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7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77화(77/547)
(77) 혁명의 시대, 이탈리아는 없다
그럼 1795년, 이탈리아는 어떤 상태일까?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이탈리아 반도라는 지역은 존재한다.
그러나 통일된 국가가 아니며, 중세 이래 분열된 채로 각국이 병립한 채 존재한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북이탈리아 정복에 거듭 실패해왔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무려 샤를 8세 시대인 1494년, 현재로부터 400년 전부터 시도해온 일이다.
왜 실패해야 했을까?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가문, 합스부르크.
이 가문이 거듭 방해해 왔기 때문이다.
혁명이 일어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합스부르크가 대표하는 영주국들의 연합체 신성로마제국.
그중 합스부르크가 직접 지배하는 가령의 집합체를 [오스트리아]라고 통칭한다.
현재 오스트리아의 최전선, 라인군 총사령관은 노장, 뷔름제르다.
비셈부르크, 라인 제국군 총사령부.
그곳에서 총사령관, 다고베르트 폰 뷔름제르가 문득 크게 외쳤다.
“뭐라고? 누가 와? 프랑스가 와?”
뷔름제르가 특별히 놀라서가 아니다.
귀가 먹었기 때문이다.
벌써 71세의 나이, 오랫동안 오스만과 프로이센, 러시아와 싸워온 숙장.
특히 바이에른 왕위승계 전쟁 때, 프로이센 군을 무찔러 제국의 수호자로 이름을 떨친 장군.
전장을 누비던 용맹한 노장도, 이제 늙어 청력이 떨어진 것이다.
부관 요한 폰 클레나우 대령이 목청 높여 소리쳤다.
“예! 프랑스 정부가 또 바뀌었답니다! 신정부가 전면전을 선언했대요! 이탈리아 방면으로 쳐들어 온다고 합니다!”
“또 바뀌었대? 하긴 우리 황제 폐하도 벌써 3번째 바뀌셨지! 그렇지만 왜 이탈리아로 온대? 롬바르디아 쪽은 문제가 없어 좋아했구만!”
“물론 주공은 라인입니다! 그쪽은 보조래요! 하지만 그래도 4만은 넘나 봅니다!”
당대 신성로마제국 황제는 프란츠 2세다.
저 유명한 마리 앙투아네트의 오라버니, 요제프 2세의 조카다.
요제프 2세는 프랑스 혁명이 한창 진행 중이던 1790년, 건강 악화로 사망했다.
향년 49세, 일찍 죽은 셈이다.
아내와 딸이 연이어 천연두로 죽은 탓에, 자식이 없었다.
한때 모차르트를 발굴하기도 한 음악가 황제였지만, 전쟁에는 서툴렀다.
다행스럽게도 혁명전쟁이 시작되기 전 사망한 것이다.
이후, 동생인 레오폴트가 뒤를 이었다가, 2년 만에 병사했다.
그로부터 3년, 이제 고작 27세의 청년 황제 프란츠 2세가 현재 제국의 최고권력자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조카이자, 마리 테레즈의 사촌이기도 했다.
이렇게 혁명 초기에 황제가 자주 바뀐 게, 오스트리아가 승리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황제는 젊고, 경험이 없는 대신 안정적으로 집권할 것이다.
또한 황제의 동생, 카를 대공을 비롯해 군무 경험이 있는 황족들이 군사분야를 지휘 중이다.
당장 뷔름제르만 해도 카를 대공이 추천한 인사다.
하여, 오스트리아도 본격적으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귀가 먹었지만, 전략적 식견이 있는 노장, 뷔름제르가 콧수염을 쓰다듬었다.
“흐음, 4만이라. 좀 더 정확히 알아봐야지. 그건 그렇고, 사르데냐 왕국은 소식이 아직도 없군.”
총사령관이 혼잣말을 할 찰나, 이임 인사를 위해 왔던 한 장군이 부관에게 물었다.
“갑자기 사령관 각하께서 왜 사르데냐 왕국을 얘기하는 거요, 클레나우 대령?”
“아, 볼리외 사령관 각하. 이탈리아 방면군이 처음이시죠? 프랑스가 우리 쪽에 오려면 당연히 사르데냐 왕국을 거쳐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구원군 요청이 없으니 혼잣말을 하시는 겁니다.”
“그, 그렇군. 정말 잘도 해석 하시는구만?”
장 피에르 드 볼리외, 이제 새로운 부임지로 가는 사령관이다.
임지는 롬바르디아 방어군 사령관.
오스트리아의 영토인 밀라노 공국, 곧 롬바르디아 지역을 방어하는 게 임무다.
본래 볼리외가 활약하던 곳은 다름 아닌 플랑드르였다.
비롱 공작을 이겼고, 플랑드르 방어전을 꽤 준수하게 실행했다.
허나 결국 플랑드르가 정복되었을 때, 볼리외는 잠시 해임되었다.
그러다 롬바르디아 군으로 부름을 받게 된 것이다.
그간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던 플랑드르에서 쉰다는 기분으로 가는 중이었다.
뷔름제르의 말처럼, 지금껏 이탈리아에서는 아무 문제도 없었으니까.
사실, 지금도 똑같이 생각한다.
클레나우 대령도 별 긴장감 없이, 씩 웃으며 답했다.
“저야 뷔름제르 장군을 [프랑스 전쟁] 초기부터 모셨으니까요. 라인에서 고생하시다, 이제 쉬실 때인데. 혹시 또 싸우시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사령관 각하.”
볼리외가 고개를 끄덕였다.
본래 신성로마제국의 북이탈리아 파견군 최고 지휘관은 롬바르디아 사령관이다.
만약 프랑스군이 정말 쳐들어온다면 맞서 싸울 자도 볼리외다.
허나 설마 프랑스군이 무모한 이탈리아 침공을 할까?
그렇잖아도 라인강과 플랑드르에서 격전이 벌어지기 시작한 상황이다.
이탈리아 방면에 군대나 자원을 투입할 여력이 없을 터.
그때 오스트리아 군부의 노장, 귀머거리 뷔름제르가 고함쳤다.
“제노바!”
“예? 아니, 사령관 각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거기, 롬바르디아에 세보텐도르프가 있지? 주의하라고 해. 또한, 아르장토 백작에게도! 서신을 당장 준비해라. 클레나우!”
문득 북이탈리아 오스트리아군 장성들의 이름을 외치던 뷔름제르의 시선이 부관 쪽을 향했다.
마침 부관, 클레나우 옆에 있던 볼리외가 엉뚱하게 뷔름제르와 눈이 마주쳤다.
볼리외는 얼결에 자신이 아는 바를 답했다.
“아르장토 백작이라면, 베오그라드 공성전에서 활약한 친구군요. 용감한 친구니, 명령을 잘 수행할 겁니다.”
뷔름제르가 흰 콧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래. 프랑스 놈들의 목표가 제노바일 가능성이 있어! 한데, 거기. 누구지?”
아무래도 늙어서 기억력도 떨어진 모양이다.
어째 판단력은 믿을 수 있을지 살짝 의심하며, 볼리외가 거수경례를 취했다.
그래도 뷔름제르는 엄연히 볼리외의 상관이다.
“저 말입니까? 저, 볼리외입니다. 신임 롬바르디아 사령관이죠. 각하.”
“오, 그래. 자네가 그 지역 책임자로 가지? 자네는 사르데냐 방면으로 군대를 이끌고 전진시키게.”
“예? 총사령관 각하,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얼굴을 모를 뿐, 이름은 알고 있었는지 뷔름제르가 정확히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볼리외는 미간을 좁혔다.
사르데냐-피에몬테 왕국.
섬의 호칭을 왕국명으로 갖고 있지만, 실상 수도는 피에몬테 지역, 토리노인 나라.
롬바르디아 바로 옆에 있지만, 그곳은 엄연히 독립국가다.
사보이아, 프랑스어로는 사부아 공작가로 시작해 이미 400년 가까이 존속해온 왕가가 있다.
함부로 오스트리아에서 파병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뷔름제르는 혀를 차며 볼리외에게 다그쳤다.
“왜 모른 척 하나! 이 기회에 사르데냐 왕국까지 우리 신성로마제국의 영향권 안에 넣는 것. 그게 황제 폐하의 목표 아닌가! 내 보기에, 프랑스는 가짜로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 기껏해야 제노바 공화국을 노리겠지! 하니.”
문득 뷔름제르의 눈이 둥글게 변했다.
“수비를 한다는 명분으로 자네가 사르데냐로 진주하게. 우리는 엄연히 [대프랑스 동맹]이 아닌가?”
대프랑스 동맹.
그러니까 프랑스에 대적하는 동맹국의 군사 연합체다.
사르데냐 왕국도 혁명을 싫어하며, 프랑스의 침략을 두려워해 이 동맹에 참전했다.
이 상황을 이용해 사르데냐까지 세력을 뻗치는 게 뷔름제르의 복안인 것이다.
특히 프랑스가 이탈리아로 정말 원정을 시작할 여력이 없는 지금 말이다.
볼리외가 고개를 끄덕이다 다시 갸웃거렸다.
“만약 정말 프랑스가 오면 어떻게 합니까?”
그러자 뷔름제르가 혀를 찼다.
“그걸 위해서 아르장토를 먼저 보내라는 게 아닌가. 쯧, 귀도 멀쩡한 친구가 말귀를 못 알아들어!”
그때서야 비로소 볼리외는 뷔름제르의 한 수를 알았다.
이것은 체스게임 같은 것이다.
기물을 움직이되, 하나의 목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프랑스 군대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대로 사르데냐 왕국을 위압한다.
그러나 혹시 프랑스 군대가 정말 움직이면, 먼저 방어에 나설 수 있다.
제노바 방면을 향해서.
“과연, 알겠습니다. 총사령관 각하!”
문득 뷔름제르가 여우처럼 생긴 얼굴로, 히죽 웃었다.
“잘 해. 아니면, 내가 거기까지 가야 할 테니까.”
이탈리아가 존재하지 않는 이탈리아 반도.
그곳에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충돌이 막을 올리고 있었다.
***
정작, 프랑스 이탈리아 군단은 제노바에는 아무 관심도 없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말이다.
“당장 코앞에 사르데냐-피에몬테 왕국이 있죠. 그 뒤는 밀라노 공국, 그리고 베네치아 공화국으로 이어집니다. 중부에는 토스카나 대공국, 파르마 공국, 그리고 교황령이 있습니다.”
“모두 공화국의 적들이군.”
“또한 대프랑스동맹, 특히 신성로마제국의 영향권 안의 국가들입니다.”
이탈리아 사령부, 니스.
출진을 준비하기에 앞서, 작전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꽤 오래 니스에 있었던 마세나가 현황을 설명하는 중이다.
벽에 걸린 이탈리아 지도를 지휘봉으로 가리키며, 마세나가 입가를 비틀었다.
“이 모두가 거대한 하나의 세력이나 마찬가지라 이겁니다, 사령관 각하.”
대프랑스동맹.
사실상 러시아를 제외한 거의 전유럽이 프랑스를 공격하고 있는 긴급상황이다.
이 무시무시한 구도가 이탈리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탈리아에 프랑스의 동맹국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지도를 보다 고개를 단호히 저었다.
“틀렸네, 마세나 소장.”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네, 이탈리아를 아나?”
허를 찔린 마세나를 향해, 나폴레옹이 성큼 다가가 지도를 가리켰다..
“난 이탈리아어가 모어지. 우리 형은 피사에서 유학을 했고. 그 경험에 비춰 말해주지. 이탈리아는 하나가 아냐. 나아가, 오스트리아 군대도 하나로 움직이지 못해. 당장 말이지.”
문득 나폴레옹의 손가락이 니스, 코앞을 가리킨다.
“여기, 사르데냐 왕국과 밀라노 공국, 둘이 하나로 움직일 거 같나?”
현재 이탈리아는 신성로마제국의 영향권, 남부 이탈리아는 부르봉 왕가가 지배하는 시칠리아 왕국으로 쪼개진 상태다.
나아가 신성로마제국 영향권이란 북부 이탈리아도 하나가 아니다.
서부 사르데냐-피에몬테, 중앙 롬바르디아, 동부 베네치아 공화국.
여기에 방금 마세나가 말한 대로, 도시국가와 소규모 영주들까지 있다.
대프랑스 동맹? 신성로마제국의 영향권? 공화국의 적?
모두 하나인 것 같지만 다르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군단이 격돌해야 할 초전 상대.
사르데냐 왕국과 밀라노 공국은 특히 그렇다.
나폴레옹이 자신만만한 웃음을 머금은 채 설명했다.
“절대로 그렇지 않아. 이 둘은 사이가 아주 나빠. 역사를 공부하면 알 수 있지.”
“여, 역사요?”
“그래. 사르데냐 왕국은 에스파냐 승계전쟁 때 오스트리아에게 시칠리아를 빼앗겼지. 그 대가로 받은 게 사르데냐 섬이야.”
18세기, 유럽은 전면전이 없을 뿐 수도 없는 전쟁을 치렀다.
에스파냐 승계전쟁, 7년 전쟁, 바이에른 승계전쟁.
그때 당시 사부아 공작령이었던 사르데냐 왕국은 전쟁으로 얻은 시칠리아 섬을 빼앗겼다.
대신 획득한 게 바로 사르데냐 섬과 이름뿐인 왕위다.
해서, 사르데냐 왕국은 오스트리아와 묘한 관계에 있다.
“물론 당장은 오스트리아 편처럼 보이지. 왜? 우리 프랑스라는 공동의 적이 있으니까.”
만약 오스트리아가 없다면, 사르데냐 왕국은 접경국가인 프랑스의 영향권 안에 놓인다.
당장 혁명이 시작된 지금은 더욱 그렇다.
모든 유럽 국가가 그렇듯, 사르데냐 왕국도 백성들의 봉기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왕을 죽이고 백성이 직접 통치하는 나라, 공화국.
그 어떤 시민들이라도 들끓게 만들 열기가 있는 이념이다.
그럼에도, 사르데냐와 오스트리아의 연대는 결코 단단하지 않다.
예전, 7년 전쟁 때 영국이 프로이센의 손을 잡았다가 버렸듯이 말이다.
“하지만 동맹은 위기 상황에선 쉽게 서로를 배신하지. 역사적 경험칙일세. 그러니.”
나폴레옹은 하나씩, 지도 위 이탈리아 국가들을 짚어 나갔다.
“하나씩, 또 하나씩. 각개로 나누어 격파하면 돼.”
사르데냐의 수도 토리노, 밀라노 공국의 밀라노, 그리고 베네치아.
여기에 그 남쪽 로마.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문득 나폴레옹의 손이 멈춘 곳은 하나였다.
나폴리, 아직 부르봉 왕가의 분가가 지배하는 왕국.
“그게, 내 전략 요체다.”
모두가 숨을 멈췄다.
이 남자는 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걸까?
사실 아직 제대로 대규모 전쟁은 지휘해본 경험도 없을 텐데 말이다.
그때 나폴레옹이 혀를 찼다.
“문제는 이걸 진행하려면 속공을 펼쳐야 한다는 거지.”
“속공이라구요?”
“그래, 마세나. 적이 준비할 틈을 주지 말아야 해. 눈치채기도 전에, 이미 진격해 있어야 한다.”
문득 나폴레옹이 마세나를, 나아가 사령부의 사단장과 부관 모두를 보며 일렀다.
“속도. 이번 원정 성공의 알파와 오메가다.”
이것이 바로 나폴레옹이 생각하는 이탈리아 원정의 핵심 과제다.
***
지금, 속도가 자신의 천직이라 생각하는 남자도 이탈리아 사령부에 있다.
“속공이라! 이거야말로 내가 나서야 해! 저런 애새끼가 아니라!”
새로 임시로 설치된 이탈리아 군단 우편특수연대 사령부 막사, 바깥에서 고함이 울렸다.
바로 피레네 13 엽기병 연대 대위, 뮈라다.
얼마 전, 나폴레옹이 유진에게 떠넘겼지만, 여전히 말은 하나도 안 듣는다.
“후후, 이번에야말로 이 뮈라 님이 공훈을 세울 때가 왔다! 피레네 촌구석이 아니라, 저 세계의 중심 로마를 향해서!”
신나게 떠들고 있는 뮈라를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그때까지 한창 신규 편성 부대 서류작업 중이던 유진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나폴레옹이 고삐를 쥐라고 보내긴 했지만, 당장 생각나는 바는 없다.
어쨌든 전투가 시작되어야, 강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를 꺾긴 해야겠는데. 정말 굶겨 버릴까?”
그때 이폴리트가 군 편성 서류를 끌고 오다가 혀를 찼다.
“굶기기보다, 저런 기세 좋은 놈은 배에 태우면 금방 해결되는데 말이야. 아쉽군.”
“뭐?”
“아니, 우리 대서양 갈 때 생각해봐. 거친 선원들도 바다 폭풍 한 번 오면 정신을 못 차렸잖아? 선원들이야말로 저런 녀석보다 훨씬 거칠고.”
그러고 보니 마르소나 투르네, 이폴리트 모두 배 위에서 맥을 못 췄던 기억이 났다.
게다가 이 근방에는 항구도시도 많다.
니스만 해도 사실 커다란 항구가 아닐 뿐, 알고 보면 항구다.
진지하게 배를 한 척 빌려서 가라앉게 만드는 구상을 하다, 유진이 벌떡 일어났다.
“잠깐.”
유진의 시선이 막사 한쪽, 지도를 향했다.
“지금 이 상태면.”
“뭐가?”
“어쩌면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가 될지도.”
지도, 프랑스 전도다.
현재 전투가 벌어지게 될 이탈리아, 이미 교전 중인 라인 정면, 그리고 네덜란드 정복을 위한 총공세가 시작된 플랑드르.
한데, 유진의 시선이 꽂힌 쪽은 이탈리아가 이니었다.
플랑드르다.
순간, 유진이 투르네를 돌아보았다.
“투르네 대위! 지금 당장, 아르망 하사를 파리로 보내라.”
“예? 어, 파리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 되었는데요? 게다가, 곧 툴롱에 징집관으로도 보내야 하는데.”
“그보다 더 급한 일이 있어. 툴롱엔 다른 자를 보내. 아, 쇼뱅이 좋겠군.”
갑작스런 유진의 명령에 부관, 이폴리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대체 뭔데 그래?”
유진이 이폴리트를 보며 급히 설명했다.
“플랑드르의 전황을 알아봐야 해. 어쩌면 해군을 쓸 일이 있을지도 몰라.”
“왜?”
“만약 영국군이 플랑드르 쪽으로 전력을 다한다면.”
배를 생각한 순간 떠오른 게 있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프랑스는 네덜란드 총공세를 취한다.
동맹 국가인 영국은 네덜란드를 구하기 위해, 대함대를 파견한다.
비록 제대로 상륙하기도 전에, 네덜란드가 패배하지만 어쨌든 영국은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함대란 비싼 물건이고, 아직 영국도 이른바 총력전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대규모의 함대 운용은 한 곳만으로도 벅차단 뜻이다.
그럼 북해 네덜란드로 함대를 집중시킬 때, 지중해는 어떻게 될까?
유진의 시선이 다시 지도 위, 니스 남쪽을 향했다.
“코르시카가 빌 가능성이 있어.”
코르시카, 나폴레옹의 고향.
이탈리아 문명권이지만 이탈리아가 아닌 곳.
분열되어 있는 이탈리아의 상징과 같았던 고립된 섬.
또한, 서지중해의 제해권을 획득할 수 있는 해상 요충지다.
저곳이 빈다면.
“코르시카를 손에 넣고, 뮈라를 길들이며, 나아가.”
유진의 눈이 번뜩였다.
“오스트리아를 완전히 속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유진이 생각한 일석삼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