격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대를 놓쳤잖아!”
“아니, 패잔병들일 뿐입니다만.”
“그래서? 저 패잔병들이 유사시 우리를 공격한다면? 빌어먹을!”
그야말로 질서를 지키며 퇴각하는 적군 병력을 보며, 마세나가 말채찍으로 땅바닥을 후려쳤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분명 이긴 전투였는데 딱 하나가 모자라서 놓쳤다.
화약.
보급부대와 상관없이 진군해온 게 이런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다.
“정말 보통 늙은이가 아니군. 오주로, 안 되겠네.”
“어떻게 할 건가?”
“여기서 프로이센군이 정말 전쟁 돌입 시, 우리 뒤를 친다면 끝장날 수도 있어. 충분히 그럴 규모야.”
마세나는 도주하는 블뤼허의 프로이센 [해방군단]을 노려보며 외쳤다.
“난 블뤼허를 잡아야겠네. 반드시!”
이전, 라이프치히에 늦었던 오주로가 마세나를 뚫어져라 보다,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본군 보조는 내가 맡지. 알겠네.”
이로써 마세나가 워털루로 가는 길에서 이탈했다.
원역사에서 그루시가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