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2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22화 (완결)(523/547)
(522) 나폴레옹의 진정한 후계자가 되다(본편 완)
이 순간을 막기 위해, 일생 달려온 남자가 있다.
“안 돼!”
29년, 전생을 기억하지만 현생을 위해 살아왔다.
그 생의 목적은 결국 하나다.
러시아 원정의 실패를 막고, 나폴레옹이 역사를 바꾸도록 만드는 것.
그런데 모든 게 폭발 속에 사라져 간다.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유진이 미친 듯 말을 달리려는 찰나, 그 앞을 가로막는 이들이 있다.
근위대, 곧 이탈리아 원정 때부터 함께 했던 기수들이다.
죽음을 두려워할 리 없지만, 또한 군주의 죽음을 막아야 하는 사명을 가진 자들.
샹포가 유진을 붙잡고 외쳤다.
“국왕 폐하, 멈추십시오!”
“이거 놔, 샹포!”
“아직 적군이 격퇴된 상태가 아닙니다!”
그러나 유진은 샹포를 뿌리치며 고함쳤다.
“나보고, 아버지가 죽는 걸 그냥 구경만 하라는 거냐!”
위험하다는 것, 누구보다도 유진이 잘 안다.
지금도 끊임없이 백은문자가 경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고를 무시했다가 일생의 친우가 되었던 이폴리트마저 죽어버렸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나폴레옹이 그저 숨을 거두도록 내버려둔다면, 그건 유진이 아니다.
유진의 현생과 전생, 아니 어쩌면 [원생]마저 저버리는 짓이다.
“제가 앞장서죠.”
문득 누군가 콧수염을 휘날리며 달려나왔다.
라살, 언제나 전위를 마다하지 않는 기수다.
친우 샹포가 눈을 부릅떴다.
“어이, 라살! 미쳤어?”
“이런, 샹포. 이 상황에서 멈추는 게 미친 거지.”
“지금 네 임무는 주군을 지키는 거다!”
그러나 라살은 껄껄 웃었다.
“대혁명의 후사르답지 않은 소리로군! 유진 프라이슈츠는 내 상관이자 전우이지 주군이 아냐! 또한, 전우가 간다는데 후사르는 멈추지 않아! 가자, 얘들아!”
마치 화답하듯 라살의 후사르가 함성을 뿜었다.
-우오오!
각양각색, 세계 각지에서 달려온 영국 전열보병이 유럽 전역에서 모인 프랑스 전열보병과 맞싸우는 난전 상황이다.
또한 영국군 본진에서 이제 막 화약을 말려 발사하고 있는 로켓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라살과 후사르, 그리고 유진은 달렸다.
-두두두!
어느새 로켓이 잦아든다.
폭우로 인해 멀쩡한 로켓이 적었던 상황이다.
게다가 격전으로 인해 더 이상 전방과 후방이 의미가 없어지기도 했다.
나아가 보병들끼리 뒤엉켜 더 이상 쏜다면 영국군이 오히려 피해가 커질 판이다.
그 틈을 유진과 라살, 후사르 경기병들이 파고 들었다.
-퍼억, 콰직, 투드득!
문득, 라살이 기마로 짓밟은 사람을 보다 눈을 크게 떴다.
“뭐야, 이거? 응?”
어쩐지 복식이 아주 화려하다.
유진은 순간, 백은문자의 알림을 보며 말을 멈춰 세웠다.
누군지 알았기 때문이다.
기마 아래, 몸이 완전히 짓뭉개진 화상을 입은 남자가 피가 섞인 기침을 토했다.
“커억, 쿨럭! 크윽! 이, 이런. 어, 엄청난 공격이군.”
“당신, 설마.”
“이야, 대, 대면은 이번이 처음인가?”
남자, 아서 웰즐리, 곧 웰링턴 공작이 힘겹게 웃었다.
“이렇게 다리가 날아간 꼴로, 뵙게 되어 아쉽군요. 에스파냐 국왕 폐하.”
이미 다리는 로켓의 폭발에 휘말려 날아간 모양이다.
만약 라살이 굳이 짓밟지 않았다 해도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
본래 원역사 워털루 전장에서 다리가 날아간 옥스브리지 남작에게 위로를 건네는 게 아서 웰즐리의 몫이다.
허나 지금은 아서의 다리가 사라졌다.
이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대담한 철공작을 내려보다, 유진이 말했다.
“전쟁은 멋진 게 아니지만, 더욱 멋지게 싸우지 못해서 미안하군.”
“하하하! 원래 전쟁은 참혹한 거요. 폐하.”
“나로선 줄 수 있는 선물이 이것뿐이네.”
역사적 인물이 되었을지 모를 존재다.
나아가 이 시대 나폴레옹을 제외한다면, 단연 전술가로서 일인자라 불릴만한 장군이다.
호쾌한 풍모, 마음에 든다.
그러나 지금 유진은 넬슨을 죽일 때와 똑같은 마음이다.
브뤼에 제독을 잃고, 오직 복수하겠다는 생각만이 가득했을 때와 같다.
-키릭.
저 유명한 [마탄]의 피스톨이 철공작을 겨누었다.
“남길 말은?”
피스톨을 응시하던 철공작, 웰링턴이 씩 웃었다.
“현재에도, 과거에도, 미래에도 최고의 전략가라 불릴 자에게 패배했으니. 여한은 없소!”
아주 잠시, 유진의 방아쇠가 망설이듯 멈췄다.
방금 들은 말은 원역사에서 웰링턴이 남기는 역사적 말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건 승전파티였다.
-탕!
마탄이 철공작의 머리를 관통했다.
“가자, 부황 폐하께!”
유진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패자가 된 철공작을 뒤로 한 채로.
***
아직, 나폴레옹은 세상을 떠나지는 않았다.
“여, 왕위를 계승 중이구나, 유진.”
하지만 몰골은 웰링턴과 비교해도 처참하기 그지없다.
옆에서 노병이 한 사람, 나폴레옹 옆에서 붕대로 피를 틀어막고 있지만, 계속 뿜어져 나온다.
만약에 본대에 남아 있는 폴린이나 라레이가 온다 해도 살리기 어렵다.
노병의 이름은 저 유명한 쇼뱅이지만, 유진에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유진이 말에서 뛰어내려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
이 사람은 유진의 친부가 아니다.
그러나 유진은 단 한 번도, 피와 몸과 이름을 준 남자를 아버지라 여겨본 적이 없다.
반면, 이 남자는 처음 본 순간부터 느꼈다.
아버지라면, 좋겠다고.
찰나, 나폴레옹이 몸을 벌떡 일으켜 유진의 멱살을 쥐었다.
“맹세해라. 샤를을 죽이지 않겠다고.”
유진은 눈을 깜박였다.
옆에서 울고 있는 루이 샤를 카페가 보인다.
샤를을 죽이지 말라는 게, 부르봉 왕가의 후예를 얘기하는 바는 아닐 것이다.
가만히, 생각하던 유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당연하죠. 제 동생인걸요.”
샤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본래 원역사라면 마리 루이즈 폰 합스부르크와 결혼한 후에야 태어날 아이에게 붙여졌을 이름.
바로 올해의 일이다.
허나 유진이 역사를 바꿔 조세핀은 아이를 무사히 둘이나 더 출산했고, 막내 아들에게 그 이름이 주어졌다.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친자, 또한 유진의 이부동생.
유진과 나폴레옹이 가족이라는 혈연적 증거다.
절대 유진은 샤를을 죽이지 않는다.
또 다른 샤를에게 그랬던 것처럼.
“됐어, 그럼.”
나폴레옹이 심호흡을 하며 털썩 몸을 쇼뱅에게 맡겼다.
고작 그것뿐인가?
마지막 순간까지 걱정하는 것은 오직 핏줄뿐인가?
양자에게는 해줄 말이 없는가?
유진이 이를 악물었다.
“아버지, 저는!”
“유진, 아들에게, 뒷일을 맡기며, 길게 말하는 부친은 없다. 내 부친도 그랬다.”
“하지만!”
그 순간 유진이 나폴레옹에게 소리쳤다.
“막을 수 있었다구요!”
만약 조기에 대포를 봉쇄한 후, 회군해 나폴레옹을 옆에서 지켰다면 어땠을까?
아니, 워털루에 나폴레옹이 먼저 진군한다는 위험한 작전을 막았다면 어땠을까?
사실 애초에 굳이 워털루에서 싸우지 않고 프랑스로 회군했다면 어땠을까?
허나 유진은 막지 못했다.
왜?
러시아의 질곡에서 벗어난 나폴레옹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보고 싶었으니까.
그 결과를 온몸으로 맞이한 나폴레옹이 창백한 얼굴로 웃었다.
“그럼, 앞으로 막아라. 그 어떤 파국이 벌어지더라도.”
유진은 눈을 크게 떴다.
미래를, 유진은 안다.
유럽은 서로 식민지를 쟁탈하다 세계대전을 벌이고, 공산주의의 물결이 대륙을 휩쓸며, 군주와 귀족의 시대는 가장 처참한 형태로 끝난다.
지금은 잘난 척하며 떠드는 이들이, 마치 혁명기의 귀족들처럼 수용소로 끌려갈 것이다.
그 결과는 냉전.
나폴레옹이 거기까지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예감하고 있다.
나폴레옹은 힘겹게 말을 뗐다.
“전쟁보다 더 힘든 시대, 혁명을 원하는 자들, 그리고 세상이 널 공격할 거다.”
“아버지, 그건.”
“그 모든 것에 맞서 싸워라. 싸워서 이겨라. 이겨서.”
다시, 나폴레옹이 손을 뻗어 이번에는 유진의 뺨을 만졌다.
“프랑스, 제국을, 지켜라.”
그 제국은 과연 영속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제국을 만든 초대 황제 앞에서 유진은 고했다.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다고.
“예.”
나폴레옹은 빙긋 웃다 시선을 창공으로 옮겼다.
“그래. 프랑스, 군대, 조세핀. 내 모든, 것.”
문득 허공을 휘젓던 팔이 땅 위로 떨어졌다.
-툭.
잔뜩 흐려졌던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쏴아아!
빗속에서 유진은 움직이지 않았다.
전쟁의 소음이 줄어드는 게 들린다.
누가 살고, 누가 죽었으며, 누가 이겼을까?
유진은 그 모든 것이 아무 상관없다는 듯 나폴레옹의 시신만을 보았다.
“국왕 폐하, 아니 황제 폐하.”
문득 빗속에서 시종장 뒤로크가 다가섰다.
“이제, 귀국할 시간입니다.”
유진은 고개를 들었다.
이겼다.
황제의 죽음과 함께.
“그래요. 내가, 황제가 되었군요.”
이제, 새로운 황제가 프랑스로 돌아갈 시간이다.
***
오늘, 파리의 날씨는 비로 흐리다.
-투두둑!
앵 발리드, 루이 14세가 만들고 나폴레옹이 병원으로 재건한 장소.
아직 완성되지 않은 개선문을 지나 앵 발리드로 운구의 대열이 향한다.
이곳에 나폴레옹의 관이 묻힐 것이다.
“나폴레옹, 이렇게, 돌아오다니.”
황후 조세핀이 관을 앵 발리드 건물에서 응시하다 검은 베일 아래, 탄식했다.
전쟁터로 나갈 때마다 죽을지 모른다 생각했다.
아니, 애초에 나폴레옹은 툴롱에서 죽어 조세핀과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전쟁터에서 죽어 돌아온 것이 이상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황후는 남편의 죽음을 탄식하며, 눈물을 흘린다.
-또각.
비가 내리는 운구의 대열.
이 대열에 속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받은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중에는 눈물보다 계산이 앞서는 이들도 있다.
지팡이를 짚으며 따라가는 탈레랑이, 우산을 씌워주던 푸셰에게 물었다.
“투표 결과는 어떻지?”
“말할 것도 없죠. ‘초대’ 황제 폐하의 투표 결과보다도 압도적입니다.”
“과연, 축복의 장례식 속에서 시작되는 제위인가.”
탈레랑의 시선은 자신들보다 앞서 가는 전위의 대열을 향한다.
그곳에는 [보나파르트] 일가가 함께 향하고 있다.
누구보다 슬픈 사람 중 하나는, 이번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사람일 것이다.
과부가 된 여자, 카롤린이 검은 상복 차림으로 어깨를 으쓱였다.
“이제, 나도 과부네.”
“뭔가 별로 슬프지 않은 얼굴이구나? 카롤린?”
“글쎄, 새로운 사랑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 산 사람은 살아야지. 폴린 언니.”
폴린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다 시선을 돌렸다.
“그래. 산 사람에게는 새로운 사랑이 필요하겠지?
그 시선이 향한 곳에 역시, 검은 군복을 입은 청년이 있다.
청년은 관의 운구 대열 앞을 걷다 멈췄다.
황제 모후 레티치아가 검은 베일을 쓴 채 앞에 선 게 보인다.
“유진, 잘 돌아왔다.”
“죄송합니다. 태후 폐하.”
“할머니라고 불러라.”
레티치아는 유진을 정시했다.
“네가 이제, 보나파르트다. 유진.”
유진은 고개를 숙였다, 들었다.
이제 관은 앵 발리드의 안으로 들어섰다.
원형 홀의 중앙에 관이 놓이고 밖에서는 시민들이 애가를 부른다.
만약 일생 치세를 누리다 죽었다 해도, 이런 애도를 받지는 못할 것이며, 오히려 시위 속에서 마지막을 보낼 수도 있다.
그것은 유진의 운명이기도 하다.
“유진.”
문득 유진의 옆에서 감싸쥐는 손이 있다.
“그래.”
마리가 유진을 보며 말했다.
“이 나라, 또 폭동을 일으킬 거야.”
“알아.”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숨어 있어. 언제든, 다시 뒤집으려 들 수 있어. 에스파냐에선 모두가 우리를 사랑할 텐데.”
앵 발리드의 홀에서 바깥, 수많은 시민들이 보인다.
저들은 대혁명의 시기, 이곳 앵 발리드 밖에서 역시 폭동을 일으켰다.
구왕실의 시절 그랬던 것처럼, 제국의 시대라고 해서 달라질 리는 없을 것이다.
불만이 생기면 들고 일어난다.
부정을 절대로 참지 않는다.
나아가, 그럼에도 위대함을 사랑한다.
그것이 이 프랑스라는 나라다.
문득 유진이 시민들, 그리고 마리를 돌아보다 웃었다.
“그럼에도, 난 이 프랑스와 보나파르트를 사랑해. 마리, 너와 마찬가지로.”
나폴레옹의 관이 홀의 바닥에 놓였다.
-쿵!
1810년 8월 15일.
나폴레옹의 생일.
프랑스 제국 황제, 나폴레옹은 앵 발리드의 영묘에 묻혔다.
후계자, 유진 보나파르트의 시대의 개막을 알리며.
유진이 나폴레옹의 진정한 후계자가 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