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2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21화(522/547)
(521) 독수리는 워털루에서 이기고, 지다
이 순간 워털루에서 총 인원 20만 명이 피아를 가리지 않고 격돌한다.
-와아아!
프랑스군은 사방에서 흩어진 채 [포위] 공격을 시도한다.
반면 영국군은 아군이었던 세포이 병사들을 죽이고, 다시 지원군을 편성해 맞선다.
그야말로 난전이 워털루 평원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만약에 예술적 기동에 집착하는 전술가라면 비명을 지를 상황이다.
하지만 인도에서 참혹한 전장을 수도 없이 겪은 강철 같은 남자, 웰링턴은 달랐다.
“기회다.”
문득 어이없는 얼굴로 참모장 클린턴이 웰링턴을 돌아보았다.
“무슨 헛소리 하시는 겁니까, 총사령관?”
“좌익과 우익을 봐.”
“기병들이 몰려오는 게 보이는군요. 증기자동차에 기구도 골치 아픈 데.”
물론 그 어느 쪽도 결정타라고 할 수는 없다.
일단 아직도 영국군이 워털루 전장에는 더욱 많다.
다만 신병기 출현으로 군기강을 잡느라 전력을 발휘하지 못할 뿐이다.
허나 기회라 하기에는 아군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웰링턴은 전열이 아니라 다른 쪽을 보았다.
“그게 아니라, 좌익은 유진 프라이슈츠, 그리고 우익은 나폴레옹이 오잖아!”
그때서야 지휘관을 발견한 클린턴이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최악인 거 아닙니까?”
“틀려! 오히려, 둘 다 잡을 기회지! 유일한 기회다!”
“아, 맙소사. 황제가 직접 나온 건가요?”
문득 클린턴이 뭔가를 깨닫고 외쳤다.
사실 나폴레옹과 직접 맞싸운다는 건, 1810년 현재 유럽 전장에서는 최악의 구도다.
한데 승리가 아니라 [참수공격]만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최고의 기회라 할 수 있다.
비록 적장이 불패의 명장이라 해도, 총탄이 심장을 뚫으면 죽는다.
예전 구스타프 아돌프 스웨덴 국왕이 그랬던 것처럼.
이기고도 죽을 수 있는 것이다.
회심의 미소를 머금은 웰링턴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금, 예비병력이 있나?”
본래 웰링턴의 직속 병력은 이미 워털루 전장 곳곳에 뛰쳐나간 뒤다.
또한 부사령관 그레이엄이 이끌고 온 지원병력도 전부 투입되었다.
다만 베레스포드가 브뤼셀에서 데려온 군대는 아직 여유분이 남아 있다.
-척!
문득 베레스포드가 지휘관들을 사열하며 외쳤다.
“아주 싱싱한 예비군단이오! 미스터 픽튼의 제5사단, 그리고 옥스브리지 남작의 스코틀랜드 기병 여단!”
순간, 웰렝턴의 낯이 일그러졌다.
“왜 하필 옥스브리지야?”
“지금 따질 시간이 있으시오?”
“빌어먹을. 토마스 픽튼 장군! 그대가 나와 함께 가지! 어이, 헨리 파제트 경!”
웰링턴은 기마 위에 올라탄 잘생긴 중년 남자를 노려보며 물었다.
“내 제수씨를 강탈해간 솜씨처럼, 저 에스파냐 국왕을 거꾸러뜨릴 수 있나!”
헨리 파제트, 옥스브리지 남작.
영국군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상당히 준수한 기병 지휘관이다.
그러나 이 남자를 웰링턴은 아주 싫어했다.
왜냐하면 동생의 부인과 불륜을 저지른 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람을 잘 피운다는 것은, 19세기 기준으로는 호남아란 뜻이다.
“내 다리를 내주는 한이 있어도, 에스파냐 국왕을 죽여드리지요! 하하핫!”
호남아 옥스브리지 남작이 껄껄 웃으며 튕기듯 뛰쳐나갔다.
그 휘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기병대도 함께 달렸다.
웰링턴은 유진을 향해 나아가는 옥스브리지 남작을 보다 고개를 돌렸다.
이제 마지막 수단을 쓸 때가 됐다.
“클린턴, 남은 로켓을 전부 쏴.”
“예?”
“대포가 없다고 해서, 우리 쪽 화력이 없는 게 아니지.”
웰링턴이 말 위에 올라타며 대꾸했다.
“프라이슈츠에게 한 방, 아니 여러 방 먹여줘야지?”
폭우가 쏟아지고 대포에는 화염구 심지에 못이 박혔다.
그러나 품질 좋은 초석으로 만들어진 영국제 화약은 비만 오지 않으면 쓸 수 있는 게 많다.
로켓에 쓰인 화약도 그중 하나다.
사전 준비를 마친 웰링턴이 제5사단 보병들을 향해 고함쳤다.
“그럼, 나폴레옹을 잡으러 간다!”
주로 스코틀랜드 병사들로 이뤄진 제5사단 병사들이 마주 화답했다.
“유럽의 악마를 죽이자!”
이 순간 세계 각지, 그리고 영국 각지에서 온 병사들은 하나가 되었다.
살아있는 [악마], 혁명의 화신 나폴레옹을 죽이기 위해서.
만약 승리한다면 영국은 하나가 될 것이다.
웰링턴이 기마에 박차를 가했다.
“이제, 유럽의 운명이 결정된다!”
황제참수를 위한 영국군의 질주가 개시되었다.
***
실로 간만에 백은문자의 경고가 수도 없이 뿜어져 들어온다.
[위험, 위험, 위험.]유진도 이런 위험에 몸을 던져본 것은 가히 10년만의 일이다.
신대륙 정복을 시작했을 때도, 이 정도로 위험한 적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반드시 여기서 죽여야 할 적이 있기 때문이다.
문득, 또 다른 위험 표지가 나타나 시선을 돌리다, 유진이 미간을 찡그렸다.
“아직도 기마대가 남아 있었나!””로열 스코트 그레이! 영국 예비기병대입니다! 하노버 연대에 비하면 약해요!”
“기총!”
참모장 조미니의 눈치 빠른 보고에, 유진이 근위기병대에 명령했다.
“무식한 검기병 놈들에게, 총기병의 무서움을 보여준다!”
그러자 샹포의 지휘하에 에스파냐 국왕 근위기병대가 일제히 라이플을 갖췄다.
후장식 라이플, 거기에 격발은 뇌홍식으로 사무엘 폴리가 심혈을 갈아넣은 병기다.
이집트 군단에게 공급받은 화약과 탄약이 순식간에 마상에서 장전된다.
-철컥, 탕! 철컥, 탕! 철컥, 탕!
총탄이 쏘아지고 돌격해 오던 스코틀랜드 기병대가 말 위에서 떨어져 내렸다.
그야말로 연사에 가까운 사격에 용맹한 기병대라도 속수무책이었다.
문득 신나게 라이플을 쏴대던 라살이 포효했다.
“히-호! 칼질밖에 모르는 녀석들 같으니!”
“라살 형님, 제 생각엔 아까는 형님이 칼질이 후사르의 본령이라고 하셨던 거 같은데요.”
“누가 그래? 문명인은 역시 화약이지!”
라살이 사촌 프렐을 향해 대꾸할 찰나였다.
-쾅!
문명의 정화, 화약이 폭발하는 광경이 보인다.
그것도 하늘에서 날아와,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이다.
라살도 놀라 말을 급히 멈췄다.
“뭐야, 이거!”
그러나 이번에는 멈추지 않고 폭발이 전장 곳곳에서 일어났다.
-쉬익, 쾅! 쉬익, 쾅! 쉬익, 쾅!
폭발은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
프랑스 군대가 달리는 곳만이 아니라, 영국군도 폭발에 휘말려 죽어나간다.
예전에 러시아 제국과 싸울 때를 방불케 할 정도다.
일순, 쥐노가 악을 썼다.
“로켓이다, 유진!”
이번에는 유진도 당황했다.
항상 유진은 예측된 전투를 해왔다.
백은문자의 도움과 전생지식, 그리고 철저한 정보 탐색을 통해서.
그런데 이번 회전만큼은 정말 예측불허의 상황이 빚어진다.
그떼 유진이 당혹한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도 로켓이 남아 있었다고? 이런, 안 돼! 아버지!”
만약 웰링턴에게 아직도 화력이 남았다면, 어디로 쏟아부을까?
유진이라면 단연, 나폴레옹에게 쏠 것이다.
그 순간 이폴리트가 옆에서 비명을 질렀다.
“야, 유진! 너나 피해!”
유진은 눈을 깜박이다 고개를 들었다.
창공 위, 로켓이 날아오는 게 보인다.
너무 빨라 미처 피할 틈도 없다.
문득 지금껏, 생에서 항상 유진을 지켜 주었던 알림이 떠오른다.
백은 빛이 꼭 핏빛 같다.
[위험, 즉사 위기.]이번에는 유진도 피하지 못했다.
-콰아앙!
포격에 명장이 죽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를테면 원역사에서 란도 유탄을 피하지 못하고 죽었다.
한데 로켓이라면 폭발 범위는 작은 대신, 피격 범위가 포탄보다 천차만별이라, 피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그러니 유진은 죽었다고 생각했다.
눈을 깜박이자, 누군가 자신을 안고 있는 게 보인다.
“이폴리트!”
이폴리트가 씩, 웃었다.
“컥, 이, 이제, 죽나?”
피가 범벅이 되어 유진에게 묻어났다.
허나 지금 눈앞에 보이는 피는 단 한 방울도 유진의 것이 아니다.
몸을 날려온 이폴리트가 유진을 말에서 잡아 뛰어내리며, 등으로 막아낸 것이다.
유진이 이폴리트를 붙잡을 찰나, 이폴리트가 몸을 떨며 말했다.
“제기랄. 나 말이야. 솔직히 니 엄마 탐했어.”
“말하지 마!”
“마음으로 범한 간음도 죄라던데, 이제 속죄인가?”
유진은 비수로 심장이 찔리는 기분을 느꼈다.
본래 원역사에서 이폴리트는 조세핀과 불륜을 저지른다.
하여, 조세핀은 나폴레옹에게 완전히 신임을 잃고, 후반의 생을 망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게 마음에 걸렸고, 조세핀과 아예 만나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그럴 자격이 유진에게 있었던 걸까?
결국 이폴리트는 누구와도 결혼하지 못했다.
순간, 유진을 향해 이폴리트가 손을 뻗어 덥썩 얼굴을 붙들었다.
“너랑 즐거웠다, 유진.”
이폴리트가 머리를 떨어뜨렸다.
-철컥, 탕!
옆에서 총소리가 들린다.
다가오던 영국군 지휘관, 옥스브리지 남작이 떨어져 죽었다.
그러나 유진은 돌아보지 않았다.
옥스브리지 남작을 사살한 장군, 쥐노가 유진을 향해 말했다.
“유진,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다.”
유진이 일어나, 옥스브리지 남작의 말을 거칠게 휘어 잡았다.
남의 말이지만 꽤 잘 훈련되었는지, 적군조차 순순히 태운다.
무표정한 얼굴로 유진이 답했다.
“이폴리트의 시체를 부탁해요. 쥐노.”
“어떻게 할 거냐?”
“아버지를, 지키러 가야죠.”
친구의 시체를 두고, 다시 왕은 달렸다.
-두두두!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서.
***
이제 독수리가 사자와 마주했다.
-콰아앙!
사자를 상징으로 삼는 자들, 영국군 제5사단 지휘관 픽튼이 부르짖었다.
“레드코트, 대열을 지켜라! 총탄을 두려워하지 마라! 용맹한 자에게는 총탄도 다가오지 못한다. 아악!”
정작 픽튼이 가장 먼저 총탄에 맞아 땅 위에 쓰러졌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현재 프랑스 제국군은 영국보다 조금 더 앞서서 뇌홍을 격발용으로 쓰고 있는 중이다.
하여 총격전 상황에서 장전 속도가 더 빠르다.
다만 명중률은 화약의 상대적 부족으로 훈련이 적어, 조금 낮은 편이다.
지휘관이 피격되는 와중에도 영국군이 두려움 없이 진군하는 이유다.
그 모습을 보던 총사령관 웰링턴이 혀를 찼다.
“이건, 자살 공격이나 마찬가지로군.”
“그럼 물러나실 겁니까?”
“아니, 롤랜드 힐. 그렇다면 방금 죽은 픽튼에게 미안하지 않겠나?”
문득 웰링턴이 기마를 달리며 눈을 번뜩였다.
“게다가, 저곳에 나폴레옹이 있어!”
반대편, 황금빛 독수리가 상징인 황제도 철공작을 발견했다.
“저기, 웰링턴이 있군!”
나폴레옹이 마랭고를 몰아 웰링턴이 보이는 곳으로 달렸다.
수석부관 루이 샤를 카페가 황급히 황제를 따랐다.
점점 적군 사정거리가 가까워진다.
“폐하, 일단 물러나시는 게!”
“짐이 전위에 서지 않는다면, 누가 따르겠나! 근위대, 진격하라!”
“돌격!”
근위대 병사들이 일제히 황제의 명을 따라 전진하기 시작했다.
-척, 척, 척!
걸어가며 한 발씩 총을 격발한다.
-탕! 탕! 탕!
전열보병들이 이른바 [라인배틀]을 벌이는 순간이다.
지금껏 나폴레옹도, 웰링턴도 이런 전형적인 라인 배틀을 벌여본 경험이 없다.
왜냐하면 뛰어난 전술가는 이런 소모전이 아니라 기동전으로 싸우는 게 상례이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는 전술보다 병사들의 뚝심과 숙련도가 승부를 좌우한다.
“빨갱이 대열이 밀린다!”
레드코트, 곧 영국군의 전열이 붕괴되려는 찰나였다.
오히려 웰링턴은 기회를 발견했다.
문득 웰링턴이 롤랜드 힐을 돌아보며 외쳤다.
“지금이다! 스코틀랜드 보병연대, 돌격!”
지금껏 레드코트의 잉글랜드 전열보병 뒤에 숨어 있던 병사들이 뛰쳐나왔다.
“스코틀랜드여, 영원하라(Scotland Forever)!”
원역사 워털루의 유명한 돌격전.
스코틀랜드 출신의 보병들이 필사적으로 프랑스 근위대와 맞서 싸웠던 역사적 사실이 있다.
다만, 웰링턴이 꾀한 것은 승리가 아니다.
오로지, 단 한 곳으로 달려가기 위해 병사들을 아껴두었던 것이다.
웰렝턴이 스코틀랜드 하이랜더들과 함께 달려, 전선의 심장부로 파고 들었다.
“나폴레옹!”
마침내 나폴레옹이 웰링턴과 마주했다.
“그대가, 웰링턴인가.”
“아서 웰즐리라고 하오. 드디어 만났군!”
“애석하게도 짐의 특기가 사격은 아닌데.”
철공작이 씩 웃으며 호기롭게 황제를 향해 외쳤다.
“어디, 누가 접전 지휘에 능한지 겨뤄봅시다!”
그 순간, 하늘에서 벼락 같은 쇳덩이가 떨어졌다.
-쉬익, 쾅!
인도 원산, 영국제 콩그리브 로켓이 황제와 철공작을 직격했다.
피아를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