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2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27화(528/547)
외전 (5) 프리메이슨이 반혁명에 나선다
본래 프리메이슨은 영국 신사사회에서 시작된 것으로, 비밀 클럽이다.
“하지만 이제는 프랑스 오리엔트 본부가 프리메이슨의 핵심이지. 비밀도 아니고.”
프리메이슨 오리엔트 지부 총 수장, 라파예트가 간판을 보며 씁쓸히 웃었다.
파리 한복판, 아주 개선문처럼 커다란 건물과 글자가 돋보인다.
시민 누구나 이곳에 프리메이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때 왕실에 반역분자로 찍혀 몰래 회합을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이제는 오히려 프리메이슨 회원이 되겠다고 명사들이 난리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프리메이슨의 원칙은 같다.
자격을 가진 자만이 회원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오를레앙 공작이 수장이었던 프리메이슨이다.
과연, 진리로 자유를 얻는다는 프리메이슨의 [이상]을 실현할 자격이란 무엇일까?
늙으면 추억을 회상하며 산다는데, 라파예트는 회한만 치밀어 입맛이 썼다.
그때 라파예트의 뒤에서 호들갑 떠는 웃음이 들렸다.
“호호호! 이젠 그냥 사교 클럽 아니었나요?”
“스탈 부인, 아니 이제는 이혼했으니 네케르 부인이라 불러드려야 할지? 아무리 그래도 프리메이슨은 여전히 이념결사 집단이오. 단순한 [클레브]와는 다르지.”
“그냥 마담 스탈이라고 부르세요. 그렇지만 이념 결사라니? 요새는 피라미드 수행이 유행이라면서요? 정말 피라미드 모형 안에 들어가면 건강해지나요?”
아직도 통통한 노부인의 지적을 듣다, 라파예트가 낯을 찌푸렸다.
“글쎄, [아부 심벨] 공작은 그렇게 말하더군요. 나로선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아부 심벨, 이집트 나일강 중류에 위치한 옛 유적의 이름이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부 심벨 공작은 프랑스령 이집트에서 공훈을 쌓은 자다.
하지만 너무 이집트를 사랑한 나머지 피라미드 신봉자가 되어 버렸다.
혹시 본인만 그렇게 되었다면 상관이 없는데, 파리로 돌아오면서 프리메이슨에 피라미드 예찬론을 도입했다.
결과적으로 파리 프리메이슨 본부 부근에는 잡상인이 설치고 다닌다.
“피라미드 모형 사려! 프리메이슨이 인증한 신비의 건축물이오!”
“이 피라미드 텐트에서 하룻밤을 자면 무병장수합니다!”
“아부 심벨 공작님이 인증한 피라미드 조제 명약을 드셔보세요!”
수많은 장사꾼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다, 마담 스탈이 깔깔 웃었다.
“저런 사기꾼들은 단속 안한대요? 푸후훕!”
“역시, 아부 심벨 공작이 옹호하고 있으니 다루기 곤란하다고 하더군.”
“새로 [제국수상]이 되시면 저 문제부터 대처하시죠? 품격 떨어져요. 특히, 프리메이슨의 품격도.”
알고 보면, 마담 스탈은 프랑스 재무장관이자 대은행가였던 네케르의 딸이다.
그저 베스트셀러 작가로만 유명하긴 하지만, 국정 운영에 대해서도 제법 능통하다.
다만 최근에 외유로 유럽 바깥 세상만 돌아다니더니 감이 떨어진 모양이다.
라파예트가 고개를 저으며 본부 건물로 들어섰다.
“글쎄, 지금 상황은 저런 장사꾼들이나 상대할 만큼 간단하지 않은 것 같던데.”
가볍게 라파예트의 뒤를 따르다 마담 스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죠? 폐하께서 그랜드 마스터를 수상직에 올리는 건, 누벨 프랑스 파벌을 잠재우는 대책 아니었나요?”
“신대륙에 머물 때는 나도 그게 전부인 줄 알았지. 귀국해서 보니 국내 문제가 심각하더군요.”
“어떻게요? 사실 나도 여행만 다니느라, 프랑스 국내 소식은 잘 몰라요. 최근엔 인도 여행을 다녀왔죠. 내 인도 여행기가 곧 베스트셀러가 될 거예요.”
슬쩍 본인 저서를 자랑하는 마담 스탈을 물끄러미 보다, 라파예트가 걸음을 멈췄다.
“반제국혁명이 일어날 거란 얘기가 있소.”
그 이름만으로도 놀라운 얘기다.
옛날, 18세기 같으면 한 마디로 반역자들이란 얘기가 아닌가?
혁명을 온몸으로 헤쳐나왔던 여자, 스탈 부인이 눈을 부릅떴다.
“누가 그런 바보 같은 짓을 꾸민대요? 지금 프랑스 제국은 시민 제정이에요. 시민들이 투표로 황제를 뽑는다구요.”
“미합중국처럼 임기가 정해진 행정관을 뽑는 건 아니지. 지금 학생들 사이에서는 미국식 민주주의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하오.”
“에송이들 같으니! 로베스피에르 때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 눈으로 봤어야 알죠!”
직접 민주정은 민주주의자들의 이상이다.
한때 대혁명을 지지했던 마담 스탈도 아주 잘 안다.
또한 전제군주정을 지향했던 선제에게 반대 운동도 펼친 바 있다.
허나 직접 민주제가 폭주할 때,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대학생들이 왜 모를까?
로베스피에르가 만약 3년만 더 집권했어도 백만의 사람이 죽었을 거란 얘기가 있다.
날마다 기요틴에 죽어가던 이들을 아직도 기억한다.
몸을 부르르 떠는 스탈 부인을 다독이며, 라파예트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알자스와 로렌, 투르 산업지대에서 노동자들 불만이 터지기 직전이라더군.”
이번에는 의아한 눈으로 스탈 부인이 되물었다.
“방데가 최대 공장 밀집 지역이잖아요? 그 다음은 홀란드 부근 [오드 프랑스]고.”
“서부야 친보나파르트파 거점이 아니겠소? 오드 프랑스는 불온하긴 하지만 홀란드에 오슈 카이로 대공이 자리 잡고 있으니, 들고 일어나기 쉽지 않지요.”
“애초에 폐하께서 [산업혁명]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땅이나 파고 있을 텐데 대체 무슨 불만이래요?”
애초에 [노동자]라는 존재 자체가 공장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런데 공장이라는 건 결국 증기기관과 기계, 기술자의 결합체다.
프랑스 제국에서 본격적인 산업혁명이 일어났기에 노동자가 발생했고, 농민들이 노동자로 전환될 수 있었다.
도대체 본인들을 누가 탄생시켰다 여기며 반제국혁명에 동참한단 말인가?
라파예트는 고개를 저었다.
“시대가 달라졌소. 마담 스탈. 이제는 투표권이나 굶주림으로 혁명이 일어나지 않지. 노동자들이 말하는 바는 자본가 척살이오.”
그 순간, 대은행가의 딸인 스탈 부인이 분통을 터뜨렸다.
“아니, 대체 자본가 없이 어떻게 나라가 운영된다는 거예요! 미친 빨갱이들!”
사유재산이 신성불가침의 권리였던 대혁명 때도 없었던 주장이니까.
***
물론 프리메이슨 회원 모두가 스탈 부인처럼 생각하지는 않는다.
“노동자 없이 어떻게 자본가가 성립합니까! 우리 프리메이슨도 힘 없는 노동자들과 함께 보조를 맞춰야 합니다!”
특히 혁명을 모르는 세대, 19세기 출생자들은 대부분 그렇다.
그중 가장 유명한 청년이 목청을 높이고 있다.
문득 프리메이슨 본부 홀에서 연설 중인 청년을 보다, 프리메이슨 회원 오귀스탱 티에리가 물었다.
“저 도련님이 왜 저러죠?”
“이제 23세시네. 샤를 나폴레옹 대공도. 슬슬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싶겠지.”
“그러면 퇼르리 궁전에 가서 얘기하지, 왜 하필 우리 프리메이슨에서 얘기하는 겁니까?”
나름 혁명을 옹호하는 역사가, 티에리도 시큰둥한 반응인 것을 보다 라파예트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거야 아부 심벨 공작 때문이지. 후견인 아닌가.”
찰나, 청년 바로 옆에서 [아부 심벨] 공작이 열정적으로 외쳤다.
“옳소! 내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과거 피라미드를 만든 파라오들도 노동자들에게 휴가와 복지를 제공했다고 하오! 그게 4천 년 전이오!”
“세상에, 4천년 전에 그런 선진적인 제도가!”
“우리 프랑스 제국은 4천년 전 이집트인들보다도 못한 거요!”
노인의 연설은 청년과 달리 힘이 넘친다.
어쨌든 혁명과 전쟁, 그리고 이집트를 돌파해온 역전의 명장이니까.
이집트 전문가, 아부 심벨 공작 클레베르가 두 팔을 지휘라도 하듯 휘저었다.
“그러니 노동자들에게 평등을 주어야 하오. 그게 대혁명의 정신이자, 대혁명을 승계하는 우리 제국의 이상 아니겠소!”
본래 클레베르는 석공 출신이다 보니, 자유 석공들의 모임인 프리메이슨에서 빠질 수 없는 명사다.
또한 프리메이슨은 본인들의 기원을 고대 이집트에서 찾는다.
하여 청년의 말에 반감을 가진 회원들도 클레베르에게는 드러낼 수가 없다.
이들, 비밀결사체 프리메이슨의 비의에 대해 가장 정통한 남자가 이집트 애호연구가 클레베르이기 때문이다.
그때 누군가 구석에 앉아 있던 또 다른 노인이 입을 열었다.
“그럼, 제국이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겁니까?”
클레베르는 시선을 돌리다, 낯을 찌푸렸다.
“그렇게 말한 적은 없소. 무슈 데물랭.”
“루이 필리프 [퀘벡] 대공이 자주 말하는 바죠. 미국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프랑스도.”
“이, 이건 정치제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데물랭 편집장!”
순간 청년, 그러니까 황제의 이부동생 샤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대공이 외쳤다.
“어디까지나 복지의 문제입니다. 지금 공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이대로 가면 결국 정말로 혁명이 터져요!”
당연히 샤를 나폴레옹도 제국의 은총을 받은 자다.
제국이 무너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장지대 노동자들의 불만이 드높은 것은 현실.
이것을 막지 못하면 더욱 큰 문제가 터질 거라 생각하는 것이다.
프랑스 제일의 언론인이자 야권 지도자, 데물랭이 더듬거리지 않고 물었다.
“그럼, 대공 전하의 대안은 뭡니까?”
샤를 나폴레옹은 마른 침을 삼키다 설명했다.
“국가연금입니다.”
“연금? 노동자들에게 그냥 무턱대고 돈을 주자는 겁니까?”
“무턱대고 주자는 게 아닙니다. 그 사람들은 놀고 먹는 백수가 아닙니다. 일해서, 가치를 창출하고, 돈을 법니다. 그 돈의 일부를 미리 떼 놓자는 겁니다. 물론.”
문득 샤를 나폴레옹이 주위의 돈 많은 회원들을 돌아보았다.
“사업가들도 분담해야죠!”
대부분 회원들은 사회적 명사다.
사회적 명사란 곧 돈이 많은 자들로, 상당수가 자본가라 할 만한 부를 갖고 있다.
그러니 돈 내란 소리에는 다들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불편해하는 가운데, 데물랭이 불편한 질문을 던졌다.
“궁극적으로 그렇게 하여 제국이 얻는 게 뭐지요?”
샤를 나폴레옹이 눈을 반짝였다.
“혁명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물론 자본가들이 충분한 돈을 지불한다는 전제 하에서.
***
당연히,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 진짜 밀담은 깊숙한 밀실에서 이뤄진다.
“아직 어리지만, 확실히 비범하군. 선제의 아들다워.”
“혈통 결정론을 배격하는 게, 장군의 지론 아니었소?”
“글쎄, 자네가 피라미드 결정론을 외치는 걸 보니, 차라리 혈통 결정론이 과학적인 것 같군.”
라파예트가 비꼬듯 말하다 다시 물었다.
“생 시르 사관학교에서도 불온분자가 발견되었다는 게 사실인가, 클레베르?”
클레베르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소. 지금 파리는 위험 수위요.”
“좋은 게 좋다고 넘어갈 수는 없겠지. 유혈을 피하지 못하겠군.”
“하지만 적어도 분리 대처할 수는 있소.”
문득 클레베르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
“학생과 노동자를 떼놓는 거요. 우리 프리메이슨이.”
이게 바로 피라미드 애호가 클레베르가 황족의 불온한 주장을 후원하는 이유다.
혁명을 경험한 세대는 안다.
불만을 무작정 억누른다고 해결할 수는 없다.
당연히 기득권 계층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디바이드 앤 룰이 답이다.
“좋아. 다음 주에 폐하께서 나를 수상에 올리는 제안을 하원에 제출할 걸세. 데물랭이 동의해 주면 하원에서 반대할 정당은 없어. 그럼 바로 전격 발표 하겠네.”
제국수상 예정자, 프리메이슨 마스터 라파예트가 확언했다.
“노동자를 위한 사회보험 대책을.”
클레베르는 흡족히 고개를 끄덕이다 물었다.
“좋군. 기왕이면, 피라미드의 영험한 능력도 같이 공인해주면 어떻겠소? 장군?”
“꿈 깨게!”
“아니, 피라미드의 효능은 정말이란 말이오!”
물론 끝까지 피라미드 예찬론은 포기하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