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1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11화(512/547)
(511) 마침내 워털루에서 나폴레옹이 웰링턴과 만나다
이곳은 본래 운명의 전장이었어야 할 장소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말아야 할 텐데.”
유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따지고 보면 전투가 진행되지 않았다면, 역사에 남지도 않았을 작은 마을 이름이다.
그러나 결국 이곳에서 나폴레옹과 웰링턴이 마주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
운명의 전장이 되기에는 아군이든 적군이든 전력이 아니란 거다.
당연하게도, 더 급하게 달려온 프랑스 쪽이 더욱 전력이 부족하다.
문득 유진의 뒤에서 에스파냐 국왕 수석보좌관, 이폴리트 샤를이 볼멘소리를 했다.
“국왕 폐하, 우리 당장 후퇴해야 하는 거 아냐?”
“그건 내가 아니라 저기 황제 폐하께 진언해야 할 일이지. 우리 수석 보좌관님.”
“아니, 아무리 황제 폐하라도 근위대만 갖고 어떻게 저 많은 적군을 이겨?”
그러나 유진은 북쪽 전장을 보다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적군도 우리의 2배 정도야. 전군이 모이려면 시간이 있어.”
현재 워털루에 도달한 제국근위대는 총 2만 3천명이다.
주로 기병일 것 같지만, 전열보병도 함께 강행군으로 달려왔다.
되려 구성만 보면 반반에 가깝다.
다만 유진이 끌고 온 에스파냐 왕국 근위대는 모두 후사르 경기병으로, 여단급 3천 기다.
일견 제국의 운명을 걸기에는 극도로 적어 보인다.
허나 황제의 근위대도, 국왕의 경기병들도 하나 같이 길게는 이탈리아, 짧게는 아우스터리츠를 함께 치른 베테랑 병사다.
다만 적군은 그 2배로 약 5만에 달한다.
그보다 더욱 큰 문제를 에스파냐 국왕 참모장, 조미니가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도이치 북부에서 집결 중인 아군보다, 네덜란드 영역에서 움직이는 적군의 집결이 더 빠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미니, 현 시점에서 가장 간단한 대책을 내놔. 후퇴 말고.”
“꼭 황제 폐하같은 말씀을 하시는군요. 쉬운 길은 없습니다. 수학에 왕도가 없듯이.”
조미니는 냉정하게 대책을 고했다.
“굳이 버티고자 한다면, 공병대와 보병대를 총동원해서, 러시아식 진지를 구축해야 합니다.”
소수가 다수를 이길 왕도는 없다.
군인이 수학을 거론하니 이상해 보이지만, 사실 근대와 가까워질수록 사관학교는 이공계에 가까워진다.
기술적 문제가 전술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포만 해도 사정거리와 포신의 고각을 재려면, 기하학적 지식이 필요할 정도다.
그런데 수학적으로 계산할 때, 영국군과 싸워 이기려면 버텨야 한다.
최소한 아군이 전부 집결할 때까지.
하지만 유진은 수학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심리적 문제를 거론했다.
“저 자존심 높은 고참병들을 상대로, 진지를 구축하라고?”
“싫으시면 후퇴해야죠. 당연히.”
“후퇴냐, 삽질이냐? 아주 곤란한 양자택일이로군.”
잠시 적군 숙영지를 망원경으로 관찰하던 유진이 다시 물었다.
“적군 포병은, 어떻게 무력화시킬 생각이지?”
실은 이거야말로 진짜 문제다.
아무리 제국근위대의 행군 속도가 높아도, 대포까지 끌고 올 수는 없었다.
때문에 나폴레옹은 현재 근대전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대포가 없다.
화력전 구사로 반프랑스동맹군을 연파해온 것치고는 모순적인 상황이랄까.
조미니는 이번에도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했다.
“이건 행운에 의존하시거나, 아니면 국왕 폐하께서 자주 사용하시는 기습전을 활용하셔야 합니다.”
“기습전이라면, 척탄병이 수류탄이라도 던지라는 걸 거고. 라살이 몇 발이나 가져왔던가?”
“보아르네식 비행 수류탄이라면 2백 발입니다. 많아보이지만 딱 한 번 쓸 정도죠.”
2백 발의 수류탄이 일으킬 수 있는 혼란은 크다.
그러나 대포를 부수려면, 적군의 방진과 수비를 뚫고 포병대가 있는 곳까지 쳐들어가야 한다.
상대가 카를이나 블뤼허, 쿠투조프라도 까다로울 일이다.
하물며 이 시대 최고 명장으로 원역사에 남은 웰링턴을 상대로 돌파전을 벌이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웰링턴은 오히려 이 시대 유럽 장군들보다 대규모 회전 경험이 많다.
인도에서는 10만 단위의 대군과 싸우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조미니의 대책은 상대가 범장일 때만 가능한 계획이다.
유진이 골똘히 생각하다 물었다.
“행운은, 뭐지?”
설마 웰링턴이 비명횡사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닐 것이다.
물론 전쟁은 막대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간혹 군인 중 돌연사하는 이들도 제법 많다.
다만 웰링턴은 후일 원역사에서 향년 83세로 정말 엄청나게 장수한다.
하여 돌연사 따위는 기대할 수가 없다.
미래야 모르겠지만, 터무니없는 전술가가 아닌 조미니가 엉뚱한 소리를 꺼냈다.
“이곳은 비가 많이 내립니다.”
“그걸 어떻게 아나, 조미니? 자네 고향은 스위스 아니었나?”
“정보를 중시하는 건 폐하만이 아닙니다. 저도 플랑드르가 전장이 될 거라는 언질을 받았을 때부터, 많은 정보를 수집해 왔죠. 그중에는 날씨도 있습니다.”
어쩐지 비가 오기에는 맑아 보이는 하늘을 보며, 조미니가 눈을 반짝였다.
“만약 여기서 비가 와준다면, 적군이 대포를 쓰기 전에 기습할 수 있습니다.”
헛소리처럼 들리지만 실은 의외로 맞는 소리다.
일단 원역사에서 워털루 전투 전날 비가 온다.
또한 비가 온다면 화약이 젖게 되니, 대포를 쏠 수가 없게 된다.
허나 기후 위성은커녕 기상관측용 기구도 아직 실험되지 않은 시대다.
게다가 부족한 전쟁물자 문제는 그랑다르메가 더욱 심각했다.
“비가 오면 우리 쪽 화약도 젖잖아. 휴대용 화약밖에 없는 상황인데?”
“역시 후퇴가 답인가?”
“당장 황제 폐하께 고해주는 게 어때? 국왕 폐하?”
이폴리트가 애타게 바라는 얼굴로 묻자, 결국 유진이 기마를 몰았다.
“일단 말씀은 드려보지. 하지만, 오직 진격만을 외치실 것 같군.”
아직도 적군 사정거리 코앞에서 망원경으로 전열의 약점을 찾고 있는 나폴레옹을 향해서.
***
이 순간, 오직 상대방과 같은 장소에 있다는 사실에 감격한 남자가 있다.
“나폴레옹이야! 드디어, 맙소사!”
아무리 웰링턴이 대담한 남자라도, 시대의 전설과 마주하면 떨릴 수밖에 없다.
두려움 탓이 아니라 스타를 보았다는 감동 때문이다.
어쨌든 나폴레옹은 최소 툴롱 공방전을 치른 1793년 부터는 유럽 군사계의 유명 인사였다.
스스로 인도 정복자로 자처하며, 영국을 아시아의 제국으로 만들었다 여기는 웰링턴이라도, 유럽에서는 아직 무명에 가깝다.
기껏해야 포르투갈 방어전 성공이 전부다.
그러니 유진을 제외하면 영국 밖의 누구도 웰링턴의 실력을 잘 모른다.
물론 인도 정복을 함께 한 직속 부하들은 달랐지만 말이다.
참모장 클린턴이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뭘, 그렇게 놀라십니까? 그 아들은 이전에 한 번 붙으신 적 있잖아요. 사령관 각하.”
“아들하고 아버지가 같아? 무적의 장군, 나폴레옹이 내 먹이감이 될 텐데!”
“하지만 아직 전군이 다 집결하진 않았죠.”
문득 클린턴은 낯을 찡그리며 욕설을 뱉었다.
“부사령관이 너무 느려요. 퍼킹 지저스!”
처음부터 그레이엄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던 클린턴이다.
하지만 부사령관 클린턴이 워털루에 늦는 이유가 있다.
바로 후방 보급선 문제다.
웰링턴이 피식 웃었다.
“그레이엄은 복수심에 불타면서, 결정은 참 신중하군.”
“얀트베르펜도 버리고 왔는데, 브뤼셀 수비 보강에 너무 집착하더군요.”
“패배 시 퇴각로를 준비하는 거지. 장군으로서 올바른 자세야.”
가볍게 대꾸하며, 웰링턴은 전장 시찰에 나선 나폴레옹을 주시했다.
“하지만, 뒷일 따위를 생각해선 나폴레옹을 못 죽이지.”
대포 사정거리에서 정확히 200피트쯤 떨어져 있는 장소다.
혹시 포병대를 전진시키면 나폴레옹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런 우연이 맞아 떨어질 리 없다 생각하며 웰링턴이 잡상을 떨칠 찰나였다.
클린턴이 웰링턴을 붙들었다.
“우리 군이 유리한 점은 하나입니다.”
“숫자? 경험? 아니면 소고기 소모율이 적다는 건가?”
“아뇨, 화력.”
순간 클린턴의 눈이 번뜩였다.
“로켓을 퍼붓고 단숨에 들이쳐야 합니다. 그래야 아직 적군이 완전히 대열을 갖추기 전에, 섬멸할 수 있어요!”
오랜 전우답게 웰링턴과 똑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미처 로켓을 떠올리지 못한 것은 적장이 나폴레옹이란 사실에 웰링턴이 흥분한 탓일 거고 말이다.
잠시 머리를 식히다, 웰링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신중하면, 오히려 나폴레옹의 속도전에 휘말리지.”
“허락하시는 겁니까?”
“쏘고, 생각은 그 다음에 하자고.”
강철공작의 결단이 떨어지자, 클린턴이 신나게 명령을 내렸다.
“로켓 부대 준비!”
그런데 로켓 부대는 특이한 점이 있었다.
영국인이 아니라 인도인들이 로켓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사실 후대 원역사의 통념과 달리 인도는 화약 병기에 아주 익숙하다.
무굴제국부터 대포로 인도를 정복한 바 있기도 하다.
그래서 영국과 맞싸울 때도 로켓을 이용해 맞싸웠다.
요컨대 인도인들에게서 영국이 로켓을 배운 것에 더 가깝다.
인도의 마이소르 왕국 출신 로켓병들이 심지에 불을 붙였다.
-치이익!
로켓병 한 사람이 기도를 올렸다.
“아그니시여, 그대의 화염을 적진에 놓아주사.”
역시 후일 원역사의 일이지만, 인도의 핵병기에는 화신 아그니의 신명이 붙는다고 한다.
신명 병기가 하늘로 향한다.
강철 공작은 전면에 도래한 황제를 보다 빙긋 웃었다.
“자, 나폴레옹. 제국의 황제여. 이것이 바로.”
오랜 시간동안 우상으로 여겨온 적수가 있다.
-쾅!
적수를 향해 아그니의 홍염이 일제히 쏘아졌다.
“나, 아서 웰즐리의 인사다!”
그리하여 워털루의 역사적 서전은 영국의 기습적인 로켓 발사로 개시되었다.
***
미처 후퇴를 제대로 논의하기도 전, 폭발이 연이어 일어난다.
-쾅! 쾅! 쾅!
유진에게는 아주 낯선 경험이다.
항상 우위에 서서 포격이든 기습이든 펼쳐왔다.
한데 지금은 도리어 적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물론 백은문자에 표시되는 상황은, 별로 위험하지 않긴 하다.
그때 황제 나폴레옹이 명마 마렝고 위에서 고함쳤다.
“후퇴라니, 유진, 미쳤느냐!”
유진이 눈썹을 치뜰 찰나, 나폴레옹이 다시 다그쳤다.
“이런 포화 속에서 후퇴하다간, 오히려 전멸한다! 돌격해야 해!”
“부황 폐하! 이건 로켓입니다. 박격포탄이 아니에요!”
“로켓? 그게 뭔데?”
유진은 백은문자의 알림을 보다, 급히 고했다.
“영국의 신병기입니다. 파괴력은 낮고, 소리는 요란합니다. 지금 퇴각하면, 피해가 줄어듭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단호했다.
“아니, 퇴각하지 않는다.”
“폐하!”
“짐은 이곳에 제국의 운명을 걸고 왔다!”
나폴레옹이 도리어 물러나기는커녕 언덕 아래를 향해 고했다.
“파괴력이 낮다면, 오히려 더욱 버텨야 한다! 근위대, 전열을 갖추라!”
로켓의 폭발.
그러나 굴하지 않는 황제.
미쳤다 생각할 광경 속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우르릉, 쾅!
천둥소리.
대포일까?
천공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유진은 눈을 크게 떴다.
“비가 온다!”
정말로, 워털루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