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4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44화(545/547)
외전 (22) 주베르는 다이아몬드 폭동으로 희망봉을 정복한다
19세기 초, 대륙을 횡단한 모험가는 지금, 또 다른 대륙을 횡단해 달려왔다.
“여긴, 정말 무덥고 파리도 많군. 이크!”
주베르는 무더위에 땀을 닦다 고개를 움츠렸다.
이곳은 자오선 적도 남쪽으로도 한참 달려야 나오는 곳.
그래서 북반구가 겨울인 지금, 오히려 훨씬 더운 땅이다.
그런데 유럽이라면 그저 귀찮게 여길 파리를 보고 주베르가 기겁했다.
문득 길을 안내하던 농부가 혀를 찼다.
“조심하쇼, 프랑스 나으리. 파리에게 물리면 자다 죽소.”
“들었지. 체체파리였나? 절대로 수면병에 걸려 죽진 않겠다!”
“그건 그렇고, 왜 여기까지 왔소?”
농부의 질문에 주베르가 휘파람을 불며 대꾸했다.
“그야 당연히 [다이아몬드] 때문이지.”
농부가 뜨악한 얼굴이 되었다.
다이아몬드,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다는 돌.
18세기까지만 해도 사실 가장 비싼 보석은 아니었다.
일단 인도에서만 발견되었고, 유럽에서는 루비나 사파이어가 귀물로 인정되었으며, 동양에서는 옥이 더 비쌌다.
그러나 커팅 기술이 발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저 유명한 저주 받은 다이아몬드, 곧 호프 다이아몬드가 프랑스 궁정에 들어온 것도 그때다.
물론 현재는 부르봉 가문이 아니라 보나파르트 가문이 보유하고 있지만.
한데 인도, 그리고 조금 넓게 보면 18세기부터 브라질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에 새로운 공급처가 생겼다.
남부 아프리카다.
아직 모험가들 사이에서 도는 소문일 뿐이지만, 다이아몬드를 보았다는 이들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다이아몬드를 본 적은 없는 농부가 혀를 찼다.
“그런 빛나는 돌 따위에 목숨을 건단 말요?”
“이상할 게 뭐 있나. 헨드릭이라고 했나? 자네 조상도 금과 은을 벌기 위해 네덜란드에서 이 머나먼 아프리카 남단까지 온 거 아닌가?”
“후추 때문에 온 거요. 쇳덩이가 아니라. 뭐, 이젠 이곳에서 농사짓고 살지만.”
농부, 헨드릭은 시큰둥하게 숲을 헤치며 대꾸했다.
“어쨌거나, 원하는 돌 따위는 아마 못 찾을 겁니다요. 프랑스 나으리.”
이곳은 남아프리카에서도 내륙 지대다.
본래 남아프리카를 가장 먼저 개척한 유럽인은 포르투갈인이었다.
허나 포르투갈이 쇠퇴하면서 그 자리를 네덜란드 인들이 차지했다.
특히 명목상 네덜란드인이지만 실제로는 프랑스계 위그노였던 사람들이 대거 이주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니 거슬러 올라가면 네덜란드계인 헨드릭도 어쩌면 프랑스 출신인 셈이다.
그런데 어째서 해양민족인 네덜란드인이 내륙에 들어와 농사를 짓고 있을까?
대혁명 시기에 일어난 해양 대전환 떄문이다.
당시 영국은 대혁명의 혼란을 틈타 약삭빠른 짓을 했다.
프랑스의 공격을 받는 네덜란드 통령가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각지의 네덜란드 식민지를 강탈한 것이다.
인도양으로 가는 중요 항로 지대, 남아프리카 일대를 차지한 것도 그때다.
헨드릭을 비롯한 네덜란드계 이민자들은 당시 내륙으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이미 남아프리카에 정착한지 가히 1백년이 지난 터라, 유럽으로 돌아가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이제는 남아프리카의 좋은 토질에 기대 농민으로 살고 있는 거다.
가끔 아프리카 부족들과 싸우면서 말이다.
“그거야 내가 판단할 일이지. 잠깐.”
문득 주베르가 숲이 사라지고 초지가 보이는 강가에서 멈췄다.
어떤 꼬마가 놀고 있다.
아마 백인인 것으로 보아 네덜란드인의 아이인 듯하다.
한데 손에 들린 게 심상치 않다.
주베르가 꼬마에게 다가가 네덜란드어로 물었다.
“꼬마야, 대체 뭘 갖고 놀고 있는 거냐?”
“어, 절대 안 줘. 이거 내 거야!”
“아니, 한 번 보여주기만 해라. 대신 그러면.”
문득 주베르의 손에 금화가 들렸다.
“요걸, 주마.”
황제 유진의 얼굴이 새겨진 금화.
비록 이곳이 유럽에서 동떨어진 곳이라도 문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같다.
금이 가치가 있다는 사실은.
꼬마도 본능적으로 탄성을 터뜨렸다.
“와, 빛난다!”
“세상에! 애한테 뭘 주는 거요? 이건 금화 아니오!”
“만약, 내가 생각하는 돌덩이라면 금이 문제가 아니라고. 헨드릭 크루거! 자, 소년! 내가 금화 10개를 주마!”
주베르가 유진의 얼굴을 마구 집어던지자, 꼬마는 좋다고 받아들며 외쳤다.
“줄게요! 빛나는 쇳덩이, 좋아!”
어쨌든 금화가 빛나는 돌덩이보다 가치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주베르가 확인하려는 것은 따로 있다.
만약에, 이게 진짜 그 [돌]이라면 이 근방에 정말 그 [돌]이 파묻혀 있다는 소리니까.
헨드릭 크루거도 슬슬 눈치를 채고 마른침을 삼켰다.
“설마, 정말이오?”
“지금 보고 있잖나.”
“아니, 그, 다이아몬드라는 거라면.”
외눈 안경을 꺼내 돌을 쳐다보며, 주베르가 히죽 웃었다.
“이 땅에 다이아몬드 러시가 벌어지는 거지. 무슈 크루거! 축하하네,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크루거는 얼결에 주베르의 축하를 받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내, 내가 말이오?”
“당연하지. 자네, 금광이나 은광을 캘 때, 돈 버는 사람이 누군지 아나?”
“광산 소유주 아뇨? 당장 구매하러 가셔야겠구료. 그런데, 이 동네 지배 부족이 줄루족이었던가?”
그러나 주베르는 단호히 부정했다.
“아니야! 광부들에게 먹고, 자고, 입을 것들을 파는 사람들이지. 바로 자네처럼. 하하하!”
물론 광산주가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애초에 금광이 그렇듯, 다이아몬드 광산도 언제까지고 원석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나아가 광물은 캔다고 아무데서나 나오는 게 아니다.
반면에 광부에 지원하는 사업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크루거도 그 사실을 깨닫고 희희낙락하며 외쳤다.
“이제 우리, 다이아몬드로 부자가 된다!”
영국인을 피해 도망친 오렌지 강의 자유민들.
오렌지 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긴 것이다.
***
그러나 희망은 항상 힘에 짓밟히기 마련이다.
-철컥, 탕!
레드코트, 붉은 제복의 병사들이 도열했다.
해안가 케이프타운에서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자들이다.
내륙은 전염병도 위험하고, 아프리카 원주민이 득실거린다고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오렌지강 일대까지 밀고 들어온 셈이다.
레드코트의 앞에 선 검은 옷, 목사가 외쳤다.
“이곳, 오렌지 강의 다이아몬드 광산 일대는 전부, 우리 대영제국의 소유요!”
오렌지 인들에게는 기가 막힌 소리다.
일단 영국은 오렌지 강 일대까지 지배권을 뻗쳤던 적이 없다.
무엇보다 이곳은 오렌지 인들이 직접 개척한 땅이 아닌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당신이 뭔데!”
“나, 존 베일리는 영국 국왕 폐하의 위임을 받아, 케이프 콜로니를 통치하고 있소. 나아가, 이곳 내륙부도 모두 우리 케이프 콜로니의 것이오!”
“우리 오렌지 자유국민들은 영국 국왕을 따르지 않아!”
그러자 항변한 자에게 [후장식 라이플]이 겨누어졌다.
-탕!
가장 먼저 반항한 자가 가장 먼저 죽는다.
이게 제국에 저항하는 이들이 맞이해야 하는 운명.
그저 오렌지강에서 살아왔을 뿐인 농민들이 질린 얼굴이 되었다.
목사, 존 베일리가 준엄하게 외쳤다.
“그럼, 죽을 수밖에! 신의 뜻으로!”
병사들 앞에서, 실은 총 앞에서 오렌지 자유민들은 저항하지 못했다.
-탕! 탕! 탕!
레드코트 병사들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마을.
농민들은 울부짖으며 주저앉았다.
사실 빼앗긴 것은 원래는 존재하지 않았던 다이아몬드 원석과 광물이다.
그러나 사람은 본래 한 번 가졌던 것에 집착하기 마련.
그때 모험가 주베르가 어물쩡, 오렌지타운에 나타났다.
“흐음, 괜찮나? 무슈 크루거?”
“억울하오! 우리가 고생해서 캔 다이아몬드에, 심지어 황금까지 빼앗겼소!”
“아프리카는 정말 천혜의 땅이 맞군. 금광까지 이렇게 쉽게 찾다니.”
오렌지타운의 지도자, 크루거를 향해 주베르가 히죽 웃었다.
“그럼, 빼앗긴 건 되찾아야지?”
크루거는 기가 막힌 얼굴로 주베르를 보았다.
방금 보지 않았던가?
반항하는 자는 전부 죽인다고 했던 것을.
“대체 어떻게 말이오?”
“싸워서.”
“그렇지만 상대방은 무려 대영제국 군인들이오. 도저히 우리가 상대할 수가 없소.”
본래 원역사라면,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는 것은 1860년대다.
대신 오렌지 자유민들이 마주해야 할 총도 후장식 라이플 따위가 아니라 기관총이다.
어느 쪽이든 평화롭게, 실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에게만 폭력적으로 살아온 자유민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대다.
그런데 주베르가 히죽 웃다 손을 튕겼다.
“자, 다들 가져와!”
주베르의 뒤, 이번에는 푸른 제복의 남자들이 나타났다.
-뿌우웅!
증기자동차와 함께 말이다.
오렌지 자유민들이 눈을 깜박일 사이, 남자들은 증기자동차에 실린 상자를 땅 위에 놓았다.
상자가 열린 순간 크루거는 깜짝 놀랐다.
총이다.
주베르가 오렌지타운의 주민들을 보며 모자를 벗어 휘둘렀다.
“내 소개가 늦었군. 바르텔레미 주베르, 프랑스 제일의 모험가로 [이르쿠츠크] 백작위를 갖고 있네.”
이르쿠추크가 어딘지, 크루거는 모른다.
하지만 주베르란 이름은 안다.
당대 제일의 모험가이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횡단자? 당신이?”
“애석하게도 시베리아에 있는 영지에는 나도 가본 적이 없어. 차라리 알래스카에는 가본 적이 있지만.”
“세상에, 지구를 동서로 횡단한 남자가 여기까지 왔단 말이오?”
퀘벡에서 알래스카까지, 다시 베링 해협을 넘어 시베리아로, 그리고 유럽으로 달린 남자.
실로 사상 초유의 동서 횡단을 성공시켰고, 그 모험담을 베스트셀러로 써낸 작가.
아무리 유럽 소식에 어두운 이주민들이라도, 그 정도는 들었다.
유럽 최고의 모험가, 주베르가 껄껄 웃으며 물었다.
“남북횡단도 해볼까해서. 자, 어떤가? 나와 함께 새로운 모험을 해보겠나?”
그저 단순한 탐험가라면 손을 잡아봤자다.
허나 주베르의 뒤에 누가 있는지, 이제 오렌지 자유민들도 깨달았다.
바로 프랑스 제국이다.
“침략자를 쫓아내는 모험이라면, 좋소!”
이제 오렌지 자유민들이 반격할 시간이다.
***
케이프타운은 비가 자주 온다.
-투두둑!
비 오는 케이프타운의 요새.
술에 취한 레드코트 병사들이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연회장 한 가운데는 빛나는 것들이 가득하다.
다이아몬드, 그리고 황금이다.
“이 모든 게 다 우리 거다!”
“좋군. 다이아몬드, 황금, 여기에 석탄도 있다며?”
“남부 아프리카는 최고야! 와하하!”
그 순간, 뭔가가 창을 깨고 들어왔다.
-쉬익, 쾅!
순식간에 폭연이 연회장을 가득 메웠다.
“으아악!”
“뭐야, 수류탄이다!”
“유럽에나 있는 물건이 어떻게 여기에!”
최신 화약병기, 수류탄이 터진 것이다.
당장 케이프타운의 영국 수비대도 보급받지 못한 물품이다.
문득 창밖에서 프랑스어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오렌지 자유민들이여, 궐기하라! 침략자 영국인들을 쫓아내자!”
곧이어 라이플을 든 농민들이 뛰어 들어왔다.
-와아아!
수류탄이 터지고, 곧바로 총검 돌격전을 펼친다.
유럽에서는 이미 사장된 전술.
그러나 이곳 아프리카에서는 아직도 유효하다.
선동가 주베르가 뒤에서 보다, 히죽 웃었다.
“자, 그럼. 다이아몬드를 얻으러 가 보실까!”
영국 해양 항로를 지키는 식민지, 케이프타운.
그곳에 프랑스 제국기가 걸리게 된 날이었다.
물론, 다이이몬드가 가장 중요한 소득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