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1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13화(514/547)
(513) 초전은 뮈라의 흉갑기병대가 장식한다
원래, 화력이 전장의 대세가 된 이래, 기병의 장갑은 경량화가 대세다.
“그러니 후사르가 최고지! 하하하!”
라살이 사브르를 휘두르며 웃어댔다.
보통 때라면 깃털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에 다들 감탄했을 광경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우중 상황.
그것도 전열보병과 포병이 기다리는 숙영지를 향해 기병 돌격이다.
당장 아군부터 감탄이 아니라 경악한 얼굴로 라살의 돌격을 바라본다.
-타다닥! 후드득! 파바박!
땅바닥은 초지라 질다.
폭우가 쏟아져 물러져 버린 땅을, 기마가 간신히 박차 오른다.
사람이 걸어도 쉽지 않은데, 기마의 경우에는 말발굽이 한 번 진창에 빠지면 제대로 움직이기 어렵다.
게다가 말은 사람보다 어둠을 보는 능력도 낮다.
무엇보다 겁이 의외로 많아, 유사시 멈춰 버리는 경우도 잦다.
그래서 현명한 기병 지휘관이라면, 완전한 조건을 갖추기 전까지는 기병 전법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화창한 날씨에, 지면은 말라 있고, 기마와 기수가 전부 완비된 상태라든가.
그러니까, 영국군 하노버 후사르 기병대장, 찰스 린싱겐 남작이 이렇게 부르짖는 것도 당연하다.
“미친놈들! 지금 진창을 달리다니, 기병의 상식에 어긋나!”
미처 말에도 올라타지 못한 후사르를 향해, 프랑스의 후사르가 달려들다 비웃었다.
“상식 같은 개소리! 크크큭!”
문자 그대로 단기질주.
빗속을 파고 든 라살의 말이 린싱겐 남작을 향해 다가섰다.
린싱겐 남작이 황급히 말에 올라타려 할 순간.
사브르 칼날이 그대로 스치고 지나갔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린싱겐 남작은 목 없이 낙마했다.
-퍼억!
라살은 피를 튀기며 껄껄 웃어제쳤다.
“캬, 피보라! 좋구나! 이게 바로 후사르의 칼맛이지!”
“야만인처럼 보입니다, 라살 형님.”
“이런, 프렐! 넌 이집트에도 다녀왔으면서, 무슨 깔끔 떠는 소리냐!”
부관이자 사촌, 피에르 드 프렐을 향해 라살이 고함쳤다.
“기병은 마상격투로 적을 죽이는 자다! 달려라, 우리 국왕 폐하 칼에는 피가 묻어선 안 되지!”
그야말로 중세 기사들조차 저지르지 않았을 돌격전술이다.
차라리 중세 프랑스 왕국 기사들은 랜스차징을 했지, 검을 들고 격투를 벌이는 일은 적었다.
그러나 화기의 발달로 경기병이 주류가 된 지도 벌써 2백 년이 지났다.
폴란드 울란 창기병을 제외하면, 유럽의 어떤 군대든 모두 후사르가 표준 기병 병종이다.
다만 이 후사르가 서전을 벌일 때는 보통, 피스톨 사격이 먼저다.
지금처럼 오로지 사브르 돌격을 벌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왜냐면 냉병기 돌격전은 전열보병의 사격전만으로도 퇴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늘만은 다르다.
폭우가 쏟아진 직후라, 화약병기 대부분이 습기에 젖은 탓이다.
비록 영국군이 품질 좋은 화약을 쓴다지만, 그래봐야 흑색화약으로 습기에 약하다.
그러니 사브르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다만 냉병기는 사용하는 사람의 자질만이 아니라, 무자비한 마음가짐에 크게 좌우된다.
꽤 오래 전장을 나뒹군 사람도, 총탄이 아니라 칼질로 사람을 죽이는 건 익숙지 않을 수밖에 없다.
우선 에스파냐 국왕 수석보좌관, 이폴리트부터 칼을 휘두르며 비명을 질러댔다.
“으아아! 빌어먹을, 죽으라고! 죽어!”
“칼질 잘 못하면 그냥 달려, 이폴리트! 사브르를 버리지나 말고! 네 목숨을 지켜줄 유일한 병기다!”
“웬만하면 군주는 군영에 얌전히 머무르는 게 예의 아니냐? 총도 못 쓰는데!”
무엄하게도 국왕에게 항변하는 보과좐을 향해, 군주 유진이 콧방귀를 뀌었다.
“지금은 내가 가는 곳이 가장 안전해, 이폴리트. 잊었나?”
그때서야 이폴리트는 20년 간 유진을 따라다닌 전적을 떠올렸다.
심지어 대서양을 건너 노예 반란 속에 뛰어들었던 때도 유진의 뒷편은 안전했다.
위험을 피하는 데 특화된 예감이라도 타고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도박의 천재로 불렸던 것도, 어쩌면 그런 재능 탓일까?
그럼에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질주에 이폴리트가 볼멘 소리를 했다.
“어떻게 적진이 가장 안전할 수가 있어?”
“그건 나도 모르지. [직감]이니까.”
“쳇, 직감 좋아서 좋겠네. 어.”
문득 이폴리트가 피 묻은 사브르로 뭔가를 가리켰다.
“저기, 포병대다.”
영국군 본진 너머, 후방에 포대가 보인다.
우왕좌왕하는 병사들 사이로 강철의 기둥이 우뚝 서서 대열을 짓고 있다.
저 포대가 만약 제대로 가동했다면, 그랑다르메 제국 근위대는 통째로 날아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켓을 쏘는 사이, 폭우가 쏟아졌고, 영국군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
문득 거리를 가늠하던 유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돌파력이 약간 모자라는군.”
“어떻게 하지? 이대로 가면, 적들이 정신을 차리고 총검돌격을 할 수도 있어. 게다가, 이종족도 보이는데?”
“이종족이 아니라 인도인이야. 하여간, 엄청난 준비를 했군.”
어느새 인도인 병사들로 보이는 이들이 대열을 갖추는 게 보인다.
영국인 병사들보다, 난전에 더 익숙해 보이는 모습이다.
정확히 말하면 냉병기 접전 경험이 많을 것이다.
이대로 유진이 돌격한다면, 적군의 포위망에 휩싸여, 대포를 망치는 일은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유진은 침착하게 웃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유럽 최강의 기병대장이 있지.”
일순, 이폴리트는 주위를 둘러보다, 라살이 멀다는 걸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말, 라살에겐 하지 마라. 유진 국왕 폐하.”
만약 라살이 들었다면, 직접 대포를 향해 돌격했을 테니까.
***
그럼, 유진조차 공인한 유럽 최강의 기병대장은 누굴까?
“후사르? 헛소리! 아직도 흉갑기병대의 돌격을 막을 자들은, 없지! 이 뮈라의 돌격이라면, 더욱!”
바로, 조아킴 뮈라다.
뮈라의 기병대는 라살이 이끄는 유진의 근위기병대와 다르다.
눈부신 광택을 뿜어내는 금속 가슴 흉갑이 돋보인다.
중세의 기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경장으로 뛰어다니는 다른 19세기 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
곧, 흉갑기병대다.
-철컥, 철컥, 철컥!
뮈라가 자랑하는 황제근위대 소속, 흉갑기병대가 금속성을 내며 달린다.
속도는 트롯, 그러니까 [구보] 정도다.
마필에 박차를 가하며 뮈라가 외쳤다.
“가자, 가스코뉴의 형제들이여. 오늘, 색슨 족들에게 [갈리아]인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갈리아, 곧 고대 프랑스에 살던 원주민을 가리킨다.
18세기 말, 정확히는 혁명기를 전후해 프랑스에는 로마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아무리 우겨도 로마인들이 프랑스인의 조상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그래서 찾게 된 게 바로 [고울] 족, 라틴어로 갈리아인이라 불리던 고대 프랑스 선주민들이다.
그런데 갈리아인들에게 색슨 족은 일종의 원수다.
왜냐면 브리튼에 살던 동족들을 앵글로색슨족이 쳐들어와 정복해 버린 게, 현재 영국인의 기원이니까.
요컨대 뮈라는 나름 유식한 방식으로 기세를 돋운 것이다.
물론 가스코뉴 출신의 기병들은 갈리아가 뭔지도 몰랐다.
“그런데 갈리아가 뭐여?”
“로마 시절에 우리 조상이라던데.”
“영국 놈들이랑 그때도 원수였남? 으챠!”
하지만 그렇다고 달리는 기세가 줄지는 않는다.
-파아악!
문득 경기병들이 마주했던 진창의 뻘 바닥이 흉갑기병대를 맞이했다.
“진창이다!”
“닥치고 달려! 그 정도도 못 벗어나나!”
“빌어먹을, 내가 가스코뉴에서 가져온 말이었다면! 이놈은 러시아산이라, 모자라요!”
순간, 뮈라의 고함이 부대 전체로 울려 퍼졌다.
“용기로, 위기를 이겨내! 우리가, 그랑다르메의 최고다!”
뮈라는 기병대장이지만, 기마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고 한다.
나아가 진창을 벗어나기 위해 기병과 마필을 배려하는 방법도 관심 없었다고 한다.
원역사 러시아 원정 때는 귀환 길에 수많은 말을 잃어버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작 나폴레옹은 대원정 이후로는 기병을 거의 구사하지 못했다는 얘기마저 있다.
그럼에도, 유진이 이런 무식하고 저돌적인 뮈라를 고른 이유가 있다.
-콰직, 콰직, 콰직!
기세로, 흉갑기병대가 달린다.
장애물이 있다면 때려 부순다.
적이 있다면 벤다.
오로지 앞을 향해 달릴 뿐.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3천의 흉갑 기병대가 영국군 중앙을 질주했다.
“절반 이상 꺾여나갑니다!”
부관, 도미니크 카트린 드 페리뇽 소장이 외쳤을 때, 뮈라는 코웃음을 쳤다.
“오직, 돌파뿐이다! 나머지는 에스파냐 왕이 알아서 할 거야!”
사실 뒷일은 뮈라가 알 바 아니다.
유진이 책임질 문제니까.
그렇기에 오직 앞을 향해 달리기만 하면 된다.
이 무모한 돌진이 끝났을 때였다.
“뚫었습니다!”
흉갑기병대 전원이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따지고 보면 그저 달렸을 뿐, 이뤄낸 것은 없다.
저 유명한 원역사 바그람의 질주 때도, 사실 뮈라는 그저 달렸다가 오갔을 뿐, 죽인 적병은 적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기병돌파란 적진에 충격을 주는 데 의의가 있다.
완전히 공황 상태에 빠진 적진을 돌아보며, 뮈라가 휘파람을 불었다.
“후,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군.”
“이제, 어떻게 돌아가죠? 저기도 적군인데요?”
“엥?”
부관의 질문에 저 멀리 적군 보충부대가 다가오는 모습을 확인한 뮈라가 입맛을 다셨다.
“이거, 아무래도 튀어야겠는데?”
이대로 가다간 포위 섬멸할 위기다.
뮈라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
그 사이, 마침내 워털루에서 [못]이 박혔다.
-카앙!
원역사 워털루 전투에서 프랑스 제국 기병대는 실패한다.
대포에 못을 박아버리는 아주 단순한 작업에.
왜냐면 하필 못을 가진 병사들이 모두 죽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에스파냐 국왕 유진이 못을 들고 왔다.
“보고드립니다! 영국군 보유 대포 156문, 전부 폐쇄 완료!”
“좋아,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달려!”
“예!”
유진은 라살의 보고를 듣자마자 말 위에 올라타 다시 달렸다.
-타다닥!
약간의 지체도 호사다.
처음부터 무모한 돌격이었다.
대포 폐쇄가 성공한 이상, 당장 후퇴하지 않으면 죽는다.
이폴리트는 이제야 여유가 생긴 얼굴로 떠들었다.
“캬, 이럴 때 마르몽이나 뒤로크가 왔어야 했는데! 무인지경으로 대포를 쏠 환경이라니! 게다가 비도 그쳐가잖아?”
“비가 그쳤다는 건, 곧 화약병기를 쓸 수 있게 된다는 거야. 영국군의 코닝 상태는 훨씬 좋아.”
“우리라고 뭐 노나? 응?”
문득 이폴리트가 눈을 크게 떴다.
“내 눈이 잘못됐나? 저기, 뭐지?”
어느새 프랑스 제국 본진이 가까워진다.
그런데 본영이 공격당하고 있다.
피부가 거뭇한, 인도인이 틀림없는 병사들에 의해서.
“기습?”
“어, 보병인 거 같은데?”
“굽어진 칼, 경장, 설마.”
이폴리트가 유진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게 대체, 뭔데?”
유진은 경악한 얼굴로 부르짖었다.
“구르카! 맙소사, 아직 네팔과 영국이 싸우려면 4년은 남았을 텐데!”
구르카.
네팔의 종족명으로 후일 원역사에서 대영제국이 자랑하는 특수병.
굽어진 칼, 쿠쿠리를 휘두르는 날쌘 경보병들이 도래했다.
특유의 전투 함성과 함께.
-크롸아아아!
바로, 나폴레옹이 있는 제국 근위대 본영을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