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3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32화(533/547)
외전 (10) 오페라와 함께 7월 혁명이 시작되다
오늘도 파리 오페라 대극장은 사람들로 붐빈다.
“모두 준비해! 이곳에 정말 귀하디귀한 손님이 오신다!”
물론 오페라는 입장료도 비싸지만 고급 취미다.
하여 손님 대부분이 일정한 수입이 있는 사람일 때가 많다.
특히 귀빈석에 앉으려면 그야말로 대자본가나 구 시대 귀족쯤 되어야 가능하다.
허나 오늘은 유독 극장주가 펄펄 뛰며 난리 법석이었다.
대극장 직원들이 서로 돌아보며 수군댔다.
“누가 오시는데? 설마 황제 폐하?”
“아니, 황제 폐하는 오페라 싫어하셔.”
“그럼 누군데? 다른 황족들이라면 대체로 해외 유람 중이잖아?”
그런데 엉뚱한 이름이 나왔다.
“오를레앙 공작이 오신다네!”
오를레앙 공작 가문.
그야말로 구시대, 18세기 대귀족의 정점에 있던 존재다.
물론 대혁명이 일어난 이후 재산은 몰수당하고 오랫동안 추방당한 가문이기도 했다.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놀라운 물결이 지나갔다.
“그게 말이 돼? 오를레앙 공작은 쫓겨난 사람 아니야?”
“복귀령이 내려진 지가 언제인데. 자칭 루이 17세와 헷갈리지 말게.”
“아, 퀘백 대공 부친인가? 그 사람이 왜 파리로 와?”
귀족 가십을 좋아하는 자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 늙어서 고향이 그리워졌나 보지?”
부르봉 가문은 대혁명 이후 단죄된 이름이긴 하다.
그러나 혁명은 또한 급격한 변화와 함께 하는 법.
한때는 파멸의 이름이었던 부르봉은 현재 황후와 나폴리 국왕의 가문이기도 하다.
요컨대 황실의 외척이라 할 것이다.
아무리 선출직 황제 제도라 해도 군주의 처가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오를레앙 공작의 장자, 루이 필리프 2세는 현재 신대륙 퀘백의 대공이다.
그러니 귀국하는 거야 문제될 게 없긴 하다.
물론 이렇게 환영받을 사람이 본래는 아니어야 한다.
“후후후, 나를 환영하는 이들이 참으로 많군.”
육두마차에서 78세의 노인, 루이 필리프 드 오를레앙 부르봉이 내려섰다.
오페라 하우스 곳곳에서 환호하는 소리가 들린다.
관객은 물론이고 대극장 밖에서도 난리 법석이다.
옛날에 대혁명 초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랄까.
일단 구시대 대귀족쯤 되면, 아무나 맞이할 수 없기 마련이다.
아주 마뜩찮은 얼굴로 귀빈석에 앉아 있던 또 다른 귀빈이 공작을 맞이했다.
바로 제국수상 라파예트 백작이었다.
라파예트가 오를레앙 공작을 쏘아보다 물었다.
“공작 각하, 꼭 이럴 때 눈에 띄는 행보를 하셔야겠습니까?”
“뭐가 문제인가. 라파예트 백작? 나는 제국의 반역자도 아니며, 부르봉 가문은 황실의 처족일세. 그러니 늙은 몸을 이끌고 고향에 귀국한다고 문제가 될 것도 없지 않나?”
“또한 제국의 황위를 요구하는 부르봉도 있다는 걸 잊진 않으셨겠죠.”
문득 라파예트가 오를레앙 공작을 향해 다그쳤다.
“프랑스가 허용한 부르봉은 루이 샤를 나폴리 국왕뿐입니다. 심지어 퀘백 대공도 허가제로만 입국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겉으로 보기에 부르봉은 아주 환영받는 것처럼 보이기 쉽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루이 16세의 직계가 아닌 이들은 모두 배척된다.
황후가 황제를 떠나 세비야에 머무르는 지금, 오히려 부르봉은 눈에 띄는 견제 대상이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파리 민심도 불온한 상황이니 라파예트가 민감한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오를레앙 공작이 빤히 라파예트를 보다 불쑥 물었다.
“자네, 팔레 루아얄 때문에 그러지?”
“예? 아니, 그건.”
“프랑스 제국 민법전에 따르면, 혁명기에 불법적으로 몰수된 재산은 원주인에게 돌려줘야 하지. 그런데 난 반제국주의자가 아니니 부동산을 돌려줘야 해. 맞지?”
오를레앙 공작은 히죽 웃었다.
“내가 황제 폐하의 별궁을 돌려달라고 할 거 같나? 걱정 말게. 난 이제 늙었고 체제에 잘 순응하는 남자야.”
물론 라파예트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다.
허나 듣고 보니 아주 민감한 문제는 맞다.
혁명 당시 오를레앙 공작이 쫓겨난 후, 유명한 팔레 루아얄은 보아르네 카르텔의 소유가 되었다.
이후 황제가 일종의 본거지로 삼아 활용해온 곳이 팔레 루아얄이다.
그런데 원주인인 오를레앙 공작이 소송이라도 건다면 어떻게 될까?
법 앞에서 만인이 평등하다는 게 제국의 기치다.
실로 이전투구의 소송전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라파예트가 결국 고개를 돌렸다.
“부디 그러실 거라 믿겠습니다.”
오를레앙 공작은 피식 웃다 한 걸음 나서 손을 흔들어 보였다.
-와아아!
기묘하게도 공작을 처음 보는 이들조차 환호하는 관객석을 향해서.
***
나름 오페라 광이었던 오를레앙 공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 페넬라. 네가 저 에스파냐의 귀족에게 버려졌구나. 이럴 수가!”
한때 팔레 루아얄 외곽은 오페라 극장이었다.
실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던 오를레앙 공작이 오페라 극장주에게 대여했던 탓이다.
다만 그래도 오를레앙 공작도 오페라가 취미라 꽤 많은 오페라를 보았다고 자부한다.
한데 지금 공연중인 오페라는 본 기억이 없다.
골똘히 생각해 보던 오를레앙 공작이 결국 라파예트에게 물었다.
“저게 대체 무슨 오페라인가? 배경을 모르겠군.”
“포르티치의 벙어리 처녀란 오페라입니다.”
“대체 그게 뭔데?”
라파예트는 무심히 오페라를 보며 대꾸했다.
“이탈리아의 평민이 에스파냐의 귀족에게 농락당하다 버림받고, 그 오빠가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지요. 흔한 치정극입니다.”
이 오페라는 사실 홀란드에서 유명하다.
왜냐하면 에스파냐의 지배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구 에스파냐 령을 오히려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중인 프랑스 제국인들에게는 낯선 오페라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오를레랑 공작은 더욱 모를 얼굴이 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저 사람들이 흥분했나? 마치 <세비야의 이발사>를 보는 것처럼.”
무심히 구경하던 라파예트가 눈을 크게 떴다.
세비야의 이발사.
모차르트가 음악을 작곡했다고 유명하지만, 이 시대 사람들에게는 다른 이유로 유명하다.
대혁명 전야, 귀족을 희롱하는 평민 이발사의 이야기가 오페라로 나왔다.
당시 세비야의 이발사에 열광하던 이들이 대혁명 때 환호하던 부르주아 시민들이다.
“이건, 이상하군요. 대체?”
이상할 정도로 관객석이 뜨겁다.
오페라 감상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마치 소란을 피우려 하는 것처럼.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라파예트가 알아보라고 지시하려 할 찰나였다.
“그렇다! 이것은 폭군이 저지른 짓이다! 우리를 압제하는 폭군!”
문득 오페라 가수가 울부짖듯 노래를 불렀다.
원래 존재하는 대사일 것이다.
허나 이상하게 열의를 담았고, 마치 관객에게 소리치는 것 같다.
찰나, 오페라 가수 뒤에서 코러스가 소리친다.
“폭군이다! 압제자다! 탄압이다!”
“오, 폭군을 무찌르고 자유를 찾자! 빼앗긴 페넬라, 네 존엄을 되찾으리!”
“죽여라, 폭군을!”
이것은 더 이상 오페라가 아니다.
선동이다.
라파예트는 황급히 일어나 비서를 찾았다.
당장, 이곳을 떠나야 한다.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
우연히 선택된 공연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어째서 갑자기 오를레앙 공작이 귀국했고, 다시 이런 공연에 참가했을까?
세상에 우연 따위는 없다.
“일어나라, 시민들이여! 폭군을 타도하러!”
찰나, 관객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혀 당황한 기색이 아니다.
지금 저들은 분명 계획하에 오페라에 참가했고, 다시 소리치고 있다.
“폭군을, 타도하자!”
이 순간, 폭군이란 누굴까?
라파예트에게 오래도록 폭군은 부르봉 가문이었다.
아니, 적나라하게 말해 루이 16세다.
자신이 지켜주려 했지만 오히려 의심했고 덕분에 지킬 가능성조차 스스로 잃어 버리게 만들었던 멍청한 군주.
하지만 루이 16세를 본 적도 없는 혁명 이후의 세대에게 군주란 하나다.
프랑스 제국의 황제.
유진 보나파르트.
문득 오페라 가수가 귀빈석을 가리켰다.
“저기 보라!”
설마 라파예트를 가리킨 걸까?
라파예트는 섬뜩한 기분을 느꼈다.
대혁명 당시에도 군중은 라파예트를 띄우기도 했지만, 저주받을 존재로 추락시키기도 했다.
당시 황제가 라파예트를 구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끔찍할 정도다.
그러나 오페라 가수가 가리킨 자는 따로 있었다.
“대혁명의 원훈, 오를레앙 공작 각하시다!”
라파예트는 굳은 낯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웃고 있는 오를레앙 공작이 보였다.
역시, 계획하에 귀국한 것일까?
“공작, 설마?”
“아니야. 난. 이런 건 예상하지 못했네. 하지만 말일세.”
“무슨 말을 하려는 겁니까. 멈추십시오.”
오를레앙 공작은 흡족하게 웃었다.
옛날, 대혁명을 오를레앙 공작이 조장했던 시절이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일이지만, 혁명가들을 부추기고 국가를 전복하는 음모를 꾸민 적도 있다.
허나 혁명은 너무나 격정적인 파도라 음모를 계획했던 자도 통제하지 못했다.
실패한 혁명 음모가, 오를레앙 공작이 한 걸음 나섰다.
“기회가 온다면, 난 놓치는 사람도 아니지.”
라파예트는 황급히 빠져 나갔다.
아직 오를레앙 공작이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기 전에 도망쳐야 한다.
오페라 하우스가 완전히 불온분자들에게 장악되기 전에.
“들으라, 시민들이여. 난 루이 필리프! 평등자의 칭호를 받은 자다!”
뒤편에서 오를레앙 공작이 격정적으로 외치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
그러나 오페라 하우스를 빠져나가지 못한 [귀빈]도 있다.
-오오오!
파리 오페라 대극장을 둘러싼 시민들이 부르짖었다.
“폭군을 죽여라! 시민이여 봉기하라! 수상을 잡아라!”
폭군은 아직 죽지 않았다.
수상도 잡히지 않고 도망쳤다.
그러나 시민은 확실히 봉기했고 들끓고 있다.
본래 원역사에서 벨기에 독립혁명을 일으킨 오페라와 함께.
“으으윽!”
시민들에게 잡혀 온 귀빈 한 사람이 혁명 [지도자]를 노려보며 외쳤다.
“공작, 이러고도 당신이 무사할 것 같습니까!”
“이런, 데물랭 편집장이 아닌가. 뭐, 무사할 필요야. 난 어차피 늙었어.”
“무슨 소리요! 그럼 더더욱 조용히 있을 것이지!”
한때 말더듬이로 유명했던 언론인을 보다, 오를레앙 공작이 피식 웃었다.
“그러니까 죽기 전에 세상을 뒤흔들어 봐야 하지 않겠나?”
누군가 혁명을 조장한 자가, 이번에도 있을 것이다.
옛날 오를레앙 공작이 그랬던 것처럼.
허나 그자는 오를레앙 공작과 달리 아직 모른다.
비록 음모를 꾸민다 해도 혁명은 마음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야말로 폭풍이기에 통제할 수 없는 격변이 혁명이다.
이 격변을 한 번 타보다 실패한 노인, 오를레앙 공작은 눈을 가늘게 떴다.
아마도 프랑스에 있는 그 어떤 혁명가라 해도 공작보다 파도를 잘 탈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민들 사이로 걸어나가며 오를레앙 공작이 호쾌하게 외쳤다.
“자, 동지들이여! 이제 혁명이다!”
1825년 7월, 무더운 여름.
파리 오페라 대극장에서 시민들이 궐기했다.
지금껏 황제에게 짓눌려 왔던 파리 시민들이 일거에 토해낸 분노와 함께.
“폭군을 타도하라!”
7월 혁명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