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1화(52/547)
(51) 유진이 확성기로 전쟁을 종결짓다
아무리 대군이라도, 사기가 꺾이는 순간 일개 군중이 될 뿐이다.
-탕! 탕! 탕! 탕! 탕!
마치 연이어 쏘는 듯한 총격.
갑자기 배후에서 쏘아진 포격.
정체 모를 적이 나타난 순간, 10만의 왕당파 군단이 해체되었다.
“적에게 맞서라! 도망가지 마!”
피를 토하듯 로슈자클랭이 외쳤다.
그러나 저 멀리서 루아르 강을 너머 달려오던 장군, 스토플레조차 패퇴할 기색이 역력하다.
더 이상 왕당파 군단은 버티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중이었다.
오직 로슈자클랭과 레스퀴르 휘하, 직계 부대 3천 명과 부녀자들만이 지휘부에 남아 울부짖고 있었다.
문득 레스퀴르가 로슈자클랭의 팔을 붙잡았다.
“다 틀렸어, 로슈자클랭.”
“레스퀴르,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어요. 낭트가 코앞인데!”
“지금 이 상황에서는 병력을 잔존시키는 게 오히려 과제야. 물러나야 해!”
레스퀴르의 다급한 말에 로슈자클랭이 망연히 물었다.
“어디로요? 뒤는 불길이에요.”
이미 초전에 터졌던 불길이 마슈쿨 숲과 그 일대를 태우고 있었다.
-화르륵!
퇴로가 막혀 버린 것이다.
활로가 있다면 정면의 3만 방데 진압군을 돌파하는 것 뿐이다.
아니면 루아르 강을 건너야 하는데, 지금 남은 병사들 중에는 부교를 만들 재주를 가진 이들이 없다.
만약에 있다 해도, 부교를 만들 때까지 적이 기다려 줄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악물다, 그래도 더 나이가 많은 레스퀴르가 외쳤다.
“일단, 진형을 갖추지. 마지막 한 놈이라도 죽이고 죽자!”
레스퀴르의 외침에 지휘부에 남아 있던 3천 방데 왕당파 반군이 분연히 무기를 잡았다.
마지막 남은 화약을 쟁여 장전하는 소년병도 있었다.
결사항전, 문자 그대로 죽음을 각오하고 맞서기로 한 것이다.
반대로 블루코트, 혹은 시엘코트의 나폴레옹 특수연대를 보는 이도 있었다.
“고작 1천 명의 병사들 아닌가?”
대열을 뚫고 나타난 나폴레옹 군단의 병력을 보던 클레베르가 놀란 채 말했다.
사단이 달려와도 제압하기 어려운 전장이다.
적시에, 적합한 병종을 이끌어, 적정한 공격을 퍼부어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가까워져 오는 나폴레옹 연대를 보다, 클레베르가 탄식했다.
“10만이 1천 명에게 제압당했군.”
“사령관, 우리 3만 진압군이 이미 싸우고 있던 상황입니다. 저건 그냥, 마지막에 와서!”
“자네라면 저렇게 할 수 있나, 르케일 장군?”
이른바 ‘막타’를 친 것에 불과하다는 르케일 부사령관에게 클레베르가 혀를 찼다.
르케일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문득 클레베르는 새삼 생각난 듯, 사령부로 돌아온 마르소에게 물었다.
“마르소, 자네는 마르세유 사령부 소속이지. 저 장군은 대체 누구인가?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건가?”
이 질문은 클레베르는 미처 몰랐지만, 나폴레옹의 또 다른 부관도 들은 적 있는 질문이다.
바로 쥐노의 부친이 툴롱 탈환 후 쥐노에게 던진 물음이다.
대체 저 보나파르트라는 듣도 보도 못한 청년 장군은 누구인가?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놀라운 업적을 해냈는가?
쥐노가 말했던 것과 똑같은 감탄을 담아, 마르소는 블루코트의 병사들을 보며 답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장군, 세상에 혁명을 일으킬 군인입니다.”
문득 블루코트의 병사들이 백색 왕당파 군대를 향해 총격했다.
-탕!
구시대를 무너뜨리는 총격이었다.
***
그 누구보다도 나폴레옹을 기다렸던 기수가 전장을 주파했다.
-두두두!
지금껏 유진은 수많은 도박을 해왔다.
전생과 현생을 합쳐, 아마 백 번은 넘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도박과 승부와 위기도 이번처럼 유진의 심장을 뛰게 한 적이 없다.
왔다.
나폴레옹이.
“장군님!”
블루코트 병사들을 지휘하던 나폴레옹이 황급히 사수들을 피하게 하며 유진을 맞이했다.
“여기서 다시 보는군. 소년기수. 오, 순정남 마르소도 있나?”
“어떻게 여기에 오셨습니까? 세상에!”
“우리 소년기수가 날 불렀지. 이 편지의 암시로.”
편지를 펄럭거리며, 활짝 웃는 나폴레옹을 보다 유진은 심장이 뭉클거리는 걸 느꼈다.
“정말 와주셨군요.”
알아줬다.
유진의 암시를, 나아가 지금이 나폴레옹에게 기회라는 것도.
문득 나폴레옹이 유진을 향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난, 이런 결정적인 순간은 절대 놓칠 생각이 없거든. 자, 소년기수. 판을 만들어 놨으니 대책도 있겠지?”
“예? 어떤 대책이요?”
“적을 처리할 대책 말이야.”
어째 유진에게 모든 생각을 맡기기라도 한 듯한 말투다.
사실 나폴레옹도 아무 생각 없이 왔을 리는 없다.
다만 이 판을 만든 유진의 생각이, 자질이, 능력이 궁금한 것이다.
나폴레옹이 흘깃 왕당파 군단이 있는 마슈쿨 숲을 보며 말했다.
“결국 저대로 가면 우리도 난전으로 진압해야 해. 마지막 발악을 그냥 짓밟을까? 보르도에서 갖고 온 대포도 이젠 화약이 다 떨어진 상태인데.”
당연히 그럴 생각으로 나폴레옹이 왔을 리는 없다.
나폴레옹도 전혀 다른 해법을 마음 속에 염두에 두었을 게 분명하다.
단지, 나폴레옹은 아직 결단하지는 못했을 뿐이다.
유진은 나폴레옹도 생각했을 해법을 입에 담았다.
“장군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뭐지?”
“저 왕당파를 포용할지, 아니면 모조리 죽여 버릴지 말이죠.”
가만히 유진을 보던 나폴레옹이 난처한 듯 어깨를 으쓱였다.
“도적은 모두 죽이라는 게, 혁명 정부의 요구겠지. 그걸 나보고 어겨 보라는 건가?”
그러나 아예 생각이 없었다면, 방데까지 나폴레옹이 왔을 리 없다.
애초에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은 혁명정부가 방데 진압에 나서라는 명령을 내려도 거절한다.
진창은 나폴레옹의 취향이 아니었던 것이다.
반대로, 이곳에 왔다는 것은 심중에 한 가지 결심이 섰다는 뜻이다.
아직, 24살의 청년인 나폴레옹을 향해 유진이 불을 질렀다.
“이곳에 보나파르트의 신봉자들을 만들고 싶으시다면, 맞습니다.”
나폴레옹은 시선을 돌려 마슈쿨 숲을 보았다.
불타오르는 화염이 일렁이는 가운데,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10만의 군중이 있었다.
그들 중 남아서 싸우는 이들은 1만 남짓.
나아가 중심부에 있는 반군 지휘부에 있는 이들은 병사 3천에 부녀자 수백 명 정도다.
분명 죽이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 패잔병들이다.
도망가는 10만명을 보다, 나폴레옹이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파리에서 달갑지 않게 생각하겠군. 하지만, 우리가 이대로 짓밟는다면 저 10만 명을 모두 죽여야겠지?”
“그렇죠.”
“방데의 학살자가 되느냐, 아니면 파리의 분노를 사느냐. 이런, 이런.”
문득 나폴레옹이 입가를 비틀며 눈을 번뜩였다.
“어쩐지 도박판에 나도 끌려온 기분이군. 좋아,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학살자가 되진 않겠어. 그런 비난은 감당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저들을 항복시킬 대책은 있나?”
이 시대, 군인이 되는 자는 보통 둘 중 하나다.
보신을 원해 명령만 따르거나, 아니면 출세를 원해 전공을 탐하거나.
하지만 가끔 그 이상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역사에 남을 영웅이 될 것을 꿈꾸는 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영웅전]을 탐독했던 깡마른 청년 장군 나폴레옹이 그렇다.
또한, 유진은 그 나폴레옹을 전생에 ‘영웅전’으로 만났던 자다.
유진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다 답했다.
생각했던 방법이 있다.
“간단한 확성기를 쓰죠.”
“확성기? 그게 뭔데?”
“소리를 확대시키는 간단한 도구입니다. 이폴리트!”
유진은 손을 튕기며 자신의 부관에게 명령했다.
“루송에서 만든 그걸 가져와.”
난데없는 명령에 이폴리트가 대경질색하며 소리쳤다.
“아니, 그거 이 전장에서 어디 있는 줄 알고?”
“본진 보급마차 안에 있어. 우리 부대 표식이 있는 곳에.”
“맙소사, 지금 거기까지 달려갔다 오라고? 꼭 그래야 해?”
그 순간 유진은 전에 없이 선뜩한 눈빛을 번뜩이며 낮게 다그쳤다.
“10만 명을 죽이기 싫으면, 다녀와.”
이폴리트는 화염 속, 달아나는 군중을 보다 혀를 찼다.
“진짜 협박도 정말 괴상하게 하는 구만! 알겠다고, 도박꾼 꼬마기수!”
유진에게 괴상한 별명이 하나 더 붙은 것이다.
***
사실 확성기 자체는 전기 확성기가 없을 뿐, 이미 17세기에 나온 물건이다.
“확성기? 저걸로 대체 뭘 하려는 거지?”
푸셰는 이폴리트가 병사들을 이끌어 잔뜩 까져온 ‘깔대기’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역사 현대에 유명한 확성기는 당연히 [메가폰], 그러니까 전기 확성기다.
하지만 본래 확성기란 꼭 전기가 없어도 쓸 수 있는 물건이다.
소리를 집음하여 확산시키는 원리 자체는 원뿔 모양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원리 자체는 고대 그리스 때부터 알려졌다.
또한 제대로 된 확성기도 17세기, 영국의 새뮤얼 모어랜드 경이 만든 바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물건은 아니나, 정보수집에 골몰하는 푸셰도 그 정도는 안다.
단지, 이 확성기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몰랐을 뿐이다.
그때 사령부로 다가오던 푸셰와 보르도 수비대를 발견한 르콩트 사단장이 놀라 외쳤다.
“아니, 그쪽은 누구요!”
“아아, 경계할 거 없소. 보르도의 파견의원, 조세프 푸셰라고 합니다.”
“보르도? 맙소사, 대포를 그쪽에서 끌고 온 거였군!”
그때서야 비로소 클레베르와 르콩트, 르케일은 대포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대포를 가져온 나폴레옹의 발상 자체는 놀라울 뿐이다.
클레베르가 혀를 내두를 찰나, 푸셰가 웃으며 물었다.
“한데, 저 ‘금융신동’이 뭘 하려는지 혹시 아시오? 사령관 각하?”
누굴 말하는지 몰라 눈을 깜박이던 클레베르는 유진을 돌아보다 눈썹을 치떴다.
“금융신동? 난 저 친구가 툴롱의 소년 기수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 중 하나죠. 감히 로베스피에르의 뜻에 반해, 왕비를 살린 친구기도 하고.”
“왕비를 살렸다고? 저 소년이?”
푸셰는 얇은 입술을 쪼개며 비웃듯 말했다.
“몰랐습니까? 알고 보면, 이 군대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가 저 소년이오. 사령관 각하.”
클레베르도, 르케일도, 르콩트도 다시 한 번 경악했다.
왕비를 살린 공주의 기사.
전쟁에 골몰하느라 그 소문은 정작 몰랐던 세 장군들이다.
그러나 마리 앙투아네트가 얼마나 혁명 전 악명을 떨쳤는지는 당연히 잘 안다.
유진이 왕비를 살렸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파리의 요주의 인물이라는 것.
그런데 도리어 혁명파 의원일 푸셰가 농담하듯 말한다.
혼란스러워 어질어질한 기분으로 클레베르가 비틀거릴 찰나였다.
문득 확성기로 유진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방데의 반란군은 들어라!”
그 순간 1백명이 함께 확성기로 외쳤다.
-들어라! 들어라! 들어라!
확성기는 전기로 증폭시키지 않아도, 소리를 모아 퍼뜨리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백 개의 확성기로 백 명이 소리치자 파도치듯 음파가 뻗어나갔다.
온갖 소음을 뚫고 소리가 지휘부로 닿았다.
10만의 군중들이 웅성이다 멈추고, 총검으로 적을 찌르던 혁명군도 멈춰 섰다.
화염 속, 총성이 멎었다.
“뭐, 뭐야? 저게?”
“어, 소리가 크군요. 함께 합창이라도 하는 것 같은데.”
“대체 저게 무슨 원리지?”
그러나 유진은 설명하는 대신, 사력을 다해 외쳤다.
“여기,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를 지킨 자! 공주의 기사가 왔다!”
유진의 소리는 작지만, 1백 명의 남자들이 외치는 소리는 웅장했다.
-왔다! 왔다! 왔다!
한 사람은 작고 연약하다.
그러나 백 명이 모이면 그 소리는 10만이 들을 수 있다.
일백명이 십만을 당적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십만을 향해 메시지를 전할 수는 있다.
지금 유진은 왕당파에게 왕비의 ‘악명’, 혹은 ‘저명성’을 이용해 말을 건넨 것이다.
“공주의 기사가 약속한다! 무기를 버리고, 항복한 자는 반드시 살려줄 것이다! 하지만 오늘 해가 지기 전까지 항복하지 않는다면, 모두 죽게 될 것이다!”
1백 명이 합창하듯 외쳤다.
반복해서, 끊임없이, 힘이 다할 때까지.
숨을 헐떡이며 유진이 멈췄다.
이폴리트가 진땀을 닦으며 물었다.
“항복할까?”
저 진땀이 피가 될 수도 있었다.
반대로 이 진땀이 피를 조금 덜 흘리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흘릴 것이다.
유진이 마찬가지로 숨을 헐떡이며 땀을 흘리다 대꾸했다.
“로슈자클랭이 제정신이라면.”
이미 10만의 군중 대부분은 흩어진 뒤다.
모여 있는 것은 3천을 비롯한 지휘부뿐.
그때 망원경으로 전방을 주시하던 투로 대령이 외쳤다.
“어, 저기 나온다!”
때 묻은 새하얀 옷, 왕당파의 상징인 백색 군복을 입은 한 청년이 홀로 나오다 물었다.
“그대가 공주의 기사인가?”
굳이 백은문자의 알림이 없더라도 알 수 있다.
저 자가 왕당파의 총사령관이자 상징.
로슈자클랭이다.
유진이 로슈자클랭을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마리 샤를로트 공주님의 기사, 유진 드 보아르네 자작입니다.”
“들은 적 있지. 왕비 폐하를 구해줘서 고맙게 생각하네.”
“애석하게도 루이 왕세자의 명예는 지키지 못했습니다.”
문득 쓰게 웃다 로슈자클랭이 무릎을 꿇었다.
“항복하지. 가능하면, 나 하나의 목숨으로 끝냈으면 좋겠어.”
이 순간, 방데 왕당파 반군 핵심부 3천은 모두 항복했다.
10만의 반군 전체가 흩어지고 있었다.
서기 1793년 11월 23일.
방데 반란이 종결된 순간이었다.
원역사보다 7년 빠르게.
유진이 방데 내전의 종결자가 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