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7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69화(70/547)
(69) 나폴레옹이 불타는 파리를 구하다
이미 파리 곳곳은 불길로 가득했다.
-화르륵!
집에 있던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거리 곳곳으로 뛰쳐나왔다.
“불이야! 불이야! 불이야!”
“적을 죽여라! 싸워라! 무찔러라!”
“혁명이다!”
불길 속을 무장한 시민들이 달리며 함성을 질렀다.
그러나 아직 타오르는 집에서 권총을 잡은 채 버티고 있는 남자도 있다.
파리의 호화로운 저택에 머무르는 남자.
혁명군 장성이자 구귀족 출신으로, 국민의회 시절에는 의장까지 지낸 나름 준 권력자.
이틀 전에는 전처에게 바람맞은 남자, 알렉상드르 드 보아르네다.
“이게 대체 무슨 날벼락인가! 갑자기 불길에, 시민들이 폭주하다니!”
부관, 헌병대 중령 니콜라 다부가 숱이 적은 머리를 매만지며 입맛을 다셨다.
“꼭 혁명의 날 같지 않습니까? 보아르네 장군님?”
“그런 한가한 소리 할 때인가? 일단, 파리를 탈주해야겠어! 다부 중령, 당장 탈주로를 알아봐!”
“예? 아니, 지금 이 상황에서 파리를 떠나신다구요?”
놀란 다부가 눈을 휘둥그레 뜨자, 알렉상드르는 콧방귀를 뀌었다.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럼, 자네 혼자 남아 죽든가!”
장군은 항상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
부관, 위병, 사환과 같은 이들이 함께 따르기 마련이다.
비록 전처의 부름으로 달려온 길이었지만, 알렉상드르가 부관 다부와 함께 온 이유다.
그러나 지금 알렉상드르는 민감한 생존본능으로 홀로 뛰쳐나왔다.
당황한 다부가 뒤따르려다, 넘어진 것도 돌아보지 않았다.
여기서 도망쳐야 한다.
폭동이 일어난 게 틀림없다.
그런데 혁명이 시작된 후, 이른바 폭동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분노한 시민들이 특권층을 공격한다는 거다.
알렉상드르는 자신이 딱 그런 상황임을 민감하게 깨닫고 있었다.
그럼, 이 파리의 치안은 어떻게 될까?
“흥, 보나파르트인가 부오나파르테인가 하는 놈이 알아서 하겠지! 엉?”
문득 알렉상드르의 앞, 저택 정문을 군인들이 가로막았다.
“함부로 못 가십니다, 보아르네 장군님.”
흑색 군복, 파리 치안사령부 우편특수연대의 군복이다.
패션 디자이너 로즈 베르탱의 최신작이지만, 알렉상드르에게는 별 상관없는 일.
그때 눈앞의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고, 알렉상드르가 다그쳤다.
바로 마르소가 병사들의 지휘관이었기 때문이다.
“마르소 중령이라고 했나? 자네, 내 아들 부하 아니야?”
“엄밀히 말하면 보나파르트 장군의 부관입니다. 물론, 아드님은 제가 존경하는 상관이긴 합니다만.”
“그럼 존경하는 상관의 아버지인 나를 이렇게 구금해도 되나?”
그러자 마르소가 피식 웃다, 정문 밖을 가리켰다.
“장군님, 지금 저희는 장군님을 보호하려는 겁니다. 폭도들에게서 말이죠. 보시겠습니까?”
정문 밖, 이미 교전이 벌어지는 중이었다.
횃불과 총검을 든 시민들이 고함치며 불을 질렀다.
그 사이로, 대열을 갖춘 청색 군복의 치안군 병사들이 도열해 사격을 가했다.
-탕! 탕! 탕!
3열 종대의 사격이 쏟아지자, 골목 사이를 누비던 시민들이 놀라 달아났다.
“군대다! 치안군이 나타났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히 아무도 없었는데, 길마다 나타나고 있어!”
“빌어먹을! 쏴서 죽여! 화약, 화약이 어딨어!”
갑자기 시작된 봉기다.
아무리 사전준비를 했어도 정규군처럼 화약과 탄약을 상비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나폴레옹 휘하 파리 치안군은 방데 [감옥]에서 공급받은 페이퍼 카트리지를 가득 보유한 터다.
종이를 물어 뜯고 빠르게 장전하는 병사들을 눈으로 점검하며, 마르소가 말했다.
“보시다시피 거리는 이미 교전 상황입니다. 나가셨다면, 죽었을 겁니다.”
알렉상드르가 눈을 굴리며 미간을 좁혔다.
사실 알렉상드르는 반대로 생각했다.
이미 봉기가 일어났고, 정부가 손을 쓰지 못했으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거라고.
해서, 가장 확실한 군대가 있는 북부군으로 도주하고자 했다.
그런데 의외로 치안군이 사태를 장악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나폴레옹이 방데와 툴롱의 영웅이라도, 평소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
어쩌면 이 봉기를 사전에 알았던 것은 아닐까?
문득 알렉상드르의 시선이 마르소를 향했다.
“나만 이렇게 구금 상태인가?”
“보호라니까요. 지금 주요 인사들은 모두 치안군이 보호를 위해 출동한 상황입니다. 장군은 특별히 유진 대령이 절 보낸 거죠.”
“흥, 그래도 날 아비로 생각하긴 하나 보군.”
가볍게 머리를 톡톡 두들기던 알렉상드르가 눈을 빛냈다.
“그럼, 더욱 가만있을 수 없지!”
“예?”
“지금 파리가 격변기라는 거 아닌가. 이럴 땐 죽더라도 국민공회에 가서 죽어야 해! 아니, 물론 난 살 거지만!”
순간, 마르소도, 뒤에서 다시 따라오던 다부도 잡지 못했다.
알렉상드르가 밖으로 뛰쳐나간 것이다.
달리는 방향은 퇼르리 궁전, 곧 현재 국민공회 회의장이다.
“지금, 국민공회를 장악하는 자가 권력자가 된다!”
그저 목숨을 아까워하기만 하는 남자는 애초에 혁명에 투신하지도 않는다.
진작 영국이나 네덜란드, 나폴리로 도주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그야말로 권력의 변동, 격변기.
알렉상드르는 이 시점에 가만히 집에 있으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권부의 중심.
국민공회로 달려가야 한다.
그 생각은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총탄에 눈이 없다는 점을 잊은 게 문제였을 뿐.
-탕!
시민병이 쏜 빗나간 총탄이 알렉상드르의 다리를 찢었다.
“으윽!”
땅 위를 구르던 알렉상드르 주위를 골목을 달리던 시민병들이 에워쌌다.
알렉상드르는 눈을 크게 떴다.
재빨리 변명을 하려던 찰나, 시민병 한 명이 외쳤다.
“군인이다!”
하필 군복을 입고 있었던 게 더 큰 문제다.
지금 시민병들 눈에는 군복을 입은 자들이 다 적으로 보일 터.
급히 알렉상드르가 손을 내저으며 외쳤다.
“자, 잠깐! 난 공화주의자 상퀼로트 군인이오, 억!”
그 순간, 시민병들의 총검이 알렉상드르를 찔렀다.
-푸우욱!
향년 34세.
보아르네 후작가의 차남으로 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 혁명전쟁 참전자.
마르티니크의 대서양과 미국 신대륙을 보았고, 항상 능력보다 큰 꿈을 꾸었던 남자.
유진 드 보아르네의 부친, 알렉상드르가 숨을 거두었다.
실로 역사적인 날, 어이없는 죽음이었다.
***
본래 살 수 있었을 장군이 죽은 밤, 또 다른 의원은 살아남았다.
“무슈 데물랭, 괜찮으십니까?”
카미유 데물랭은 멍하니 주저 앉아 머리 위를 보았다.
방금 전까지, 흉흉한 시민병들 사이에 잡혀 있었다.
한데 갑자기 나타난 청색군복의 치안군이 데물랭을 구해준 것이다.
옆을 보니 미식가 캉바세레스가 벌벌 떨며 주저앉은 상태다.
데물랭은 말을 더듬으며 군인을 붙잡았다.
“사, 사, 살려주시오.”
“걱정마시오, 데물랭 의원. 이미 무장폭도들은 격퇴했소. 다만 본군이 남아있지.”
“응? 치, 치안사령관? 보나파르트 장군?”
그때서야 눈앞의 남자가 누군지 깨달은 데물랭이 부르짖었다.
“로베스피에르는, 어떻게 됐소!”
본래 데물랭은 로베스피에르와 중등학교인 루이 르 그랑 학교 동문이다.
어릴 때부터 로마 공화정을 이상향으로 여겼고, 그 이상을 실현하는 친구 로베스피에르를 존경했다.
너무 과격한 결정은 비난했지만, 공화정을 지키는 이상향이라 믿었다.
하여, 지금 자신의 지도자 로베스피에르부터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본래 원역사에서는 올해 4월, 정작 그 친구 로베스피에르가 데물랭을 죽였을 거라는 걸, 데물랭은 영영 모를 것이다.
이 자리에서 그 사실을 유일하게 아는 자, 유진이 피스톨을 들고 경계를 서며 대꾸했다.
“생사를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폭도들에게 공격당한 것만은 분명합니다.”
“맙소사!”
“의원님, 정신 차리십시오!”
유진이 밤의 타오르는 거리 속에서 데물랭을 다그쳤다.
“혁명을 주도하던 모습은 어디 갔습니까? 지금 폭도들에게 혁명정부를 바칠 생각입니까!”
본래 바스티유 함락의 날, 시민들에게 무기를 들라고 했던 것은 데물랭이다.
그러나 그 무기는 부패하고 타락했고 파산하던 왕정을 향해 들라던 것이다.
로베스피에르의 정부는 비록 처형이 많았고, 반란군 학살도 있었지만, 부당한 정부는 아니다.
그 정부가 무너졌다.
실은 공포정치가 본격화되지 않은 덕이긴 했지만.
데물랭은 이를 악물다 일어났다.
“그래, 우리 소년기수의 말이 맞지. 혁명을 지켜야 해.”
그런데 불쑥 군인들의 사이에서 낯익은 퉁퉁한 얼굴이 나타났다.
“맞는 말이지. 데물랭 의원.”
“당통? 당신이 여기 왜 있소?”
“그야 봉기 초기부터 우리 보나파르트 장군의 보호를 받았거든. 후후!”
당통은 살찐 목을 내밀며 으스대듯 외쳤다.
“내 목은 도저히 폭도들에게 내줄 수 없어. 어쨌든, 아주 비싸거든!”
이 말은 본래 당통이 로베스피에르 때문에 목이 잘릴 때 하게 되었을 얘기다.
그러나 정작 로베스피에르가 먼저 죽고, 당통은 살아 이렇게 두 발로 서 있는 것이다.
역사의 아이러니를 옆에서 보던 유진이 쓴웃음을 머금을 찰나였다.
데물랭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농담이라니. 정말 대단하군요. 당통.”
“오, 자네도 말을 안 더듬는데?”
“지금 그럴 시간이 없을 것 같으니까.”
말더듬이 의원 데물랭이 말 하나 더듬지 않은 채, 나폴레옹을 보았다.
“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 인물은 장군뿐인 것 같군요. 부탁하오.”
지금 이 자리에 모여 있는 병력은 3천 명.
사단급 1만 명도 아니고 여단급에 해당하는 병력이다.
파리의 치안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 보이지만, 데물랭이 기댈 곳은 치안군 밖에 없었다.
그런데 정작 나폴레옹은 일말의 흔들림도 없이 데물랭을 쏘아보다 물었다.
“그건 공안위원회의 공식 결의로 봐도 되겠습니까?”
데물랭이 눈을 깜박일 찰나, 나폴레옹의 옆에 비서처럼 서 있던 얄쌍한 남자가 말했다.
“지금 우리 장군께선 군의 출동과 [반란진압]을 명령받지 못하셨소. 그게 문제요.”
데물랭이 눈을 크게 떴다.
“살리체티 의원? 당신도 있었군요. 한데 무슨 말이오, 그게?”
“아시다시피 의장이 유고 상태입니다. 이럴 때는 부의장에게 권한이 넘어가죠. 그런데, 부의장은 바로 당신입니다. 데물랭 의원님.”
“그건, 임시직인데.”
분명 이번 회기에서 데물랭은 부의장이다.
허나 곧 생 쥐스트나 쿠통에게 순번이 넘어갈 차례였다.
문자 그대로 1달 정도만 형식적으로 차지하던 지위다.
그런데 사태가 급변하자, 공안위원회 최선임자가 엉뚱하게 데물랭이 되었다.
바로 이게 유진과 나폴레옹, 살리체티가 데물랭부터 구하러 온 이유다.
형형하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나폴레옹이 데물랭을 응시했다.
“폭도를 죽여도 된다는 결의를 원합니다, 데물랭 의원.”
폭도, 살해, 진압.
한때는 혁명의 선두였을 무장시민병들이다.
그러나 지금 저들은 선거에 의해 정당하게 선출된 국민공회 의원들과, 정부를 전복하려 한다.
마라가 정말 그 뒤에 있다면, 그 자는 반역자다.
정당한 시위를 옹호하는 데물랭이지만, 지금 이 사태는 도저히 옹호할 수 없었다.
데물랭이 결국 결단했다.
“좋소. 공안위원회 부의장으로서 책임지고 공식 결의를 주지. 어떻게 대처할 거요?”
그때서야 비로소 나폴레옹이 차갑게 웃으며 답했다.
“대포를 쓸 겁니다, 데물랭 부의장님.”
오직 최고 권력자의 결단이 있어야만 파리 시내에서 쓸 수 있는 병기.
심지어 바스티유의 날에도 국왕조차 결국 명령하지 못한 사안.
시민병 포격이 결정된 것이다.
***
선두에서 에베르가 머스킷을 든 채 외쳤다.
“가자! 국민공회를 우리의 손에 넣자!”
2만, 혁명 광장에 집결했던 무장시민병들이 일제히 돌진했다.
파리의 권부 중심, 퇼르리 궁전이 있는 곳이다.
한때 왕이 베르사유에서 끌려와 머물던 장소.
이제는 국민공회의 의원들이 집결하는 곳이다.
그때 에베르 옆에서 자크 루가 부르짖었다.
“잠깐, 저 앞에 군대가 있습니다!”
“뭐라고? 치안군은 도망간 게 아니었나?”
“그러고 보니 각 코뮌에서 후속 부대들이 출동하고 있지 않아요! 계획대로라면 모두 이곳에 1차 집결해야 하는데!”
대열 중심에 있던 마라가 미간을 좁혔다.
퇼르리 궁전 앞, 청색 군복의 치안군 병사들이 총을 겨눈 채 도열한 게 보인다.
그중 흑색 군복을 입어 유독 눈에 띄는 남자가 있다.
파리 치안군 사령관, 나폴레옹이다.
마라는 나폴레옹을 보다, 부스럼 가득한 입가를 비틀었다.
“그렇군, 저자가 보나파르트인가.”
어쩐지 이상하긴 했다.
본래 파리를 지켜야 할 치안군이 보이지 않았다.
실은 골목 요지마다 부대를 배치했다가, 각 코뮌에서 합류하려는 상퀼로트 시민병을 요격했기 때문이지만.
현재 후속 부대가 합류하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여기까지 오면 앞만 보고 달려온 마라도 알 수 있다.
사전에 정보가 샜다.
아마도 당통이 나폴레옹을 만난 어제의 일.
그런데 하루만에 이토록 사전 준비를 하다니 놀라운 일이다.
문득 에베르가 마라 옆에 선 채 웃었다.
“흥, 로베스피에르가 발탁한 칼이라더니. 정작 로베스피에르는 못 지켰군요.”
“그게 문제가 아니야. 우리 쪽에 군지휘관이 없다는 게 문제지. 로시뇰이 갑자기 더욱 안타까워지는군. 에베르, 군사 경험은 있나?”
“하! 우리 숫자가 10배는 되어 보이는데. 저쪽은 3천도 채 안 되어 보이는데요? 게다가, 우리 모두 바스티유 참전자 아니오?”
에베르는 총검이 매달린 머스킷을 높이 들며 부르짖었다.
“싸움은 기세요. 돌격합시다!”
거리는 아슬아슬하게 머스킷 총탄이 닿지 않을 정도다.
아직 해는 뜨지 않았고, 횃불은 이쪽이 더 많다.
상대방은 어둠 속에서 긴장한 채 열기 띤 2만을 상대해야 한다.
사격은 모자라도 총검 격전 경험은 시민병들도 많다.
대혁명 당시 왕의 정규군과 수 차례 싸웠기 때문이다.
마라가 결국 결단을 내렸다.
“그래, 시민들이여! 우리를 압제하는 신귀족집단의 군인들을 무찌르자!”
시민병 2만이 일제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와아아!
아무리 화약과 총탄이 모자라도, 총검돌격하는 2만 명은 무시무시하다.
“여기까진 모두 전술계획대로 진행되었군.”
그러나 그 모습을 보며 나폴레옹은 차갑게 말했다.
유진을 비롯한 부관들은 경의에 찬 얼굴로 나폴레옹을 보고 있었다.
군사배치, 행군이동, 요격작전.
모두 시간 단위로 체크해 단 하루 만에 작전을 만들어냈다.
그중 백미는 사실 부관들조차 모르는 일이다.
공안위원회 의장, 로베스피에르가 죽는 그 순간까지, 일부러 출동을 늦췄다는 것.
유진과 나폴레옹, 그리고 오귀스트에게 말을 전하러 갔던 이폴리트만 아는 일.
조금만 늦어도 반란이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조금만 빨라도 로베스피에르가 사는 실로 미묘한 타이밍이었다.
이 상황을 만들기까지, 파리 전체의 지도와 길을 숙지한 것은 우편특수연대장 마르소다.
요인을 확보하고 특히 데물랭의 동의를 받아낸 것은 유진과 살리체티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은 나폴레옹의 작전계획에 따라 진행된 거였다.
이제, 마지막 결정타의 순간이 왔다.
나폴레옹이 눈짓하자, 부관 뒤로크 중령이 병사들을 향해 명령했다.
“장전.”
문득 부관 마르몽이 나폴레옹 옆에서 물었다.
“저들은 시민입니다. 정말, 괜찮을까요?”
“마르몽, 자넨 착각하고 있군.”
“예?”
나폴레옹은 차갑게 돌진해오는 무장시민병들, 상퀼로트를 보다 대꾸했다.
“시민은 법과 질서를 따를 때 존중받는 거야. 정당한 정부에 폭력으로 대응한다면, 그건 폭도일 뿐이지. 특히.”
일순, 나폴레옹의 눈이 번뜩였다.
“국민의 선출된 지도자, 로베스피에르가 저들에게 죽었다면. 저들은 그냥 살인자야.”
물론 나폴레옹이 조금 빨리 출동했다면, 로베스피에르는 살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로베스피에르는 결국 죽었다.
그러니까, 명분은 시민군이 아니라, 치안군에 있다.
순간, 뒤로크의 명령에 따라 장전한 [포대]의 심지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치이익!
그렇다.
지금 나폴레옹은 총탄을 장전하라고 한 게 아니다.
대포를 장전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심지를 일부러 짧게 만들어 빠르게 타들어가는 대포를 보다, 나폴레옹이 명했다.
“발사!”
순간, 대포가 포탄을 쏘아 보냈다.
-쿠드드드득!
하나의 포탄이 아닌, 연발로 쏘아지는 탄.
마치 그 모습이 포도 같다고 하여 포도탄이라 불리는 대포탄.
신대륙을 다녀올 때, 해적들에게 유진이 쏘았던 포탄이다.
포도탄이 상퀼로트 무장시민들을 덮쳤다.
“아아악!”
“포, 포, 포도탄이다!”
“맙소사, 대포라니! 파, 파리 시내에서!”
쇠가 사람을 찢고, 돌진해오던 기세는 부숴졌으며, 순식간에 대열이 깨져 버렸다.
상퀼로트들이 용기를 내, 재차 돌진하려 했지만, 포탄은 무정했다.
연이어 포도탄이 쏟아졌다.
마라가 피를 흩뿌리며 절규했다.
“나폴레옹!”
그러나 나폴레옹은 그 모습을 보며 단호하게 외쳤다.
“이제, 무장봉기의 시대는 끝나고 법치의 시대가 올 것이다!”
1794년 9월 14일의 동 트는 새벽.
혁명 최후의 봉기가 진압되었다.
나폴레옹이 파리를 구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