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3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31화(532/547)
외전 (9) 유진의 대원수가 혁명전야에 귀국하다
보르도, 삼면이 바다인 프랑스에서도 대서양으로 열린 관문으로 불리는 항구다.
“원래 런던이나 멘체스터에 밀려 망할 곳이었는데, 이제는 그야말로 세계 제일의 항구지!”
이제 52세의 장년으로 그야말로 원숙한 뱃사람, 로베르 쉬르쿠프가 신나게 외쳤다.
지금껏 지구가 좁다 하고 돌아다녔다.
하지만 고향이 그리운 것은 뱃사람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간만에 돌아온 프랑스, 그것도 보르도는 언제 보아도 즐거운 기분을 안겨준다.
반면, 냉정한 형 니콜라스 쉬르쿠프는 항만에 닿는 배를 감독하다 냉랭히 대꾸했다.
“뉴욕이나 마이애미가 더 앞서지 않나? 아니면 수에즈라든가.”
“무슨 소리야! 세계 제일의 산업국가는 프랑스! 또한 프랑스의 수출항도 보르도! 그러니 보르도가 세계제일이야!”
“그런 것치고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구나, 로베르.”
니콜라스는 엄격한 시선으로 항구를 보다 낯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선원들이 다 도망간 모양이지?”
이른바 사략선단 함장 출신으로 대서양 순회함대의 제독인 로베르와 니콜라스는 다르다.
한때는 니콜라스도 사략 함장이긴 했지만 주로 해안 방어와 프랑스 본국을 맡아 왔다.
그러니 프랑스 최고 항구로 불리는 보르도의 감독도 니콜라스의 임무 중 하나다.
그런데 활발해야 할 항구가 너무 조용하다.
항만 운송업자 한 사람 제대로 보이지 않는 항구에 니콜라스의 배가 닿았다.
“파업입죠, 니콜라스 쉬르쿠프 대제독 각하.”
아주 간단하게 마중 나온 사람이 설명했따.
“오랜만이군요. 무슈 엘리. 아직도 로슈자클랭과 함께 일합니까?”
“은퇴한 지 오래입니다. 가끔 폐하께서 부르실 때 일하는 정도지요.”
“그럼 이분을 모시러 나온 게 맞군요.”
니콜라스는 정중히 뒤에 서 있던 [손님]을 돌아보며 예를 취했다.
“오슈 대원수 각하.”
57세, 선제와 동갑내기인 대원수는 마중 나온 보안국의 2인자를 보며 물었다.
“그동안 본국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 엘리?”
보안기관 쉬르테의 2인자, 엘리는 어깨를 움츠리며 답했다.
“제국 본토는 지금 노조의 총파업과 봉기 직전입니다. 항만노조가 그중에서도 선봉이죠.”
산업혁명이 일어난 후, 불온한 집단은 모두 셋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대학생.
점차 소외된 느낌을 받고 있는 농민.
여기에 산업화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공장 노동자.
이 세 부류가 합세하여 곳곳에서 시위를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긴밀한 치안국의 대처로 삼개 집단은 서로 뭉치지 못한다.
특히 농민의 경우 황제의 특별한 [은총]에 의해 상당한 보조금을 옛적부터 받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최근 대학생 볼온집단이 뿌리 뽑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다 보니 남은 것은 노동자 집단.
그중에 항만 노조가 가장 감시가 약해 선봉에 선 것이다.
노조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는 대원수 오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다면 폐하가 나를 남아메리카에서 부르신 이유가 뭐지? 설마, 그자들을 진압하라는 건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각하께선 혁명의 원훈이신데. 민중에게 발포하라는 명령을 내리실 리가 없지요.”
“아니면 군인 따위가 필요한 이유가 뭔가?”
황제의 최측근 중 하나, 엘리가 묘하게 웃었다.
“위압이지요. 혁명의 원훈이시자, 제국 대원수이신 각하께서 오신 것만으로도, 함부로 무력봉기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예전 대혁명의 시기에 단순히 시위만 있었다면 국가전복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결정적인 순간은 무력 봉기였다.
당시 무장한 혁명 시위대를 막지 못한 왕실은 주도권을 완전히 넘기고 말았다.
이후 국민방위대와 혁명군으로 무력이 넘어가면서 완전히 무력화된 것이다.
그러니 군부를 조용하게 만드는 일은 혁명시도에 대처할 때 아주 중요하다.
“알겠네. 폐하께서는 파리에 계신가?”
한숨을 쉬며 오슈가 묻자, 엘리가 고개를 저었다.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이유는? 파리가 시급한 상황이라면 군주가 수도를 비울 때가 아닐 텐데.”
“애석하게도 이유는 있지요. 새로이 선출된 레오 12세 교황 성하께서 면담을 요구하셨거든요. 폭동 반대 선언을 하는 대가로, 교회령을 다시 부활시켜 달라고 하셨지요.”
황제가 집권한 지 15년.
그 사이 협조적이었던 전임 교황 비오는 죽고 새로이 레오가 섰다.
그런데 새로운 교황 레오는 자주 사라진 교회령 부활을 주장하는 중이다.
물론 황제는 성 요한 기사단에 하사한 이집트 수에즈 영지나 신대륙의 교회령으로 만족하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예로부터 혁명을 막는 세력은 단연 종교 세력이 최고다.
때문에 교회의 불만을 완전히 억누르기만 할 수는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황제가 직접 로마로 떠난 이유는 그 때문이다.
반종교혁명의 원훈이었던 오슈가 낯을 찡그렸다.
“어이가 없군. 교황령을 내버려 두는 게 아니었어.”
“폐하께서는 강압적인 방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어쩔 수 없지요.”
“내 생각엔 내가 지휘하는 군대가 프랑스인보다는 교황을 향할 때 더욱 인기가 있을 것 같네만.”
엘리가 피식 웃다 오슈에게 고했다.
“어쨌든 대원수께선 파리로 가주셔야 합니다.”
파리의 총지휘를 맡으라.
황제가 명한 바다.
오슈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명령에 쓴웃음을 머금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오슈에게 황제는 아들과 같은 존재니, 지키지 않을 수 없다.
“서두르도록 하지.”
곧이어 오슈가 올라탄 증기자동차가 연기를 뿜었다.
-부르릉!
기마가 아니라 증기자동차가 달리는 모습.
19세기가 혁신의 시대임을 보여주는 광경이라 할 것이다.
***
그러나 혁신의 시대, 내각을 차지하고 있는 얼굴들은 여전히 18세기 태생이다.
“아이고, 살았다! 대원수 각하가 오셨군요! 나로선 정말 감당 불가능이었습니다!”
물론 오슈가 반색하는 마르소에게 늙었다고 물러나라고 할 처지는 아니다.
허나 이제는 새로운 세대가 군부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
잠시 황제의 용인술에 의문을 품던 오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쉬셰나 우디노, 그루시는 아직 현역 아닌가? 네이도 있고.”
“그 친구들이야 싸울 줄만 알지 조정이란 걸 모르지 않습니까? 자국민을 반란군 처리하듯 대처할 수도 없구요.”
“나라고 다를 거 같나, 마르소 장관?”
국방장관 마르소가 피식 웃었다.
“다르시죠. 이집트인들을 상대로 피를 거의 흘리지 않고 10년이 넘게 통제하지 않으셨습니까? 게다가 최근에는 남아메리카 마푸체 인들도! 그럼 프랑스인들이라면 훨씬 쉽겠죠!”
그러나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이민족과 유럽인은 생각부터 다르다.
나아가 프랑스인들은 절대왕정도 무너뜨렸던 까다로운 민족이기도 하다.
여전히 쓴웃음을 머금던 오슈의 뒤에서 갑자기 환성이 들려왔다.
“오호! 대원수 각하께서 오시다니! 기쁘군요. 이게 얼마만입니까?”
반면, 오슈는 낯이 굳은 채 고개만 돌려 대꾸했다.
“아직도 내각에 있으시군. 푸셰.”
“왜 이렇게 반갑지 않은 얼굴이오? 같은 대혁명의 동지끼리.”
“당신과 같은 반열에 선 적은 없는 걸로 아는데.”
오슈가 친한 척 하는 과거의 혁명가, 치안장관 푸셰에게 냉담히 대꾸했다.
“그대의 진퇴는 내가 정하는 일이 아니니, 불만을 말하긴 어렵겠지. 다만, 내 눈앞에서는 사라져 줬으면 좋겠군.”
푸셰는 낯을 굳히다 정중히 웃으며 예를 취했다.
지극히 싫어하는 자 앞에서도 웃을 수 있는 게 푸셰와 같은 자다.
당연히 원한은 끝까지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오슈와 푸셰는 옛날부터 정적에 가깝지 않았던가?
마르소가 당황한 얼굴로 푸셰가 나가자마자 오슈를 붙들었다.
“너무 노골적이신 거 아닙니까?””나는 푸셰의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지. 그보다, 왜 저 작자가 아직도 치안장관직을 유지하는 거지?”
“그야 폐하의 인사 방침이 적재적소니까요. 욕 먹으면서 손에 피묻힐 사람이 폐하 직계 중에는 없습니다.”
오슈는 여전히 마음에 안 드는 황제의 용인술에 낯을 찌푸리다 물었다.
“정부 차원의 대책은?”
“일단 신임 총리로 인기가 좋은 라파예트가 선임될 겁니다. 그 다음, 샤를 나폴레옹 대공 전하의 발의라는 형태로 [국가보험] 포고령이 나갈 예정이지요.”
“국가보험? 보험을 국가가 해준다고? 그럴 재정적 여유가 있나?”
나름 부에노스 아이레스 총독을 지내며 얻은 지식으로 오슈가 묻자, 마르소가 한숨을 쉬었다.
“없어도 만들어야 할 판입니다. 아무래도 수에즈 운하 주식을 또 팔아야 할 거 같아요.”
오슈는 눈을 부릅떴다.
수에즈 운하 주식은 분명 가치가 높다.
그러나 이렇게 팔다 보면 프랑스 제국정부의 지배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미 일선에서 손을 뗀 몸으로 말하기 적절치 않지만, 수에즈 운하 통제권은 제국에 아주 중요해. 과반 이하로 주식이 떨어진다면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그냥 군사력으로 통제하면 안 됩니까?”
“그럼 지금까지 팔아치운 수에즈 운하의 주식 가치가 붕괴 되겠지. 신뢰가 없어지니.”
한때 이집트 총독이었던 오슈가 심각하게 일렀다.
“자네도 알고 있겠지? 수에즈 운하 주식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동지중해와 프랑스 자본가들을 통제하는 수단이야. 종이조각으로 만들어선 안 되네.”
역시, 나름 콘스탄티노폴리스 주재 무관이었던 마르소는 두 손을 들었다.
“재무장관이 알아서 하겠지요? 휴.”
혁명전야.
프랑스 제국도 옛 왕국처럼 재정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
그럼 재무장관은 누굴까?
“애석하게도 이제 외무상이 아니라 재무상이 중요해진 시대라. 내가 겸임하고 있소.”
아주 난감한 얼굴로 맞이한 수상, 라파예트에게 오슈가 물었다.
“수상께선 대책이 있습니까?”
“대원수가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기는 하지만, 답해드리지. 있소.”
“어떤 대책입니까?”
수상 라파예트는 지구본을 가리켰다.
“지브롤터를 에스파냐 왕국 연합에 매각하는 거요.”
오슈는 눈을 깜박였다.
일단 말이 안 된다.
지브롤터는 영국 영토다.
혹시나 전쟁으로 점령하겠다는 걸까?
그러자면 군비가 더 들어가지 않을까?
“프랑스 땅이 아닌 곳을 에스파냐에 팔아서, 자금을 마련한다는 거요?”
“이제는 될 거요.”
“어떻게?”
라파예트가 이번에도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영국에 10억 프랑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소. 그 대가로 지브롤터를 양도받기로.”
이번에는 오슈도 기가 막혀 소리를 쳤다.
“재정이 모자란데 10억 프랑은 또 어디서 난단 말이오?”
“그것도 지브롤터를 팔아서 해결할 거요.”
“잠깐만, 그럼.”
라파예트는 이제 낯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맞소. 지브롤터 양도 대가는 외상이오.”
그야말로 사기극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프랑스 제국에게는 손해가 나지 않는 거래다.
하지만 이런 정말로 불공정한 계약을 어떻게 체결한 걸까?
오슈가 쓴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악당이 다 되셨군요. 장군, 아니 수상 각하.”
“내가 아니라 탈레랑이 하고 온 짓이오.”
“아직도 탈레랑이 외교를 전담한단 말이오?”
라파예트는 고개를 끄덕이다 오슈를 정시했다.
“폐하를 뵈면 말해주시오. 새 부대에는 새 술이 좋고, 최소한 악당은 몰아내야 하지 않겠냐고.”
그야말로 오슈가 말하고 싶은 바다.
기왕이면 본인도 은퇴시켜 주면 더욱 좋고 말이다.
그렇지만 황제가 말을 들을까?
전혀 확신없는 얼굴로 오슈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꼭 전해야겠군. 알겠소.”
혁명의 용암이 수면 아래서 들끓는 1825년 5월.
황제의 대원수 오슈도 귀국했다.
파리를 혁명의 화염에서 막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