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5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58화(59/547)
(58) 파리 치안사령관 나폴레옹이 탄생하다
권력은 항상 배신에 지극히 민감하다.
“군부를 숙정해야 합니다! 제가 증인입니다! 저와 카르노가 뵈르농빌처럼 오스트리아에 잡힐뻔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뭘까?
보통 권력자들은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평시라면 그게 맞다.
권력의 결정에 따라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기요틴에 목이 날아갈 수 있으니까.
그러나 권력은 사실 명령과 실행으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일 뿐, 실체가 아니다.
전쟁의 시대, 그 사실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군사력.
총검으로 적을 죽이는 실체 그 자체.
지금 그 총검을 쥔 군인중에 배반자가 생겼다.
공안위원회가 열린 플뢰르 대저택.
12명의 의원 중 하나, 생 쥐스트가 격분해 외치고 있었다.
“뒤, 뒤, 뒤무리에가 결국 배신했다고?”
“역시, 구귀족은 믿을 수 없어! 그 아래 레스쿠에도 결국 귀족 출신 아닌가?”
“피슈그뤼나 켈레르만은 믿을만한 거요? 당장 사령관을 교체합시다!”
말더듬이 데물랭, 미식가 캉바세레스, 휠체어를 탄 쿠통이 놀라 떠들었다.
파리에서 무수한 망명귀족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장본인들이다.
왕의 죽음을 주장하고, 도시의 파괴를 명령하며, 반대파의 척살을 요구하는 이들.
그러나 군인이 배신을 한 상황 앞에서는 그야말로 무력하기 그지없다.
그때 뚱뚱한 볼을 잡아당기던 네모진 얼굴의 의원, 당통이 불쑥 입을 열었다.
“임시 사령관을 선임했다고 들었는데, 생 쥐스트 의원.”
이미 알고 있던 카르노를 제외한 모든 의원들이 당황했다.
공안위원회의 허락도 없이, 사령관 선임이 벌써 이뤄졌단 말인가?
그러나 생 쥐스트는 당황하는 대신, 오히려 콧대를 세웠다.
“그렇습니다. 임시 사령관으로 주르당 장군을 선임했습니다.”
“대체 왜 그런 독단을 저지른 거요! 사령관은 공안위원회가 결정할 일이 아닌가!”
“전쟁장관이 잡히고 사령관이 반역을 저질렀습니다, 당통!”
오히려 자신의 월권이 정당하다고 강변하며, 생 쥐스트가 눈을 부릅떴다.
“전선이 무너져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전선을 비워두고 오란 말입니까? 전쟁이 애들 장난인 줄 아십니까?”
당통은 눈을 부릅떴다.
“이런 무례를!”
사실 둘 다 군인이 아닌 것은 똑같다.
다만 문자 그대로 책상물림인 당통과 달리, 생 쥐스트는 스스로 전선을 돌아다녔다.
물론 전선에서 감시, 감독, 간섭만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최소한 전장을 본 경험은 있다.
반대로 당통은 삼거두로 불리는 혁명파 거물.
아무리 생 쥐스트가 로베스피에르의 측근이라도, 비할 바 못 된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변하자, 황급히 로베스피에르와 당통의 친구인 데물랭이 나섰다.
“자, 두 분 다 지, 진정하시고. 그보다 한 가지 무,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생 쥐스트 의원.”
“뭡니까, 데물랭 의원?”
“그, 오슈 장군을 구금했다고 들었는데요. 대, 대체 왜 그러신 겁니까?”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데물랭이 말했다.
“오슈 장군은 로베스피에르 의원이 보내신 분이란 걸 잊었습니까?”
말더듬이에 겁은 많지만, 데물랭도 이 혁명기를 뚫고 나온 정치인이다.
할 말이 있다면 한다.
로베스피에르가 추천해 발탁된 인재, 오슈다.
감히 구금한 이유가 뭔가?
그러나 생 쥐스트는 오히려 태연히 대꾸했다.
“설사 그렇다 해도, 현장에서 파견 의원의 명령에 불복종한 건 중죄입니다.”
“명령에 불복종했다구요?”
“그렇습니다. 의원의 권위에 저항하고, 멋대로 임시사령관을 정하려 들었습니다.”
기가 막힌 얼굴로 당통이 끼어들었다.
“아니, 대체 누구로 정하려 들었는데?”
당통을 마주 쏘아보며 생 쥐스트가 대꾸했다.
“주르당입니다.”
주르당, 플랑드르의 정복자.
구 왕당파로 의심받은 뒤무리에나 푀양파인 라파예트 대신, 공안위원회가 키우던 인재다.
특히 카르노가 추천하던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당통이 자신이 잘못 들었는지 의심하며 입을 쩍 벌렸다.
처음 질문을 던졌던 데물랭도 다시 되물었다.
“주르당을 임명했다면서요?”
“가장 적합한 자니까요.”
“오슈도 그 사람을 임명하려 한 것인데, 그게 왜 죄가 됩니까?”
그 순간, 생 쥐스트는 오히려 호통치며 데물랭에게 외쳤다.
“데물랭 의원. 혁명군은 문민통제의 원칙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파견의원은 국민공회 권한을 대행해 임시사령관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인은 그래선 안 됩니다!”
문민통제.
전쟁의 시대, 정부가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원칙이다.
그게 아니라면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군인들이 통치하든가.
왜냐하면 정부가 군을 통제하지 못하면 굳이 ‘반란’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전선에서 군이 폭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생 쥐스트는 대원칙으로 월권을 변호한 것이다.
그러나 사령관 임명 권한이 일개 의원에게 주어진다면, 그것도 문제 아닌가?
공안위원회 의원들이 낯을 찡그리며 반박하려 할 찰나였다.
-짝!
문득 공안위원회 회의장 안으로, 한 의원이 들어섰다.
살리체티, 코르시카 출신 의원이다.
공안위원회 멤버도 아니고, 유력 의원도 아니며, 그저 남부 파견의원이었다는 게 특이할 뿐이다.
하지만 살리체티는 당황하기는커녕 얄쌍한 얼굴로 유들유들하게 말했다.
“열띤 토론 중에 죄송합니다.”
“뭐요, 살리체티 의원? 당신은 공안위원회 소속도 아닌데?”
“그게, 꼭 공안위원회에 와야 할 방문객이 와서 부득불 모셔왔습니다.”
문득 살리체티가 묘한 미소를 머금었다.
“방데의 승장, 보나파르트 장군이 파리에 왔습니다.”
이제 나폴레옹은 더 이상 툴롱의 영웅이 아니다.
그보다 골치 아팠던 전장, 방데를 평정한 내전 종결자가 된 것이다.
그 순간, 당통이 눈을 빛냈다.
“보나파르트! 맞아, 그 자가 있었지! 보나파르트를 라인으로 보냅시다!”
모두가 갑작스런 제안에 당혹해 버렸다.
방데는 다름 아닌 마라의 약점이다.
로시뇰을 추천했고, 강경 대처를 찬성했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한데 고작 3개월의 시한만이 주어진 상황에서 엉뚱한 사람이 뛰쳐나와 성공했다.
당통이 보낸 베스테르만도, 로베스피에르가 승인한 클레베르도 아닌, 보조군 마르세유의 나폴레옹이다.
이 상황에서 당통은 나폴레옹을 변수로 순간적으로 택한 것이다.
기가 막힌 마라가 벌떡 일어났다.
“미친 소리! 제멋대로 부임지를 이탈해, 병력을 소모시킨 자를 라인으로 보내다니! 당통, 제정신인가!”
“무슨 소리요, 마라? 공안위원회의 허가가 있었소!”
“내가 들은 바가 있소! 허가가 나기도 전에 먼저 부대를 이동시켰다더군.”
마라가 피부병 가득한 기괴한 모습으로 눈을 번뜩였다.
“그런 자를 라인 전선으로 보내다니! 그렇잖아도 사령관이 배신한 전장에 보낸단 말이오?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때다.
“불쾌하군요. 전장에서 싸운 군인을 불러놓고, 이런 모욕이라니.”
나폴레옹이 공안위원회 회의실 문밖에 서 있었던 것이다.
-뚜벅, 뚜벅, 뚜벅.
모든 의원들이 경악한 가운데, 나폴레옹이 들어섰다.
아직 일개 준장에 불과하다.
장군이라 하지만 현재 혁명정부의 군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장군의 숫자도 역시 마찬가지다.
연말까지 늘어날 숫자는 대략 125명 내외.
나폴레옹의 순위는 아직 하위권에 불과하다.
단지 25세라는 게 주목할만한 숫자적 위치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그저 25세의 하위권 준장, 곧 여단장 정도가 아니다.
휘하에 거느린 마르세유 우편 특수연대는 놀라운 공적을 세운 정예군이다.
나아가 방데의 지지부진한 전장을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종결하는 데 성공했다.
그 모든 작전이 나폴레옹과 그 부관, 유진에게서 나온 것이라 클레베르가 보고서를 보내온 바다.
그렇기에 이 자리의 모든 의원들은 나폴레옹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게다가 아무리 최고 권부라도, 엄밀히 말해 공안위원회는 합의제 기관이다.
누군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심지어 누구나 암묵적으로 일인자라 여기는 로베스피에르조차도.
마라도 아무리 권력자라 해도, 사실 일개 의원이다.
군부의 떠오르는 신성, 나폴레옹을 직접 대면하자 마라가 당황해 외쳤다.
“아, 아니. 나는 장군이 온 줄 모르고. 대체 누가 벌써 보나파르트 장군을 부른 거요?”
그 순간 막시밀리앙 드 로베스피에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요.”
로베스피에르는 피로한 얼굴로 다가가 나폴레옹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주 심상한 태도에 그리 위엄이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모든 의원들이 숨을 죽였다.
아무리 일인자라도 로베스피에르도 공안위원회의 구성원일 뿐이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은 어쩐지 ‘왕’이 장군을 독대하는 광경 같이 보인다.
문득 로베스피에르의 시선이 나폴레옹의 옆, 유진을 향했다.
“방데에서 오느라 고생했소. 그 옆은 [공주의 기사]인가?”
나폴레옹은 로베스피에르의 손을 마주잡으며 당당한 태도로 답했다.
“툴롱의 소년기수라 불러주십시오. 툴롱에 첫 번째로 진입해, 유니언 잭을 빼앗은 용감한 소년병입니다.”
“용감한 건 인정하지. 파리에서도 그랬거든.”
“게다가 이번 방데에서도 왕당파 10만 대군을 무찌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전선을 버텨낸 장본인은 클레베르고, 결정타를 날린 장군은 나폴레옹이다.
그렇지만 유진의 확성기가 결국 왕당파를 항복시킨 것도 맞다.
게다가 ‘블루코트’도 유진의 후장식 퍼거슨 라이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했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다, 로베스피에르가 엄숙히 말했다.
“특진이 필요하겠군. 보나파르트 장군, 그대를 파리 치안사령관으로 임명하오.”
이번에는 나폴레옹과 로베스피에르, 그리고 유진을 제외한 모두가 경악했다.
파리의 치안사령관, 곧 파리 전체의 경비를 책임지는 군인이다.
한 마디로 수도방위 사령관과 똑같은 의미다.
이전 사령관은 모두 군인이 아니었다.
파리 시장이나, 정치인이나, 경찰 출신이 이 자리를 역임했다.
그런데 지금 로베스피에르가 이 자리를 군인, 그것도 군부의 신성에게 맡긴 것이다.
마라가 벌떡 일어나 외쳤다.
“무슈 로베스피에르! 보나파르트 장군은 아직 여단장, 그러니까 준장입니다!”
“그렇군. 치안사령관은 최소한 사단을 이끌어야겠지? 소장으로 특진시키겠소. 공적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오, 마라.”
“로베스피에르, 이 당통도 반대하오. 재고해 주시오!”
이번에는 당통도 일어나 부르짖었다.
“파리 치안사령관 직은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소! 최소한, 공안위원회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오!”
방금 전, 당통은 라인으로 나폴레옹을 보낼 생각을 했다.
그러나 치안사령관은 얘기가 다르다.
무엇보다 사실상의 임명권자가 로베스피에르가 된다면 더욱 큰 문제다.
그렇잖아도 국민공회와 공안위원회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로베스피에르다.
그때 로베스피에르의 차가운 시선이 당통을 향했다.
“당통.”
그 선뜩한 시선에 당통이 주춤거릴 찰나, 로베스피에르가 냉랭히 말했다.
“뒤무리에가 누구 친구인지, 모르는 위원은 여기 아무도 없소.”
당통은 눈을 크게 떴다.
“그, 그게 무슨!”
“방데에서 문제를 일으킨 로시뇰이 얼마전 증언했지. 베스테르만도 만만찮게 문제였다고. 역시, 당신 친구지.”
“로베스피에르, 이건 음해요!”
황급히 당통이 주위 의원들을 보며 부르짖었다.
“모두, 정말 믿는 거요? 난 어디까지나 그저 전선의 군인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추천했을 뿐이오!”
하지만 공안위원회 의원들은 당통을 외면하거나 경멸하듯 보았다.
사실 당통이 지금 거론된 장군들을 추천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지금껏 너무 큰 사태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뒤무리에가 진짜 문제다.
로베스피에르가 고개를 다시 돌렸다.
“파리 치안군은 보나파르트 장군에게 맡기겠소. 아, 그리고.”
문득, 생각난 듯 품속에서 뭔가를 꺼낸 로베스피에르가 유진에게 향했다.
-철컥!
유진이 미처 대응하기도 전에, 계급장을 어깨 위에 채운 로베스피에르가 무심히 말했다.
“우리, 소년기수에게는 대령의 계급장을 내가 직접 주지.”
이번에는 미처 유진도 예측하지 못했다.
나폴레옹의 치안사령관 임명.
이미 오귀스트 로베스피에르 측에 소식을 전했을 때, 제안받은 바다.
현재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나폴레옹을 파리 치안사령관으로 임명하자고.
나름 오귀스트가 발탁한 사람이 나폴레옹이다.
그러니 군부에서는 로베스피에르 파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
로베스피에르가 나폴레옹을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유진을 대령으로 진급 임명시킬 줄은 몰랐다.
소위에 이어 대령 계급장을 로베스피에르가 유진에게 선물한 셈이었다.
선물은 항상 대가를 요구하는 법.
무거워진 어깨를 슬쩍 만지다, 유진이 경례를 취했다.
“영광입니다. 무슈 로베스피에르. 공화국에 승리를!”
나폴레옹이 파리의 군사 전권을 쥔 날이었다.
원역사보다 1년 반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