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8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88화(88/547)
(88) 프랑스 최고의 후사르들과 함께 도하한다
본래 [로디 전투]는 그 명성에 비해, 꽤 소략한 소규모 전투다.
-두두두!
문자 그대로 기마로 편성된 기마척탄병단이 롬바르디아 평원을 달렸다.
속도, 오직 그것만 생각한 부대다.
심지어 부대명이 나온 [척탄], 그러니까 수류탄도 들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엉뚱하게도 피스톨과 함께, [라이플]이 현재 이 병단이 가진 유일한 장비라고 할 것이다.
다만, 이들 뒤에는 또 하나의 기마 행렬이 뒤따라, 살짝 속도를 늦추고 있긴 했다.
바로 공병대장 샤셀루프가 편성한 공병마차 부대다.
“달려라, 이런 거북이 같은 놈들! 기마척탄병들에게 뒤질 셈이냐!”
샤셀루프가 필사적으로 채찍질하는 모습을 돌아보다, 유진이 한숨 돌렸다.
“샤셀루프 대령이 와줘서 다행이군.”
“괜히 속도만 늦는 거 아니고?”
“정작 도착하면 샤셀루프 대령 덕분에 더 빨라질걸?”
샤셀루프는 원역사에서는 로디 전투에서 나폴레옹의 눈에 띈다.
사실 로디 전투 자체가 나폴레옹 입장에서는 최고의 출세작 중 하나기도 하다.
왜냐면 이 전투의 승리가 파리에 대서특필 되면서, 나폴레옹이 프랑스의 전쟁영웅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제 전투는 대략 적군과 아군이 각기 1만 명 정도로 사단급 충돌에 불과했다.
이때 도하에 성공함으로서 샤셀루프가 나폴레옹의 공병장군 중 한 명이 된다.
그런데 지금 로디에 집결하는 병력은 원역사와 완전히 다르다.
나폴레옹 군단 4만 5천 명, 볼리외 군단 본군과 후군 총합 4만.
이탈리아 군단과 롬바르디아 군단 전력이 충돌하는 형세다.
그러니 실로 운명을 건 전투가 되어버린 것이다.
유진이 흑마의 속도를 조절하다 중얼거렸다.
“롬바르디아의 운명을 정할 전투가 되어 버렸군.”
“어, 원래 그런 거 아니었어?”
“정상적이라면, 우리는 만토바를 포위하거나 아니면 밀라노 앞에서 대치해야 할걸? 볼리외가 공황에 빠져 이상한 기동을 한 거야.”
물론 볼리외 입장에서는 [유인전]이라는 정당한 명분이 있다.
하지만 그건 나폴레옹이 도박같은 작전을 걸 때나 유효하다.
예컨대 직접 로디 다리를 뛰어 넘겠다고 진두 지휘를 한다든가.
어쩐지 그런 기록을 봤던 기억을 유진은 떠올렸지만, 고개를 저었다.
그저 나폴레옹의 허풍 중 하나일 것이다.
설마 정말 사령관이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진두지휘를 할 리 있겠는가?
중세 전투도 아니고 말이다.
그럼에도 볼리외가 쉬운 상대가 아닌 것은 맞다.
“물론, 그렇다고 쉬운 상대는 아니지. 볼리외도 플랑드르 전역에서 꽤 승리를 거둔 장군이야. 게다가 먼저 아다 강에 도착한 것도 사실이고.”
“마세나 장군이 먼저 갔잖아.”
“가서 차라리 다리라도 끊었으면 모르겠는데, 그건 아니잖아?”
그때 유진의 옆에서 달리던 라살 대위가 껄껄 웃었다.
“하! 다리는 무슨! 신나게 열정을 불태우고 계셨죠. 뭐, 우리도 그랬지만!”
라살의 나이는 20세, 이폴리트보다도 2살 어리다.
그야말로 이제 막 소년에서 벗어난 거나 마찬가지인 풋내기다.
허나 행동은 간덩어리 그 자체라, 쥐노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 순간, 역시 유진의 옆에서 선두처럼 달리던 뽀글머리 남자가 외쳤다.
“남자답군. 라살이라고 했나? 마음에 들어!”
“후후, 그쪽은 피레네?”
“천만에, 가스코뉴 출신이다! 사나이들의 고향이지. 뭐, 자네도 가스코뉴 남자가 아닌 것 치고는 제법이야! 포위망을 30기로 돌파하다니!”
물론 뮈라는 28세, 어린애처럼 날뛰는 게 이상한 나이다.
다만 확실히 전투를 앞두고 의욕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앞서는 것 같았다.
문득 유진이 피식 웃었다.
“그건 마세나 장군이 미친 거지.”
순간, 뮈라와 라살이 움찔거렸지만, 동시에 유진은 말 위에 올라탄 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덕분에 볼리외를 잡을 수도 있겠어.”
“어, 그거 원래 우리 전략 목표 아니었어?”
“목표라고 다 이루냐, 이폴리트? 아까 얘기했듯이 둘 중 하나였어. 만토바로 가서 놓치든, 밀라노에서 교전하느라 놓치든.”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은 볼리외를 잡지 못한다.
무사히 도망간 볼리외는 신성로마제국 [전쟁위원회]의 결정으로 해임될 뿐이다.
한데, 이미 유진은 본래 잡지 못했을 자를 추격해 죽였다.
아르장토 백작.
몬테노테 회전의 적수.
그렇다면 볼리외도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알프스 북쪽으로 도망가기 전에, 여기서 잡아야 해. 만토바로 지원병을 보낼 여지도 없애 버리고.”
이탈리아 전역을 길게 끌 것 없이, 단판에 승부를 짓는다.
현재 나폴레옹의 전략인 동시에, 유진도 생각하기 시작한 부분이다.
물론 볼리외를 잡는다고 전쟁이 끝나지는 않는다.
허나 최소한 오스트리아가 새로이 수비군을 파병할 때, 훨씬 유리한 구도로 싸울 수 있다.
문득 쥐노가 물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강을 건널 거지?”
“예? 당연히 부교죠. 샤셀루프 대령의 부대를 괜히 끌고 온 게 아니잖아요?”
“아니, 아까 출발할 때 물어봤는데 말야. 이동형 부교를 못 가져왔다는데? 온 건 공병들 뿐이야.”
그 순간, 유진은 말을 멈췄다.
-잇히이이잉!
갑자기 말을 멈춘 탓에, 하마터면 유진이 낙마할 뻔했다.
그러나 너무 충격이 커, 유진은 놀라지도 못했다.
오히려 급작스럽게 지휘관과 함께 멈추게 된 기마척탄병 여단, 3백 기가 놀랐다.
“무, 무슨 일이야!”
“대령님, 괜찮으십니까?”
“어이! 기수 지휘관! 이거, 너무한 거 아냐?”
라살, 투르네, 그리고 뮈라가 목청을 드높여 외쳤다.
하지만 유진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뒤따라오던 마차만 뚫어져라 보았다.
서둘러 달려온 탓에 그 규모를 미처 보지 못했다.
조립형 부교가 들어갈 크기가 아니다.
공병대 병사들과 공구만 간신히 들어갈 정도다.
“이러면 나가리인데.”
얼결에 나쁜 소식을 전하게 된 쥐노가 머리를 긁적이다 물었다.
“그 부교라는 거 말이야. 꼭, 배 위에 나무를 깔아서 만들어야 해?”
“보통은 그렇죠. 그래서 규모가 커지는 거고.”
“차라리 배를 타고 건너는 게 빠르겠군. 하긴, 우리는 말까지 데리고 가야 하지?”
문득 쥐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말이야, 상류로 가서 돌면 안 되나? 거긴 좀 더 좁고 물길도······.”
아주 지극히 상식적인 발상.
허나 유진에게는 가히 구원과 같은 말이었다.
눈을 크게 뜬 유진이 황급히 말고삐를 잡아챘다.
“그렇죠. 상류는 아직 다리가 남아있을지도!”
아다 강 상류.
그곳까지는 볼리외의 교각파괴 공작이 미치지 못했을지 모른다.
***
아다강은 포강의 지류로 유량이 많고 유속이 빠른 것으로 유명하다.
-쏴아아!
로디에서 북쪽, 30킬로미터 떨어진 곳.
카사노 마을.
유진 기마척탄병 여단이 도착한 장소의 이름이다.
폭은 하류인 로디보다는 좁다.
그러나 이곳도 말이든 사람이든 그냥 건너기에는 유속이 빨랐다.
부지휘관, 쥐노 대령이 혀를 내둘렀다.
“정말, 엄청난 물살이군. 수심도 꽤 깊은데?”
유진은 물살을 살피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도시에서만 살았고, 기껏해야 남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 게 전부인 유진이다.
아무리 살핀다 한들, 강물의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경험이 유진보다는 많을 쥐노가 그렇게 판단했다면 맞을 것이다.
“도저히 그냥 넘을 수 없겠군요.”
“다시 돌아가는 게 어떨까?”
“그럼, 너무 늦어요.”
유진은 미간을 찡그리며 주위를 살폈다.
“아마, 지금쯤 나폴레옹 사령관님은 교전에 돌입했을 거예요. 우리가 한 시간 늦으면, 그 사이 1천 명은 죽을 겁니다.”
이렇게 된 이상, 다리를 만들 수밖에 없다.
지친 얼굴인 샤슬루프와 공병장교들도 각오한 듯, 공구를 마차에서 꺼내는 중이다.
그렇지만 조립형이 아니라, 현장에서 부교를 만들게 될 경우 시간은 배로 걸린다.
최소 3일.
그 사이 로디 전투가 끝나버릴지 모른다.
그런데 문득 라살이 턱을 쓰다듬다 말했다.
“사실 말입니다. 제가 로디 마을에서 좀 들은 얘기가 있는데.”
“뭐지, 라살 대위?”
“여기가 카사노 마을이란 곳이라고 했죠? 예전에 ‘외젠’ 공작이 이 근방에서 교전을 벌였다더군요.”
유진이 눈을 크게 뜰 찰나, 라살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때 이용한 다리가 여기 어디쯤 있을 거라던데요?”
물론 라살이 들었다는 얘기는, 아마 로디 마을에서 만든 ‘애인’과 노닥거리다 들은 소리일 터다.
정확하지도 않고, 위치도 모른다.
그렇지만 유진도 어쩐지 짐작가는 게 있었다.
‘외젠’, 그러니까 유진의 프랑스식 발음.
이 이름을 독일식으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
오이겐.
루이 14세에게 쫓겨나, 신성로마제국으로 가서, 에스파냐 왕위 승계전쟁 때 복수전을 펼쳤던 명장.
사보이 공국의 공자, 오이겐.
오스트리아가 불세출의 명장으로 여기는 이 장군이 패배한 전투가 있다.
바로 이곳, 카사노다.
“카사노 전투.”
“뭐? 그게 뭔데?”
“있어. 에스파냐 왕위 계승 전쟁 때, 외젠 공작이 패배한 전투야. 분명, 돌다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 돌다리를 프랑스 사령관 방돔 공작이 장악한 탓에, 결국 오이겐은 강을 넘지 못했다.
반대로 말하면 멀쩡한 돌다리가 이곳에 있다는 얘기다.
기마척탄병들이 일제히 뛰어다니며 다리를 찾아 다녔다.
문득 가장 활발한 남자, 뮈라가 부르짖었다.
“찾았어! 저거 다리 아냐?”
아다강을 건너는 교각, 카사노 다리가 있었다.
유진은 그때서야 안도했다.
건널 수 있다.
나폴레옹에게 늦지 않게 달려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라살이 눈살을 슬쩍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기병대가 돌파하기엔, 조금 모자란 것 같군요.”
교각은 무척 위태로워 보였다.
자칫 말이 발 하나 잘못 디디면 강에 떨어질 판이다.
카사노에서 벌어졌던 전투 기록에 따르면 1천 명의 프랑스 병사가 물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그러나 유진은 급했다.
당장 죽음을 불사하더라도 돌진을 명하려던 찰나, 골똘히 다리를 보던 쥐노가 물었다.
“통나무를 깔면 되는 거 아냐?”
“예? 무슨 말이에요?”
“우리 여단장 대리 말고, 공병대장님 말씀이 필요한데. 샤슬루프 대령님, 어때요? 나무만 옆에 깔면 할 수 있겠어요?”
공병대장 샤슬루프 대령이 눈을 깜박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하오. 그 정도면 2시간 정도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다리도 있고.”
“포도주통은 어떻소?”
“어, 그걸 쪼갠다면······.”
쥐노는 씩 웃다 말 위에 올라탔다.
“여기도 이탈리아지. 그럼 포도주 통이 있겠지! 어이, 뮈라!”
교각을 발견하고 놀고 있던 뮈라가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날 왜 불러?”
“시끄럽고, 힘 좀 빌리자.”
“뭐?”
순간, 쥐노가 뮈라의 어깨를 치며 외쳤다.
“즐거운 징발 시간이다, 여러분!”
그 순간, 뮈라와 그 직할 기병들이 눈을 번뜩였다.
징발이라는 이름을 빌린 [약탈시간]이 온 것이다.
***
전쟁의 비극 중 하나는 자유의사와 무관하게 일해야 할 때가 있다는 거다.
-뚝딱, 뚝딱, 뚝딱!
평화롭게 살던 카사노 마을 사람들은 난데없이 봉변을 당했다.
귀한 포도주 통을 전량 빼앗겼다.
여기에 마을 사람들은 잘 쓰는 다리를 개조한다고, 공사를 시작해야 했다.
임시 공사현장 감독이 된 쥐노가 군모를 뒤집어 쓴 채 외쳤다.
“좋아! 이탈리아 친구들, 다리 잘 만들어 달라고. 혹시 우리 말이 빠지기라도 하면!”
쥐노는 옆에 우뚝 선 장신의 뮈라를 흔들며 웃어 제쳤다.
“여기, 이 친구가 가만있지 않을 거야! 하하핫!”
유진은 멍하니 그 광경을 볼 뿐이었다.
사실 지휘관이긴 하지만, 유진의 나이는 고작 14살인데다 징발 경험은 극히 낮다.
그렇기에 오히려 부지휘관인 쥐노가 주도권을 발휘한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포도주통을 이용한 발상은 놀라웠다.
문득 쥐노의 옆에 다가간 유진이 말했다.
“이런 식으로 징발이 쓰이기도 하는군요.”
“원래 징발이라는 게, 물자만 빼앗는 거 아냐. 오히려 핵심은 인력 동원이지!”
“그래도 이런 걸 어떻게 생각해낸 거예요?”
샤슬루프와 공병들과 카사노 마을 사람들이 다리를 보강하는 걸 보다, 쥐노가 웃었다.
“포강이라면 몰라도, 이런 지류 정도야. 내 고향에도 라인강 지류가 흐른다고. 하핫!”
쥐노의 고향, 부르고뉴 지역에도 강은 흐른다.
나름 본래 쥐노의 부친도 농민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꽤 뛰어난 이유다.
다만 유진은 쥐노의 원역사 실패 중 하나를 안다.
나폴레옹이 지시한 도하작전에 실패해, 부대 하나를 날려 먹는다.
무려 러시아원정에서 말이다.
물끄러미 쥐노를 보다, 유진이 피식 웃었다.
“도하 때문에 원정에서 실패할 뻔했던 분이.”
“응? 무슨 말이야?”
“아니에요. 쥐노, 당신은 정말 만능이군요.”
쥐노는 눈을 깜박이다 칭찬에 껄껄 웃었다.
“내가 뭐든 좀 잘하지! 특출한 건 없어도. 하여간, 이제 다리도 다 되었겠다. 어떻게 하면 되지?”
처음부터 다리를 만들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이곳은 오히려 유속이 빨라, 로디보다 부교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존재하는 카사노 다리를 보강하는 것은 간단했다.
그것도 샤슬루프 공병대가 있는 상황이라면.
유진은 거의 완성된 보강 카사노 교각을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돌진 전에 작전을 설명하죠.”
유진의 주위로 지휘관급 장교들이 모였다.
쥐노, 이폴리트, 투르네, 라살, 그리고 뮈라.
특히 뮈라와 라살은 후세 역사에 특급 기병지휘관으로 이름을 남긴 이들이다.
알고 보면 유진도 그냥 온 게 아닌 셈이다.
다만 이제부터는 전력으로 달려야 한다.
그것도 공병대는 이곳에 놓아두고, 기마척탄병만 돌진해야 했다.
도착하면 아마도 바로 전투에 돌입할 터.
사전 상황 숙지가 필수였다.
“지금쯤 포격과 혼전이 시작되었을 겁니다.”
“준비된 전투가 아니니까?”
“그런 것도 있지만, 사령관 각하가 서두르시는 탓이죠. 교전 장소는 아마 로디 다리.”
레이더도, 통신장비도, 망원경 배율도 낮은 시대.
전쟁은 지도와 척후병, 그리고 ‘감’으로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
다만 유진은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
원역사의 기록, 그리고 백은문자의 알림이다.
적의 형세를 예측할 수 있는데다, 위치 파악은 유진의 주특기다.
때문에 유진은 확신을 갖고 설명했다.
물론 남들이 보기에는 좋게 말해서 [예지]고, 나쁘게 말하면 선무당처럼 보였지만.
“길을 찾을 것도 없어요. 여기서, 아다강을 따라 남쪽으로 달리기만 하면 되니까.”
“그럼, 우리 역할은?”
“뒷치기.”
유진이 눈에 이채를 띄웠다.
“적은 로디 동쪽까지 아마 돌파한 뒤일 거예요. 그때, 우리가 측면을 칩니다.”
“마세나 사단이 전멸했다면?”
“그럴 가능성은 낮아요. 또한 볼리외는 양면 공격을 받고 있을 거예요.”
유진은 마세나의 실력을 안다.
설사 불리한 상황이라 해도, 마세나는 어떻게든 버텨낼 것이다.
반대로 나폴레옹도 결코 느리지 않다.
보병대가 주력인 상황이지만, 강행군 기동으로 지금쯤 로디에 다다랐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유진 여단은 어떨까?
기병의 하루 진군 속도는 보통 최고 속행 시 1백 킬로미터, 전력질주시 시속 88킬로미터.
말의 전력을 보존하는 한도 내에서 행군했을 때, 2시간 정도면 로디로 간다.
유진은 곧 시작될 로디 전투에 돌입할 지휘관들을 보며 말했다.
“중요한 건, 단순한 승리가 아닙니다.”
“그럼?”
“사령관을 잡는 거죠, 쥐노. 요컨대.”
유진의 손이 목을 그었다.
“참수 작전입니다.”
바로 볼리외가 생각한 작전이다.
그러나 참수란 적의 목만이 아니라 때로 아군의 목도 잘릴 수 있는 법.
볼리외의 목을 노리는 기병대가 지금 아다강을 건넜다.
“좋아, 가자!”
“이번엔 전공은 이 뮈라님의 것이다!”
“다시 이 라살의 전설을 만들어주지!”
쥐노, 뮈라, 라살이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두두두!
그 대열 뒤, 기마척탄병단의 중심에서 달리며 유진은 싱긋 웃었다.
“좋아, 사자에 야생마에 돈키호테까지. 최고의 무모한 [후사르]들이군.”
사자 쥐노, 야생마 뮈라, 그리고 돈키호테 라살.
아군의 보존을 생각한다면 절대 피해야 할 지휘관들.
그렇지만 적장을 잡으려 한다면 얘기는 다르다.
이들이야말로 진정 후사르, 닥치고 돌격밖에 모를 최고의 무모한 기병들.
지금 유진은 나폴레옹 군단 최고의 무모남들과 달리고 있다.
“이 조합으로 볼리외를 못 잡으면, 난 겜블러도 아니지!”
1795년 5월 14일.
로디 전투가 이미 마세나의 초전으로 시작된지 2일 차.
유진 기마척탄병단이 마침내 아다강을 건너, 로디로 달렸다.
그야말로 아군도 예측하지 못했을 우회 고속기동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