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8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82화(82/547)
(82) 기마척탄병단이 혁명전쟁에 데뷔하다
시점은 쥐노가 슬링 수류탄으로 전열을 무너뜨리기 전, 아침으로 돌아간다.
“말도 안 돼. 저놈들은 천치야? 어떻게 여기서 아직까지 그냥 머무르고 있는 거지?”
다름아닌 나폴레옹이 망원경으로 전방을 보다, 펄쩍 뛰었다.
그러니까, 당황한 것은 오스트리아 군대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군단도 이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
왜?
그야 이미 크로아티아 출신 대령, 요제프 부카소비치와 1차 교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그리 큰 전투는 아니었지만, 적이 프랑스 군의 출현을 알기에는 충분했다.
상대 병력은 분명 이탈리아 군단에 비해 3분의 1 정도다.
때문에 나폴레옹은 당연하게도, 적이 알프스 산지 쪽으로 후퇴할 거라 예상했다.
첫 교전은 산지나 혹은 그 안쪽인 마렝고, 아스티, 몬테벨로 정도를 예상했던 것이다.
나폴레옹의 관점에서는 당연한 결론이다.
그대로 기다리면 패배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구시대 전통군인 아르장토 백작은 생각보다 더욱 구식이었던 것이다.
고지대 딱 하나만을 남기고, 서로 마주칠 상황.
나폴레옹은 사령부만 이끌고 언덕에 몰래 올라와 망원경으로 전황 관찰 중이었다.
“저 몬테노테 길목을 지키면, 사르데냐 왕국을 방어하기 쉬우니까 그런가 봅니다.”
돈 많은 유진이 따로 장만한 망원경으로 전방을 보다, 사령관에게 고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저놈들은 혹시, 본인들이 사르데냐 왕국군이라 생각하나?”
“나름 동맹군 아닙니까? 게다가 반대로 오래 버티면 오스트리아가 유리한 것도 사실입니다.”
“버틴다고?”
나폴레옹의 반문에 유진이 냉철히 답했다.
“예, 우리가 이곳에서 3일을 지체하면, 볼리외도 추격해올 겁니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주둔군의 총수, 롬바르디아 사령관 볼리외.
역시, 구식 군인이지만 바보는 아니다.
만약에 나폴레옹이 몬테노테에서 발목을 잡힌다면, 볼리외도 움직인다.
고속기동으로 적을 속인 것은 모두 허사가 되고, 오히려 역습을 당할 것이다.
문득 사단장 오주로가 굳은 낯으로 나폴레옹의 옆에서 말했다.
“큰일이군요. 지금 세뤼르에 사단이 후방 기망공격 중이라, 우리 군도 완편 상태가 아닙니다.”
나폴레옹도 지금 전군을 몰아쳐 달려온 상황은 아니다.
후위에서 보급부대와 함께 따라오던 세뤼르에 사단은 또 다른 기망기동 중이다.
바로 사르데냐 왕국의 사령관, 미켈란젤로 콜리 장군을 속이기 위해서다.
아무리 프랑스 알프스 군에 시선을 빼앗겼어도, 콜리도 역시 바보는 아니다.
나폴레옹의 이탈리아 군단이 왕국 남쪽을 이동하는데, 주시하지 않을 리 없다.
그래서 세뤼르에 사단을 일부러 거짓 기동시켜, 콜리 군단이 반응하게 만든 상태다.
문자 그대로 분산책.
하지만 덕분에 나폴레옹 군단도 3만 8천 내외다.
보급부대도 세뤼르에 사단과 같이 이동 중이라, 보급품이 간당간당한 점도 있다.
그때 마세나가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어차피 세뤼르에 사단이 주력도 아니잖아.”
“마세나, 이런 전장에서는 병사 한 사람이 귀중해. 게다가 세뤼르에 장군은 이 근방까지 와본 경험이 있단 말이야. 지형에 가장 익숙하다고.”
“여기서부터는 어차피 누구나 처음이지.”
문득 이미 한 번 싸워 검댕이 가득한 얼굴로, 마세나가 외쳤다.
“사령관 각하, 다시 저를 내보내 주시죠. 3일 전, 잡지 못한 크로아티아 놈을 제가 붙잡겠습니다!”
서전.
부카소비치의 그렌츠 연대와 한 판 벌인 싸움.
제대로 이기지 못한 게 지극히 아쉬운 얼굴이다.
사실 원역사에서는 마세나는 너무 빨리 달렸다가, 부카소비치에게 역습을 당한다.
그에 비하면 꽤 훌륭한 전적인 셈이지만, 마세나 본인은 정작 만족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때다.
“작전 방침부터 정해야 합니다.”
사령관 나폴레옹이 고개를 돌렸다.
아까부터 뒤에서 계속 말없이 서 있던 군수참모장, 베르티에다.
베르티에는 차분한 풍모로 나폴레옹을 향해 말했다.
“우리는 지금 전투를 상정하지 않고, 강행군으로 달려왔습니다. 각하.”
“그래서?”
“여기서 무작정 싸운다면 이기기 어렵습니다. 교전을 벌일지, 우회할지, 아니면 다시 회군할지를 정해야 합니다.”
싸우든가, 피하든가, 후퇴하든가.
셋 중 하나를 확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가만히 듣다 씩 웃었다.
“섬멸은 어떤가?”
이번에는 차분하던 베르티에도 놀랐다.
아예 포병이 부족한 미개군대라면 모를까.
서로 유사한 화력과 병종을 지닌 유럽 군대끼리 섬멸전을 벌이는 일은 이미 2세기 전의 일이다.
근세 유럽군의 정석은 교전을 벌여, 약간의 우세를 얻고 적을 격퇴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나폴레옹은 실로 중세나, 혹은 고대에서 있었을 법한 얘기를 하는 것이다.
적군섬멸.
군인들에게는 꿈과 같은 소리.
문득 나폴레옹이 지휘봉을 들었다.
“그래, 우리도 준비가 안 됐어. 하지만 적들도 준비가 안 된 건 똑같아. 게다가 우리에게는 오스트리아 군이 가지지 못한 병기가 있지.”
잠시 몬테노테를 앞두고 쉬고 있는 부대 한쪽, 가장 지친 부대가 보였다.
아주 무거운 물건을 수레에 실어 옮기는 부대.
대포 마차를 이끄는 병사들이다.
나폴레옹이 눈을 빛냈다.
“바로, 기마포병대야.”
기마포병대(artillerie a cheval).
이 시대, 포병은 승마포병과 도보포병으로 나뉜다.
무거운 대포를 기마가 이끄는 마차와 결합시켜 기동성을 강화한 게 바로 [기마포병대]다.
그렇지만 이 부대는 대포 설치기술과 함께, 또 하나의 자원이 요구된다.
바로, 말이다.
그래서 말이 부족한 영국은 기마포병대도 역시 부족했고, 반대로 대포제조 기술이 부족한 오스트리아도 역시 기마포병대가 거의 없었다.
프리드리히 대왕이 가장 먼저 기마포병대를 도입한 프로이센 군은 엉뚱하게, 포병 경시 풍조가 퍼져 역시 쇠퇴 중이다.
이 시점에서는 오직 프랑스군만이 최고의 기마포병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탈리아 군단은 일부러 기마포병대를 새롭게 편성했다.
피레네 기병대의 절반을 떼어, 운송에 투입한 효과가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문득 포병대 한쪽에 앉아 있던 부관을 향해 나폴레옹이 물었다.
“어때, 마르몽. 할 수 있겠나?”
본래, 포병장교였던 부관 마르몽 대령이 벌떡 일어났다.
기마포병대라고 일반 포병과 교전방식이 다른 것은 아니다.
다만 기마포병대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전투가 벌어졌을 때, 작전 판단에 따라 순식간에 전방까지 진출해 적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다.
요컨대 극대화된 이동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나폴레옹의 부관으로 지낸지도 2년.
나폴레옹의 생각을 읽은 마르몽이 눈을 번뜩였다.
“3시간만 주신다면, 완전히 부숴 놓겠습니다!”
이로써 나폴레옹 이탈리아 군단의 몬테노테 공격이 결정되었다.
***
이 시대 군대는 그저 상관이 정했다고 간단히 움직이지 않는다.
“들어라, 병사들이여. 우리의 코앞에 현재 적이 있다!”
그야말로 번갯불로 커피콩 튀기는 속도로, 나폴레옹의 즉석 연설이 시작되었다.
잠시, 행군하다 쉬던 병사들이 임시 연단에 선 나폴레옹을 보았다.
이미 이탈리아 사령부 부임 시부터 보았던 광경이지만 오늘은 낯설다.
그럴 수밖에 없다.
코앞의 고지를 넘어서면, 바로 [적]이 있다고 하니까.
문득 나폴레옹이 긴장한 병사들을 보다 웃으며 외쳤다.
“이미 한 번 싸운 마세나의 사단병들은 알 것이다. 저들은 약하고, 어리석고, 겁이 많다! 그 증거로 마세나가 방귀를 뀌자, 모두 도망가지 않았나!”
“와하하!”
“겁쟁이들이군요!”
총소리를 방귀에 비유한 농담에 병사들이 껄껄 웃어댔다.
적은 겁쟁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긴장이 풀린다.
한 순간, 나폴레옹이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분명 저들도 군대다. 아마 우리 중 죽을 자가 나올 수도 있다.”
다시, 병사들은 긴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긴장하는 것은 이전과 다르다.
처음에 긴장했던 이유는 적에 대한 두려움, 곧 공포 때문이다.
반대로 지금은 적이 아니라 죽음 그 자체가 긴장된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모든 전투는 결국 사망자를 낸다.
승자측 군대에도.
문득 나폴레옹이 언성을 높였다.
“그럼에도!”
나폴레옹의 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우리는 알프스 산맥을 넘었고, 영광을 위해 이 땅에 달려왔다. 그런데, 적을 앞에 두고 피할 수 있는가?”
그 순간, 나폴레옹과 툴롱에서부터 함께 했던 병사들이 외쳤다.
“없습니다!”
“적은 견고한 요새와 산맥에 의지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그대들은 싸울 것인가!”
“싸우겠습니다!”
툴롱, 방데, 파리.
고작 2년이지만 이미 나폴레옹과 함께 싸운 적 있는 ‘고참’ 병사들이 있다.
고참 병사들의 열기가 이탈리아 군단 전체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최소한 위험한 싸움이라도 승리할 수 있다면, 해볼만 하다.
어차피 군대에 있는 이상 싸워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나폴레옹의 지휘 아래서 이길 수 있는가?
이길 것이다.
바로 그 확신이 고작 2년짜리 고참병들과 일반 이탈리아 군단병들이 다른 점이다.
“좋다! 저들의 뒤에는 3백년 사부아 왕가가 기다리고 있다. 사르데냐 왕국! 3백년 동안 민중을 수탈해 쌓은 황금이 있다! 나아가 이탈리아 미녀와 고급스러운 흰 빵과 고기도!”
“황금! 미녀! 고기!”
“그래, 우리를 기다릴 모든 전리품들이 저 너머에 있다!”
나폴레옹은 흡족한 얼굴로 병사들을 향해 선언했다.
“이기자. 승리하여, 그 모든 것을 얻자! 나아가 왕을 무너뜨리고 혁명의 이념을 전파하자!”
이제, 열기는 전 부대로 퍼졌다.
승리할지 어떨지, 당연히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이긴다면.
한 번도 꿈꿔본 적 없는 전리품이 손 안에 쥐어진다.
이탈리아 군단 병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
함성이 저 멀리 고지 너머까지 들리지 않을까 걱정하며, 뒤에서 보던 오주로가 눈살을 찌푸렸다.
“선동 하나는 잘하는군.”
“왜 그리 삐딱해? 또 탈영이라도 하게?”
“소싯적 얘기를 왜 꺼내나, 마세나?”
한때 탈영전문가로 불리던 오주로가 콧방귀를 뀌었다.
“난 그저 진짜 솜씨를 보고 싶을 뿐이야. 아직, 보나파르트는 내게 보여준 게 없어.”
다만 오주로는 한 가지를 알지 못했다.
나폴레옹이 생각보다 귀가 밝다는 것을.
오주로의 말을 연단에서 내려오다 들은 나폴레옹은 잠시 팔짱을 끼었다.
불손한 사단장을 힐책하는 대신, 나폴레옹이 찾은 것은 수석 부관이었다.
옆에서 수행하던 유진의 어깨를 잡은 나폴레옹이 선언했다.
“네가 보여줘야겠다. 소년기수.”
유진은 깜짝 놀라 되물었다.
“각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설마 만들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 특별 예비대를 만들라고 내가 사전에 지시했을 텐데?”
“그건, 물론 지시대로 준비는 했습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고개를 저었다.
“시간이 부족해. 이대로 가면, 우리가 접근하든 적이 알아채든 교전이 시작된다. 문제는 기마포병대라 해도, 포대를 설치하고 쏠 준비를 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거야.”
적은 이미 이탈리아 군단의 도래를 알고 있다.
물론 속도는 모를 테니 예상치 못한 공격 자체는 가능하다.
허나, 아직 나폴레옹 군단은 대부분 후장식 머스킷 총으로 무장한 상태다.
그 말은 일반적인 전열보병의 전법처럼, 대열을 갖춰 장전 사격을 해야한다는 거다.
기습의 이점이 확연히 사라지는 전법이다.
게다가 대포를 설치할 시간을 벌기도 전에, 적들도 대포를 쏠 위험까지 있다.
먼저 적의 사기와 대열을 꺾을 필요가 있다.
“시간을 벌어라, 유진. 가능하겠나?”
나폴레옹의 질문에 유진은 입맛을 다시다 어깨를 으쓱였다.
“애석하게도 뮈라가 없군요. 이럴 때, 딱 필요한 인재인데.”
생각한 전법은 있다.
그러나 책상머리에서 생각한 전술이 현실이 되려면, 실력이 필요하다.
유진의 경우, 문제는 기마 솜씨다.
조랑말만 타고 다니던 게 고작인데, 기병대를 지휘하다니 무리다.
그때였다.
“나라도 도와주면 될까?”
“예?”
“뮈라보다는 내가 낫지. 원래 피레네 산맥에서 기병대를 운용하던 게 나고.”
장 란 대령이 씩 웃으며 유진에게 다가왔다.
란이라면 충분히 도움이 된다.
일단 최소한 기병대를 통솔해, 무리 없이 적진 앞에서 회군할 수 있을 것이다.
유진이 반가운 기분에 고개를 끄덕일 찰나, 불쑥 어깨 위에 손을 얹는 사람이 또 있었다.
바로 사자갈기 머리의 남자, 쥐노였다.
“하! 우리 나폴레옹 클레브가 빠질 수 없지. 지휘 좀 도와주쇼, 란 대령! 내가 선봉에 설 테니!”
“잠깐, 쥐노. 당신은 기병 전문가는 아니잖아요.”
“왜 이래? 유진 대령이 만든 부대는 그냥 기병이 아니라, 척탄병이잖아?”
쥐노가 눈을 찡긋거리며 유진에게 일렀다.
“그럼, 멀리 던지기만 하면 되는 거 아냐?”
그게 바로 유진 [기마척탄병] 연대가 선보인 [돌팔매] 수류탄이었던 것이다.
***
그야말로 불의타를 성공시킨 쥐노가 사자처럼 포효했다.
“키야아! 봤지! 내 돌팔매 솜씨! 거의 골리앗에게 던지는 다윗 수준 아니냐? 와하하!”
방금, 유진 특수연대 3백 기는 일제히 회군하기 시작했다.
가져온 수류탄을 다 던져놓은 데다 임무는 완수했다.
아르장토 군단의 대열을 깼고, 사기를 꺾었으며, 적들이 우왕좌왕하는 동안 시간을 벌었다.
유진이 말을 달리는 데 집중하다 외쳤다.
“훌륭하군요. 어디서 그런 생각을 해낸 겁니까?”
“아, 나야 동부 코트도르 출신 아냐! 거긴 완전 시골이라고. 어릴 때부터, 내 돌팔매 하면 알아줬지! 하하핫!”
“자칫 떨어뜨리면 크게 다치는 거였다구요!”
그러자 나폴레옹이 [붉은 폭풍]이라 별명 붙여준 남자, 쥐노가 껄껄 웃었다.
“야, 그런 거 걱정하면 어떻게 척탄병을 하냐! 이제부터 척탄병의 수호자, 쥐노라고 불러다오!”
아마도 저 대담함이 이탈리아 원정에서 중상을 입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반드시 머리에 쇠 테두리부터 씌워야겠다고 유진이 다짐할 순간이었다.
옆으로 가볍게, 그러나 빠르게 말을 몰며 란이 다가왔다.
“나도 간이 배 밖에 나온 놈이지만, 보통 놈이 아니군.
“감사합니다, 란 대령님. 덕분에 기병 통솔이 한결 쉬웠습니다.”
“뭘, 다들 말 다루는 거 보니 초보는 아니던데.”
란은 대답하며 가볍게 부대원들을 향해 손짓했다.
그러자 기병들이 란이 가리킨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손짓 하나로 유진 연대 기마척탄병들, 곧 전직 우편특수중대를 지휘한다.
확실히 보통 지휘솜씨가 아니다.
만약 유진이 직접 지휘했다면, 기마를 모는 것도 서툴러 제대로 통솔하지 못했을 터다.
그렇지만 란의 말대로, 부대원들이 기마에 익숙한 게 큰 도움이 됐다.
방데에서 말을 타고 다니던 덕이랄까.
그때 란이 물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야. 대열은 깼지만, 아직 적군은 멀쩡해. 적도 포병이 있을 거고.”
유진은 싱긋 웃었다.
이 자리에서 유진만 아는 게 있다.
사실 모든 전투는 불확실하기에 불안하다.
그러나 결과를 아는 자는 두렵지 않다.
굳이 역사를 몰라도 알 수 있는 게 있다.
[포격 예정, 승리.]눈앞에 뜬 백은문자의 알림을 흘깃 보다, 유진이 답했다.
“걱정하실 거 없어요. 우리는 충분히 시간을 벌어줬으니까.”
그 순간 허공을 날아 포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쉬익, 쾅!
이미 유진이 버리고 온 전장, 아르장토 백작의 군단이 있는 곳으로.
마르몽의 포격이 시작된 것이다.
유진이 놀라 고개를 돌리는 란에게 말했다.
“이제, 포병의 시간입니다.”
유진 기마척탄병단이 혁명전쟁에 첫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이제, 유진이 연 길로 포화가 쏟아질 차례였다.
나폴레옹의 전매특허, 집중포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