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9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96화(96/547)
(96) 조세핀 일가가 밀라노로 달려오다
한때 포연이 가득하던 롬바르디아 평원을 달리는 마차가 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무려 육두마차, 여섯 마리의 말이 이끄는 고급 마차다.
게다가 마차 주위에서 달리는 호위로 보이는 흑색 복장의 사람들이 있다.
한 눈에도 보통 일행이 아니다.
아직 치안이 회복되지 않은 롬바르디아 일대지만, 감히 도적 정도가 침범하기는 어려운 일행.
그래도 이런 고급마차를 감히 막아설 수 있는 이들도 있다.
“거기, 정지! 여기부터는 마음대로 갈 수 없소!”
청색 군복을 입은 기병대가 그 앞을 가로 막았다.
호위대가 황급히 멈추고, 육두마차를 끌던 마부들도 말을 멈춰 세운다.
이 일대를 완전히 장악한 세력, 프랑스 이탈리아 군단의 군복이다.
그중 도드라진 곱슬머리를 쓸어넘기며, 기병대장이 호탕하게 웃었다.
“흐흐, 귀족 나으리 집안인가? 우리 ‘롬바르디아’ 제7기병 헌병대가 이 땅을 지키는 한! 그 어떤 귀족이라도 아무나 갈 수는 없지!”
“뮈라 중령님, 적당히 검문합시다. 우리 임무가 이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봐, 뮈롱 소령. 왜 이렇게 뭘 몰라. 검문 검색은 헌병대 임무의 꽃이야. 왜?”
뮈라, 피레네 기병대 대위였고, 코르시카 탈환전에 강제참전했으며, 로디에서 돌파전을 성공한 수훈자.
이제는 헌병기병대를 이끌게 된 남자다.
부관, 뮈롱을 질책하며 뮈라가 웃었다.
“짭짤하게 떨어지는 게 있으니까. 게다가, 이 마차는 냄새가 난단 말이야?”
“무슨 냄새요?”
“향수.”
가볍게 코를 벌름거리며 뮈라는 마차로 다가섰다.
“귀부인들께서 타시고 계실 것 같군. 안 그런가?”
순간, 황급히 호위대를 이끌던 남자가 뮈라를 막아섰다.
“이 마차에 누가 타고 계신 줄 알고, 이런 무례요? 비켜 주시는 게 상호 간에 좋을 텐데.”
“오, 내가 누군 줄 알고 그런 소리를 하지? 로디의 영웅, 뮈라 님을 모르시나?”
“뮈라? 신문에서 본 것 같긴 하군.”
마차 호위대장이 아는 체를 하자, 뮈라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신문? 뭐라고 났어. 내 이름이 파리에도 알려졌나? 그런 건가!”
“흥분하지 마시오. 뭐, 1면에 이름이 오르긴 했지. 뭐라더라, [마탄의 사수] 유진 보아르네의 첨병으로 선두에서 돌격했던 용맹한 병사였나?”
“캬악! 병사라니! 게다가 난 유진 준장의 첨병이 아냐? 오히려!”
문득, 뮈라가 코웃음을 치며 으스댔다.
“유진 준장의 보호자에 가깝지. 이거 알아? 나 아니었으면 그 소년장군은 벌써 골로 갔어! 하하핫!”
지극히 과장된 얘기다.
유진은 굳이 뮈라의 도움이 없었다 해도, [백은문자]의 경고를 받고 피했을 테니까.
그러나 뮈라가 로디 최종 돌파국면 때, 유진의 위기를 넘기게 해준 것도 사실이다.
그때였다.
-덜컹.
커다란 육두마차의 창문이 살짝 내려갔다.
“유진을 보호했다구요? 당신이?”
한 눈에도 ‘색기’가 돋보이는 미녀를 본 뮈라가 히죽 웃으며 외쳤다.
“이야, 진짜 미녀가 계셨군! 거봐, 뮈롱. 내 촉은 맞다고 했지!”
“무례는 범하지 마십시오.”
“누가 미녀에게 무례를 범하나? 안 그래도 어차피 다 나한테 넘어와. 후후!”
재빨리 호위대장을 제치고 말을 탄 채 다가선 뮈라가 치근덕댔다.
“마드모아젤, 제게 오늘 하루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지 않겠습니까? 물론 누구신지, 어디서 오셨는지, 무슨 목적으로 밀라노로 오시는지는 말씀 주시고.”
마드모아젤, 귀족 처녀에게 건네는 경칭이다.
혁명 후에는 누구나 다 쓸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어쨌든 제한이 있다.
다름아닌 연령 제한이다.
뮈롱도, 호위대장 ‘다마스’도, 마차 안에 있던 다른 ‘여자’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보인다 해도, 마차 안의 여자는 엄연히 30대 초반이다.
그런데 마드모아젤이라니 실로 아첨의 극치가 아닐까?
순간, ‘귀부인’이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푸후훗! 마드모아젤이라, 정말 15년만에 들어보는 것 같네요.”
“충분히 젊으십니다. 물론 마담이라도 전 마다하지 않습니다.”
“기분 좋긴 한데. 이거 어쩌죠? 아무래도 내가 당신과 함께 침대를 쓰면 정말 싫어할 분이 있어서.”
순간, ‘귀부인’의 말을 들은 뮈라의 낯이 창백하게 변해 버렸다.
“가서 전해요. 보나파르트 사령관에게. [약혼녀] 조세핀이 왔다고. 혹시 정말 아픈 거면, 내가 여기서 당장 달려 가야겠지만. 어머, 포르튀네. 얌전히.”
동시에 귀부인, ‘조세핀’의 품에 안겨 있던 애견 [포르튀네]가 이를 드러냈다.
-으르릉!
본래 원역사에서는 서로, 정말 [침대]를 같이 쓰는 사이.
귀부인 조세핀과 호색남 뮈라가 엉뚱하게 만난 날이었다.
***
그럼 정작 나폴레옹은 어디 있을까?
-오! 오오! 오오오!
밀라노에는 세기를 넘어 이름을 남긴 한 극장이 있다.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오페라의 고향, 이탈리에서도 최고의 작곡가, 최고의 연주자, 최고의 가수만이 설 수 있었던 곳.
이곳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허락으로 세워진 장소기도 하다.
한때 합스부르크 황가의 자랑이었던 곳에서 [혁명]을 환영하는 공연이 열렸다.
소프라노가 목청을 높이는 무대를 보는 자들은 군인이다.
그중 가장 높은 자, 나폴레옹이 턱을 괸 채 공연을 보고 있었다.
문득 그 옆에 앉은 한 중년 남자가 씩 웃으며 말을 건넸다.
“멋지지 않습니까? 요새 파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오페라 공연이죠. 원래, 오페라는 밀라노가 원조기도 합니다. 하하하.”
세르벨로니 공작, 베리 백작, 파리니 참사관.
요 근래 나폴레옹이 가장 많이 만나는 밀라노 상류층 인사들이다.
그러나 오늘 옆에 앉은 사람은 따로 있었다.
나폴레옹이 흘깃 그 남자를 보다 웃었다.
“세르벨로니 공작에게도 환대를 받는 중인데. 이렇게 환대를 받으니 좋군요. 세뇨르 데릴. 아니, 멜치-데릴이라고 호칭해야 합니까?”
프란체스코 멜치-데릴.
밀라노 명문가 출신으로 이탈리아의 [자코뱅] 지지자 중 하나.
그러니까 이탈리아의 친프랑스파 저명 인사다.
일부러 밀라노 구귀족들이 앞세우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데릴도 그 사실을 알지만, 나폴레옹과 친해질 기회를 놓칠 생각도 없었다.
눈앞의 ‘기린아’는 분명 시대를 바꾼다.
나아가 이 장군을 이용해 원하던 꿈을 이루고자, 데릴은 지금도 아첨하는 중이었다.
“적당히 부르시지요. 중요한 건 사령관께서 밀라노의 문화를 맛보시는 것입니다. 나아가.”
데릴이 이제 막 끝나가는 무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탈리아의 가치를 느껴보시는 것이지요.”
반원형의 관람석 아래로 눈부시게 샹들리에 촛불에 빛나는 무대가 보인다.
일백 개의 램프가 사방을 비추고 의상과 악기가 번뜩인다.
프랑스 구왕정 시대에도 보기 힘들었을 눈부신 예술.
데릴은 힘주어 말했다.
“이탈리아를 하나로 만드는 것, 예술이죠. 마찬가지로 혁명도 하나로 만듭니다.”
가만히 데릴을 보던 나폴레옹이 입가를 비틀었다.
존재하지 않는 나라, 이탈리아.
그러나 분명 로마 제국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통일된 이탈리아는 존재했던 적이 있다.
이탈리아의 혁명 지지자 중에는 계급 혁명이 아닌, [통일]을 위해 뛰는 이들도 있다고 들었다.
아마도 데릴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이탈리아를 논하시는군요.”
“장군도 그렇지 않습니까? 밀라노에서 발표하신 첫 포고령, 잘 봤습니다. 장군께서 이탈리아를 해방시키러 왔다는 말씀도.”
“후후, 혁명정부의 뜻을 대신 전했을 뿐입니다.”
데릴은 고개를 흔들며 열정적으로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혁명가라면 알죠. 파리는 혁명 전파에는 관심 있지만, 이탈리아 통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파리는 사실 이탈리아에 큰 관심이 없다.
갑자기 나폴레옹이 성공하면서 막대한 돈을 보내오니, 그 정도만 관심이 생겼을 것이다.
나아가 굳이 전략적 관점을 논한다면, 반교회적 혁명답게 교황을 굴복시키는 정도일까.
하물며 이탈리아 반도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구상은 생각할리도 없다.
그럼에도 데릴은 나폴레옹의 쾌속한 진격을 보며, [통일]을 꿈꾸기 시작한 것이다.
어쨌든 수백년 간 통합되지 않은 두 나라, 사르데냐와 밀라노가 합쳐진 것은 사실이다.
“이탈리아에는 장군이 필요합니다. 원하신다면, 도울 수 있지요.”
나폴레옹이 이 제안의 진의를 파악하려는 찰나였다.
“아, 힘들어. 오늘은 특별 공연이라 그런지, 더욱 힘드네요!”
불쑥 화려한 옷을 입은 미녀가 눈앞에 나타났다.
나폴레옹은 눈을 깜박였다.
새초롬한 외모, 글래머러스한 몸매, 거기에 살짝 맺힌 땀까지.
욕망이 불쑥 치밀어 오른다.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나폴레옹이 물었다.
“누구신지?”
“어머나, 저 모르세요? 방금 전까지 무대에서 노래 불렀는데!”
“아, 그 여배우! 이렇게 보니 정말 다르시군요!”
방금 전,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던 소프라노 주세피나가 깔깔 웃었다.
“전 ‘주세피나 그라시니’라고 해요. 보나파르트 사령관님이시죠? 와, 정말 잘생기셨네요! 신문으로만 봤는데.”
미녀가 칭찬할 때 으쓱해지지 않는 남자는 없다.
게다가 사실 나폴레옹은 지금껏 숫기 없이 살긴 했지만 상당히 건강한 남자다.
기분이 좋아진 나폴레옹이 슬쩍 으스대며 옆자리의 참모장 베르티에를 향해 물었다.
“신문? 벌써 이탈리아에도 내 기사가 나왔나?”
“아, 사령관님. 실은 유진 준장이 원정군 산하 신문을 발행하는 중입니다.”
“그랬어? 제호가 뭔데? 베르티에.”
참모장 베르티에가 머뭇거리다 낯을 붉히며 답했다.
“보나파르트와 고귀한 친구들이라더군요.”
나폴레옹은 그만 실소를 터뜨렸다.
“풉. 유진 녀석, 정말. 작명실력하고는? 나라면 좀 더 낫게 지었을 거야.”
“어머나, 뭘로 지으셨을까요? 기대되네요?”
“어, 그, 그러니까 말이오. 세뇨리타 주세피나. 나, 나라면, 음. 밀라노의 친구 보나파르트. 뭐, 이렇게 지었을 거요. 하하하!”
아주 기분이 좋아져, 밀라노 인들에게도 아첨하는 말을 하는 나폴레옹이다.
주세피나는 나폴레옹의 옆에 앉아 호들갑을 떨며 웃음을 터뜨렸다.
서로를 잽싸게 탐색하는 게, 옆에서 봐도 열기가 피어 오르는 게 보일 정도다.
문득 20대 청춘남녀가 ‘꽁냥’거리는 꼴을 보던, 세르벨로니 공작이 베리에게 물었다.
“잘하는군. 주세피나를 오늘밤, 장군의 침실에 넣을 수 있겠나? 베리 백작?”
“물론이죠. 요 근래 다른 장군들은 이미 함락된 뒤입니다. 아, 그 어린애는 빼고.”
“유진 준장이야 어쩔 수 없지.”
그러니까 미인계를 썼다는 얘기다.
이미 마세나, 세뤼르에, 오주로, 란, 심지어 라하르페까지 함락됐다.
열정적인 밀라노 미녀들과 침대를 같이 사용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직 미성년자인 유진을 제외하면 거의 전부가 넘어갔다.
이제 나폴레옹 차례다.
문득 베리 백작이 묘하게 웃었다.
“저기 베르티에 참모장도 비스콘티 후작 부인에게 푹 빠졌죠. 그러고 보니 그 여자도 주세피나군요.”
때문에 베르티에도 나폴레옹이 넘어가는 게 빤히 보였지만 아무 말 하지 않고 있었다.
나폴레옹이 은근 슬쩍 주세피나의 손을 잡으려던 찰나였다.
순간, 오페라 극장으로 사자머리의 청년이 뛰어들었다.
아직 장군이 아니라서, 미인계가 아니라 그냥 미인을 스스로 찾아다녀야 하는 남자.
나폴레옹의 부관이자 기마척탄병여단 부여단장, 쥐노 대령이다.
“장군! 큰일 났습니다! 이러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불쑥 방해가 들어와 화가 난 나폴레옹이 벌떡 일어났다.
“쥐노, 이게 무슨 짓인가! 미녀 앞에서, 아니 밀라노의 귀하신 분들 앞에서! 예의를 지키게.”
“미녀? 당장 치우시죠. 그냥 제게 넘기시는 것도.”
“이 사람이! 그건 또 무슨 헛소리인가?”
절대로 주세피나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기세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이럴 때가 아니다.
쥐노가 한심하다는 듯 외쳤다.
“지금, 마담 파제리가 여기 오셨단 말입니다! 밀라노에!”
그때서야 정신을 차린 나폴레옹이 입을 쩍 벌렸다.
“지금, 어, 어, 어디있지?”
분명 조세핀이 그리워 편지를 1백 통 보낸 게 두달 전 토리노의 일이다.
반달 전만 해도 유진을 닦달해 조세핀을 오라고 기망하는 편지도 보냈다.
병에 걸려 죽음이 오락가락하니 어쩌니 하는 내용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갑자기 오늘 소식도 없이 올 줄은 몰랐다.
그것도 쥐노 바로 뒤에서, 이 순간에.
“어머나, ‘나폴레오네’는 정말 건강한가 보네요?”
갈색 머리의 미녀, 조세핀이 생글생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편지로는 다 죽어갈 것처럼 보내더니.”
순간, 나폴레옹은 전사에 남을만한 순발력을 이 자리에서 발휘했다.
그러니까, 주세피나를 뿌리치고 재빨리 달려나왔단 얘기다.
만면에 미소를 띤 나폴레옹이 조세핀을 껴안고 외쳤다.
“당신을 보니, 씻은 듯이 병이 다 나았구료! 조세핀!”
아무래도 오늘밤은 열정보다는 의무방어전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나폴레옹이다.
물론 원역사처럼 이틀 밤낮이라도, 조세핀을 놔주지 않을 열정은 넘쳤지만.
***
정작 구구절절한 편지를 쓴 장본인, 유진은 아주 냉정한 사업 논의 중이다.
“아니, 그게 가능한가? 밀봉해서 1년이 넘어도 멀쩡한 음식이라고?”
살리체티, 곧 프랑스 공화국 5인 총재.
명목상 혁명 프랑스의 당대 최고 권력핵심에 있는 남자.
소싯적부터 코르시카 독립과 프랑스 혁명에 연이어 참여했고, 나폴레옹과 함께 코르시카에서 쫓겨나는 파란도 겪어본 자다.
그러니 웬만해서는 살리체티를 놀라게 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공주의 기사, 소년기수, 마탄의 사수라는 별명을 지닌 소년장군이 살리체티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유진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통조림]이란 거죠. 양철로 밀봉해 음식을 보존합니다.”
“그게 정말 가능한가?”
“여기 보시죠.”
문득 유진이 살리체티 앞에서 은색 양철로 된 물건을 꺼냈다.
-딸칵!
뚜껑을 딴 순간, 아직 먹을 수 있는 멀쩡한 말린 고기가 들어 있는 게 보인다.
“원정 초기, 5개월 전에 마르세유에서 만든 시제품입니다.”
아직 19세기가 되기 5년 전.
전쟁과 항해, 운송의 혁신이 될 간단하지만 놀라운 발명품.
[보존식]의 시조, 통조림이 탄생한 순간이었다.