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4화(55/547)
(54) 방데에서 유진 보나파르트파가 탄생하다
낭트는 루아르 강 한복판에 위치한 섬에 세워진 도시다.
그렇기에 낭트로 가기 위해, 루아르 강을 건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밧줄로 묶이고, 죄수처럼 취급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특히 분명 혁명군 장교가 자신을 찾고 있다고 들었다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안젤리크가 모친, 동생과 함께 밧줄로 묶인 채 끌려가며 부르짖었다.
“대체, 왜 우리가 끌려가고 있는 거죠?”
그 옆에 있던 죄수가 툭 뱉었다.
“도살자 놈들이 잡았으니까.”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전 마르소가 있다고 해서, 아니 지인이 혁명군 장교라고 해서 여기 왔단 말예요!”
“슐레 출신 아니오?”
그 말에 안젤리크는 눈을 깜박였다.
“그, 그건 그래요. 하지만.”
“말투를 듣고 이쪽으로 분류되었나 보군. 당신과 당신 가족들도.”
“말도 안 돼! 슐레에 그냥 살았던 사람도 많아요. 게다가 난 왕당파 반란에 가담하지 않았단 말예요!”
죄수, 자크가 쓰게 웃었다.
“어쩔 수 없소. 저들 눈에는 다 똑같은 방데 인들이니까.”
안젤리크는 시선을 돌렸다.
청색 군복을 입은 병사들.
분명 안젤리크를 데려온 이들도 저들과 같은 군복을 입고 있었다.
도중 갑자기 나타난 다른 부대원들에게 제압당한 게 문제였다.
정신없이 끌려왔더니, 이 병사들 사이에 묶인 채 강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다.
그동안 1년의 내전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살아남았다.
한데, 이제와서 죽는다?
“안젤리크, 이제 어쩌니?”
모친, 잔느 드 메슬리가 힘없이 물었다.
안젤리크는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같이 왔던 군인들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명 마르소도 이 도시 어딘가에 있다.
문득 안젤리크가 필사적으로 외치기 시작했다.
“난 마르소의 부인이야! 혁명군 장교, 마르소! 어디 있어!”
“이 년이! 닥치고 루아르 강으로 가지 못해?”
“싫어! 마르소! 제발 도와줘요!”
지금 매달릴 수 있는 단 하나다.
마르소.
신세를 지기 싫고, 피해를 끼치기 싫어서, 심지어 파리로 달아날 생각마저 했다.
굳이 마르소가 있다는 마르세유가 아니라.
그렇지만 지금은 당장 남은 가족 전부가 죽을 상황이다.
죄수들의 행렬 와중에서 안젤리크가 필사적으로 다시 외쳤다.
“마르소, 제발!”
그때다.
“과연, 여기 있었군. 마르소의 ‘부인’이!”
안젤리크는 전혀 예상치 못한 호칭에 놀라고, 다시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놀랐다.
깡마른 카리에와 40대의 중년인, 베스테르만이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아주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물론 그 탐욕은 안젤리크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의미였지만.
***
이 순간, 마르소는 낭트 외곽, 마르세유 우편특수연대 본부에서 기마로 달려왔다.
“멈추시오, 이게 대체 무슨 짓인가!”
3천 명.
낭트에 있던 왕당파 죄수들의 숫자다.
이들 전부가 감옥에서 끌려나와 루아르 강으로 향하고 있다는 급보가 마르세유 연대에도 전해졌다.
그런데 유진과 나폴레옹은 모두 진압군 임시사령부로 가 있던 상황.
급한대로 마르소가 먼저 기마로 달려온 것이다.
바삐 달려오던 마르소가 루아르 강 바로 앞에서 일단의 주민들을 발견했다.
“베스테르만 장군!”
1만의 사단을 지휘하는 장군, 베스테르만이 힐끗 고개를 돌렸다.
이 학살을 주도하는 것은 카리에지만, 실행은 베스테르만 사단이 진행하는 것이다.
마르소는 단기로 달려왔지만, 거침없이 행렬을 막아섰다.
1만 대 1명.
홀로 1만을 가로막은 마르소가 루아르 강 앞에서 포효했다.
“기다리십시오! 이건 월권입니다! 게다가, 지금 끌고 가는 사람들 중에는 반군에 참여하지 않은 죄수들도 있습니다!”
“소령 주제에 지금 누굴 막는 건가! 당장 비켜!”
“비킬 수 없습니다! 사령관 각하께 전권이 주어졌다는 걸 잊은 겁니까!”
그때 베스테르만의 바로 옆에서 비명 같은 소리가 들렸다.
“마르소!”
마르소는 고개를 돌리다 경악했다.
“안젤리크, 어째서 여기에!”
“나, 난 당신을 찾으러 왔는데, 갑자기 왕당파라고 잡혔어요!”
“이런 말도 안 되는! 보시오, 베스테르만 장군! 이 소녀는 그저 휩쓸려 다니던 피난민일 뿐입니다. 내가 신분을 보증합니다! 여기 억울한 사람들이 분명 섞여 있어요!”
문득 베스테르만이 낯을 찡그리다, 입가를 비틀었다.
걸려든 것이다.
반대로 베스테르만 사단의 병사들도 주춤거리며 멈춰 버렸다.
옆에서 보고 있던 카리에가 눈짓하는 게 보인다.
차갑게, 외눈이 번뜩이는 모습에 베스테르만은 이를 악물었다.
이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다.
지금 여기서 왕당파 죄수들을 죽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결국 반란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파리는 학살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함정을 발동하는 수밖에 없다.
베스테르만은 사전에 준비한 대로 안젤리크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름은?”
안젤리크는 떨다 답했다.
“아, 안젤리크 드 메슬리입니다.”
“오호라, 메슬리. 방데 지역의 귀족 가문 중 하나지. 그렇지?”
“예? 마, 맞습니다. 하지만 저희 집안은 혁명을 지지하는데.”
그 순간, 카리에가 끼어들어 외쳤다.
“이 여자는 왕당파 반역도가 확실해! 한데, 그자의 신분을 보증한다? 마르소 소령, 그럼 자네도 반역자인가!”
마르소는 눈을 부릅떴다.
이것은 함정이다.
카리에와 베스테르만이 마르소를 왕당파를 몰고, 다시 나폴레옹까지 엮으려는 수작이다.
그럼 어떻게 함정을 빠져나가야 하는가?
문득 마르소가 허리에 찬 검을 틀어 쥐었다.
벤다.
그 방법 밖에 없다.
그때다.
사령부 쪽에서 일단의 병사들이 달려와 마르소 주위를 둘러쌌다.
마르세유 우편연대 소속, 유진 특수중대 부대원들.
특히, 부상을 당한 엘리와 고미가 그 사이에 있었다.
사령관, 클레베르가 그들과 함께 달려오며 외쳤다.
“이게 무슨 짓이오, 카리에! 당장, 멈추시오!”
사단장 베스테르만이 주춤거렸다.
그러나 카리에는 오히려 클레베르를 보다 입가를 비틀었다.
기회다.
“보나파르트를 잡아야 하오, 클레베르 사령관.”
“그게 무슨 헛소리요?”
“지금 보나파르트 장군의 부하가 왕당파란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오!”
그때다.
“이 보나파르트가 [도적]이라는 건가? 카리에?”
어느새, 유진중대의 대열이 흩어지고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나폴레옹, 그리고 유진이었다.
***
이 시대, 왕당파는 반역자와 동의어다.
안젤리크가 왕당파라면, 그 약혼자인 마르소는 분명 왕당파 혐의가 생긴다.
혁명군이 지목하면 그게 진실이 되는 세상이다.
그러나 카리에가 생각하지 못한 게 있었다.
나폴레옹이 차갑게 카리에를 보다 웃었다.
“다시 말해봐라, 카리에. 내가 왕당파 도적이라고?”
카리에는 이를 악물다 나폴레옹을 노려보며 씹어 뱉듯 말했다.
“그건 조사해봐야 나오지! 왕당파 부하를 두었다면, 당신의 충성심도 당연히 의심받는 거요!”
“다시 말해보게. 여기, 마르소가 귀족 지인은 있을지 모르지. 그 지인을 사랑할지도 모르지! 허나, 왕당파 지휘관을 쏴죽이고, 적 선봉을 전멸시킨 게 이 마르소 소령이야. 그 소령이 공화국을 배반했다고?”
“그렇소!”
나폴레옹의 압박적 질문에 카리에가 사력을 다해 고함쳤다.
“왕당파 애인이 있다면 왕당파고, 왕당파 부하가 있다면 역시 왕당파요!”
문득 침묵이 루아르 강을 맴돌았다.
왜냐하면 나폴레옹이 차갑게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카리에의 주장은 위험하며, 나폴레옹을 언제든 감옥에 넣을 구실이 될지 모른다.
그런데 왜 나폴레옹은 웃고 있을까?
헛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무슈 로베스피에르에게 인정받은 이 나폴레옹의 충성심을 의심하는 거로군. 그런가?”
카리에는 그 순간 입을 쩍 벌렸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왕당파 부하는 왕당파다?
그러면 나폴레옹이 왕당파라고 했을 때, 나폴레옹의 상관격인 로베스피에르도 왕당파인가?
“아니, 그게 아니라!”
순간, 베스테르만을 비롯한 카리에측 병사들 전부가 놀라 돌아보았다.
학살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그렇기에 충동적으로 ‘반역’을 유도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로 나폴레옹이 적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 뒤에 로베스피에르가 정말 있다면 더욱 문제다.
파리에서 로베스피에르는 반역자로 몰린 자들에게 기요틴을 선사하는 중이라고 한다.
선뜩한 기분에 카리에와 베스테르만이 잠시 자신들의 목을 어루만질 찰나였다.
-서걱!
놀란 카리에가 고개를 돌렸을 때, 단검으로 유진이 죄수들의 밧줄을 잘라버리고 있었다.
“뭐하는 짓이야, 밧줄을 자르다니!”
“이들은 죄수지만, 감옥에 가두는 걸로 족하죠. 물에 빠뜨리는 건 공화국 형법 위반입니다, 카리에.”
“하! 건방진 놈, 보나파르트 장군을 믿고 위세를 부리는 거냐!”
그러나 유진은 차갑게 대꾸했다.
“아뇨, 파리로 가서 결정을 받자는 겁니다. 왕당파 수괴 10인. 그들을 파리에서 정식 재판을 받게 할 겁니다. 그리고, 당신도.”
아주 냉정한 통보에 카리에는 잠시 정신을 못 차리다 눈을 크게 떴다.
“뭐? 나? 왜?”
“재판 없이 사람을 죽인 죄, 정부의 명령 없이 학살을 자행한 죄, 무엇보다 라 로셸을 빼앗긴 죄.”
“잠깐, 그건 내가 아니라 로시뇰이 한 거야!”
이 상황에서도 로시뇰에게 책임을 회피하는 카리에를 향해 유진이 비웃었다.
“그것도 파리의 혁명재판소에서 판단할 일이죠. 최소한 여기 3천 명을 재판 없이 죽이려 했던 죄, 내가 증언해 드리죠. 이미 보나파르트 장군이 파리로 서신을 보냈습니다!”
낭트, 루아르 강변.
원역사에서 1794년, 이 시기에 혁명군은 왕당파를 강변에 빠뜨려 익사시킨다.
유진과 나폴레옹이 전황을 바꿨음에도, 카리에는 똑같이 집단학살을 시도하려 한 것이다.
다만 카리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이미 나폴레옹이 파리로 정식 재판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는 사실을.
카리에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밧줄이 풀린 왕당파 군인 한 명이 멍하니 유진을 보다 고개를 숙였다.
“고, 고맙소.”
그 순간, 대열 중심에서 눈을 번뜩이고 있던 로슈자클랭이 벌떡 일어났다.
“이 로슈자클랭이 파리에서 증언하겠소! 우리가 죄를 저질렀을지언정, 보나파르트 장군과 여기 공주의 기사는 아무 죄가 없다고!”
군인들이, 죄수들이, 그리고 유진이 놀라 로슈자클랭을 보았다.
나폴레옹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말에 눈만 깜박였다.
그러나 로슈자클랭은 지금 사전에 준비된 말이 아니라, 심장에서 복받치는 외침을 토하고 있었다.
“그건 귀족으로서가 아니라, 가톨릭 신자로서 신께 부끄럽지 않게 죽기 위해서요! 여러분, 모두 맹세해 주시오.”
로슈자클랭은 3천 왕당파를 향해 부르짖었다.
“우리를 위해 목숨을 건, 이 장군과 소년을 위해 우리도 목숨을 겁시다!”
파리, 혁명재판소의 재판은 지극히 위험하다.
그러나 그 재판을 받게 만드는 것조차, 파리 집권자들에게 밉보일 우려가 있다.
나폴레옹과 유진이 그 위험을 감수했음을 로슈자클랭도 깨달은 것이다.
일순, 왕당파 3천 명이 외치기 시작했다.
“맹세합니다!”
“성모 마리아여, 저 청년과 소년에게 축복을!”
“증언이든 뭐든, 다 하겠습니다! 비바 보나파르트!”
불 붙듯이 함성이 낭트를 가득 메웠다.
“비바 보나파르트!”
보나파르트 만세.
후세, 원역사에서 ‘보나파르트 주의자’들이나 외칠 구호.
그게 지금 엄연히 프랑스 왕실을 섬길 왕당파 귀족과 농민들 사이에서 울린다.
눈을 깜박이던 나폴레옹이 유진을 돌아보았다.
난생 처음 겪는 경험에 나폴레옹은 당혹하고, 또한 격동하고 있었다.
“전쟁에서 이긴 것도 아닌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유진은 가만히 그 군중과 함성과 열광을 보다, 나폴레옹을 자랑스럽게 보았다.
“이제, 저들은 장군의 지지자입니다.”
1794년 1월.
아직 나폴레옹이 일개 장군에 불과한 시절.
보나파르트 열광자, 곧 최초의 보나파르티스트가 탄생했다.
유진을 함께 지지하는 광신적 나폴레옹 지지집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