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8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80화(80/547)
(80) 사르데냐 전초전은 기망 강행군이다
프랑스가 이탈리아를 정복하려 할 때, 항상 전초 관문이 있다.
그것도 3백 년이나 거듭된 원정 실패의 관문이다.
바로 옛 사보이아 공작령, 현재는 사르데냐-피에몬테 왕국이 차지한 땅이다.
“이거 알아? 정작 사르데냐 섬은 코르시카보다 멀다는 거?”
1795년 3월,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군단이 니스를 출발했다.
숫자는 총 4만 8천 명, 대포 60문과 기병 3천 기가 포함된 병력이다.
분명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건 수비전일 때의 이야기다.
공격은 항상 수비보다 더 강한 공격력을 요구하며, 이탈리아 방면에 있는 오스트리아 군은 최소 7만에 달한다.
게다가 당장 사르데냐 왕국부터 문제다.
엄연히 독립국이고 자체 방어 군대가 3만 이상 존재한다.
나아가 프랑스가 이탈리아 원정 시, 골칫거리로 여겼던 곳이기도 했다.
왜?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무시하고 통과하면 감히 대국 프랑스의 군대를 건드릴만한 국력은 없다.
그러나 일단 정복하고자 한다면 알프스 산지가 꽤 험준해, 쉽게 수도까지 진공하기 어렵다.
문자 그대로 [계륵] 같은 땅.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군단이 처음 부딪쳐야 할 적이다.
문득 유진의 질문에 이폴리트가 말을 몰다 되물었다.
“그랬나? 대체 어쩌다 여기서 보이지도 않는 섬이 왕국 이름이 된 거야?”
“사르데냐를 어쩌다 차지했는데, 그 섬에는 [왕위]가 있거든.”
“뭐?”
역시, 유진도 말의 고삐를 잡아채며 대꾸했다.
“중세 때부터 내려온 교황이 정한 왕위지. 사르데냐 왕위.”
꼭 중세 기사라도 된 양, 말을 몰며 달리는 두 사람이다.
그들의 옆으로 지나가는 것은 병사들이 탄 마차.
방데 전역에서 유진이 활용했던 [보급수송마차]다.
본래 행군으로 움직여야 하는 보병들도, 교대로 마차에 올라타는 중이었다.
무려 4만 8천명이나 되는 군대 전체가 말을 탈 수는 없다.
허나 보급마차를 동원하면 교대로 마차에 올라타며, 휴식을 취할 수는 있다.
피레네 기병대가 도착한 후, 늘어난 마필을 보고 유진이 떠올린 것이다.
여기에 마르세유에 아직 남아 있는 우편마차를 총동원해 탄생한 게, 현재의 이탈리아 군단 수송마차들이다.
당연히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도 모두 [보아르네 카르텔]이 댔다.
괜히, 콜로가 원정이 실패하면 파산한다고 외친 게 아니다.
이 원정에 유진은 그동안 번 자금을 모조리 쏟아붓고 있다.
그야말로 도박수지만, 사실 유진에게는 도박이 아니다.
이탈리아 원정이 반드시 성공할 거라는 것은 유진만이 알고 있으니까.
그때, 이폴리트가 피식 웃었다.
“이야, 정말 중세적이군. 우리 프랑스가 얼마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지 새삼 느낀다, 야. 당장 우리는 이렇게 보급마차로 달리고 있잖아?”
“그냥 우리 부대만 그런 거지. 게다가 프랑스가 뭐가 앞서? 기술도, 제도도, 금융도 모두 영국이 앞섰는데.”
“아, 우리는 왕 따위 잘라 버렸잖아? 뭐, 본인이 죽은 거긴 하지만. 큼.”
슬쩍 말해서는 안 될 얘기를 입에 올렸다가, 이폴리트가 헛기침을 할 찰나였다.
“하지만 적군은 중세 군대가 아니지.”
아주 엄격한 얼굴의 오주로가 유진과 이폴리트를 노려 보고 있었다.
현재 유진과 이폴리트가 지나치는 부대는 오주로 사단.
이탈리아 군단의 4개 사단 중, 가장 강한 군기를 자랑하는 부대다.
오주로 본인은 정작 사병 시절에는 [탈영] 전문가로 유명했다던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병사들을 혹독하게 굴리고 있는 모양이다.
그 증거로 오주로 사단은 보급마차를 쓰지 않고 있었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오주로가 유진을 향해 다그쳤다.
“우습게 보지 말게. 적, 오스트리아 군은 최신식 대포와 머스킷, 그리고 우리보다 풍부한 군장으로 무장했어.”
“잘 알고 있습니다. 오주로 사단장 각하.”
“흥, 서류로만 읽었겠지. 자네 같은 소년이 전투의 참혹함을 알기나 하나? 이랴!”
다시, 보병 사단의 선두로 달려가는 오주로를 보다 유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저 질책하는 것이라 보기에는 감정이 섞인 것 같다.
대체 왜 오주로가 유진에게 불쾌감을 드러낸 걸까?
그때다.
문득 여유롭게 말 위에 올라타, 행군을 감시하듯 다가오던 남자가 껄껄 웃었다.
“이야, 오주로가 단단히 삐졌구만?”
“혹시 왜 저러는지 아십니까? 마세나 사단장 각하?”
“그야 간단하지. 오주로는 극렬한 자코뱅이거든. 혹시 몰랐나?”
기동마차를 아주 잘 활용하고 있는 사단장, 마세나가 눈을 찡긋거렸다.
“공주의 기사는 아주 싫어하지. 아, 난 아니야.”
어째 마세나는 또 유진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유진은 묘한 기분을 느꼈다.
역사의 기록에 따르면, 오주로는 충실하고 마세나는 방탕아다.
그러고 보니 유진 주위에는 당장 바람둥이로 역사에 기록을 남긴 방탕아 이폴리트도 있다.
어쩐지 방탕아들에게만 인기를 끄는 듯한 생각마저 들 정도다.
피식 웃다, 유진이 마세나에게 물었다.
“옛날에 배 타셨다구요?”
“설마 나도 해군에 보내려고? 사양하겠네. 이제는 땅이 익숙해져서 단단한 지반이 참 좋아. 으챠! 말은 더 좋고.”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전적이 있으시니, 해안의 토질을 살피는 데 더 유리하시겠죠?”
유진이 마세나를 향해 눈을 빛냈다.
“라구리아 해안가로 진군해 주십시오. 선제적으로.”
애초에 굳이 유진과 그 부관 이폴리트가 여기까지 달려온 이유다.
최선두 사단인 마세나 사단에게 향도를 지시하기 위해서다.
해안가 도로, 곧 제노바로 가는 평지 길로 가라는 지시다.
마세나가 흥미로운 표정이 되었다.
“사령관 지시인가?”
“예, 제가 수석부관이자 비상전령이자, 예비대 지휘관이니까요. 사실 그것 때문에 선두까지 달려온 겁니다.”
“참 역할이 많기도 하군. 이유가 뭐지? 해안가로 가다가 영국함대에게 걸리면 우리 모두 작살이야.”
라구리아 해안가 도로는 분명 이점이 있다.
가장 큰 이점은 알프스 산맥을 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그러나 바다에 면해 있기 때문에 해상공격을 받을 우려가 크다.
현재 지중해 제해권은 아직 영국에 있지 않던가?
그 순간 유진이 품 속에서 서신을 하나 꺼내들었다.
-척.
서신을 받아든 마세나의 눈이 커질 찰나, 유진이 말했다.
“방금 도착한 소식입니다. 코르시카 탈환이 성공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해변만.”
코르시카 아작시오 앞 바닷가에서 벌어진 일전.
프랑스 지중해 함대가 새로이 재결성되어 벌인 첫 출격전이 성공한 것이다.
물론 영국 함대가 모두 북해로 떠난 덕이긴 했지만.
어쨌든 승전이란 소식에 마세나가 환호를 올렸다.
“놀랍군. 혁명 이래, 영국 함대에 대한 최초 승리 아닌가?”
“그건 빈집털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죠.”
“그게 그거지! 강적과 멋지게 싸우는 것보다, 승리가 백배는 더 중요해! 키야!”
순간, 마세나가 말을 잡아채며 사단을 지휘하러 다시 달려갔다.
“좋아, 신나게 제노바 라인을 달려가 주지!”
그 모습을 보다 문득 이폴리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잠깐. 우리 제노바는 기망진격 아니야?”
“맞아.”
“그럼 마세나 사단은 그냥 버리는 카드야?”
처음부터 제노바는 공격하지 않기로 결정된 상황이다.
그런데 라구리아 해안가 도로는 그 끝이 제노바에서 끝난다.
설마 마세나 사단만 보내고, 나머지 부대는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걸까?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우리 본군도 마세나 사단 뒤를 따라간다.”
적을 기망하려면 그저, 흉내만 내서는 안 된다.
지극한 위험을 감수하고 [진실]로 기동해야 하는 법이다.
***
보병이 보급 마차를 탄다면, 기병은 어디에 있을까?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란이 이끄는 피레네 13 기병연대는 본래 9개 중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중 3개는 란이, 3개는 베시에르가 3개는 본래 뮈라가 이끌었다.
나름 뒤고미에 장군이 특별히 신경쓴 탓에, 정원을 넘어 3천 기를 자랑하던 특별 연대다.
그러나 지금 란과 베시에르가 이끄는 기병은 고작 30기.
백분의 일로 줄어든 것이다.
달리던 베시에르가 하늘을 우러러 뮈라처럼 한탄했다.
“이럴 수가, 귀한 전마를 전부 수송용으로 쓰다니!”
“베시에르, 과장하지 마. 전부 아니고, 반 정도야. 나머지는 본대에서 잘 따라오고 있잖아.”
“란 대령님. 이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우리 제13 피레네 기병연대가 고작 짐마차나 끌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니지 않습니까!”
3천 기에서 1천 5백기로 줄어든데다, 지금은 30기만 끌고 나왔으니 초라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본래 기병이었던 병사들은 지금 보급마차의 마부가 된 상태다.
기병이 말을 잘 안다는 이유다.
당연히 보급마차병이 된 전직 기병대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정작 오히려 열혈남아인 란이 코웃음을 쳤다.
“뭘 모르는군. 기병은 원래 보조병과야. 보나파르트 장군은 오히려, 우리를 적극적으로 쓰고 있는 중이라고.”
“이게 말입니까? 수송에, 정찰에, 선발대로 보내고 있는 거요?”
“베시에르, 만약 내가 지휘관이라도, 날 정찰대로 내보냈을걸?”
란이 차분한 이유가 있다.
사람이 너무 흥분하면 도리어 고요해지기 마련이다.
피레네 전장에서 란은 항상 선봉에서 싸웠다.
승리한 적도 있지만, 패배를 무릅쓴 경우가 더 많았다.
불리한 전장인데다, 뒤고미에 이전 장군들은 형편 없었고, 뒤고미에도 정석으로 싸우지 아주 특출난 장군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란은 뭔가 직감을 느꼈다.
자신이 달리고 있는 전장이, 엄청난 전쟁이 될 것 같다는 직감을.
그런데 바로 그 전장에서 최일선으로 달리고 있다.
코앞에 적이 보이는, [정찰기병]으로.
정찰병 란이 문득 말을 잡아채며 눈을 번뜩였다.
“저길 봐. 이렇게 위험한 전장에 대체 누굴 보내겠어? 나 같이 대담한 기병이 아니라면.”
베시에르도, 그 수하 기병들도 일제히 멈췄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반도는 알프스 산맥으로 경계를 이룬다.
해안가로 갈수록 평탄해지지만, 조금만 안쪽으로 이동해도 다시 산지가 나타난다.
무엇보다 지금 란과 베시에르는 훨씬 더 안쪽으로 들어온 상태다.
알프스 경계 안쪽, 사르데냐 왕국 남단이다.
베시에르가 언덕으로 굴곡진 기슭에 말을 몰아 숨기며 속삭였다.
“적이군요.”
“망원경.”
“아, 예. 여기 있습니다.”
란이 베시에르의 어깨에 망원경을 댄 채, 전방을 주시했다.
저 멀리, 산지 아래 주둔한 부대가 보인다.
가만히 주둔지를 살피던 란이 베시에르에게 망원경을 넘기며 물었다.
“저 십자가, 보여?”
아주 묘하게 생긴 십자문장을 베시에르가 볼 찰나, 란이 말했다.
“마리아 테레지아 기사단의 문장이야. 제국 놈들은 정말 구시대적이란 말이야, 그렇지?”
“어떻게 아십니까?”
“에스파냐 방면에도 저 문장을 쓰던 놈들이 있거든. 저 부대 지휘관도 마찬가지군.”
베시에르가 완전히 방심한 상태인 십자문양의 군 부대를 보다 물었다.
“기습할까요? 좀 있으면 해가 집니다.”
최소 만 단위의 병력이 있을 주둔지다.
고작 30기로 기습하자니, 베시에르도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게 확실하다.
다만 베시에르와 란은 피레네 산맥에서 이런 전투를 꽤 많이 겪었다.
야간에 불시에 불길과 함께 밀어닥치면, 오히려 소수 기병이 적 진영을 헤집기 쉽다.
특히 이런 산지에서는 말이다.
그렇지만 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여기서 우리가 작은 전공을 얻을 수는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진짜 영광은 얻지 못해.”
“영광이라구요?”
“그래.”
문득 란이 말머리를 돌리며 눈에 불꽃을 튕겼다.
“이탈리아 정복의 영광이다. 가장 빠르게 돌아가서, 사령관께 전하자. 적들이 나타났다고.”
알프스 동남부, 사르데냐 남단, 그리고 이탈리아 북서부.
오스트리아 군단 선발대, 아르장토 백작의 부대가 란의 정찰대와 마주친 날이었다.
***
레이더가 없는 시대, 전황은 오직 정찰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역시, 오스트리아 군은 제노바 방면으로 움직이고 있군요.”
로아노, 사르데냐 왕국의 초엽.
아직 이곳에 수비군은 보이지 않는다.
사르데냐 왕국 입장에서는 중요한 지역이 아니고, 프랑스 군은 제노바로 이동중인 것 같기 때문이다.
그 틈을 타 나폴레옹 이탈리아 군단은 이 근방에서 광역 정찰을 시행했다.
임시 사령부 막사 안, 촛불이 드리운 그림자 위로 나폴레옹이 지도를 가리켰다.
“지금까지 우리 피레네 기병대와 마세나 사단, 그리고 유진 기마우편부대가 확인한 사항은 다음과 같아.”
피레네 기병 정찰대.
마세나의 발빠른 보병 정찰대.
여기에 유진이 본래 육성했던 우편 특수중대까지 동원한 결과.
지도 위에 기물이 올라갔다.
-척, 척, 척!
이탈리아 북서해안으로 진격중인 나폴레옹 군단.
이에 맞서 오스트리아 군과 사르데냐 왕국군이 진격 중이다.
그런데 방향이 이상하다.
나폴레옹의 눈이 가늘어졌다.
“제노바를 방어하고, 사르데냐 왕국 방면으로 움직이며, 정작, 사르데냐 군대는 토리노 서부에 있다.”
후방 사단을 지휘하는 사단장, 중년 남자 세뤼르에가 눈을 크게 떴다.
“알프스 군단을 경계한 것이오? 그쪽은 켈레르만 장군이 움직이지 않을 거요.”
“적은 모르잖나. 덕분에 상당히 쉽게 됐군.”
“그 말씀은? 토리노 직격이오?”
현재 프랑스의 스위스 방면에도 군단이 하나 있다.
혁명 초기 공훈을 세운 켈레르만 장군의 부대다.
허나 켈레르만 장군은 용기가 부족한데다, 모로의 라인 군단을 보조하는 역할이다.
해서, 함부로 사르데냐 왕국 방면으로 진입할 수 없았다.
그러나 사르데냐 왕국은 그 사실을 모른다.
때문에 주력을 켈레르만 장군의 정면, 곧 사르데냐 왕국 서북에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오스트리아 군단은 나폴레옹의 진격로를 제노바로 파악하고 있다.
분명 [기망]은 성공했다.
그럼 다음은 어딜까?
예전 시대의 전투 정석에 따르면 수도 공략이 먼저다.
세뤼르에의 정석적인 논리에 나폴레옹이 입가를 비틀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나 보지?”
“예? 아닙니까?”
“그래, 오주로. 사르데냐 군대와 오늘 피레네 기병대가 발견한 적의 선발대도 똑같이 생각하겠지.”
오주로의 질문에 나폴레옹이 고개를 흔들며 대꾸했다.
“우회 기동 후, 각개격파로 섬멸한다.”
수도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적의 군사력이다.
군사를 격파해야 수도든, 국가든, 국민이든 정복할 수 있다.
이게 날 때부터 타인의 [약점]을 꿰뚫어본 남자, 군사의 천재 나폴레옹이 내린 결론이다.
실로 대규모 원정은 이번이 처음인데도, 전쟁의 핵심을 간파한 것이다.
물론 이 작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꽤 대담한 남자, 전직 밀수꾼 마세나가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
“각하, 지금 여기서 우회기동을 하신다구요?”
“그래.”
“우리 배후로 적군을 두면서 말입니까?”
만약 수도로 간다면 차라리 적을 만날 순간은 한 번으로 줄어든다.
수도로 달려온 오스트리아 군대와 회군한 사르데냐 군대를 만나는 단 한 번이다.
그렇지만 지금 나폴레옹이 말한 방식은 다르다.
제노바로 달려가던 군을 급격히 우회기동시켜, 적군을 하나씩 격파한다는 거다.
이렇게 되면 제노바 부근에 다다른 군대, 곧 오스트리아 본군을 배후로 두게 된다.
오스트리아 롬바르디아 군단 본군, 볼리외의 군대다.
나폴레옹이 빙긋 웃었다.
“그래서 얘기하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이번 원정의 핵심은 속도라고. 내가 왜 귀한 말에 비싼 수송마차까지 동원해 병사들을 최대한 쉬게 했다 생각하나?”
바로 적시에 달리게 하기 위해서다.
문자 그대로 [강행군]이 필요한 시간이 왔다.
모두 마른 침을 삼킬 찰나, 나폴레옹이 외쳤다.
“지금, 달리기 위해서야. 자. 모두 달릴 준비해! 달려서 적군을 먼저 따라잡고, 다시 격파한다!”
프랑스 혁명기, 프랑스 군을 무적으로 만든 동력.
발.
지금 농민 출신 병사들이 질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때 군수참모장, 베르티에가 물었다.
“그럼, 어디로 갑니까?”
결정은 사령관이 한다.
참모의 역할은 그것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
그러니 행군과 식량, 진군로를 계획하기 위해서 목적지는 알아야 했다.
그때 수석부관, 유진이 한 걸음 나섰다.
유진의 손이 지도를 가리켰다.
“지금 우리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해야 합니다. 여기, [로아노]에서 가장 가까운 적을 쳐야죠.”
“어, 란 대령이 발견한 군단인가? 이 녀석들이 아마.”
“맞아요, 쥐노. 오스트리아 군의 선발대, 아르장토 백작의 군대일 겁니다. 밀수꾼들을 통해 수임한 첩보가 있습니다.”
유진이 싱긋 웃으며 아는 척 하는 쥐노에게, 정확히는 모두에게 말했다.
“이들이 있는 곳, 몬테노테가 우리의 전장이 될 겁니다.”
몬테노테.
나폴레옹이 이탈리아 원정에서 서전을 벌일 장소가 다가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