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8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83화(83/547)
(83) 몬테노테의 태양이 뜨다
전쟁은 격동이라고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한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폴레옹이라고 해도 똑같이 말했을 것이다.
지금, 클레브 드 나폴레옹의 일원, 오귀스트 마르몽도 똑같이 생각한다.
후일 원역사에서는 배신의 대명사가 되는 남자.
허나 지금은 나폴레옹의 충실한 숭배자이자, 명령을 수행하는 부관.
바로 나폴레옹의 전속 포병부관, 마르몽이 포효했다.
“달려라, 굼벵이들아! 느려터진 너희가 1분 늦을 때마다, 10명의 동료가 죽는다!”
기마와 포병 마차가 연결된 [기마포대]가 전력을 다해 움직였다.
-쿠르릉!
4파운드, 그러니까 약 2킬로그램의 포탄을 날리는 가벼운 경포.
그러나 강철보다 더 무거운 청동으로 만들어진 대포라, 가볍다 해도 약 300킬로그램이다.
길이는 1.6미터, 사정거리는 1200미터.
여기에 마차 무게 660킬로그램이 더해진다.
말 4마리가 4두로 끌고, 포병 8명이 그 위에 타 채찍질하며 포를 이끈다.
격동의 전장 속에서는 느리지만, 일반 포대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르게 움직인다.
기마포병대, 곧 프리드리히 대왕이 최초로 정규 편성해 전장을 누비기 시작한 부대.
그러나 이 기마포병대를 제대로 활용하는 군대는 프랑스 밖에 없다.
또한 오늘, 이 자리에서는 나폴레옹 뿐이다.
문득 기마포병대를 이끌던 대위, 포르네시가 마르몽에게 황급히 외쳤다.
“앞을 보십시오! 적들이 포대를 고지로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이동하다 만 거야. 저 정도는 괜찮아!”
“그, 그럼. 저희는 어쩌죠?”
포르네시는 언뜻 보기에도 마르몽보다 20살은 많아 보이는 장교다.
그러나 고작 21세 신출내기 마르몽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었다.
고양감에 잠시 흡족한 얼굴이 되었던 마르몽이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
“어이, 뒤로크 대령! 어떤가? 대포 상태는?”
지휘는 마르몽이 해도, 점검은 뒤로크가 한다.
예전, 샬롱 포병학교에서 같이 교육받을 때도 그랬다.
서로 딱 들어맞는 ‘콤비’였달까.
문득 뒤로크가 말 위에서 뛰어내려 마지막 대포의 나사를 점검했다.
나사 소리가 격철음을 낸다.
-키릭.
뒤로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 순간 마르몽이 45세의 포병 대위, 포르네시의 어깨를 치며 웃었다.
“관리 정말 잘했군! 뒤로크에게 좋다는 얘기 듣기 쉽지 않은데.”
“그, 그럼. 바로 가는 겁니까?”
“당연하지! 이름이 뭐라고 했지, 대위?”
나이 많지만, 어린 상관에게 충실히 복종하는 군인 프랑수아 포르네시가 답했다.
“포, 포르네시입니다.”
“좋아, 포르네시 대위! 마음껏 쏴!”
“어, 어디로 말입니까?”
그 순간 마르몽은 몬테노테 고지대 쪽, 아르장토 군단의 포대를 가리키며 외쳤다.
“당연히, 저 포대부터. 저놈들부터 날려버려야 일방 포격이 될 거 아냐?”
이게 바로 연장자 포르네시가 기꺼이 연하남 마르몽에게 복종하는 이유다.
그저 포대를 관리하고, 기마를 다루며, 쏘는 것밖에 모른다.
허나 지금 마르몽은, 그리고 사령관 나폴레옹은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누구를 쏴야 할지, 어떻게 이동시켜야 할지, 무엇을 순서대로 격파해야 할지 정확히 안다.
사람은 혼돈 속에서 방향을 제시하는 자를 따르는 법.
중년의 45세 대위, 포르네시가 포대에 달라 붙었다.
총 30개의 기마포병대의 포대가 마차에서 분리되어 포격 준비에 들어갔다.
-치이익.
그 순간 마르몽이 귀마개를 하기 직전, 낮게 말했다.
“뒤로크, 준비해.”
“전방으로 진입할 생각인가? 어느 정도나?”
“뭐, 가능하면 보병들이 우리를 짓밟지 않을 정도로 앞으로.”
마르몽이 눈을 번뜩이며, 전방 한복판을 가리켰다.
“저기가 좋겠어.”
그 순간 그리보발의 작품, 기마포병대의 4파운드 포가 불을 뿜었다.
-쾅!
30발의 포탄이 일제히 몬테노테 고지대에 적중했다.
그때까지 지휘도 받지 못한 채 머물러 있던 포대가 일제히 격중당했다.
아르장토 군단의 대포가 완전히 무력화된 것이다.
마르몽이 환호성을 올렸다.
“좋았어! 10발 연속 발사! 포대를 완전히 섬멸한다, 그리고 다시 달리는 거다!”
뒤로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다, 포대를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이제, 집중포격의 시간이 왔다.
***
폭발이 대열을 무너뜨렸을 때, 전장의 주력이 달리기 시작한다.
“세르보니! 우리가 가장 먼저, 적군의 본진까지 가야 한다!”장 바티스트 세르보니 준장, 마세나의 부관이 고개를 돌렸다.
아직 포화가 쏟아지는 전장.
그러나 상관 마세나는 이미 바삐 말을 잡아채는 중이다.
문제는 마세나의 사단은 기병사단이 아니라 보병사단이란 거다.
“아직 포격중인데요?”
“그런다고 돌진하지 않을 건가? 산병 전개해! 나아가 공격종대로 돌진한다!”
“그, 그러면 적이 반격할 때 위험합니다!”
지금 마세나의 지시는 이런 얘기다.
프랑스 보병은 혁명 후, 7년 전쟁 때 활약한 자크 앙투안 드 기베르 백작의 영향 하에 조직되었다.
포병의 개혁가가 그리보발이라면, 보병의 개혁가는 기베르 백작인 셈이다.
기베르 백작은 [전략]이란 개념을 처음 만든 사람이자, 코르시카의 정복자기도 했다.
그런데 기베르 백작은 자신의 [전술론]에서, 종대와 횡대, 그리고 산병을 종합할 것을 주장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보병 1개 연대는 3개 대대, 그리고 1개 대대는 8개 중대로 구성된다.
그러면 보병 연대가 진군할 때, 1개 중대는 산병으로 전면에 흩어 전개하고, 1개 중대는 후방 예비대로 배치한다.
나머지는 행진 종대로 좁게 모여 진군하다, 공격시에는 공격 종대로 대열을 넓힌다.
그후, 본격적인 전투에서는, 저 유명한 전열보병의 횡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그런데 마세나는 아예 처음부터 공격종대로 대열을 넓혀 돌진하자고 명령한 거였다.
세르보니가 경악할 찰나, 마세나가 웃었다.
“그거야 난전일 때지. 지금은 어떻지?”
“어, 그건.”
“보라고 전방을. 적들이 지금 반격할 여력이 있나?”
다시, 전방을 본 세르보니 준장이 머리를 긁적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포격이 그치는대로 바로 돌진하겠습니다.”
완전히 혼돈에 빠진 상태.
이 순간, 몬테노테에서 미리 전열을 준비 중이었던 아르장토 군단이 겪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르장토 군단은 또한 오랜 전투경험을 가진 지원병 부대기도 했다.
특히 제국 동부에서 오스만 제국과 싸웠던 병사들이 포격 속에서도 정신을 차렸다.
일순, 포격을 피해 달려 나오는 보병 부대를 보다, 베르디에 준장이 외쳤다.
“사단장님, 적들이 반격해 옵니다!”
장 앙투안 베르디에 준장은 예전, 척탄병을 지휘했던 남자다.
바로 오주로 휘하의 피레네 전장에서.
그러니 베르디에는 지금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묻고 있는 것이다.
저들을 어떻게 격퇴할지 지시를 내려달라고.
베르디에의 상관, 오주로가 거칠게 돌진해 오는 독일인 연대를 보다 묵직하게 답했다.
“랑퐁 연대를 보내라.”
“예? 아, 그렇게 되면 너무 통제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상관없다.”
기욤 랑퐁, 오주로 휘하의 연대 지휘관.
아주 거칠고 용맹한 남자로, 문자 그대로 [돌격장]에 해당하는 자.
다만 오주로조차 제대로 통제하기 어려운 공격성이 있는 군인이다.
그럼에도 오주로는 랑퐁을 보내라고 한 것이다.
왜?
적은 이미 제대로 된 지휘를 받지 못하고 있고, 아군은 완전한 승기를 잡았으니까.
문득 랑퐁 연대에게 명령을 내리러 가는 베르디에를 보다, 오주로가 시선을 돌렸다.
저 멀리 나폴레옹이 전장을 주시하고 있는 게 보였다.
“저 정치장교가 진짜 군인이란 걸 보여준 날이군.”
반대쪽, 필사의 각오로 돌진해오는 남자도 있었다.
칼 세보텐도르프,
어린 나이부터 전장을 누벼왔고, 제국 전역의 방위를 위해 노력해온 군인.
지금도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은 상황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직할 연대를 이끌고 있었다.
세보텐도르프가 룩셈부르크 지역에서 온 자신의 연대를 향해 외쳤다.
“맞서 싸워라! 아직, 우리 군은 지지 않았어! 대포도, 기병대도, 전열보병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적을 조금만 지체시켜도, 다시 재정비가 가능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분명 프랑스 군을 격퇴할 수 있을 것이다.
딱 3일만 버텨낸다면.
그러나 포탄은 용기 있는 자를 먼저 때린다.
-쉬익, 쾅!
세보텐도르프의 옆에서 달리던 연대장, 게르하르트 로셀미니가 비명을 질렀다.
“세보텐도르프 장군!”
그러나 이미 4파운드짜리 포탄이 세보텐도르프의 몸을 짓뭉갠 뒤였다.
마지막 반격의 희망까지 없어진 상황.
오스트리아 선발대 사령관, 아르장토 백작은 주저앉아 버렸다.
이 상황에서는 반격의 실마리조차 찾을 길이 없었다.
그때, 아르장토 백작을 누군가 붙잡았다.
부카소비치 대령이다.
“고지까지라도 후퇴합시다, 사령관!”
“뭐? 후퇴? 황제 폐하가 내려주신 군대를 놓아두고 후퇴하라고? 부카소비치?”
“부대를 버리자는 게 아닙니다!”
요제프 부카소비치가 눈에 핏발을 세우며 고함쳤다.
“제가 죽음으로 막겠습니다. 여기서 물러나서, 3마일 전방의 요새로 가시라는 겁니다. 몬테레지노란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알프스에서 뻗어나온 산지가 곳곳에 위치한 장소다.
몬테노테 북쪽으로 조금만 향해도, 산지 요새가 있다.
그곳, 몬테레지노의 요새에서 공성전을 벌여도 3일은 넘게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을 찾은 아르장토 백작이 부카소비치를 붙잡다, 뒤로 돌아서 달렸다.
“그래, 부탁한다. 부카소비치 대령!”
바삐 말을 타고 도주하는 아르장토를 보다, 부카소비치가 돌아섰다.
“후, 우리의 마지막 전투가 되겠군. 그렌츠 연대!”
제국의 동부 변경, 크로아티아에서 달려온 직속 연대가 사열했다.
이제는 보병 돌진의 시간인지, 포격이 줄어든 상태다.
게다가 해가 서편에 드리워 야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프랑스 군은 공세를 멈추지 않고 달려온다.
문득, 자신의 가슴에 매달린 십자 훈장을 치며 부카소비치가 외쳤다.
“여제께서 내려주신 십자가에 우리의 명예를 걸자!”
예전, 전대의 황제인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수여한 십자가.
여제의 이름을 딴 기사단의 기사로 임명된 장소를 기억한다.
부카소비치도 아르장토와 마찬가지로 그곳에 있었다.
국가가 아닌 군주에게 충성하는 군인들.
제국의 병사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명예로 죽자!”
그야말로 일제돌격.
대열은 이루지 못하지만 총격전에서도 용맹한 그렌츠 보병 연대가 돌진했다.
총검을 들고 창수처럼 적을 찌를 기세로.
목표는 한 곳이다.
“사령관을 잡는다!”
바로, 나폴레옹이 있는 프랑스 이탈리아 군단 중심부다.
허를 찔린 이탈리아 군단의 틈으로 그렌츠 보병 연대가 파고 들었다.
아주 조금만 더 달려가면 나폴레옹이 시야에 들어올 찰나였다.
그때다.
-탕! 철컥, 탕! 철컥, 탕!
마치 연사처럼 보일 정도로 빠른 사격.
제대로 피할 틈도 없이 달려오던 보병 연대가 하나씩 산발적으로 땅 위에 쓰러졌다.
부카소비치도 마찬가지로, 총탄에 맞아 달리던 발이 멈췄다.
“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사격을.”
피를 흩뿌리던 부카소비치가 땅 위에 처박혔다.
몬테노테의 대지 위로 오스트리아 군대의 피가 흘렀다.
***
아직, 연사가 가능한 시대는 분명 아니다.
-철컥, 탕! 철컥, 탕! 철컥, 탕!
나폴레옹의 사령관 친위대가 일제히 총을 격발하며 쏘고 있었다.
한 번 쏘면 바로 뒤로 향하며 재장전하고, 다시 뒤에 서 있던 대열이 나서 쏜다.
3열의 병사들이 교체하며 쏘는 것은 다른 전열보병과 똑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용하는 총의 장전 방식이다.
패트릭 퍼거슨 라이플, 곧 나사형 후장식 소총으로 쏘아대는 것이다.
너무나 새파란 코트, 일반 보병과 달리 더욱 짙은 감청색의 군복을 입은 이들이다.
서전의 돌격 후, 숨을 돌리고 있던 이폴리트가 외쳤다.
“봐! [시엘코트]가 막았어!”
시엘, 곧 하늘색을 가리키는 프랑스어.
그러니까, 방데의 전쟁을 종결지었던 나폴레옹의 [블루코트]가 투입된 것이다.
유진은 배후를 돌아보다 말 위로 올라탔다.
“라하르페 준장의 예비대를 투입할 것도 없군.”
“그렇지? 어, 어디 가려고?”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잖아?”
유진이 전방을 뚫어져라 보며 씩 웃었다.
“머리를 잡으러 가자고, 이폴리트.”
선명하게 떠오르는 백은문자의 알림이 보인다.
[도주중, 사령관 아르장토 백작. 북쪽 후방 이동.]유진의 기마척탄병 연대, 실은 중대 규모의 3백 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유진은 다시 돌진하고 있던 란을 발견했다.
기병대가 드디어 투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사령관의 지시다! 제13 기병연대! 돌격 준비!”
란이 포효하며 피레네 기병 연대를 출격시켰다.
“마침내 우리의 시간이 왔다. 달려라!”
지금껏 전장이 완전히 기울어질 때까지, 애타게 기다리던 피레네 기병연대다.
그나마 란은 서전에서 전투의 맛이라도 봤지만, 나머지 기병들은 지금껏 포병과 보병이 활약하는 모습만 봐야 했다.
이기는 전장에서 싸우고 싶은 것은 그 어떤 군인도 마찬가지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두두두!
1천 5백 기.
말을 빼앗기지 않고 전장에 설 수 있었던 기병들.
피레네 기병대의 현재 전력 전부가 신나게 달렸다.
후방에 남아 있는 동료들은 그들을 부러워할 것이다.
발로 뛰고 있는 보병들은 그들을 선망할 것이다.
전방에서 버티고 있던 적은 그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순간, 피레네 기병연대가 공포로 질린 적군을 말로 짓밟았다.
“으아악!”
“사람살려! 어머니, 성모 마리아여!”
“도, 도망쳐!”
완전히 대열이 깨진 순간, 란이 전장을 달리며 드높이 외쳤다.
“돌파했다!”
그때, 란의 옆으로 누군가 다가서며 소리쳤다.
“란! 아직 달릴 수 있습니까!”
란은 눈을 깜박였다.
유진이다.
서전에서 함께 활약한 후, 후방으로 돌아간 줄 알았는데 왜 여기 있는 걸까?
“무슨 일이지, 소년기수?”
“우리만으로는 부족해서 말이죠. 기병 스페셜리스트의 도움이 필요해요!”
“스페셜, 뭐? 영어인가? 하여간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무슨 문제야?”
란의 질문에 유진이 후방 고지대를 가리켰다.
“아르장토!”
아르장토의 부대가 뿔뿔히 흩어져 후퇴하고 있었다.
란도 전장을 넓게 볼 줄 아는 군인이다.
사령관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쯤 충분히 알고 있었다.
더 이상 적 섬멸에 연연하지 않고, 란이 말고삐를 잡아챘다.
“깃발을 들어라, 소년기수! 포격이 우리에게 쏟아지지 않게!”
전장에 떨어져 있던 삼색기를 유진이 급히 주웠다.
-펄럭!
그야말로 일제히 유진의 기마척탄병단과 란의 피레네 기병대가 산지로 돌격했다.
대열도, 전술도, 지휘도 필요없다.
오직 필요한 것은 적을 잡을 속도 뿐.
죽어라 말을 달리던 아르장토가 말발굽 소리에 뒤를 돌아보다 기겁했다.
“뭐, 뭐야! 왜 기병대가 이쪽으로!”
그러나, 거리가 멀다.
문득 유진은 깃발을 내리고 피스톨을 잡았다.
서전에서 수류탄 부대를 지휘한 탓에, 아직 쏘지 않은 피스톨이 있다.
이 피스톨은 시험작이다.
수석식이 아니라 희석한 [뇌홍]을 사용하는 최초의 총.
듀퐁이 만들어낸 최초의 뇌홍 총탄이 들려 있다.
퍼거션 캡으로 씌워진 총탄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기폭제지만, 유진은 겁없이 들었다.
정말 위험하다면 백은문자가 알려줄 테니까.
“자, 한 방만.”
순간, 뇌홍이 기폭되어 퍼거션 캡이 허공에 튕겼다.
-탕!
총탄은 날아가 말 위에서 달리던 아르장토의 목을 꿰뚫었다.
부르르 떨던 아르장토의 목이 꺾였다.
여전히 말은 달리고 있었지만, 기수는 그 위로 쓰러졌다.
-털썩.
기수, 아르장토 백작이 땅 위를 뒹굴었다.
그 순간 유진이 떨어뜨린 깃발을 이폴리트가 황급히 잡았다.
삼색기.
혁명의 깃발이 허공에 휘날렸다.
“사령관을 잡았다!”
기병대 전체가 함성을 질렀다.
마침내 아르장토 백작을 잡은 것이다.
유진이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혁명의 삼색기를 들어라! 혁명이, 제국을 이겼다!”
프랑스 혁명 후, 문자 그대로 적군을 섬멸시킨 첫 전투.
이탈리아 원정의 서전 몬테노테 회전이 이 순간 끝났다.
사령부에서 망원경을 들고 있던 나폴레옹이 펄쩍 뛰며 말 위에 올라타 달리기 시작했다.
전장으로 승전을 선언하면서.
“이제, 이탈리아는 우리의 것이다!”
서기 1795년 3월 21일.
서편으로 해가 지는 시간.
그러나 나폴레옹의 태양은 몬테노테에서 뜨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승리라는 이름의 태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