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2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20화(521/547)
(520) 이집트 왕자가 기구와 함께 왔다
하늘에 기구가 보인다.
-삐익! 삐익! 삐익!
호각 소리와 함께 일단의 기병대가 기구를 보며 달렸다.
사실 프랑스는 대혁명 이전, 구왕실 시절부터 기구에 대해서는 선두주자에 가까웠다.
왜냐하면 혁명 직전인 1785년, 피에르 블렌차드가 무려 도버 해협을 기구로 넘은 적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대혁명 이후 전쟁 시기에 기구를 탐색 부대로 쓴 적도 있다.
지금 달리고 있는 기병대의 지휘관, 유진이야말로 기구로 이집트에서 승전을 거둔 적도 있다.
허나 이토록 많은 기구가 전장을 누비는 건, 유진도 상상하지 못했다.
실로 상상 이상의 광경을 보며, 유진은 기구가 올라가고 있는 언덕 너머로 향했다.
그곳에 기다리던 사람의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오슈!”
문득 터번을 쓴 남자가 아라비안 말 위에 올라탄 채 손을 든다.
-쉬익, 척!
그러자 경계 태세를 취하던 병사들이 일제히 총을 내렸다.
프랑스 병사는 그리 많지 않다.
군대의 대부분은 이집트인이 명백해 보이는 얼굴로, 다만 군복은 유럽식이다.
오히려 가장 선두에서 터번을 쓴 남자가 이색적으로 보일 뿐이다.
남자를 향해 유진이 달려가 물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예요? 응?”
문득 남자, 오슈가 주먹을 들었다.
-딱!
아주 무거운 [꿀밤]을 맞은 유진이 눈을 깜박이다 고함쳤다.
“아야! 이게 무슨 짓이에요!”
“5년이라며, 이 녀석.”
“예? 아, 잠깐. 그건.”
감히 에스파냐 국왕에게 꿀밤을 때린 이집트의 공작 혹은 [프린스], 카이로 대공 오슈가 껄껄 웃었다.
“벌써 10년 넘었다, 유진. 하하하!”
옛날, 유진은 오슈를 이집트 총독으로 남기며 5년을 약속했다.
사실 그때만 해도 5년만 지나면 프랑스 정국이 안정되고, 오슈를 귀국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딱히 오슈가 야심이 있는 사람도 아니니, 안정적으로 은퇴 생활을 즐기게 만들면 될 터였다.
한데 에스파냐의 왕위 승계자들이 죽고, 유진이 프랑스에서 추방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정신없이 살다보니, 세월이 훌쩍 흘렀다.
모두 핑계다.
그냥 유진이 관심을 두지 못했을 뿐이다.
아주 면목없는 얼굴로 유진이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요. 오슈.”
“그 사이 난 벌써 애 셋의 아빠지. 데지레가 너에게 안부 전해 달라더라.”
“그렇게 됐어요? 하긴, 저도 아들이 하나 있긴 하니까.”
그러자 유진 뒤에서 쥐노가 껄껄 웃었다.
“그 어리던 녀석이 벌써 아빠가 됐지! 세월이 정말 빠르지 않소, 오슈?”
그러자 에스파냐 근위대 병사들도, 이집트 군대의 장교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이들은 모두 이탈리아 원정 시절부터 유진을 보았다.
소년의 몸으로 공주의 기사라는 별명을 뒤집어쓴 채, 전장을 누비던 유진을 기억한다.
때로는 신대륙의 고난을 함께 해야 했고, 더러는 이집트에 남아 본국을 그리워했다.
허나 그들이 이룬 모든 것이 유진의 승리와 함께 했음을 병사들은 추억한다.
젊은 시절을 함께 보냈던 [소년병]의 모습도.
물론 간만에 애 취급을 받은 유진으로서는 불만어린 표정이 될 수밖에 없지만.
유진이 낯을 찌푸리다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건 그렇고, 저 기구들은 어떻게 준비한 거예요? 언뜻 보기에도 최소 50대는 되겠는데요?”
“네가 이집트를 기구로 정복했던 걸 잊었냐? 그 사이 이집트에서 꽤 많이 연구했지. 아직도 미흡하지만, 한 번 정도는 적을 깜짝 놀라게 해줄 수 있을 정도로.”
“기상이 썩 좋지는 않은데, 괜찮은 거예요?”
그러자 오슈가 빙그레 웃으며 일렀다.
“비밀 하나 알려주지. 기구 대부분에는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
요컨대 무인 기구란 얘기다.
하지만 수소나 헬륨가스로 띄우고 있는 게 아닐 테니, 곧 낙하할 것이다.
유진이 그만 당황해 버렸다.
“아니, 그럼.”
“다만 여기서 띄우고 있는 근접 기구부대는 기구병이 타고 있지. 폭탄을 들고 말이다.”
“그게 이 폭음의 정체군요. 하지만 그걸로는 위협 정도밖에 안 되잖아요.”
오슈는 고개를 까딱이다 자신있게 말했다.
“그럼, 진짜를 보여주지. 유진. 우리 5만 이집트 군단이 가져온 진짜 병기를.”
유진은 오슈의 손을 따라 시선을 돌리다 눈을 부릅떴다.
그곳에 마르소가 있어서 놀란 것은 아니다.
오슈와 똑같이 터번을 쓴 [콘스탄티노폴리스]의 대공, 마르소가 자랑스레 자신의 뒤를 가리켰다.
“러시아에 왔던 그거지. 그때 베르나도트가 쓰는 거 봤지, 유진?”
“마르소, 이걸 갖고 오라고 말한 적은 없었는데요.”
“왜 떨떠름한 얼굴이야? 여긴 추운 러시아보다 움직이기 좋은 조건이라고!”
마르소는 힘차게 [기물]에 올라타며 외쳤다.
“자, 전차부대장 마르소가 나가신다! 가자!”
그러자 철갑증기기관차, 통칭 원시형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쿠르릉!
숫자는 총 1백 대.
수레로 끌고 오느라 꽤나 고생한 게 엿보인다.
우렁찬 시동음과 함께 전차들이 질주하는 모습을 보다, 오슈가 물었다.
“그럼, 달릴 시간인데, 어쩔 거냐?”
여기서 쉬어도 된다.
유진은 사실 할 만큼 했다.
그러나 그건 도박사 유진 프라이슈츠가 아니다.
문득, 유진이 말 위로 다시 올라탔다.
“화약과 탄약을 주세요. 마지막으로 쏴야 할 상대가 있습니다.”
바로, 웰링턴이다.
***
아직 영국군은 수없이 많은 기구만을 보고 있다.
“대체 저게 뭐요? 총사령관?”
이제야 막 도착한 또 다른 부사령관, 베레스포드가 입을 쩍 벌렸다.
베레스포드가 끌고 온 병력도 총 5만 명.
그렇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게 왔다.
웰링턴이 씁쓸히 웃으며 베레스포드를 맞이했다.
“늦었군, 베레스포드.”
“아니, 이렇게 빨리 교전을 벌일 거였으면, 전령을 보냈어야지요!”
“전황이 급하게 돌아가서 그럴 시간이 없었네. 혹시 대포는 끌고 왔나?”
베레스포드가 창공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기구를 보다, 혀를 내둘렀다.
“이 전장에 157문이나 대포를 집결시켰는데, 남은 대포가 어딨소? 안 가져왔지요. 저건, 대체 어째야 할지.”
이 시대 기구는 그렇게 높게 올라가지 못한다.
그러니 포격으로 날려버리면 가장 확실하다.
다만 대포가 없어도 원시적 기구부대를 상대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웰링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저 폭탄에는 사격으로 응수하는 수밖에 없군. 레드코트, 사격 준비!”
지금껏 앞을 향해 진군하던 영국군 정예병들이 일제히 하늘을 향해 쏘기 시작했다.
“발사!”
머스킷 총탄이 격발된다.
-철컥, 탕! 철컥, 키릭, 탕! 철컥, 키릭, 탕!
물론 명중률은 낮다.
그러나 단 한 발이라도 맞으면, 바람에 휘날리다 추락하는 게 기구다.
곧이어 폭탄을 떨어뜨리던 기구가 황급히 반대쪽으로 내려서려 애쓰는 게 보였다.
이제야 기구의 충격파가 조금 가시는 것 같다.
웰링턴이 고개를 끄덕이며 일렀다.
“기구는 언뜻 멋들어지게 보이지만, 공격에 취약해. 곧 모두 떨어지게 될 거야.”
“하지만 새로운 적군이 출현한 상태입니다.”
“우리도 전군이 집결했어, 클린턴. 이제는 12만이라고!”
문득 참모장 클린턴에게 웰링턴이 단호히 외쳤다.
“이 상황에서 패배한다면, 그건 괴물이라도 나타나야 가능한 일이야!”
그때 굉음이 창공을 다시 울렸다.
-쿠르릉-!
이번에는 폭발음과는 전혀 다른 소리라, 웰링턴이 클린턴을 돌아보며 눈을 굴렸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하지만 클린턴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멀리, 기구 부대가 떠올랐던 언덕 위다.
기괴하게 생긴 강철의 기물들이 달려오고 있는 게 보인다.
연기를 가득 뿜어내면서.
문득 클린턴, 그레이엄, 베레스포드가 서로 돌아보았다.
“저거, 꼭 공장에서 뿜어지는 증기 같군요.”
“아니, 설마 저거 자동차인가? 런던에서나 겨우 몇 대 돌아다니는 건데?”
“그걸 저렇게 대규모로 끌고 왔다고? 그것도 철갑을 붙여서?”
순간, 세포이 병사들 사이에서 괴상한 소리가 들렸다.
“인드라의 저주다!”
어디까지나 힌두어지만, 오래 인도원정에 참전했던 영국 병사들은 알아들을 소리다.
하지만 굉음을 뿜어내는 기물은 어디까지나 증기자동자일 뿐.
인드라의 신이한 물건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
“잠깐, 저건 과학의 산물일 뿐이야. 신의 저주 같은 게 아니라고!”
“으아아! 비마나에 이어 이번엔 인드라의 전차다!”
“아니라니까!”
클린턴이 혼란에 빠진 군대를 보다 황급히 물었다.
“총사령관 각하, 어쩌죠!”
웰링턴은 이제 도주하려는 세포이 병사들을 보다 이를 악물었다.
이게 용병의 문제다.
허나 프랑스와 싸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이런 병사들을 동원했어야 했다.
누가 증기자동차를 전장에 띄울 거라 상상이나 했을까?
그렇다면 도주하는 병사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도주병은 사살이다! 쏴!”
레드코트의 브라운 라이플이 일제히 세포이 병사들을 향했다.
***
총격과 자동차의 소음과 기구의 폭음이 전장을 뒤덮는 가운데, 독수리는 외친다.
“기회다!”
독수리, 곧 황금무늬의 황제 문장.
그러니까 나폴레옹을 상징하는 새다.
물론 합스부르크, 로마노프, 프로이센을 비롯해 독수리 문장을 왕가의 표식으로 삼아온 자들은 많았다.
하지만 유럽에 남은 자는 오직 나폴레옹 하나 뿐.
이제 독수리를 유일하게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게 된 군주, 나폴레옹이 말에 올라타자, 마세나가 황급히 막아섰다.
“폐하, 일단 오슈 원수와 조우하고 나서, 판단하십시오!”
“마세나, 그럼 늦어! 게다가, 저 [전차]는 쉽게 멈추는 걸 잊었나? 여전히 수적 우세는 영국에게 있어!”
“하지만, 설사 여기서 퇴각한다 해도, 폐하께서는 패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눈을 번뜩였다.
“아니, 그렇게 되면 프랑스 제국의 [승전신화]가 무너진다. 마세나!”
만약 베르티에가 이끄는 본진이 무사히 도착했다면, 나폴레옹도 이렇게 판단하지 않는다.
조금 기다리며 본진을 추스른 후, 새로운 작전을 모색했을 것이다.
허나 오슈의 이집트 군단은 전장의 분위기는 바꿀 수 있어도, 결정타를 때릴만한 충격력이 없다.
하여 나폴레옹이 직접 나설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문득 나폴레옹은 근위대 병사들을 돌아보았다.
“짐은, 아니, 나는 섬에서 태어나 이곳까지 왔다. 일개 군인으로 시작해, 황제가 되었다. 만약, 오늘 패배하여 스러진다 해도, 유감없는 인생이다. 그러나!”
코르시카, 지중해에 있는 남쪽, 작은 섬이다.
그 작은 섬이 전부인 줄 알고 살았던 소년은 이제 유럽의 황제가 되었다.
혁명을 배신하고, 혹은 혁명을 승계하면서.
프랑스인이 아니었던 황제가 프랑스인들을 향해 외친다.
“프랑스는, 우리의 제국은 영원해야 한다! 아닌가!”
순간, 근위대 병사들이 일제히 총을 들었다.
“비바 나폴레옹!”
1만, 근위대의 최고 베테랑들이 나폴레옹 주위로 집결했다.
혼돈의 전장.
워털루를 돌파하기 위해서.
“가자, 나의 병사들이여! 아들들이여! 전우들이여! 제국의 영광을 위하여!”
바야흐로 나폴레옹의 마지막 돌격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