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2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29화(530/547)
외전 (7) 반황제주의자 바뵈프는 포기를 모른다
피는 피로만 씻을 수 있다는 것은 함무라비 법전에만 나오는 말은 아니다.
“동지들의 죽음! 반드시 황제가 갚아야 할 것이다. 폭군의 압제를 이겨내고, 노동자여 일어나라!”
파리 세느강 남쪽, 이른바 7구로 불리는 장소.
이곳에 공화주의자들의 비밀 회합이 열렸다.
오늘도 제국주의 타파를 위해 노력하는 혁명을 꿈꾸는 자들이 모인 자리다.
게다가 오늘은 특히 흉흉했다.
얼마 전, 파리 북쪽에서 벌어진 시위 행렬에서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실 과격했던 쪽은 시위대지만 그렇다고 죽음이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연일 신문에서는 과격진압에 대한 반대가 이어지는 중이다.
그러나 연단에서 성토하는 백발의 남자를 향해 [공화당원]들은 저마다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봉기는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습니다. 서기장!”
“아직도 방데는 친 보나파르트파 어용노조가 장악했소. 도저히 우리 쪽 인사를 침투시킬 수가 없소!”
“차라리 아라스에서 봉기합시다. 그곳은 로베스피에르 동지의 고향이기도 하오!”
그러나 백발의 서기장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목청을 높였다.
“그건 안 돼요. 오직 파리요. 파리가 프랑스 제국주의의 핵심이자, 자본가들의 성지요! 이곳을 제압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소! 또한, 방데는 파리 제압을 위해 필요한 장소요!”
파리, 프랑스 제국의 수도.
이것은 단순히 행정적 의미가 아니다.
인구도, 경제도, 산업도 모두 파리에 집중된 게 유럽을 압도하는 제국, 프랑스의 현실이다.
과도한 수도집중 현상이 현재 제국의 고도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도 맞다.
그러나 밀집된 환경에서 불만과 시위가 연일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만을 품은 시민들, 노동자, 대학생을 대표하는 정치집단.
자코뱅 후예를 주장하는 공화당 당원들이 서기장의 말에 짓눌렸다.
곧이어 서기장이 본인의 집무실로 들어가자, 공화당원들은 서로 수군거렸다.
“휴, 우리 노인네는 정말 고집불통이군.”
“이봐, 블랑키 기자. [저스티스 리그]는 혹시 소식 없나? 테오드르 슈스터가 도와주면 봉기가 더 쉬울 것 같은데.”
“부오나로티 작가님, 팜플렛이나 더 열심히 쓰시오. 프로이센인들이 들고 일어날 가능성은 없소. 그쪽은 아예 농업화되고 있는 마당이니까.”
진보지 글로브의 기자, 루이 오귀스트 블랑키가 투덜댔다.
이제 막 20세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자마자 불온한 활동에 뛰어든 셈이다.
사실 원역사에선 파리 코뮌으로 이름을 남기는 자기도 하다.
반면 블랑키 앞에서 웃고 있는 필리포 부오나로티는 대혁명 시절부터 서기장과 함께 해온 원로 운동가다.
부오나로티가 고개를 까딱였다.
“혁명은 농민이 아니라 서민과 노동자를 기반으로 해야 하지. 바뵈프의 법칙대로.”
물론 이 원칙은 원역사에서는 처참하게 깨진다.
왜냐하면 노동자에게 [복지]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순간에도 의회에서 신임 수상 라파예트가 준비하는 사회보험이 그중 하나다.
의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직 모를 공화당 당원들이 서로 밀담을 나눌 때였다.
갑자기 7구 공화당 비밀 회합 당사의 문이 벌컥 열렸다.
“리옹! 리옹에서 봉기가 일어났습니다!”
공안수사관인가 해서 깜짝 놀랐던 부오나로티가 또 다른 의미로 놀라 다가섰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아르망 바르베?
“리옹에 아직도 수제 실크 장인들이 있는 거 아시죠? 그중 정점에 있는 [카누]들이 봉기를 일으켰습니다!”
“어째서? 거긴 일부러 정부가 산업화를 진행하지 않은 곳이잖아.”
바르베, 원역사에서 블랑키의 숙적이 되는 전업 혁명가가 부르짖었다.
“차이나 실크! 영국인들이 무차별로 밀수 중인 칭의 실크가 시장을 완전히 박살냈어요. 결국 카누들이 난리가 났답니다!”
리옹은 혁명기 때부터 불온하기로 유명했던 도시다.
본래 원역사라면 푸셰가 가서 학살극을 벌였을 곳이기도 하다.
다만 푸셰는 어쩌다 보니 방데로 가게 되어, 학살에 가담하지는 않았다.
허나 대학살까진 아니라도 자코뱅 파벌 순회의원들이 저지른 학살극은 존재한다.
그만큼 반항적인 도시인데, 경제적 불만이 겹쳤다.
수입산 실크가 범람해 수제 고급 실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자연히 폭력 시위로 불만을 표출하게 된 셈이다.
블랑키가 눈을 번뜩였다.
“기회군!”
“하지만 파리에선 좀 멀어. 블랑키.”
“대혁명 시대에도 리옹의 봉기는 큰 영향을 끼쳤어! 그걸 막기 위해 학살극이 저질러졌을 정도로!”
부오나로티도 고개를 까딱였다.
“황제는 학살은 저지르지 못할 거야. 신사를 연기하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세 공화당원들이 서로 쳐다보며 외쳤다.
“혁명의 불길을 파리까지 연이어 붙게 만든다!”
혁명을 꿈꾸는 자들.
자코뱅 공화파의 후신.
공화당 당원들이 일제봉기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바뵈프 서기장, 어디 계십니까!”
서기장, 바뵈프에게 보고하기 위해서.
***
한때 폭탄 테러를 주무기로 사용하던 옛 혁명가는 이제 늙었다.
“어째서 스파이 마스터가 연락이 없는 거지?”
백발의 바뵈프가 투덜대자, 동지 오귀스탱 알렉상드르 다르테가 어깨를 으쓱였다.
“프랑스 귀족이 되기를 바라는 영국인 따위를 왜 기다리시오? 우리는 우리끼리 일하면 되오.”
“그자는 영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맡고 있어. 게다가 더욱 중요한 건 프랑스 [공화당] 핵심 인사 리스트를 갖고 있다는 거지.”
“그래도 스파이 마스터로 살아온지 몇 년인데, 그자가 설마 붙잡혔을 거라 생각 하시는 거요?”
바뵈프는 다르테를 돌아보며 낯을 찌푸렸다.
“황제의 사냥개들을 우습게 보지 말게. 무슈 다르테. 특히 푸셰의 경찰들보다 쉬르테가 더욱 문제야!”
다르테는 바뵈프와 마찬가지로 대혁명의 격랑을 헤쳐나온 혁명의 원로다.
그러니 국왕의 죽음으로 절정에 치달았던 혁명이 어떻게 망했는지도 안다.
군부가 권력을 좌우하고 아예 장군이 통령과 군주에 이르렀던 시대를 직접 보았다.
한때는 혁명의 동지였던 푸셰가 그들의 [개]로 활약했고, 아직도 일선에 서 있다는 사실도.
다르테가 인도산 홍차를 마시며 이를 갈았다.
“왕당파 놈들이 설치는 꼴이라니! 하긴, 지금도 군주제니 다를 바 없나?”
“심지어 황제의 부인은 부르봉이라고. 알지? 아직 선출의 허울을 지니고 있지만 아들인 [샤를]에게 권좌를 물려주려고 퇼르리에서 난리라는 걸!”
“샤를이란 이름을 지닌 군주치고 멀쩡한 자가 없었지요! 하긴 모든 군주는 폭군이지만.”
문득 다르테는 바뵈프를 향해 물었다.
“차라리 봉기보다 암살 시도가 어떻소? 황제만 죽이면, 이 체제는 붕괴될 거요.”
황제가 유능한 자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현재의 황제선출제가 군주의 능력에 오로지 기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차라리 무능했다면 의회가 주도권을 쥐고 입헌군주제로 치달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황제는 오히려 ‘미래’를 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변혁을 주도한다.
산업화로 불만이 가득한 프랑스가 여전히 굳건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럼 황제를 죽이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닐까?
선출직 군주라는 것은 다음 군주를 선임하기 위해 투표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이 혼란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바뵈프는 고개를 저었다.
벌써 한 번 시도한 적이 있다.
옛날, 아직 황제가 그저 선제의 양자였을 시절, 선제조차도 통령이었던 때다.
“옛날에 그렇게 믿었던 적이 있지.”
“그거야 암살 자체가 실패했던 사건 아니오. 멍청한 놈들 때문에.”
“당시에 느낀 게 있네. 황제는 비상한 직감이 있어. 미신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분명 그래.”
에스파냐 왕가 폭사 사건의 진범, 바뵈프가 미간을 찡그렸다.
“아니면, 폭발을 그렇게 정확하게 감지하고 피할 수 있을 리가 없었어.”
황제는 이상한 점이 있다.
전장에서도 선봉에 자주 섰는데, 한 번도 다친 적이 없다.
그저 탁월한 능력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묘한 일이다.
행운의 여신이 함께 한다는 미신을 정말 믿는 퇴역군인들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바뵈프까지 그런 소리를 하는 걸 들으니, 다르테는 묘한 표정이 되었다.
“어쩐지 미신 같은 소리군. 그럼 다른 황족이나 왕족을 이용하는 건 어떻소?”
“무슨 소리지?”
“또 다른 샤를들이 있지 않소. 샤를 나폴레옹, 그리고 루이 샤를. 조금 더 생각해 보면 퀘벡의 루이 필리프도 있고.”
공화파 입장에서는 박살을 내야 할 황족과 부르봉 가문 사람들이다.
그러나 바뵈프는 고개를 기울였다.
어쩐지 흥미가 돋는다.
“그자들에게 황제에게 도전하게 만들자고?”
“샤를 나폴레옹은 민주주의자들에게 유화적이오. 루이 샤를은 공화파를 질색하지만, 군주제에는 또 이상하게 부정적이고. 루이 필리프는 원래 혁명 지지자였소.”
“아직도 야심 있는 치들이긴 하지. 하지만 그자들이 움직일 거였다면 진작 우리에게 손을 뻗었어.”
분명 기득권이라 불리는 이들도 혁명에 동조했던 적이 있다.
허나 바뵈프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런 타협이 결국 혁명을 실패로 돌아가게 만든 거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민중 봉기를 통해 혁명을 쟁취해야 해. 오직, 그것만이 혁명을 성공시키고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도록 만드네!”
바뵈프가 40년 혁명 인생을 요약하듯, 외칠 찰나였다.
-타다닥!
집무실 문이 벌컥 열리고 블랑키가 뛰어들었다.
“급보입니다, 서기장!”
“뭔가, 블랑키?”
“리옹에서 대반란, 아니 봉기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요새 바뵈프가 눈여겨보는 혁명 꿈나무, 블랑키가 눈을 번뜩이며 외쳤다.
“파리에서 리옹까지 460킬로미터. 그 길을 잇는 리옹 고속도로를 따라 대봉기를 일으키는 겁니다. 이름하여 7월, 리옹 혁명을 띄우는 거죠!”
아직 여름이 다가오려면 먼 시기.
허나 시기상 여름은 혁명을 일으키기 좋다.
바로 사람이 모이기 쉬운 때라서다.
가만히 블랑키가 가져온 공화당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바뵈프가 입가를 틀었다.
“흐음, 한 번 기구를 이용해 볼까?”
“예?”
“황제가 영국을 뒤엎었던 것처럼, 우리도 파리의 하늘로 리옹의 혁명을 전하는 거야.”
이른바 런던대공습의 재현하는 혁명 봉기 계획이다.
***
혁명은 그저 계획만 한다고 실행되는 게 아니다.
“그럼, 리옹에 잠입 하도록.”
전설의 1789년 대혁명 시절에도 혁명을 계획하고 진행한 활동가들이 있었다.
그중에 살아남은 이들은 권력을 누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눈앞의 블랑키는 어느 쪽이 될까?
블랑키는 경례를 취하며 돌아섰다.
“반드시 성공시키고 돌아오겠습니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블랑키를 바뵈프가 지켜볼 때였다.
-웨애앵!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증기자동차가 공화당 비밀당사를 포위했다.
“공안이다! 모두, 피해!”
부오나로티가 부르짖었지만 이미 늦었다.
-탕!
총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바뵈프는 멈칫 거리다 옆을 보았다.
혁명동지, 다르테가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게 보였다.
그 앞으로 제국 경찰들이 나타났다.
“반역자 쥐새끼들, 모두 체포한다! 손 들어!”
그러나 바뵈프는 피를 흘리면서도 웃음을 터뜨렸다.
“후후후! 혁명의 폭탄에 이미 불이 붙었다! 절대로 돌이킬 수 없다, 제국의 개들!”
대혁명을 몸으로 돌파한 65세의 전직 테러리스트, 현직 반황제주의자.
바뵈프는 포기하지 않는다.
프랑스를 뒤엎는 일을.
황제를 거꾸러뜨리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