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2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23화 (외전)(524/547)
외전 (1) 대영제국이 파산했다
빅 벤, 런던의 상징과 같은 시계탑에서 종소리가 울린다.
-뎅! 뎅! 뎅!
하지만 어딘가 빅 벤의 모습은 기울어진 것처럼 보인다.
마치 불에 탄 적이 있는 것처럼 검게 그을린 곳도 벽면 곳곳에 있다.
허나 일상인 것처럼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갈 뿐이다.
사실 빅 벤의 모습보다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한 탓일지도 모른다.
문득 금발머리 중년 상인 한 사람이 빅 벤 앞을 달리며 부르짖었다.
“아이고, 파산이다! 또 파산 선언이 나왔어! 의회발 속보야!”
기다리고 있던 흑발 상인이 펄쩍 뛰었다.
“이게 말이 돼? 어떻게 15년 동안 벌써 5번째 파산 선언이야!”
“거의 3년마다 한 번 꼴이군. 이번엔 지급정지인가. 아니면 아예 채권 지불불능 선언인가?”
“채권 무효!”
금발 상인은 목 놓아 외쳤다.
“전임 정권이 발행한 채권은 전부 무효라는 거야. 수상이 미쳤어! 이걸 통과시킨 의회도 미쳤고!”
사실 빅 벤은 런던 국회의사당 끝 부분에 붙어 있는 시계탑이다.
그러니까 빅 벤 앞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종소리를 기다리고 있던 게 아니다.
하원 의사당, 곧 영국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소식을 기다렸던 거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소식에 상인들이 전부 뒤집어졌다.
“말도 안 돼!”
“퍼킹 지저스! 캐닝이여, 지옥에나 가라!”
“당장 수상 탄핵을! 새로운 수상을 뽑자고 하자! 재선거 하자고!”
금발 상인을 기다리고 있던 흑발 상인이 황급히 붙잡고 물었다.
“미스터 자딘, 농담이지?”
“진담이야, 미스터 메디슨. 빌어먹을, 이렇게 되면 동인도회사 주식이라도 사야 할 판이야!”
“그거야말로 농담 같군. 동인도회사는 지난 15년 동안 매년 부도 위기였잖아? 올해는 어떻게 봄베이 항구에서 인도산 면직물이라도 온 모양인데.”
메디슨이 머리를 쥐어 뜯었다.
영국이 인도에서 패권을 잃은 지도 15년.
그래도 산업혁명은 계속 되었다.
여기에 항해술은 어디 가지 않아 아직도 영국 선박은 오대양을 제 바다처럼 누빈다.
그럼에도 역시 패권자의 우월한 지위와 일반적인 거래자는 다르다.
한때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던 동인도회사 사채는 정크 수준으로 떨어진지 오래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가채권보다는 낫지만 말이다.
문득 자딘이 이를 갈며 낮게 말했다.
“역시 돈벌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해.”
“무슨 소리인가, 그게? 자딘?”
“이번 채권 무효 사태 전에, 수상과 친한 은행가들이 채권을 모두 팔아 제꼈다는 얘기가 있어.”
자딘은 비명을 지르는 상인들 사이를 노려보았다.
“특히 로스차일드와 베어링이.”
아주 묘하게도 채권무효 선언에 침착하게 자리를 뜨는 이들이 있다.
물론 로스차일드와 베어링 가문의 당사자가 이런 자리에 오지는 않는다.
다만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대리인 정도는 보내기 마련.
주위 상인들이 그 말을 듣다 펄쩍 뛰었다.
“그놈들은 프랑스인 아냐? 왜 런던에서 사업하는 거야?”
“로스차일드는 유대인이지. 당장 이 나라에서 유대인을 모두 쫓아내야 해! 프랑스놈들도!”
“옳은 말이야. 망할 프랜치 토스트!”
반유대감정과 반프랑스감정.
당대 영국인을 단합시키는 최고의 묘약이다.
서로 뿔뿔이 흩어져 있던 이들도 유대인과 프랑스인이라고 하면 갑자기 단합한다.
물론 증오의 감정이긴 하지만.
그때 들끓는 상인들 뒤에서 청년 한 사람이 말을 걸었다.
“그러다, 또 [런던 대공습]이 일어날지도 몰라요.”
마치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모두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런던대공습의 기억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일단 빅벤이 검게 타든 것부터 그때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기나 마찬가지인 단어라 아무도 쉽게 말하지 않는다.
자딘이 금기어를 함부로 내뱉은 대담한 청년을 돌아보았다.
“뉘신지?”
“지나가던 신사? 신대륙에서 왔다가, 이제 곧 프랑스 여행을 떠날 거라, 갑자기 들리길래.”
“하, 너 같은 에프에프에프 매국노들이 나라를 망치는 거야!”
제법 멋들어진 중절모를 쓴 청년이 눈을 깜박이며 되물었다.
“그건 또 뭡니까?”
“프랑스 프랜들리 프랜드! 프랑스 것이 최고고, 프랑스인에게 친화적이고, 프랑스에서 살기를 원하는 놈들이지!”
“요새 다 그렇지 않아요? 꼭 저만 그런 것도 아닌데.”
물론 어느 시대나 그렇듯 모두가 [안티-엠파이어] 감정에 목매지는 않는다.
최고를 선망하는 이들은 어느 시대나 있다.
게다가 지금은 프랑스와 영국이 전쟁을 벌이는 시절도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중절모 청년의 말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잔뜩 사재기한 채권이 부도나 화가 난 자딘은 방방 뛰며 고함쳤다.
“여기, 매국노가 있다! 이런 놈들 때문에 국가 채권이 전부 무효가 된 거다!”
그러자 상인들만이 아니라 지나가던 런던 시민들까지 달려들었다.
“으아아! 채권 무효라니! 우리 집은 망했어!”
“저기, 친프랑스파 놈이다!”
“죽여라! 삼색기 옷 무늬가 확실해!”
마침 청년은 ‘요새’ 유행하는 중절모가 무색하게 유채색 옷차림이었다.
물론 프랑스가 삼색기를 쓰지 않은지 꽤 되긴 했지만, 그건 런던 시민이 알 바 아니다.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중절모 청년이 당황해 뒤로 물러났다.
“오우, 신대륙에서 왔다고 프랑스파라니 그런 몰상식한 말을.”
그때 거리에서 마차가 달리다, 멈췄다.
육두마차.
한눈에 보기에도 귀한 명마들이 숨을 몰아쉰다.
요새 거리를 누비는 ‘느린’ 증기자동차와 비교할 수 없는 구시대의 명품이다.
마차 문이 열리더니, 금발머리 소년이 얼굴을 내밀었다.
“이쪽으로, 도망 오지 그래?”
“응?”
“그러다 맞아 죽을 거 같은데?”
중절모 청년은 눈을 깜박이다 황급히 마차로 뛰어 들었다.
“일단 신세 좀 지지!”
육두마차가 빅 벤을 지나쳐, 런던 거리를 달려갔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1백 명의 반프랑스 감정으로 들끓는 상인들을 뒤로 한 채로.
***
아직, 런던 교외는 환경 보호라는 걸 모르는 불모지다.
“이야, 덕분에 살았군. 그런데 왜 이렇게 마차가 좋아? 어디 도련님이야?”
숲이라고는 찾아볼 길 없는 초지 위에서 육두마차가 멈췄다.
지난 18세기에도 말을 여섯 필이나 쓰는 마차는 사치의 상징이었다.
하물며 증기자동차가 도입 중인 [신세기], 19세기라면 말할 것도 없다.
육두마차의 주인, 금발머리 소년이 어깨를 으쓱였다.
“도련님 소리 들을 건, 그쪽 신사분 같은데?”
“응? 내가 왜? 제법 거친 피부가 안 보이나? 얼마 전까지 대서양 항해선에서 선원 노릇을 했다고?”
“영국인들은 사용하는 단어와 억양에서 [계급]이 드러나더군.”
금발머리 소년이 싱긋 웃었다.
“귀족이지?”
잠시 중절모 청년은 침묵을 지키다 난처하게 웃었다.
“들켰나?”
“어느 가문인데 친프랑스파 같은 소리를 하는 거야? 요새 같이 어려운 세상에.”
“아, 가문에 대한 편견은 버려주길 바래. 내 이름은 헨리, 어려운 파산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
파산 시대를 신대륙 여행이나 하고 다니는 남자, 헨리가 호탕하게 웃었다.
“사실, 우리 집안도 지금 파산 상태라고. 전재산이 정부 채권에 묶여 있거든. 핫하하!”
그런 것치고는 빚쟁이에게 쫓겨다니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신세기는 어느 나라나 격변기.
귀족 가문이라 해도 자산이 없으면 곤란을 겪는 것은 같다.
금발머리 소년이 고개를 까딱이다 입을 열었다.
“그럼, 돈벌이가 필요하겠군.”
“뭐, 일자리라도 주려고? 점점 더 도련님 가문이 궁금해지는데?”
“당신을 아까 ‘린치’하려던 사람들은 궁금하지 않은가 보지?”
금발 소년은 눈을 반짝이며 설명했다.
“윌리엄 자딘, 제임스 서덜랜드 메디슨. [광저우]에서 자딘메디슨 컴퍼니를 운영하는 자들이지.”
아주 이상한 일이다.
그저 마차에 탄 채 길을 지나가던 소년이다.
한데 어떻게 중절모 청년, 헨리를 때리려던 남자들을 알고 있을까?
마치 이전부터 추적하던 것처럼.
헨리는 묻는 대신, 다른 쪽에 관심을 돌렸다.
“광저우? 동방의 신비 대국 [칭]의 항구인가? 광저우 이스트 [서틴] 상인들이 런던에 얼마 전, 상관을 열었다고 들었는데. 정말 좋은 일을 하는군!”
“칭은 신비 대국도 아니고, 자딘메디슨이 좋은 일을 하는 곳도 아냐.”
“왜? 동서교류의 장을 여는 일 아닌가? 그쪽에 우리의 싼 기계 면직물을 수출하고, 우리는 ‘티’를 수입하고! 캬, 자유무역 만세로군!”
너스레를 떠는 헨리를 빤히 보다 금발 소년이 콧방귀를 뀌었다.
“신대륙 여행 다니느라고 공부 안 했나 봐? 사람이 면포 짜는 청나라가 훨씬 싸. ‘티’와 ‘실크’는 유럽인들이 없어서 못 사는 판이고. 괜히 영국 정부가 또 파산선언한 게 아냐.”
차, 그리고 비단.
동방에서 영국과 유럽으로 수입되는 귀중품이다.
그런데 둘 다 엄청나게 비싸다.
모두 은으로만 살 수 있다는 것도 같다.
반면 유럽에서는 청나라에 딱히 수출할 게 없다.
왜냐하면 기계로 만드는 면직물은 아직 압도적인 인구가 만들어내는 면포보다 비싸서다.
실상을 몰랐던 헨리가 깜짝 놀랐다.
“그럼, 그 친구들은 뭘 수출하는 건데?”
그때서야 금발 소년은 묘하게 웃다, 대꾸했다.
“오피움.”
그러니까, [아편]을 말하는 그리스어다.
***
어두운 밤, 런던항을 출발 준비하는 범선들이 있다.
“자, 빨리빨리 옮겨! 이거 진짜 생산설비를 인디아에 설치해야 하는데. 여기까지 갖고 와서 정제해야 하다니, 너무 불편해!”
무려 19척의 대형 쾌속 범선.
이 정도의 민영 함대를 움직일 수 있는 상인은 런던에도 몇 명 없다.
심지어 로스차일드 가문도 증기선 정도는 한 척 있지만, 범선은 이렇게 많지 않다.
41세, 상인으로서는 한창 나이인 윌리엄 자딘이 선원들을 진두지휘하며 투덜댔다.
문득 옆에서 동료인 제임스 메디슨이 혀를 찼다.
“이걸 다시 광저우까지 보내야 하는 건가? 멀군.”
“대신, 한 번 보내고 나면 엄청난 돈이 들어오지. 퍼킹 캐닝! 그 작자가 파산 선언만 하지 않았어도 이런 모험을 하진 않을 텐데 말이야.”
“조금 더 실으면 안 되나! 어이, 가루 하나로 흘리지 말게! 그게 다 황금이야!”
메디슨이 잔소리를 할 때였다.
-콰당!
갑자기 지팡이를 휘둘러 선원을 후려치는 자가 있었다.
선원이 땅에 쓰러지고 상자가 항구 앞 바닥에 굴렀다.
그러자 상자가 열리고 가루가 쏟아져 내렸다.
“뭐야!”
메디슨이 눈을 부릅뜨며 달려가자, 지팡이를 휘두른 청년이 어둠 속에서 말했다.
“어이가 없군. 아무리 그래도 긍지 높은 그레이트 브리튼의 상인이 아편을 팔아? 그것도 무역 상대국에게?”
아편, 그러니까 양귀비를 정제해 만드는 마약이다.
물론 아직 아편이 마약이라는 금지 품목으로 명확히 규정된 시대는 아니다.
허나 영국 본국에서 아편을 파는 상인은 아무도 없다.
먹게 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다들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악마의 약을 버젓이 청나라 광저우 항구로는 교역상품으로 가져간다.
누가?
자딘과 메디슨을 비롯한 광저우 거래 동방 상인들이.
메디슨이 낯을 찡그렸다.
“너, 뭐야?”
“우리는 분명히 졌지. 프랑스에게. 하지만 최소한 프랑스처럼 식민지를 등쳐먹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다. 오직, 무역으로만, 자유시장 경쟁으로 이익을 얻는다는 긍지가 있어.”
“무슨 헛소리야? 저놈 잡아!”
그때 어둠 속에서 지팡이 청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렇게 런던 항구, 그것도 의사당 바로 코앞에서, 아편을 생산하고 운반해? 너희 같은 놈들이 조지 4세 국왕 폐하의 깃발을 더럽히는 거다!”
말이 통할 자가 아니다.
그렇지만 자딘과 메디슨도 아편 거래를 하루 이틀한 처지는 아니었다.
자딘이 주춤거리는 메디슨 대신 선원들에게 명령했다.
“바닷속에 처넣어!”
그때 격발음이 울렸다.
-탕! 탕! 탕!
허공에 울려 퍼지는 피스톨 소리에 다들 주춤할 때, 어둠 속에서 수십 명이 나타났다.
“모두 물러서라! 경찰이다!”
“뭐, 뭐야?”
“소개가 늦었군. 미스터 자딘.”
지팡이 청년, 헨리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스코틀랜드 야드, 신임 총경 헨리 에드워드 폭스다. 널 감옥으로 보낼 사람의 이름이다.”
헨리의 풀네임을 들은 순간, 자딘이 눈을 깜박이다 고함쳤다.
“홀랜드 남작! 빌어먹을 친프랑스 매국노!”
폭스.
그 이름은 영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과거 프랑스 혁명을 애호해 실각했던 제임스 폭스.
그러나 프랑스의 런던 [기구] 대공습 이후 다시 재집권해 피트가 망쳐버린 영국을 재건한 대정치가.
바로 그 폭스의 조카가 승계한 가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는 넌 약쟁이 상인이지. 모두 끌고 가!”
홀랜드 남작 폭스가 손짓하자, 경찰들이 달려와 선원과 자딘, 메디슨을 포박했다.
최근 신임 내각이 만든 런던 광역경찰청, 통칭 스코틀랜드 야드의 성과다.
물론 내각은 어쩌면 무역을 방해했다고 달갑지 않게 여길지도 모른다.
허나 눈앞에 범죄가 있는데 내버려두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장내가 고요해진 직후, 박수 소리가 헨리 뒤에서 울렸다.
“이야, 멋진데. 대단하군. 전혀 정체를 몰랐어.”
“나야말로 네 정체가 궁금한데. 넌 누구지?”
“유진이라고 했잖아.”
어둠 속, 구경하고 있던 금발머리 소년 [유진]을 향해 헨리가 물었다.
“프랑스 황제 [외젠] 1세와 무슨 관계냐?”
물론 그 이름만으로는 여기까지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헨리 홀랜드 남작은 본 적이 있다.
프랑스 제국 황제의 얼굴을.
어쩐지 본 적이 있다 싶었는데, 눈앞의 소년이 흡사할 정도로 닮았다.
금발머리 소년, 유진은 폴짝 뛰어 항구 앞, 널부러진 오피움을 걷어찼다.
“외젠이 아니라 유진이라고. 흔한 이름이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신대륙에선.”
“신대륙에서 오기라도 했다고?”
“아니, 내 고향이라고. 어머니가 신대륙에 방문했을 때 태어났거든.”
유진이 싱긋 웃었다.
“뭐, 다 아는 거 같으니까 소개할까? 유진 드 보아르네 부르봉 보나파르트. 에스파냐 마리아 여왕의 차남이야.”
아주 길다란 가문명을 듣다 헨리가 입맛을 다셨다.
너무 초특급 인사가 눈앞에 있다.
비록 미성년이라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그냥 관광객으로 런던에 왔을 리는 없다.
“런던에는 자딘을 추적해서 온 거군.”
“광저우만 아편을 파는 게 아니었거든. 요새 카이로에도 팔고 있어서.”
“런던 경시청이 협조하지 않으면 어떡할 생각이었지?”
그러자 유진은 품에서 피스톨을 꺼내 들었다.
-철컥.
멋들어진 은제 피스톨에 헨리가 깜짝 놀라 물러나자, 유진이 피식 웃었다.
“자력구제?”
과거, [마탄]으로 유명했던 프랑스 황제의 악명은 아직 저명하다.
어째 총탄에 심장이 뚫리지 않을까 헨리조차 걱정할 정도다.
찰나, 유진이 손을 거두며 돌아섰다.
“하여간, 덕분에 쉽게 해결했어. 그럼,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다시 보자구!”
달빛에 그림자를 드리운 유진의 뒷모습을 보다, 헨리 에드워드 폭스가 혀를 찼다.
“아무래도 런던이 또 한 번 공중 폭격이라도 당한 것 같군. 쳇.”
1825년 1월.
영국 정부가 5번째 파산선언을 한 때.
유진과 폭스가 처음 만난 날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