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2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25화(526/547)
외전 (3) 로스차일드는 철도 불사조다
1825년, 세계 경제의 핵심은 어디일까?
“당연히 파리지. 황금도, 석탄도, 강철도 모두 파리로 몰려들고 파리에서 나간다. 그러니, 파리가 최고야!”
실크 중절모를 쓴 중년 남자가 열변을 토했다.
마치 영국인 신사처럼 보이지만, 덥수룩한 수염은 면도를 잘하는 영국인과는 다르다.
만약 유대인들이 쓰는 키파라도 쓰면 꼭 랍비처럼 보일 것이다.
반면 파리 찬양을 시큰둥하게 듣는 바로 앞에 앉은 남자는 영국식 콧수염을 기르고 있다.
옷차림은 정반대로 화려한 프랑스 앙페르 스타일인 콧수염 남자가 되물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네이선 형님?”
“왜, 아니냐. 자크?”
“런던에서 파산 회사를 사고 파는 형님이 훨씬 속 편해 보입니다. 전 매일 황제와 수상과 의회까지 비위 맞추느라 죽겠습니다!”
랍비 신사, 네이선 로스차일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나도 수상이나 의회 비위는 맞춰야 하는데?”
“형님이야 배신자 소리는 안 들을 거 아닙니까. 저는 걸핏하면 [혁명제국전쟁] 때 우리 가문이 배신한 문제로 위협 받습니다.”
“그래도 은행이 망할 염려는 없지 않느냐? 난 은행도 같이 파산할 위기에 시달린단 말이다. 지난주에도 영국 정부가 국채 무효를 선언했어.”
그러자 영국식 프랑스 귀족, 자크 로쉴드가 깜짝 놀랐다.
“설마 베어링이 혼자 다 먹었습니까? 그 파산 국채들?”
이 두 사람은 그러니까 [로트실트], 영어로 로스차일드라 불리는 가문의 형제들이다.
본래 로스차일드 일족은 프랑크푸르트의 환전업자에 불과했다.
허나 헤센 가문의 금고지기로 자본을 크게 쥐었다가, 대혁명을 맞이했다.
당시 대혁명을 주도한 혁명가들은 자유와 평등을 주장했는데, 그보다 더욱 중시했던 이념이 있다.
바로 세속주의다.
이게 뭐냐면 종교를 정치에 관계시키지 않는 이념이다.
혁명 이전에 프랑스에 가톨릭 교단이 끼친 악영향 때문에 발생한 사조다.
그런데 이 세속주의와 평등 이념이 결부되자, 혁명가들이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유대인, 곧 기독교 신자가 아니란 이유로 차별받던 이들이 부상한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가장 잘 타고 올라온 유대인 가문이 바로 로스차일드다.
현재 영국 런던에 자리잡은 네이선 로스차일드가 투덜댔다.
“사실상 그렇지. 쯧! [황제] 폐하의 초기 스폰서라는 이유로 프랑스 정보부가 너무 봐줘.”
“거기서 프랑스 정보부 얘기가 왜 나옵니까?”
“왜냐면 영국 수상은 이 문제를 발표 직전까지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거든. 동인도회사 임원진만 알았다고 하더구나.”
네이선은 이를 갈며 홍차를 연신 들이켰다.
“진작, 그놈의 동인도회사를 파산시키고 영국 재계를 베어링과 반분했어야 하는데. 신대륙 사업이 바빠 내버려 둔 게 실수야.”
사실 기회는 많았다.
당장 네이선이 마시고 있는 홍차만 해도 동인도회사가 아니라, 보아르네 카르텔이 독점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보아르네 카르텔이 전부 상권을 독점하는 것은 로스차일드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또한 황제도, 황후도, 혹은 보아르네 카르텔의 최고지배인 앙투안 다마스도 다른 사업으로 너무 바빴다.
그러다 보니 동인도회사가 살아날 틈이 생겨난 것이다.
인도 무역과 청제국 무역으로.
그 결과 홍차 교역을 중심으로 아직도 동인도회사는 생존 중이다.
자크가 피식 웃다 물었다.
“미합중국 연방정부도 설마 파산 선언이라도 했나요? 바쁘시다고 하니.”
“넌 신대륙 사업 안하는 듯이 말하는구나. 뉴스페인이나 뉴프랑스에선 너도 사업체가 있을 텐데?”
“누에바 에스파냐와 누벨 프랑스입니다. 거기야 대리인들이 알아서 하는 거고 전 수에즈만으로도 벅차요.”
자크 로쉴드는 원래 황제 시종 출신이다.
로스차일드가 한때 반프랑스 제국들과 손을 잡은 적이 있다.
하지만 제국의 ‘위대한’ 선황과 현 황제가 전쟁으로 그 제국들을 격파하자 로스차일드는 재빨리 무릎을 꿇었다.
그때 볼모로 잡혀왔던 게 바로 자크다.
이제는 볼모가 되기에는 너무 늙은데다 파리의 대은행가가 된 자크가 창밖을 보며 일렀다.
“게다가 요새 황제 폐하께서 역점을 두신 사업은 따로 있습니다.”
파리 시내는 어지럽기 그지없다.
한 번쯤 싹 쓸어버리고 정리를 해야 할 테지만, 황제는 좀처럼 신시가 건설 사업을 허가하지 않는다.
만약 허가만 한다면 [로쉴드] 은행이 투자한 [소시에테]들이 건축업을 독점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애석하게도 황제는 보다 더욱 큰 사업만 신경쓴다.
역점 사업이란 말에 네이선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무슨 소리냐? 수에즈 운하보다 더 돈 되는 일이 있어?”
“있죠.”
“뭔데? 너만 먹지 말고 같이 좀 살자. 형제 좋다는 게 뭐냐? 그렇잖아도 다른 형제들은 다 망했으니 우리 둘이 잘 되어야 하는 거 알지?”
본래 로스차일드 가문의 형제는 모두 다섯.
허나 오스트리아와 프랑크푸르트, 이탈리아에서 투자업에 종사하던 형제들은 모두 비실비실한 상태다.
물론 망했다는 건 네이선이나 자크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일 뿐이긴 하지만.
자크는 네이선을 힐끗 보다 묘하게 웃었다.
“네이선 형님, 아무리 우리가 형제라도 사업은 이익이 가장 중요하죠. 아무 대가도 없이 중요 정보를 날로 드시려구요?”
그러자 네이선의 낯이 굳어졌다.
“너무 비싸게 굴면 내가 직접 쉬르테의 로슈자클랭에게 물어보는 수가 있다.”
“그러다 황제 폐하 호출 받으실 텐데요.”
“요 근래 황후 폐하랑 별거 중이시라 그럴 정신 없으실걸? 게다가 2황자 전하가 런던으로 가출하셨는데, 설마 나와 척지겠냐?”
이번에는 자크가 놀랄 차례다.
“유진 주니오르 황자가 또 가출했어요? 아주 상습법이군요?”
유진 주니오르, 세비야 공작.
라틴어로 통칭 [주니오르]라고 불리는 2황자는 황실의 공공연한 골칫거리다.
특히 잦은 가출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다행히 1황자인 카를이 모범생이라 대형 스캔들로 번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약 유진 주니오르가 런던에서 벌인 일이 알려졌다면 얘기가 다를 것이다.
오리엔트 아편 무역에 관여하던 자딘 상회를 일망타진해 버렸으니까.
어떤 의미에선 국제적 스캔들이 될 수도 있는 사건이다.
이런 기밀까지는 입에 답지 않은 채, 네이선이 어깨를 으쓱였다.
“뭐, 그랜드 투어인 셈 치면 되지. 젊었을 때는 여행도 하고 여자랑 놀기도 하고 그러면서 크는 법이야.”
“그 나이 때 황제 폐하가 어땠는지 아시죠? 그 황제 폐하 따라다니느라 고생한 저도 아시고?”
“흥, 그래서 이 거대한 은행이 네 소유가 된 거 아니냐? 자, 파리 로스차일드 뱅크 오너 양반. 너무 비싸게 굴지 말고 이제 알려줘. 2황자가 어디 있는지도 알려줬잖아?”
파리 로쉴드 방크 행장실에서 자크가 네이선을 보다, 한숨을 쉬며 답했다.
“철도입니다.”
19세기 현재, 그야말로 최신 과학 문명의 산물이다.
***
본래 철도 기술은 영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져야 했을지도 모른다.
“이게 말이 돼? 원래 증기기관은 영국에서 먼저 만들어졌잖아. 심지어 증기자동차도! 대체 어째서 프랑스가 이런 혁신적인 시스템을 먼저 도입하고 있는 거지?”
런던 베어링스 뱅크 행장실에서 프랜시스 베어링이 펄펄 뛰며 외쳤다.
이제 노인이 된 베어링이지만 여전히 현역처럼 활발하다.
아마 돈을 많이 벌어 좋은 것을 많이 먹은 탓일 거라 생각하며, 네이선이 대꾸했다.
“그게 왜 놀랍소, 미스터 베어링? 황제 폐하가 영국 기술자를 전부 프랑스로 데려간 탓 아니오.”
“아니, 그래도 남아있는 친구들도 있잖아! [런던대공습] 이후에도 기술 발전은 계속됐다고!”
“전부 돈 때문이지요.”
네이선이 입가를 틀며 책상을 두들겼다.
“누가 특허만 등록하면 바로 [보아르네 컴퍼니]에서 스카웃하더군요. 그러니 기술자가 런던에 남아날 리가 있겠소? 해운업자, 금융가, 환치기 도박꾼들만 성행하지.”
한때 영국이 산업혁명의 중심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허나 지금은 영국의 핵심 산업은 무역과 금융, 그리고 환율 장난이다.
유럽 산업의 핵심은 이미 프랑스의 [방데]로 옮겨간 지 오래라는 것을, 사업가라면 누구나 안다.
문득 베어링이 미간을 찡그렸다.
“이봐, 네이선. 자네도 엄연히 영국 시민임을 잊지 말게. 프랑스인이 아니라.”
“그야 아주 잘 알지요. 비록 영국 수상은 날 프랑스인 취급하는 것 같지만.”
“그런 점에서, 이 [아이언 레일]이란 시스템, 투자할 방법 없겠나? 이건 혁명이야. 인더스트리 레볼루션이라고! 먼저 투자하는 자가 다 먹는 게임이 확실해!”
그때 네이선이 혀를 찼다.
“쯧쯧, 미스터 베어링. 정말 그렇다면 내가 왜 당신을 찾아옵니까? 자크랑 얘기해서 우리 가문이 다 먹으면 될 것을.”
베어링은 눈을 깜박였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선제투자로 전부 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네이선이 왜 베어링과 손을 잡는단 말인가?
로스차일드 가문 내 투자만으로도 자본금은 충분할 것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베어링이 물었다.
“그러고 보니 맞군. 왜 왔나?”
“유럽은 텄어요, 미스터 베어링.”
“어쩐지 나는 파리에 가본 적도 없는 촌뜨기인 것처럼 얘기하는군.”
1주일 전, 동생 은행에서 파리가 최고라 외치던 네이선이 빙그레 웃었다.
“프랑스에 뿌리 박은 사업가가 아니면, 아무 것도 못 한다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신대륙은 다르지요.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친프랑스파 사업가라면 발 뻗기 쉬워요.”
베어링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신대륙? 미합중국 말인가?”
“뉴프랑스와 뉴스페인, 페루, 아르헨티나, 뉴그라나다도 마찬가지지요.”
“거긴 전부 프랑스 식민지잖나.”
그 순간 네이선이 책상을 내리쳤다.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모두 사실상 독립국가고 군주로 보아르네-부르봉 가문을 섬길 뿐이에요. 황제가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놓은 거구요!”
예전에 황제는 누벨 프랑스를 정복하고, 다시 에스파냐 왕위를 이으며 누에바 에스파냐도 손에 넣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프랑스인들, 아니 유럽인들은 신대륙이 프랑스의 영토라 생각한다.
하지만 법적으로든, 혹은 실질적으로든 신대륙은 오직 황제의 개인 영지일 뿐이다.
어째서 이렇게 [반현대적], 혹은 [중세적]인 사태가 발생했을까?
눈을 굴리던 베어링이 무릎을 쳤다.
“과연, 프랑스 황제직은 선출직이니까?”
“왜 헌법을 안 바꾸는지 모르겠지만, 바로 그겁니다. 혹시 차기 황제 선거 때 다른 가문 사람이 황제가 될까 봐 일부러 [가문령]으로 삼았죠.”
“그래서 본국 통제가 약하고, 프랑스 사업가들도 덜 설친다 이거군.”
이제야 알아들은 베어링을 보며 네이선이 회심의 미소를 머금었다.
“지역 자본가들의 자본 총량은 작구요. 자, 어떻습니까? 함께 해보시겠소?”
당연히 돈 되는 일에 멈출 베어링이 아니다.
***
기차가 요란하게 연기를 내뿜는다.
-뿌우웅!
그 모습을 보다, 기차를 만든 장본인이 혀를 찼다.
“이거, 내가 영국인을 위해 일해도 되나 모르겠소만.”
원래 영국인이었던 조지 스티븐슨을 향해 네이선이 고개를 저으며 타일렀다.
“아, 이거 왜 이러나? 어디까지나 뉴프랑스, 아니 누벨 프랑스와 누벨 에스파냐를 잇는 철도야. 모두 프랑스의 이익으로 이어진다고!”
“철도 수익금의 대부분이 두 분께 돌아가는 걸, 내가 모르겠소?”
“특허권자인 자네에게도 일부가 돌아가지. 후후.”
흰 수염 신사, 베어링도 스티븐슨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웃었다.
“자본에 국적은 없다네. 미스터 스티븐슨. 잘 알아두게.”
마치 화답이라도 하듯, 최초의 신대륙 횡단 열차가 요란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덜컹, 덜컹, 삐이익!
마치 황금을 뿜어내기라도 할 듯한 기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